광고 기획사, 광고 대행사의 꽃은 AE라고 한다. 인터뷰나 업무에 대해서는 이미 인터넷상에 많이 나와 있지만, 다소 두리뭉실한 글들이 많았다. 그래서 현직 실무진(사원~대리, 과장)은 실제 무슨 업무를 하는지 자세히 안내하고자 한다.
나도 아직 5년 차 쪼렙으로 업무 범위는 어느 선까지 인지는 모르겠지만, 경험상 AE는 정말 모~오든 걸 다 한다. 예전에 아이스크림 경품 발송한다고 테라스에서 쭈그려 앉아 박스에 넣을 드라이아이스를 깨시던 팀장님이 생각난다. 박 팀장님…
1. 리포트 작성
신입 혹은 AE라면 하게 되는 가장 기본적인 업무로, 주로 엑셀 파일을 사용하며, PPT를 사용하기도 한다. 각 매체의 노출, 클릭, 뷰, 전환 값을 확인하고 기재하며, 일일 리포트, 주간 리포트, 월간 리포트(보고서) 등 시기별로 작성한다.
대부분 오전 시간에는 해당 리포트 업무를 완성해 보내는 편이다. 광고주가 오전에 리포트를 받고 오후에 개선 및 지시 사항을 주기 때문에 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광고주 실무 담당자 입장에서는 엄청난 데이터를 혼자 일일이 체크해 보기 어렵기 때문에 간략하게 요점만 정리해 보내는 경우도 있다.
단순히 수치만 기입할 뿐 아니라 데이터를 분석, 개선점을 찾아 제안하고, 이슈 사항을 작성한다. 해당 이슈 사항에는 국내 시장 이슈 사항, 매체의 특수한 상황을 보고하기도 한다. 중요도에 따라서는 브랜드에 대한 부정적, 긍정적 글들을 모니터링해 보고한다.
광고주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데이터와 전환 값에 따라 양식은 간단하게 보내기도 한다. 월간 보고서는 비주얼을 함께 보여줄 수 있는 PPT로 작성하는 편이며 이에 대한 백데이터로 엑셀 파일로 정리해 준비한다. 오전은 리포트 작성하다 보면 어느새 점심시간!
2. 스토리보드 작성 및 디자인 요청
디자이너에게 배너 제작을 요청할 때 주로 PPT로 구성안을 작성해 보내게 된다. 회사마다 양식은 별도로 있을 것이다. 이때 매체사의 가이드에서 사이즈, 용량, 폰트, 자간, 위치, 등을 확인 → 디자이너에게 가이드 PSD, 일러스트 파일을 함께 전달해 요청한다. 디자인 팀장 혹은 실무 디자이너와 일정을 조율하고, 사이즈, 수량(종), 카피, 제작 희망 일정(시간까지) 기본적으로 작성, SB에 상세 가이드 혹은 요청사항 등을 작성해 전달한다.
항상 메일은 공손하게 그리고 명확하게 보내야 한다. 그리고 매체 검수 시간 및 광고주 컨펌(확인) 시간을 고려해 요청한다. 일정이 어렵다면 회신을 요청한다. 이는 빠른 손작업을 요구한다.
스타일은 디자이너마다 다른데, 어떤 디자이너는 세세하게 정해주는 것을 좋아하고, 어떤 디자이너는 자유도를 주는 것을 선호하다. 최대한 디자이너의 성격, 성향을 빠르게 파악하자. 중요한 것 중 하나는 광고주의 수정 요청은 90% 있다. 한방에 컨펌되길 기도하자.
3. 미디어 믹스와 시뮬레이션
캠페인 목적에 맞춘 매체(Media) 및 지면을 선정하고 예산을 분해하는 것이다. 예상 수치를 대입해 시뮬레이션하고 광고주에게 보고한다. 시뮬레이션의 데이터는 매체사에 요청 혹은 회사가 보유한 내부에서 업계 평균 수치, 보수적 수치, 보장된 수치를 확인해 작성한다. 결과를 보장하진 못한다. 완벽히 예측할 수 있다면 광고의 신이다.
4. 매체 세팅 및 운영
매체 혹은 랩사에 요청해 디자인 소재, 예산, 타깃, 비중, 기간 등 운영 상세 내용을 전달해 세팅한다. 수시로 체크해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하고, 매체사의 정책과 가이드를 꼼꼼히 확인해 일정에 문제없이 광고가 집행될 수 있도록 한다. 매체사 측에서 잘못 세팅한 것은 아닌지 크로스체크는 필수이다. 매체 측과 신뢰감이 깊어지고 이해도가 많아지는 것이 AE로서의 경험과 노하우가 된다. 요청만이 아닌 실제 본인이 스스로 매체를 운영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하고 많은 매체를 경험해 보는 것은 중요하다.
- 프로세스: 디자인 제작 완료 → 광고주 컨펌 → 매체 담당자 전달 → 매체 검수 → 수정 혹은 세팅 완료 → Live → 게재 보고
운영하면서 소재를 A/B테스트 후 효율이 좋은 소재는 유지, 그렇지 못한 소재는 교체를 진행한다. 타깃과 성과(전환 값)를 확인 및 분석해 광고주에게 건의 및 매체사에게 변경사항을 전달한다. 수동 및 자동화 등을 통해 최적화해 효율을 높이게 되는데, 자동적으로 최적화하는 경우는 매체에서 트래킹 할 수 있는 스크립트를 받아 개발팀에게 전달해 설치하기도 하고, 광고주 내부 트래킹 솔루션을 활용하기도 한다. 꼼꼼하게 확인, 또 확인은 필수다.
5. 제안서/기획서 작성
어떻게 보면 광고대행사의 영업능력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는데, 제안서 작업이다. 제안서는 어떻게 보면 AE에게 가장 보람차고 희열을 느낄 수 있는 업무가 아닌가 싶다. 성취감을 느끼고, 작성하는 과정에서 본인의 커리어와 경험이 성장할 수도 있는 기회다.
광고 회사는 비딩하고 수주를 해야 매출이 나오고, 팀 운영이 가능해진다. 연간 건도 있지만, 단발성 캠페인 건도 있다. 새벽까지 밤새는 경우도 많으며, 주말 출근도 하게 되는 원인 중 하나다. 하지만 왜 항상 제안 일정은 짧은 건지… 슬플 따름이다.
- 프로세스: RFP 및 개요 전달 → 광고주 설명회 혹은 1차 미팅 참석(니즈 파악) → 자료 조사 → 인덱스 및 흐름 잡기 → 전략 및 세부 실행 방안 → 디자인 및 제작팀 조율 → 제안서 최종 작성 → 비딩 PT → 최종 업체 선정
비딩 요청이 들어오게 되는 경우는 아래와 같은 3가지가 대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
- 지인 소개 및 업계 추천
- 회사 직접 문의(인바운드)
- 윗선들의 광고 영업
제안서를 두려워 마라. 성장하는 지름길이다.
6. 광고주 미팅 및 커뮤니케이션
이건 각 AE의 역량, 담당자의 커뮤니케이션 역량인데 가장 중요한 것은 예의. 예의를 갖추면 반은 간다. 친근하거나 친한 척 등의 단순한 성격의 문제보다는 광고주의 성향과 본인의 성향이 잘 맞는 것이 중요하다. 자라온 환경이 다른데 어떻게 맞을 수 있을까?
광고주도 사람이다. 함께 술자리를 가졌을 때 허심탄회하게 푸는 광고주도, 핵심과 용건만 원하는 광고주도 있다. 정말 다양한 성격, 성향이 있다. 정답은 없으나 점점 연차가 쌓이고 많은 사람과 대면하다 보면 시간이 해결해 나가는 것으로 결론짓겠다. 갑을로 만났으나, 젠틀하고 이해가 빠른, 배려해주는 광고주가 있길 항상 희망한다. 이런 광고주만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7. 정산
개인적으로 정말 선호하지 않는 작업 중 하나… 정말이지 정신이 없다. 항상 많은 AE가 월초에 바쁜 이유 중 하나다. 광고주 청구금액, 대행사 수수료, 지급일자, 세금계산서 발행, 제세공과금, 랩사 수수료 등 챙겨야 할 부분이 매우 많다. 게다가 회사 내의 복잡한 결제 시스템은 더욱 힘들게 한다.
마이너스 세금계산서 발행 시, 혹은 잘못 입금되었을 시 등 언제든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언제 들어왔는지 체크, 매체사 혹은 랩사에 양해를 구해야 하기도 하고, 광고주 측의 정산 일정에 따른 변경, 계약조건을 다시 살펴봐야 하는 등… 경영지원, 회계, 재무팀과의 커뮤니케이션도 중요하다. 내 경우 제안서 작업이 차라리 낫다ㅠ 정산은 돈이 오가는 만큼 민감해 힘들고 힘들다. AE라면 한 번쯤 ‘내가 회계(세무)사인가?’ 생각해보지 않았을까?
8. 개인 정보 관리 / 경품 발송
경품 대행 사이트(기프티콘), 쇼핑몰, 커머스에서 구매해 발송한다. 수십 개의 박스를 포장하다 보면 테이핑의 달인이 되어가며, 택배 송장을 쓰다 보면 팔 근육이 붙는다. CS에 대응하기 위해 이벤트 참여 시 기재한 법률 사항에 맞추어 응모자들의 개인정보를 6개월 보관 후 완전 파기, 3년 혹은 5년 동안 보관한다. 당첨자는 개인정보에 민감한 만큼 연락처를 암호화해 저장하고 관리하며, 정보 보안 파기 확인서, 비밀 유지 확인서 등의 필요 서류 작성한다.
때로는 수시로 오는 브랜드의 감사를 대비해 준비해야 한다. 캠페인, 이벤트가 끝나면 이러한 당첨자를 취합하고 추첨하고 발송까지 하는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받는다. 경품의 금액이 커서 제세공과금 처리 시에도 신경 써야 할 것이 많다.
마치며
이러한 업무를 거쳐 꼼꼼한 AE, 분석이 뛰어난 AE, 창의적인 AE, 열정이 많은 AE, 창의적인 AE 등 AE로써 점차 성장해 나간다. 당신은 어떤 AE가 되고 싶은가?
원문: 참새방앗간의 브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