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마라’의 늪에 빠져서 못 나오는 1인 여기요. 짬뽕은 아닌데, 얼얼하면서도 처음 느끼는 맛, 그런데 또 익숙한 맛. 정신없이 한 사발 들이켜고 나면 개운하게 해장한 것처럼 시원한 느낌… 이게 바로 마라의 매력인데요. 사실 우리나라의 마라탕은 한국인 입맛에 딱 맞게 약간 변형된 맛이라고 해요.
타이베이 여행하면 먹방 여행을 빼놓을 수 없죠. 자꾸만 생각나는 타이베이 훠궈, 어디서 먹어야 잘 먹었다고 소문날지 모든 것을 알아볼까요?
어떤 육수로 고를까?
이름은 달라도 다양한 육수에 각종 재료를 데쳐 먹는 요리 방법은 전 세계 공통입니다. 최상의 맛을 내려면 육수와 신선한 재료가 기본이며, 양념 또한 중요해요.
간장과 더불어 널리 쓰이는 건 마장이라 불리는 땅콩 소스. 여기에 고추, 마늘, 파, 양파 등을 입맛에 따라 골라 섞어 먹으면 더욱 감칠맛을 더합니다. 재료 또한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어요. 채소와 육류는 기본. 만두류와 조개, 오징어, 새우 등 신선한 해산물 재료가 많고, 생선 내장이나 천엽 등을 넣으면 쫄깃쫄깃한 맛이 일품이라 젓가락을 놓을 수가 없죠.
훠궈의 대표 육수는 바이탕과 홍탕. 요즘에는 가게마다 독자적인 비법으로 다양한 육수를 만들어 선보입니다. 한국인에게는 김치탕인 파오차이꿔(泡菜鍋, 포채과)가 인기예요. 한 냄비를 3개까지 나누는 훠궈 집도 있어 다양한 탕으로 훠궈를 즐기기도 합니다.
- 백탕: 일반적으로 닭으로 육수를 내고, 배추를 넣어 먹어요. 무난하고 깔끔.
- 홍탕: 마라탕(麻辣湯, 마랄탕)이라고도 부릅니다. 산초인 화지아오(花椒, 화초)와 쓰촨 고추인 쓰촨라지아오(四川辣椒, 사천랄조)로 끓여 굉장히 매워요. 특유의 향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은 거부감을 보이기도 하며, 탕에는 선지가 들어 있습니다.
- 원앙탕: 한 냄비를 원앙처럼 사이좋게 나눈다고 해서 원앙탕이라 부릅니다. 바이탕과 홍탕을 반반으로 선택하면 홍탕으로 얼얼해진 입을 바이탕으로 씻어낼 수 있어요.
티엔시미니샤오훠꿔 天喜迷你小火鍋
작지만 알찬 훠궈 한 냄비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가성비 맛집입니다. 1981년에 창업한 훠궈 전문점. 한국 여행자들에게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식사 시간이면 줄을 서서 먹는 현지 맛집으로도 유명해요. ‘미니샤오훠꿔’라는 이름처럼 이 집에서는 작은 훠궈 냄비를 사용합니다. 타원형의 바 테이블에 쭉 둘러앉아 1인 냄비의 훠궈를 즐기는 방식.
냄비는 돌 냄비와 일반 냄비가 있어요. 돌 냄비 훠궈는 모든 재료를 한꺼번에 넣고 끓이는 방식으로, 고기는 주방에서 한차례 볶아 올립니다. 메뉴에서 스터우(石頭, 석두)는 돌 냄비, 차오차(炒茶, 초차)는 일반 냄비를 뜻해요. 대부분의 손님들은 돌 냄비를 선택합니다. 이유는 간단해요. NT$220로 가장 저렴하답니다.
인기 있는 메뉴는 스터우훠꿔(石頭火鍋, 석두화과). 양배추, 버섯, 옥수수, 두부, 어묵 등 기본적인 메뉴에 볶은 고기를 올려 끓여 먹는 훠궈예요. 고기는 소, 양, 돼지 중에 선택하면 됩니다. 일반적으로 훠궈의 육수를 고른 다음 재료를 고르는 것과는 달리 이곳에서는 메뉴만 고르면 됩니다. 훠궈의 재료만 다를 뿐 육수는 모두 동일하기 때문이죠.
훠궈를 주문하면 소스와 당면인 똥펀(冬粉, 동분)을 줍니다. 소스 중 하나는 바비큐 소스. 기름기가 좀 많은 편이라, 다른 그릇에는 양파, 마늘, 고추, 땅콩가루가 있으니. 느끼하다면 바비큐 소스에 섞어 먹어도 되고, 간장에 섞어 먹어도 됩니다. 훠궈에 똥펀까지 말아 먹으면 한 냄비에 충분히 배부를 거예요. 부족하다면 추가 메뉴를 주문하면 됩니다. 추가 메뉴는 NT $10–100로 합리적인 수준의 가격!
- 구글 지도 GPS: 25.053879, 121.513423
- 시간: 11:00–23:00 휴무 매월 둘째, 넷째 주 화요일
- 가격: 스터우훠꿔(石頭火鍋, 석두화과) NT$220 / 스터우파오차이꿔(石頭泡菜鍋, 석두포채과) NT$250
티엔와이티엔찡쯔훠꿔天外天精緻火鍋
2시간 동안 맘껏 먹는 뷔페식 휘궈가게예요. 위에 가게와 이름이 비슷하지만, 헷갈리지 말아요. 한국인 여행자들에게 인기 있는 곳으로 2시간 동안 훠궈는 물론 음료, 맥주, 디저트 등을 마음껏 먹을 수 있어요.
타이베이에는 시먼(西門, 서문), 꽁관(公館, 공관), 민취엔똥루(民權東路, 민권동로)에 지점이 자리했다. 가장 시설이 좋은 곳은 민취엔똥루 지점. 한국인들은 시먼 지점을 즐겨 찾는 곳. 가게에 들어서면 종업원이 자리를 안내합니다. 자리에 앉아 훠궈 냄비를 고르고 육수와 고기를 차례대로 선택하면 돼요. 메뉴에 이 모든 과정이 한국어로 적혀 있어 어렵지 않게 주문이 가능합니다.
훠궈 냄비는 1–3개로 1개짜리 냄비는 육수 한 종류, 3개짜리 냄비는 육수 3종류를 선택하는 식. 육수는 모두 9종류입니다. 한국인들에게는 ‘김치맛’이라 적어 놓은 파오차이꿔(泡菜鍋, 포채과)가 인기가 많아요. 김치맛 육수 때문에 일부러 이 집을 찾는 이들도 꽤 있을 정도!
고기는 소, 돼지, 닭, 양, 오리로 준비되며 추가 주문을 할 때는 종업원을 부르면 됩니다. 고기를 제외한 채소, 버섯, 해산물 등 60여 가지에 이르는 재료들은 냉장고에서 직접 골라 먹으면 돼요. 소스는 양념 재료만 스무 가지가 넘는 소스 코너에서 직접 만들어 먹어요.
그리고 이곳의 핵심이라고 하죠. 하겐다즈 아이스크림은 한국인들이 이곳을 사랑하는 이유 중 하나랍니다. 배 터지게 먹은 후라도 ‘아이스크림 배’는 따로 남겨둬야 할 일.
- 구글 지도 GPS: 25.045719, 121.505493
- 시간: 매일 11:30–04:00 휴무 연중무휴
- 가격: 월–금요일 11:00–16:00 NT$569 / 월–금요일 16:00–04:00, 토–일요일·휴일 11:30–04:00 NT$659
- 웹사이트
쏭지앙쯔주훠꿔청 松江自助火鍋城
현지인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훠궈집이에요. 재료를 냉장고에서 재료를 고르는 방식은 뷔페식이지만 먹은 만큼만 돈을 내면 되므로 뷔페식 훠궈보다 저렴하고 알차게 즐길 수 있어요. 이런 까닭에 가게는 늘 인산인해. 여행자들보다 현지인들이 더 많은 곳입니다.
제일 먼저 할 일은 고기 고르기. 소, 돼지, 양, 닭 등으로 준비되는 육류를 인원수대로 고르면 주방에서 고기를 내옵니다. 육류를 제외한 다른 재료들은 냉장고에서 직접 선택하면 되는데, 처음에 선택한 재료를 고기와 함께 볶습니다. 재료들이 대충 볶이면 그때서야 육수를 붓습니다.
일반적인 훠궈와는 확실히 다른 방식. 육류 외에 재료를 선택하는 것 빼고는 여기까지는 종업원들이 알아서 해주니 걱정 말아요. 남거나 추가하는 재료가 있다면 육수에 넣어 익혀 먹으면 됩니다. 재료들은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골라 먹기에 신선하며, 게다가 양도 대체로 많은 편으로 반 모 정도에 해당하는 두부가 NT $20가량밖에 안 해요.
채소 외에 입맛에 맞는 3–4가지 재료만 골라도 2–3명이 즐기기에 무리가 없습니다. 소스도 직접 만들어서 내 입맛대로 파, 마늘, 고추, 양파, 땅콩 가루, 간장, 식초, 참기름, 칠리소스, 바비큐 소스 등이 소스 코너에서 직접 만들어 먹으면 됩니다. 계산은 식사가 끝나고 종업원을 부르면 먹은 그릇을 세어 금액을 적어 줍니다.
- 구글 지도 GPS: 25.061944, 121.533433
- 시간: 매일 11:00–01:00, 마지막 주문 23:30 휴무 연중무휴
- 가격: 접시당 NT$20–100
스얼꿔 石二鍋
분위기, 맛, 가격 삼박자를 두루 갖춘 곳을 찾는다면 바로 이곳이에요. 타이베이에만 9개의 매장을 지닌 프랜차이즈 훠궈 전문점입니다. 똥먼 역 인근의 신이점은 여행자 접근성이 좋고, 시먼 까르푸(家樂福, 찌아러푸) 4층에 자리한 까르푸꾸이 린점은 까르푸에 간 김에 들르기에 좋아요.
줄을 서서 먹는 이들에서 포장하는 이들까지, 스얼꿔의 인기는 대단합니다. 이유는 간단해요. 밝고 깔끔한 분위기에 가격적인 매력까지 10점 만점에 만점! 신이점 또한 늘 손님들로 북적입니다. 식사 시간에는 1시간가량 기다리는 건 기본. 실내에 좌석이 없다면 우선 번호표를 뽑아야 해요.
번호표는 1人, 2人, 3人, 4人 가운데 인원수를 고른 다음 바타이와 팡주어 중 하나를 고르게 돼 있어요. 바타이는 바, 팡주어는 4인용 테이블. 바는 1인용 냄비에 훠궈를 먹는 방식입니다. 테이블은 큰 훠궈 냄비를 사용해요. 다만 테이블에서는 여러 명이더라도 육수를 한 종류로 통일해야 한다는 아쉬움이 있어요.
테이블이 편하지만 신이점은 매장 내 테이블이 단 3개뿐이라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지는 건 감수해야 해요.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소스에는 중국식 양념장인 샤차가 들어가요. 입맛에 맞지 않을 수 있으므로 살짝 맛본 후 소스를 만드는 게 좋습니다. 한 사람이 배불리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양도 많으며, 추가 메뉴의 가격대는 NT $10–50. 매우 저렴해 여러 메뉴를 추가해도 부담이 없어서 먹방 ㄱㄱ?
신이띠엔 信義店 (신의점)
- 구글 지도 GPS: 25.034298, 121.526314
- 시간: 매일 11:00–23:00, 마지막 주문 22:30 휴무 연중무휴
- 가격: NT$218–298
찌아러푸꾸이린띠엔 家樂福桂林店 (가락부계림점)
- 구글 지도 GPS: 25.037825,121.506016
- 시간: 매일 11:00–22:30, 마지막 주문 22:00 휴무 연중무휴
- 가격: NT$218–298
마라 馬辣
고급스럽게 진화한 뷔페식 훠궈집이에요. 2시간 이내에 훠궈는 물론 음료, 맥주, 디저트 등을 마음껏 먹을 수 있는 뷔페식 훠궈 전문점. 일정 금액을 내고 모든 메뉴를 맘껏 즐기는 뷔페식이지만 훠궈 관련 재료들은 서빙해 주는 방식. 분주하게 움직이지 않아도 주문서에 표기만 하면 가져다주므로 편안하게 뷔페 메뉴를 즐길 수 있습니다.
자리를 잡으면 우선 육수를 선택합니다. 육수는 총 4가지로 이 중에서 1개 혹은 2개를 선택하면 돼요. 육수를 골랐다면 훠궈의 재료가 되는 고기와 기타 재료를 선택할 차례. 소, 돼지, 양, 닭으로 준비되는 고기는 한 번에 3가지 이내이며, 60여 가지가 넘는 기타 재료는 한 번에 8가지 이내로 선택할 수 있어요.
선택한 메뉴는 일정량을 소담하게 내어와 먹기 편하답니다. 뷔페가 분주하고 정신없어 싫은 이들이라면 조금 더 진화한 뷔페인 마라의 방식이 맘에 들 만해요. 기타 메뉴들은 셀프 코너에서 선택. 음료와 맥주, 차, 디저트 등이 다양하고 깔끔하게 마련되어 있어요.
마라탕 먹은 후에 후식은 빠질 수 없죠. 하겐다즈 아이스크림은 물론 뮈벤픽 아이스크림도 있으니, 소스는 소스 코너에서 직접 만들어 먹으면 됩니다. 마라 훠궈는 꽁관(公館, 공관), 시먼(西門, 서문), 쭝샤오(忠孝, 충효), 신이(信義, 신의), 난징(南京, 남경), 푸싱(復興, 부흥) 등에 지점이 자리해있고, 그중 난징과 푸싱이 가장 최근에 생긴 업소예요.
난징띠엔 南京店 (남경점)
- 구글 지도 GPS: 25.051983, 121.545864
- 시간: 매일 11:30–02:00 휴무 연중무휴
- 가격: 월–금요일 11:30–16:00 NT$598 / 월–금요일 16:00–02:00, 토–일요일·공휴일 11:30–02:00 NT$698
꽁관띠엔 公館店 (공관점)
- 구글 지도 GPS: 25.014727, 121.532597
- 시간: 매일 11:30–04:00 휴무 연중무휴
- 가격: 월–금요일 11:30–16:00 NT$545 / 월–금요일 16:00–04:00, 토–일요일·휴일 11:30–05:00 NT$635
원문: 여행 무작정 따라하기
여행 가이드북 『무작정 따라하기 타이베이(2018-2019)』에서 발췌·재구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