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ㅍㅍㅅㅅ 대표 리승환 수령의 인사이트가 매주 월요일에 발행됩니다. 첫 번째 시리즈는 어벤져스 시리즈 리뷰로 시작합니다. 혹여 언짢은 부분이 있더라도 마블 팬들께서 하해와 같은 마음으로 이해해주시길 바랍니다.
어벤져스를 보며 어쩌다 저런 개막장 팀이 존재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그래서 한 편 한 편 그들의 과거를 통해 이들이 어디부터 잘못됐는지 심리학, 경영학적으로 고찰하고자 한다. 이하는 스포가 섞였지만, 봐도 영화를 즐기는 데 별문제는 없을 것이다.
1. 토니는 4살 때 컴퓨터를 만들고 17살에 MIT를 수석 졸업했다고 한다. 21살에는 스타크 인더스트리의 대표가 된다. 요즘 시대가 아인슈타인 시대도 아니고, 아버지가 아이를 김응용, 송유근처럼 키웠을 가능성이 엿보인다. 대학원생 논문을 빼돌렸을 가능성도 높다.
2. 중요한 상 받는 날 도박이나 하더니, 그 상을 아무에게나 줘버린다. 시작부터 위기관리 안 되는 게, CEO의 자질이 없음을 보여준다. 전형적인 천재 개발자에 의존한 조직의 취약성이다.
3. 덤으로 기자를 꼬셔서 잔다. 이성 관계 리스크까지 참 대단한 인간이다.
4. 비서에게 빨래까지 시킨단다. 노동법 위반이다. 거기에 대표 카드로 자기 생일선물을 셀프로 사는 비서. 대표에 직원까지 정말 지랄 똥을 싼다, 똥을 싸…
5. 아무튼 전쟁터에 무기 팔러 갔다가 몸에 미사일 파편이 박힌다. 이걸 심장에 안 가게 하려고, 테러 단체에서 무슨 전자석을 몸에 박아서 살아난다. 이게 미사일보다 더 놀라운 기술인 것 같은데(…)
6. 테러 단체는 토니에게 기술이전을 요구한다. 기술자 하나 안 붙여주고 일주일 만에 미사일을 만들란다. 일주일이면 미사일이 아니라 칼 하나 제련해서 만들기도 힘들겠다. 전자석 같은 대단한 기술을 가지고도 테러질이나 하는 이유를 알겠다. 그냥 뇌가 진화 과정의 흔적기관인 듯.
7. 토니는 만들라는 미사일은 안 만들고 무슨 미니 원자력 발전소(?)를 만든다. 아니, 이 기술이면 MB가 그토록 바라던 원전 수출은 일도 아닐 텐데… 대체 왜 무기나 팔아먹었는지 모르겠다.
8. 아무튼 테러당하고 돌아와서 갑자기 군수산업을 접는다고 한다. 직원들 다 실업자 되는 거 신경도 안 쓰는 싸이코패스다. 한편으로 미국의 고용 유연성이 부러워진다.
9. CEO란 놈이 회사 못 믿으니 개인 서버에 저장한다. 이건 쌈바, 삼성바이오에서나 볼 수 있는 짓거리 아닌가. 더군다나 상장사임을 생각하면 심각한 배임이다. 한국의 오너 체계에서나 볼 수 있는 무개념 대주주 짓거리다.
10. 그러고 보니 기계가 말을 엄청 기계가 잘 알아먹는다. 시리보다 1만 배 낫네. 이 기술만 팔아도 스타크 코퍼레이션 살릴 건데, 뭔 무기나 팔고 있는지 모르겠다.
11. 비서에게 “그렇게 불편하다면 해고할게”라는 명언을 날린다. 크으… 이것은 전형적인 악덕 고용주. 여기에 “신발 끈도 못 매는 새끼가”라고 받아치는 비서. 신발 끈 메어줄 사람은 미국에 3억 명 정도 줄을 서 있다. 최측근 노동자가 자기 가치도 식별 못 하니, 회사가 제대로 굴러갈 리가 없다.
12. 갑자기 착한 척하더니, 앞으로 착하게 살아야 무기 팔아먹은 과거의 죄를 용서받을 수 있다고 한다. 자기 맘대로 자신을 용서하는 소시오패스를 보여주는 한 장면이다. 영화 〈밀양〉 한 번 보여주고 싶다. 세상 살릴 거면 원맨쇼 하지 말고 아이언맨이나 좀 복제해라.
13. 자신을 배신한 부사장은 “자네가 생각해낸 아이디어라고 자네 소유인가”라는 명언을 남긴다. 역시 히어로물은 악당이 훨씬 개념 있다. 꼭 자기가 뭐 만들었다고, 자기 거인 양 떵떵거리는 놈들 있다. 모든 결과물은 회사의 것이지, 개인의 것이 아니다.
14. 그러고 보니 부사장이 미니 원자력 만들라고 엔지니어에게 명령하자 엔지니어는 “전 토니 스타크가 아닙니다”라고 답한다. 대표 혼자 회사 지식을 독점하는 회사가 오래 갈 리가 없다.
15. 또한 그는 “30년 동안 니 녀석 뒤치다꺼리나 하면서 살았어! 이 회사를 일으킨 건 바로 나라고!”라고 외친다. 이 역시 매우 개념 있는 발언이다. CEO들은 그저 회사의 모든 성과를 자신의 것으로만 생각한다. 하지만 그 밑에서 개고생하며 떠받힌 참모와 직원들의 공을 모른다. 저 사이코패스 토니 밑에서 얼마나 힘들었을까.
16. 부사장은 아이언맨 구버전을 타자마자 열라 잘 뛰어다닌다. 적응하는 데 한참 걸린 토니에 비하면 천재 파일럿인 듯. 이런 뛰어난 인물이 저 사이코패스 섹스중독자 밑에서 일했다는 게 안타깝기만 하다. 우주세기에 태어났으면 아무로 레이와 건담 끌며 맞짱 떴을 텐데.
17. 전반적으로 대머리 혐오가 심각한 영화다. 영화 주 악역 2인이 모두 대머리다. 그리고 그 대머리 둘은 풍성충 토니에게 목숨을 잃는다. 어벤저스에서 닉 퓨리가 호구 짓거리하는 것도 이해가 간다. 디즈니가 마블을 인수했으니, 제발 어린이에게 대머리 사랑을 전해주길 바랄 뿐이다.
원문: 이승환의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