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는 시간 쪼개고 쪼개, 간신히 휴가 얻어서 왔는데 남들 다 보는 명소만 둘러보기엔 뭔가 아쉽고. 바다라고 해 봐야 커다란 화물선이 보이는 풍경이 전부. 마음 같아선 근사한 휴양지라도 가고 싶지만 멀리 벗어날 수도 없다면, 당일치기로 떠나는 섬 여행은 어때요?
이런 여행자에게 추천합니다
- 남들 다 가는 관광지는 딱 질색
- 최소 5일 이상의 여행 계획
- 빈탄이나 바탐을 가고 싶지만, 시간이 부족
- 싱가포르의 웬만한 관광지를 섭렵
- 싱가포르인들만 찾는 나들이 코스
여행 속 여행, 싱가포르의 섬으로 떠나볼까요?
세인트존스 섬
싱가포르에서 해수욕을 즐기기 가장 좋지만, 소수의 현지인만 알음알음 찾는 섬이에요. 당연히 여행자들에게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미지의 섬’이죠! 센토사와 다운타운을 바라보며 해수욕을 할 수 있는 너른 해수욕장이 있어요. 파도가 거의 치지 않고, 수심도 얕아서 가족 단위의 나들이객들이 많이 찾아요. 캠핑장과 취사, 샤워 시설도 갖추었어요.
쿠수 섬
쿠수 섬은 전체가 공원 같은 분위기예요. 비록 섬 한 바퀴 다 돌아도 15분이 채 걸리지 않을 만큼 작지만, 이 섬을 반드시 찾아야 할 이유는 따로 있어요. 선착장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다보공 사원’에서 판매하는 4달러짜리 볶음밥을 먹기 위해서입니다. 가격도 착하지만 맛은 기가 막혀요.
TIP. 세인트존스 섬, 쿠수 섬 이렇게 여행하자
MRT 마리나 사우스 피어(Marina South Pier)역 A 출구로 나와 바로 보이는 마리나 사우스 피어 1층에서 페리 티켓 구입, 마리나 사우스 피어에서 출발해 세인트존스 섬과 쿠수 섬을 거쳐 다시 마리나 사우스 피어로 되돌아오는 노선을 이용하면 OK. 페리 티켓을 한 번만 구입하면 2개의 섬을 둘러보고 돌아올 수 있어요.
정작 문제는 배 운항 간격이 짧게는 두시간, 길게는 네 시간에 한 대꼴이라는 거. 자칫 배라도 놓치게 되면 꼼짝없이 두세 시간은 발목이 잡히는 경우가 다반사예요. 될 수 있으면 배편이 많은 일요일이나 공휴일에 방문하고, 배 시간은 반드시 숙지해야 해요. 또 2개의 섬 중에 어느 섬에 비중을 둘지도 미리 정해두면 좋겠죠?
섬에서 당신이 놓치지 말아야 할 다섯 가지
1. 선상에서 마리나베이와 도심, 항구 풍경 감상
마리나베이 사우스 피어에서 세인트존스 섬으로 갈 때 그리고 쿠수 섬에서 마리나베이 사우스 피어로 되돌아올 때 리버 크루즈에서 봤던, 아니 그보다 훨씬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어요. 특히 되돌아오는 선상에서 보는 마리나베이의 노을 지는 풍경이 압권이니, 남들보다 일찍 승선해서 야외석을 찜!
2. 세인트존스 섬에서 바다 수영
세인트존스 섬은 싱가포르에서 바다 수영하기에 가장 좋은 곳입니다. 파도가 높지 않은 데다 수심도 적당하고, 무엇보다 싱가포르에서 물이 가장 맑아요. 섬 안에 탈의실과 샤워 시설을 완비해 여행자 입장에선 최고. 나무 그늘 아래 벤치에 앉아 사색을 즐기기에도 좋고, 사진 찍기에도 참 좋은 섬이에요. 단 그날의 날씨에 따라 물 색깔이 다릅니다.
3. ‘거북이 섬’에서 거북이 만나기
쿠수 섬은 ‘거북이 섬’으로도 불려요. ‘쿠수’라는 명칭부터가 말레이어로 ‘거북이’라는 뜻. 배가 난파되는 바람에 바다에 표류하던 두 사람을 구하기 위해 거북이가 섬으로 변했다는 후문.
4. 쿠수 섬 한 바퀴
비록 작은 섬이지만, 섬 산책로가 잘되어 있어 한 바퀴 둘러보기 최고입니다. 운이 좋다면 야생 원숭이를 만날지도 몰라요. 방파제는 소위 ‘바다낚시 명당’으로 여겨져 강태공도 여럿 볼 수 있어요. 섬 산책의 하이라이트는 섬에서 마주하는 싱가포르 도심의 풍경!
5. 쿠수 섬 명물, 다보공 사원의 볶음밥
두 개의 섬을 통틀어 유일하게 먹을거리를 판매하는 곳. 메뉴라 해봐야 볶음밥뿐이지만 얕잡아보지 말아요. 맛은 물론 비용도 감동적이에요. 인심 넉넉하게 담은 볶음밥 한 그릇이 4달러, 시원한 캔 음료는 1.6달러. 조용한 사원 안에서 주린 배를 채우는 것. 이만한 호사가 어디 또 있겠나 싶어요.
원문: 여행 무작정 따라하기
여행 가이드북 『무작정 따라하기 싱가포르(2018-2019)』에서 발췌·재구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