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기영(ㅍㅍㅅㅅ 본부장, 이하 최): 상품 기획 프로세스를 페이스북에 올리셨는데, 공유가 수십 개 일어났습니다.
박성혁(컴퍼니 D 대표): 저희 회사 페이지에도 있는 내용인데, 의외로 많이 가져가서 쓰시는 것 같아요. 이런 프로세스를 처음 본 사람이 많다고 해서 놀랐어요. 상품 기획 프로세스는 상품을 개발하는 회사라면 반드시 있어야 하는 건데 그게 없다고 하니. 스타트업은 신생 기업이니 그렇다고 하더라도 의외로 중견기업, 대기업도 없다는 곳이 있다고 해서요.
최: 프로세스를 보니 상당히 무거워 보이는데, 대기업은 몰라도 스타트업같이 작은 조직은 이런 프로세스를 따르긴 어렵지 않을까요?
박성혁: 스타트업을 아이라고 생각해 볼게요. 아이라고 어른과 달리 눈코입이 없는 건 아니잖아요? 되려 아이는 어른과 달리 성장 중이라 안정화되지 않고 어른이라면 신경 쓰지 않아도 될 사안을 고민도 해야 하니 소아과가 별도로 있는 거죠. 스타트업도 비슷해요. 대기업이나 중견기업보다 챙겨야 할 일이 없는 게 아니라 되려 더 많을 수 있죠. 그렇기에 챙겨야 할 게 더 많은데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처럼 무겁게 갈 수는 없으니 상황에 따라 일부는 생략하고 일부는 더 깊게 가야 할 수도 있다는 점을 생각해봐야 해요. 다 따르자는 것이 아니라 상황을 고려해서 해야 한다는 뜻인데 작은 회사이니 이것저것 다 무시하고 절차를 건너뛰겠다는 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최: 상황에 따라 더 가볍게 또는 더 깊게 가야 한다는 건 구체적으로 어떤 걸 뜻하나요?
박성혁: 속도와 깊이라고 보시면 돼요. 만약 대기업이 제품이나 서비스 가격을 결정하는 데 몇 주가 걸린다면 스타트업은 일주일 내에 결론을 내야 하는 것이죠. 대기업은 몇십 페이지의 보고서를 만들고 의사결정을 받아야 한다면 스타트업은 이를 몇 페이지로 줄여서 작성하는 대신 시행착오를 하면서 나아가는 것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죠.
최: 상품 기획이나 제품 기획을 함에 있어 기업들에 문제가 있다고 보시는 건가요?
박성혁: 네, 꽤 많은 기업이 이 절차를 건너뛰어요. 제가 상품 기획과 제품 기획 컨설팅을 하는데 대기업도 프로세스가 안 갖춰진 데가 많아요. 그러니 스타트업은 본 적도 없고 배운 적도 없으니 안 되어 있는 경우가 태반인 거예요. 이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여러 시도를 하는데 그중 하나가 관련 프로그램과 전문 강사를 양성하는 것인데 차근히 준비 중이긴 합니다.
최: 또 다른 문제는 뭔가요?
박성혁: 꽤 많은 조직이 가격을 어떻게 결정해야 할지 모르고 갈팡질팡해요. 일정 규모의 매출이 있는 경우에는 수요예측이 가능하지만 신제품의 경우에는 쉽지 않은 문제긴 합니다. 스타트업의 경우 대부분 신제품이니 이를 예측하는 건 어렵고 그러다 보니 예상 매출과 실제 매출의 차이가 어마어마하게 나는 경우도 있어요. 그래서 미리 알고 준비해야 나중에 제품이나 서비스가 개발되었을 때 낭패를 보지 않는다는 걸 이해하는 게 중요합니다. 저는 모든 사람이 기획 단계만이라도 잘 배운 뒤 ‘야 창업이란 게 어렵구나’ 하고 포기만 해도 교육이 성공했다고 봐요.
상품 기획 시 목표를 확실히 잡으면, 사업 계획은 비교적 쉽게 세워진다
최: 어찌 보면 사업하기 더 어려워지는군요… 상품 기획을 잘한다는 건 예컨대 어떤 부분일까요?
박성혁: 문제는 두 가지예요. 첫 번째, 시장조사 한 뒤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의 기능을 파악하고 이를 구매할 수 있도록 적정 가격을 산정해야 하기 때문에 상품 기획 단계에서 기능이나 가격 조정이 지속적으로 고민해야 하는데, 의외로 많은 스타트업이 이렇게 하지 않고 일단 만들기 시작합니다. 상당수 초기 기업들이 시장이 원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원하는 걸 만들고 싶기 때문이거든요.
그리고 두 번째, 기획은 균형을 잡는 일인데 그렇지 못한 경우가 있어요. 예를 들어 디자이너가 스케치해서 엔지니어에게 맡겨도 생각만큼 나오는 경우는 드물어요. 그러면 기술적인 이슈로 인해 디자인을 수정하거나 기능을 빼야 하는데 이런 경우 원래의 디자인을 변형해야 해요. 그런데 아무래도 이렇게 되면 최초 기획과 달라져서 본인의 마음에 들지 않을 수 있죠. 그래도 소비자의 구매 의사결정을 저해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변경을 해야 하죠. 하지만, 타협하고 싶어 하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이로 인해 발생하는 위험은 비용과 기간이 늘어난다는 것이죠. 무조건 만들고 싶은 걸 만드는 것이 아니라 팔릴 수 있는 상품을 만드는 것이라면 어느 정도 절충을 해야 하는데 이럴 경우 균형을 잡는 게 매우 중요해져요. 여기에서 기획의 역량이 드러나는 거죠. 쉽지 않지만.
최: 그럼 기획력은 QCD(Quality, Cost, Delivery)를 달성하기 위해 밸런스를 맞추는 것인가요?
박성혁: 그것이 기획의 목표가 될 수 있죠. 사실 기획력이라고 부를 만한 건 여러 가지 있는데, 저희가 지금 얘기하는 건 시장조사, 상품 기획, 제품 기획, 사업기획 이 4가지를 사업 초반에 보자는 거예요. 이 4가지가 있어야 시장의 니즈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고, 시장이 원하는 상품을 만들어서 적정 가격을 산정하고 마진을 확보하여 공급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죠. 이를 기반으로 전반적인 손익 모델을 잡는 사업 계획이 만들어지게 되는데 저는 이 부분이 되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최: 상품 기획과 제품 기획의 차이는 뭔가요?
박성혁: 상품 기획은 기본적으로 소비자의 니즈를 찾아서 상품화 요건을 확인해 보는 거예요. 그에 반해 제품 기획은 소비자가 구매할 수 있는 적정 가격을 목표 가격으로 정하고 원가 구성을 하면서 불필요한 기능을 버리는 거예요. 최초 이런 기능들은 시장조사를 통해 파악하게 되는데 우리가 제품이나 서비스를 살 이유, 즉 핵심 구매 요인(Key Buying Factor)이라고 불러요. 이런 기능들을 파악함으로써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 수 있어요. 물론, 기능을 버리면 가격이 낮춰지지만, 그걸 살 고객은 또 줄어들기 때문에 적절하게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고 가장 핵심적인 기능을 중심으로 제품을 구성하고 손익 시물레이션을 통해 적정 마진을 확보하게 되는 것이죠. 충분한 마진이 확보될 수 없다면 가격을 올리거나 다시 목표 가격에 맞게 기능을 줄여가면서 기획을 하게 되죠. 이 과정이 제품 기획인 거고요.
최: 픗픗아카데미에서 교육 기획하는 것과 마찬가지 프로세스를 갖췄다는 생각도 드네요.
박성혁: 맞아요. 교육 내용이 전문적으로 갈수록 가격이 올라가는 이유는 고객 수요가 적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회사가 돈을 벌려면 비싸게 팔 수밖에 없는 거죠. 반면에 일반 과정을 만들면 수요가 많기 때문에 싸게 팔 수 있고요. 그런데 이 강의는 비싸게 가야 하는데 10명을 못 모으겠다, 그러면 기획이 어그러져요. 일정 숫자 이상을 모을 수 있는 강사를 찾아야죠. 이렇게 밸런스 잡는 작업이 기획이에요.
최: 흠… 확실히 필수적이겠군요.
박성혁: 이 4가지 기획이 잘 돌아가면 기본적으로 손해 볼 일이 별로 없어요. ROI 계산해도 효과적이죠.
최: 관리 회계적인 느낌도 좀 있네요. 기획단에서 인건비, 장비 비용, R&D 비용 등이 고려될 테니까요.
박성혁: 사업은 돈 계산을 해야 해요. 모든 제품이 고객에게 어필하지는 않겠지만, 기업에게 있어 생존은 필수적이고 사업은 어느 정도는 보수적으로 돌아가야 하니까요. 그런데 서비스 회사들도 보면 기획하고 일단 만드는 것 같아요. BEP점 언제쯤이냐고 물어보면 모르겠다는 답변이 돌아오는 경우도 있고요. 수익 모델이 늦게 나오는 건 그럴 수 있는데, 모르는 건… 그냥 답이 없죠.
최: 그건 좀 심각한데요ㅡㅡ;;
박성혁: 어떻게든 수익 모델을 돌려봐야 해요. 얼기설기 만들어서 돌렸어도 그중 하나라도 돌아가기 시작하면 그다음부터는 확대가 가능한데, 아예 없으면 못 돌리는 거잖아요. MVP(Minimum Viable Product)가 왜 필요하겠어요. 그때까지 버티면서 제품과 서비스가 발전하기 위해 필요한 거잖아요.
최근에 A/B테스트 이야기를 많이 하지만, 사실 그런 테스트 없이 그냥 기획해서 넘어가는 것도 꽤 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진짜 아이러니한 게, 린(Lean)이라는 개념은 제조에서 나왔는데 막상 제조업체는 린하게 움직이지 않고 서비스 회사들만 린을 추구해요.
스타트업 문제 1. 다른 거 하고 싶은 대표가 굳이 경영도 하고 싶어 한다
최: 서비스는 시장성이라고 부를 만한 지표가 어떤 게 있을까요? 꽤 많은 서비스가 고객 모으는 데까지는 성공하지만 사업 모델을 붙이냐 마냐의 여부에서 많이 주저앉아요. 그런데 트래픽 자체만으로는 시장성이 판단될 때도 있고 안 될 때도 있고…
박성혁: 연속적인 사업 모델(Consecutive Biz Model)이라는 얘기 들어보셨어요? 회사의 초기-중기-장기에 맞춰 가져가야 하는 사업 모델이 바뀔 수도 있다는 거예요. 예를 들어 교육 회사를 만든다고 생각해볼게요.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건 수강생 단위로 돈을 받는 모델이죠. 그다음에는 영상 콘텐츠를 만들어서 온라인까지 확장할 거예요. 그리고 그 이후로는 정액제로 만들 수도 있겠죠, 올라와 있는 거 다 들으라고. 그다음에는 아예 광고를 보는 조건으로 강의를 무료로 풀어버릴 수도 있겠죠. 그러니까 사업 모델이 처음에는 개별 금액이었다가, 저가형이었다가, 광고로 변하잖아요. 필요에 따라서는 이런 구조를 설계하고 진행해야 하는 거죠.
최: 호오…
박성혁: 물론, 그렇게 되기 위해선 우리가 언제까지 어떤 목표를 달성하고, 어느 시점에 전환할 것인지가 결정되어 있어야 해요. 맞건 틀리건 간에. 터닝 포인트가 되는 수치를 정하고 이를 높이기 위해 달려야 해요. 요즘 회자되는 OKR도 어떤 면에서 보면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고 봐요. 제가 한국의 많은 스타트업을 상담했지만, 아직까지 진입 단계별로 사업 모델을 고민해서 들고 오는 회사를 거의 본 적이 없어요.
최: 보통 마일스톤에 대한 개념이 없죠.
박성혁: 맞아요. 왜 그런지 물어보면 언제 망할지 모르니까 그런대요. 하지만 다른 것도 아니고 사업을 시작했는데 10년짜린 아니더라도 최소한의 로드맵은 있어야죠. 보통 저는 초기 스타트업에는 무조건 3개월 단위로만 보라고 얘기합니다. 현금 유동성이 없으니 회사가 망하니까요. 그럼에도 어느 정도 사업 모델이 돌아가서 안정화되기 시작하면 대표는 직원이나 투자자에게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변할 것인지 로드맵을 제시해야 해요. 그래야만 팀원들이 뭘 해야 할지 이해해요.
최: 아는 게 없는데 이야기하기 어렵지 않을까요…
박성혁: 사업 모델에 대한 콘셉트만 있어도 이야기가 훨씬 편해요. 이런 로드맵이 없으면 직원들이 조금씩 미래에 대해 우려를 하기 시작할 수도 있어요. 내가 뭘 하는지 모르니까. 회사가 커지면 그에 따른 성과 배분도 있어야 하지만, 우리가 뭘 하는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목표 의식도 중요해요. 일단 달리자, 세상을 바꾸자, 문제를 해결하자 이런 비전 제시는 아름답고 좋은 예긴 하지만, KPI 관점에서 명확한 숫자와 성장 지표도 명기되어 있어야 한다고 봐요.
최: 확실히 그러면 투자자분들께 말씀드릴 때도 도움이 되겠군요.
박성혁: 그렇죠, 투자받을 때 스타트업은 로드맵이 명확해야 해요. 그래야만 투자자 보기에 얘네에게 얼마만큼의 돈이 언제까지 필요할지, 그다음에는 어떻게 갈지 파악할 수 있죠. 여러 시뮬레이션을 해보면서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해 투자자와 얘기할 수도 있어요. “이거 달성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지만 만약 달성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도와주어야 하냐?”라는 몇 마디만으로도 네가 할 일, 내가 할 일을 나눌 수 있어요. 그런데 이걸 잘 정리한 팀이 별로 없는 듯해요. 물론 크게 투자를 받는 팀들의 경우에는 어느 정도 정리가 되어 있을 것 긴 하지만.
최: 왜 그럴까요? 몰라서?
박성혁: 각자의 역할과 일에 대한 개념 자체가 약해서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국 스타트업 씬은 실리콘밸리를 벤치마킹하자고 얘기하니까,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잘나가는 회사가 어딘가요?
최: 구글?
박성혁: 구글 보면 창업자 둘이서 시작했죠. 하지만 CEO는 에릭 슈미트를 앉혔어요. 왜? 자기네가 경영 잘 못 할 것 같았거든요. 그래서 두 사람은 회사의 기술적인 부분을 담당했어요. 그리고 회사를 꽤 오랫동안 운영한 후에야 내보냈어요. 시간을 두고 경험을 쌓을 시간이 필요하니까요.
최: 현명하군요…
박성혁: 한국 스타트업은 북미 스타트업과 달리 유달리 특이한 게 있어요. 경영에 능력이 없는데 굳이 대표를 하고 싶어 해요. 최근에도 투자한 회사 대표에게 “CEO 하고 싶냐, CTO 하고 싶냐” 물어보니까 CEO 하고 싶대요. 그런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이 사람이 말과 다르게 마음속으로는 하고 싶어 하는 게 CTO인 거예요. 구글의 창업자는 본인들이 기술적인 관점에서는 강점이 있지만 관리 측면에서는 역량이 없다는 걸 알고 이를 잘 할 수 있는 시니어를 소개받아서 CEO로 모셨어요. 과연 우리나라 스타트업 중에서 그렇게 하는 데 얼마나 될까요?
최: 거의 없을 것 같은데…
박성혁: 그렇죠. 없죠. 만약 중견기업이나 중소기업 등에서 회사관리를 오래 하신 분이 있다면 그분은 스타트업에 맞게 잘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많은 한국의 스타트업 창업자분들은 그 역할을 본인들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러면서 맨날 힘들대요.
최: 흐음…
박성혁: 그래서 제가 뭐라 그러냐면, 그런 분들을 찾아서 써라. 풀타임으로 일하기 어렵다 하시면 적게라도 드리면서 일주일에 하루라도 와서 일해달라고 하셔라. 만약 그런 경험을 가지신 분들이 일주일에 하루 출근하면서 신입사원 연봉을 받아 가시는 편이 잘 될까요, 아니면 그 일을 대표님들께서 직접 하시는 게 더 나을까요? 모든 스타트업들에 일반화할 수는 없겠지만 한 번쯤은 고려해 볼 만한 사안이 아닐까 해요.
최: 경영을 처음 하는 대표라면 회사를 키우면서 관리하는 게 쉽진 않겠죠…
박성혁: 〈인턴〉이라는 영화도 있잖아요. 물론 굉장히 이상적인 상황이죠. 그렇게 일할 수 있는 분들은 100명 중 한두 분도 안 될 거예요. 하지만 개발자 뽑기는 쉽나요? 신입사원은요? 원래 사람을 찾고 모셔오는 건 다 어려워요.
최: 시간 들이더라도 잘 모셔야겠군요.
박성혁: 사람 찾는 건 원래 어려워요. 좋은 분들을 모시기 위해서는 삼고초려가 아니라 십고초려라도 해야 해요. 이해가 안 되는 게, 개발자는 그럴 생각 하면서 관리자는 그럴 생각이 별로 없다는 거예요. 개발보다 관리는 안 중요할까요? 직원이 몇 명 안 될 때는 문제가 안 되겠지만 십여 명만 넘어가도 관리 이슈가 생겨요. 이런 경우 경험이 많은 시니어들이 더 잘할 가능성이 있어요. 마치 본인들이 개발하는데 몇 개월을 보낸 걸 유명한 CTO를 모셔와서 몇 주 만에 해결할 수 있다는 걸 생각하면, 관리 부분도 그럴 수 있다는 걸 생각해 보셔야 해요.
최: 그렇다면 직접 해야 하는 것들은 어떤 건가요?
박성혁: 본인들이 제일 잘하는 거요. 예를 들어, 광학을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하고 싶다면 기본적으로 광학 전문가를 데려와야 하잖아요? 아마도 작은 스타트업이라면 이런 분을 풀타임으로는 못 모셔올 거예요. 하지만, 뜻이 통한다면 이분을 파트 타임으로 고용하거나 협력관계 등을 통해 일을 같이 도모할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당장 급하다고 내가 직접 한다면 시간도 오래 걸릴 뿐만 아니라 다른 영역에서 문제가 생길 수도 있겠죠. 결국 균형을 어떻게 잡느냐의 문제인 것인데, 이런 부분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스타트업 문제 2. 못 하면서 혼자 다 하려고 한다
최: 요새 제조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팅을 주로 하시던데, 제조 분야를 택하신 이유가 있나요?
박성혁: 대부분의 스타트업이 서비스 쪽이다 보니 기술과 제조 쪽을 엑셀러레이션을 하시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지 않아요. 제조라 함은 소재, 부품, 기계, 완제품 등을 뜻하는데, 저희가 현재 커버하는 분야는 주로 소재와 완제품 쪽이에요.
최: 제조 스타트업은 서비스 스타트업보다 어렵다는 인상이 있는데 왜 그럴까요?
박성혁: 지금 제조 스타트업의 문제가 뭐냐면, A부터 Z까지 혼자 다 하려고 한다는 거예요. 그런데 제조는 그렇게 할 수가 없어요. 그래서 분업화하고 모듈화하는 작업이 중요해요. 예전에 PC 생각하시면 돼요. PC는 인터페이스가 표준화되어 있어 모듈만 개발해서 판매할 수도 있었잖아요? 그런 연유로 본인이 잘하는 영역에 집중하고 그렇지 않다면 다른 스타트업이 개발한 모듈을 가져가 사용할 수 있으면 좋을 듯한데, 그렇지 못한 상황이에요. 완제품을 만들더라도 모듈화를 하면 다른 기업이 사다 사용할 수도 있고 좀 더 생각해보면 수리를 하더라도 모듈화를 할 경우 수리가 쉬워지는 장점이 있는데 이렇게 설계하는 곳이 많지 않은 듯해요. 물론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설계 단계에서부터 BOM 설계 시 모듈화를 고려해서 개발하고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고민을 많이 해야 하긴 해요. 뭐든 쉽지 않긴 합니다만.
최: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해가 되네요. 완제품까지 가면 그래도 스스로 팔 수가 있는데, 모듈화를 하더라도 부품은 B2B로 접근해야 하잖아요?
박성혁: 그렇죠, B2B로 해야 하죠.
최: 스타트업들한테 오히려 B2B가 더 어렵…
박성혁: 훨씬 어렵죠. 네트워크가 없고 B2B 쪽을 잘 모르니까. 하지만 결정적으로 안 되는 이유는 표준화가 안 되어 있기 때문이에요. 기업 간 협업을 해서 개발하는 것과 동시에 스펙을 공개하고 공유할 필요가 생각해요. 물론, 그렇게 하기 위해선 기관들의 도움이 상당히 필요한데 아직은 요원한 부분이 있기에 다들 완제품에서 승부를 보려고 해요. 하지만 그게 꼭 쉽다고 할 수 없죠. 한때 PC에서 대만계 기업인 사운드 블러스터가 시장을 선점한 적도 있었는데, 그런 관점에서 모듈화를 보면 B2B 시장도 잘 만들어서 크게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최: 가장 이상적이네요.
박성혁: 지금 한국의 제조 스타트업이 가장 어려움을 겪는 이유가 모든 문제를 다 자체적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것이 아닐까 싶어요. 이건 대기업도 하지 못 하는 일인데, 작은 기업인 스타트업이라면 더 어려운 일이겠죠.
최: 왜 굳이 다 하려고 할까요?
박성혁: 본인들은 그게 빠르다고 생각하니까요. 협업하거나 외주 쓰려면 당장은 시간도 더 걸리는 것 같고 돈도 더 들어간다고 생각하니까요. 그리고, 막상 협업하면 산출물들도 마음에 안 들고 커뮤니케이션하기도 쉽지 않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저는 다르게 생각하는 게 뭐냐면, 아주 복잡하거나 어려운 분야 개발의 경우 직접 하는 게 맞겠지만 제조업은 업력이 오래된 만큼 관련 전문가들이 꽤 많다는 거예요. 그런 분들을 찾아서 협력 관계를 가져갈 수 있다면 꽤 유용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이런 형태를 만들어서 활성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더불어 같이 유통 판로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하고요. 고만고만한 기업들끼리 각개격파하는 구조는 한계가 명확할 수밖에 없어요.
최: 흠…
박성혁: 다들 무슨 생각이냐면, 완제품을 만들어서 자기 브랜드를 갖고 싶어 해요. 우리나라 대기업들도 처음에는 외국 기업들의 OEM, ODM으로 오랫동안 일을 하면서 노하우를 갖추게 되었고 이를 기반으로 자체적인 브랜드를 만들었는데, 상당수의 제조 스타트업들이 자기 브랜드를 갖는 것에 집착하는 경우를 많이 봤어요. 그러다 보니 디자이너는 디자이너대로 자기 이름의 제품을 만들고 싶어 하고, 개발자는 개발자대로 전문 디자이너 고용해서 자기만의 브랜드를 만들어서 제품화를 하고자 해요. 서로 니즈를 맞춰서 콜라보 하면 더 시너지가 될 수 있는 상황인데 그렇게 못 하는 이유는 각자 대표주자가 되고 싶은 거거든요. 그러면 이야기가 굉장히 어려워져요. 제조 스타트업은 모든 걸 잘하는 삼성이나 LG가 아니기 때문이죠.
최: 그런데 협업이든 외주든 결국 품질 관리에 대한 문제잖아요? 모르면서 외주를 준다면 되려 끌려다니기 쉽지 않나요?
박성혁: 그럴 수 있죠. 일단, 좋은 전문가를 찾는 게 중요한데 그게 쉽지 않기도 하고요. 그런데 반대로 “돈만 주면 다 만들어 주는 거 아냐?” 하는 생각을 가지신 분도 많죠. 물론 불가능하진 않지만 상당히 돈이 있어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원하는 결과물을 얻기 어렵죠. 개발하는 데 있어 외주를 준다면 반대로 QC에 있어서도 외주를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개발과 QC를 각각 다른 분께 맡긴다면 거기서 문제점 등을 찾아서 해결할 수도 있고요. 제조 스타트업이라고 하더라도 제품 개발은 사람이 하는 것인 만큼, 사람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이를 잘 관리할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하다는 건 이런 관점에서 봐야 하지 않을까 해요.
최: 감리 같은 개념이군요.
박성혁: 네, 그렇게 하면서 QC에 대한 관점을 자연스레 파악하는 거죠. 이걸 멘토링으로 해도 되고, 상담을 받아도 되고, 돈을 주고 맡겨도 돼요. 문제는 이런 프로세스 자체를 잡아본 적이 없는 거예요. 검증 자체에 대한 고민을 안 하고 넘어가면 나중에 분명히 문제가 돼요.
스타트업 문제 3. 얼마에 팔아야 할지를 모른다
최: 또 다른 문제가 있나요?
박성혁: 이런 게 있어요. 이 제품이 시장에서 유통되는 가격이 있어요. 10만 원, 20만 원… 그들보다 싸게 팔 건지, 비싸게 팔 건지, 그리고 그 가격에 어떻게 맞출 건지 방법을 찾아야 해요. 그런데 문제는, 일단 만들어요. 넣고 싶은 걸 다 넣어요. 그렇게 제품을 만들면 가격이 터무니없게 나와요. 시장에서는 10만 원에 팔리는데 우리 건 20만 원인 거예요.
최: 안 사죠, 그러면…;
박성혁: 그렇죠? 그런데 이럴 때 뭐라고 말씀하시냐면, “저건 이런 기능이 없기 때문에 싸다. 우리는 기능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비싸다”라고 해요. 틀린 말씀은 아니죠. 그런데 문제는 시장에 형성된 가격이 있잖아요. 고객이 정말로 그 가격을 지불할 것인지 확인해봐야 하는데, 그 과정 자체를 번거롭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그러면 제품 개발 이후 유통 단계까지 가서 유통마진 고려 안 하고 설계한 것들은 팔 수가 없어요.
최: 아이고…
박성혁: 저는 이걸 게임하고 많이 비교해요. 게임 제작은 만드는 게 50%이고 퍼블리싱이 50%이라고 봐요. 게임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코딩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 정도밖에 안 될 수도 있다는 거죠. 어떤 캐릭터를 만들 것인지, 이 캐릭터에 어떤 스토리를 입히고 어떤 능력치를 줄지, 그리고 각 단계별 역량은 어떻게 성장시킬지를 본다는 건 사실상 기획의 영역에 가깝다고 봐요. 그렇게 생각해보면 제조도 만드는 부분은 유통을 고려하면 50%밖에 안 된다는 거예요. 어쩌면 기획, 유통, 가격, 홍보 등이 더 중요할 수도 있고 일정 규모로 커지기 시작하면 SCM이 매우 중요해지게 되는데, 일단 만들면 어떻게 될 거라고 생각하는 거죠. 그런 연유로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고, 본인이 만들고 싶은 작품을 만들면 안 된다고 이야기 드려요. 우리는 아트를 하는 것이 아니니…
최: 그런데 보통 제조 스타트업들도 제품 출시 시기가 있지 않나요?
박성혁: 맞아요, 보통 제품의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제품을 기획하고 만드는 데 있어 1년에서 2년 정도가 소요되요. 그런데, 일부 스타트업들을 지원하는 기관들도 올해 성과를 내야 하니까 무조건 만들라고 독촉하는 경우가 있어요. 기획 제대로 할 시간을 주지 않으니 일단 만들게 되고, 어찌어찌하다 보니 금형 만드는데 상당한 돈을 지불한 뒤 판로 개척이 안 되니 찾아오기도 해요. 문제는 이런 경우 상품 기획부터 다시 해야 하는데 그럴 수 없는 경우가 있어요. 참 안타깝죠.
최: 그럼 이 모든 절차에서 시장조사와 상품 기획이 제일 중요할까요?
박성혁: 저는 그렇게 봐요. 일단 시장의 니즈를 파악하고 상품을 기획하는 게 제일 중요해요. 예컨대 제품 콘셉트가 좋아도 비싸면 못 파는 거고, 싸고 제품 콘셉트가 별거 아닌 것처럼 느껴져도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이 될 수 있어요. 당장 여름에 흔하디흔한 게 손풍기지만 해마다 그만큼이 또 팔리기도 하니까요. 한편으로 아쉬운 점은 모든 제품을 다 완전완비하게 만들려고 하는 경향이 있는데 가격이 저렴할수록, 그리고 어떤 제품으로 판매를 하는지에 따라 꼭 그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당장 샤오미 배터리를 보면 외견상으로 보면 정상인 것 같지만 테스트해 보면 몇 번 쓰고 난 뒤 충전을 하면 재충전율이 70–80% 정도로 뚝 떨어지는 경우가 상당히 많아요. 그런데 아무도 불평 안 해요. 그런 연유로 기술적인 결함보다 사람이 느끼는 결함이 무엇인지 찾아서 이를 해소하는 것이 더 중요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최: 엥? 완전 몰랐는데요.
박성혁: 그런 제품이 꽤 있어요. 그런데 아무도 관심이 없어요. 샤오미 배터리는 최초로 국내에 유통이 될 때 주로 기념품 시장으로 돌았거든요. 소비자 입장에선 공짜로 받은 건데, 굳이 그걸로 고민할 필요가 없잖아요. 가격도 저렴한 편이고. 하지만 몇십만 원짜리 제품이라면 그 품질 퀄리티가 나와야만 해요. 가격 대 성능비가 다른 거죠.
최: 그런데 스타트업은 판로 개척이 무척 불리할 것 같아요. 상품이 듣보지, 퀄리티도 사람들이 잘 모르지…
박성혁: 이렇게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스타트업이 초기 개발 자금을 일부 확보할 수 있는 게 크라우드 펀딩이잖아요? 그걸로 자금을 어느 정도 확보할 수도 있고, ODM 제작 등을 통해 판로를 개척하는 경우도 있어요. 최근에 모 대기업의 LED 마스크가 대박이 났는데, 이 제품은 최소에 중소기업이 개발한 뒤 대기업이 내부적으로 성능을 개선해서 판매했어요. 그런데 이른바 대박 난 케이스죠. 결국 가능성 있는 제품을 만드는 건 꽤 의미가 있어요. 거기에 시장의 반응까지 얻는다면, 충분히 해 볼 만한 시장인 거죠.
최: 결국 서비스 스타트업이 만드는 앱이든 제조 스타트업이 만드는 제품이던 같은 것 같군요. 시장조사 잘해서 먹힐 만한 가격대로 만들고, 판로 개척을 하자…
박성혁: 똑같아요, 어떤 의미로 보면. 서비스도 기획이 중요하잖아요? 거기에 마케팅 역량도 있어야 하고 개발 역량도 있어야 해요. 기본적으로 이 세 가지의 밸런스가 맞아야 하죠. 그런데 제조 스타트업은 개발 분야에 집중되어 있고 다른 분야가 취약한 편이에요. 그러니 여러 상황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는 거죠.
최: 서비스 스타트업과 제조 스타트업 기획 측면에서 다를 수 있을 것 같은데, 예를 든다면 어떤 부분이 다를까요?
박성혁: 일단 서비스 쪽은 설계 단계에서 가격을 고려하지 않아요. 사용자가 모이고 일정 규모가 모여야 과금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규모를 키우는 데 집중하게 되는 것 같아요. 마케팅 비용도 엄청나게 사용하고. 일단 빨리 만들고 기반 되는 사용자를 많이 모아서 사업 모델을 고민하고 이를 통해 전환하는 과정으로 넘어가는 경향이 있는 듯해요. 반대로 제조는 기획 및 제품 개발이 오래 걸리는 편이에요. 이 기간이 끝나야만 제품 출시가 이루어지고, 제품 출시가 돼서 그때부터 매출이 나오는 구조라고 보시면 될 듯해요.
최: 흠…
박성혁: 결국 따지고 보면 매출이나 손익이 발생하는 시점은 제조업이나 서비스나 크게 차이가 없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당장 유니콘이라고 불리는 스타트업들도 꽤 오랫동안 수익을 만들어내지 못했으니까요. 그런데 신기한 건 서비스 스타트업은 오랜 시간 동안 엄청난 투자비를 투입하는 경우가 많지만, 반대로 제조 스타트업들은 더 짧은 시간에 수익 창출이 가능함에도 투자를 잘 안 해주는 경향이 강해요. 제품 개발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하지만, 반대로 매출이 나오기 시작하면 수익 창출이 가능함에도.
아마도 이런 경향이 강해진 건 과거 심사역분들은 제조 분야에 지식이 있었던 데 반해 최근에는 약해진 측면이 한몫하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사람이다 보니 아는 분야에 집중하기 마련이니까요. 하지만, 최근 들어 일본과의 무역 전쟁이 벌어지고, 다시 제조업을 강화하자는 움직임이 생기니 앞으로는 조금은 긍정적으로 바뀌지 않을까 합니다. 꽤 오랫동안 제조업을 육성하고 수출해온 나라로서 아직은 제조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얼마나 더 이 일을 할지는 모르겠지만 일을 하는 동안 만큼은 기술 및 제조 액셀러레이터라서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할 생각입니다. 물론, 쉽지는 않을 것 같지만 그렇게 저희가 할 일이 있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제조 스타트업들이 해외 시장에서 우리나라를 이끌어 갈 수 있는 때가 올 때까지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박성혁] 시장 조사부터 상품 기획 전략까지
수많은 창업자와 스타트업 경영의 멘토인 ‘박성혁’ 대표님을 모셨습니다. 박성혁 대표님의 강의는 쉽게 들을 수 없습니다. 짧지만 귀한 2주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이 강의를 만든 이유는 간단합니다. 창업이나 스타트업에서 이 얘기 제대로 해주는 사람 없습니다. 돈 버는 방법 얘기해주는 사람이 없다는 말이죠. 시장 조사와 상품 기획, 그리고 비즈니스 모델은 결국 돈 버는 방법입니다. 그럼 꼭 배워야 할까요? 네, 알고 안 써먹는 것과 몰라서 못 써먹는 건 다르니까요.
회사를 다니게 되면 꼭 신사업 전략기획팀이 아니더라도(요즘 작은 회사는 그런 거 없습니다… 모두가 그 역할을 해야 합니다) 다음 먹고살 거리는 누구나 고민해야 합니다. 꼭 회사가 아니라 스스로 치킨집 창업을 하든 쇼핑몰을 하든 시장 조사와 제품, 상품 기획 등은 무조건 필요한 작업입니다.
업종과 아이템에 따라 시장 조사는 어떻게 하고 돈을 어떻게 벌어야 하는지 알게 되면, 굳이 창업이나 사업을 위해서가 아니더라도 어떤 분야가 경쟁력이 있는지, 그 업종에서 어떤 곳이 더 오래 살아남을지 등을 알 수 있게 됩니다.
강연 대상
- 시장 조사부터 상품 기획 등을 알고 싶은 분들
- 이 분야에서 10년 이상 시장 조사, 상품 기획, 비즈니스 모델링을 한 전문가의 인사이트를 얻고 싶은 분들
- 2019년에 맞는 신사업, 기존 사업 리모델링이 필요하신 분들
강연 정보
- 날짜: 2019년 8월 29일, 9월 5일(목요일)
- 시간: 19:30–21:30
- 장소: 위워크 강남역 2호점(서울 강남구 테헤란로5길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