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학창 시절을 보낸 30–40대라면, 노량진의 한샘학원이나 정진학원에서 단과 수업을 들었거나 들은 친구를 한 명 정도는 알 것이다. 그런데 요즘 노량진에 단과 학원을 포함한 입시 학원이 사라졌다는 것은 아는가?
최근에 안 사실이지만 지금 노량진은 입시 학원이 대부분 철수하고 공무원 시험 준비 학원이 그 빈 자리를 차지한다고 한다. 이유는? 수능 입시 준비는 M스터디를 위시한 온라인 강의로 그 패러다임이 변했다고 하며, 토즈나 독서실에서 함께 하는 스터디도 스마트폰으로 각자 편한 자리에서 동시에 공부하는 장면을 스트리밍하며 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으로 그 추이가 이동했다.
모바일과 통신망의 발달은 모여서 공부하는 방식을 점차 파편화하고 온라인으로 이동하며, 이미 유·초·중·고에는 태블릿과 다양한 장비를 이용한 학습 방법이 대세가 되었다.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을 오늘날 ‘에듀테크’라고 하며, 에듀테크 통해 교육과 학습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도 속속들이 나타났다.
VR이나 AI를 접목한 기술도 나타나나 가장 두드러진 분야는 ‘인강’으로 불리는 온라인 강좌 분야다. 우리나라에서 이 분야는 방송통신대학이라는 원조 맛집(?)이 있고, EBS라는 공영방송 덕분에 익숙한 형태며, 그 성장 역시도 가장 확실한 분야다.
과거에는 강의를 기획하고 촬영하고 편집하고 방영하는 데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기에 방송국이나 M스터디 같은 거대 자본이 아니면 쉽지 않았으나 최근에는 기술의 발전을 통해 그 비용과 시간이 줄어들며 더더욱 대중화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는 디디캐스트가 있다. 디디캐스트는 인공지능과 클라우드 기술을 활용해 온라인 교육 콘텐츠를 자동으로 만들어주는 서비스다. 웹캠을 기반으로 촬영한 영상 편집 과정 프로세스를 자체 기술로 자동화했다. 촬영물을 클라우드에 올리면 소프트웨어가 자동으로 처리한다. 심지어 자막의 검·교정 및 번역까지 가능하다. 이는 기존 교육 영상 콘텐츠 제작의 문제점을 기술로 풀어낸 접근이다.
시장조사를 해보니 기존 교육 콘텐츠 서비스는 프로덕션을 통했다. 시장 가격은 한 시간에 100만 원 정도 하더라.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카메라 두 대 정도 들고 가서 촬영해야 하고, 편집 과정도 복잡하다. 편집자는 강의 자료를 따로 받아 강사의 이야기와 자료를 수동으로 맞춰야 한다.
3–4시간 촬영하면 300–400만 원이 소요되고 결과물은 일주일이나 걸렸다. 이 시장은 작지 않다. 교육 콘텐츠를 퍼블리싱하는 시장만 8,700억 규모다. 이 시장에서 자동화를 하려고 했다.
디디캐스트는 기술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는다. 현재 60여 개 교육기관, 대기업, 기관 등에서 사용 중이다. 기술을 바탕으로 연간 4,000시간 이상의 클래스를 생성할 수 있게 되었다. 제휴기업과 클래스는 계속 늘며, 디디캐스트에서 생산된 영상 등의 지식 콘텐츠를 사고팔 수 있는 ‘라하바나’라는 이름의 마켓플레이스 플랫폼을 구축했다.
사실 교육 시장은 굉장히 보수적이다. 학습이라는 행위는 개개인에 따라 너무나 다르며, 어떤 지식을 어떻게 소화하느냐 역시도 표준화가 어려운 영역이다. 그렇기에 최신의 지식을 찾고 본인에 맞는 방식으로 공부하는 것이 관건이며, 그것을 가장 잘 도와주는 기업들이 에듀테크 분야에서 살아남아 시장을 이끌 것이다.
기술 기반으로 빠르게 콘텐츠를 만들고,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대중에게 양질의 지식을 전달하고자 하는 디디캐스트가 어느 정도까지 이에 성공할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