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이 조직을 이기는 시대
한 사람의 파급력은 전체 프로그램의 합을 넘어선다. 이미 백종원 씨의 유튜브 채널은 생성하자마자 100만 명을 훌쩍 넘기고, 순식간에 200만 명을 달성했다. 백종원 유튜브를 바라보며 앞으로 미디어의 변화를 가늠해 보자. 물론 이런 사례는 흔치 않겠지만, 파급력 있는 개인의 시대는 방송국 전체의 인기를 넘어서는 일이 비일비재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파급력 있는 개인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과연 어떠한 전략을 취해야 할까? 더군다나 조직력과 브레인을 앞세워 난공불락 같은 뉴미디어 철옹성을 하나하나 클리어하려는 기존 방송국의 노력과 달리 수많은 케이블/IPTV의 마이너 방송사들과 전문 방송국은 과연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할까?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본다.
뉴미디어 산업, 양극화는 시작되었고 중간자는 소멸될 것?
일반적인 공중파 방송국도 200만 구독자를 갖고 있는 채널을 보유하긴 여긴 쉽지 않다. 우리나라라는 언어권 특수성도 있지만, 향후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어낸다고 하더라도 파급력 있는 구독자를 모으고 노출을 하긴 쉽지 않을 것이다. 더불어 수많은 채널이 경쟁하는 티브이와 티브이 외에 경쟁요소들, 즉 시간의 대체재와 경합하는 상황이 지속될수록 악순환이 계속되는 미디어 사업은 어떻게 될까?
위기의식을 지니고 있지만 실행하지 않는 조직들을 바라본다. 결국 기존 방송과 동일한 언어와 포맷으로 만들어낸 콘텐츠는 외면을 받을 것이다. 콘텐츠를 만드는 건 생각보다 어렵고 힘들고 돈이 많이 들어가지만, 팔리지 않는다면 순식간에 사장될 것이다. 기존 방송산업의 시장이 존재하더라도 주목받는 것은 몇 안 된다.
유튜브 열풍은 이제부터다: 방송국의 준비사항은?
유튜브 열풍이라고 많은 이들이 말하지만, 실제 유튜브가 세상에 나온지 10년이 지났다. 앞으로 어떤 미디어, 플랫폼이 뜰까요 라고 묻지만, 앞으로 당분간 10년은 더 유튜브 세상이 될 것이다. 영리하게 논란이 있는 부분은 분리정책을 통해 사업을 확장하는 모습도 볼 수 있는데, 이런 접근성의 확대 전략으로 유튜브 생태계는 더욱 공고해질 것이다.
아직도 주변 친구들 중 유튜브를 하거나 채널을 운영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또한 지속적으로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사람의 숫자도 그리 크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기 시작했다. 가볍게 시작할 수 있는 트위터나 페이스북과 달리 시간과 노력이 조금 더 들어가는 유튜브를 시작하는 것은 지금 단계에서 쉽지 않으나 기술의 발달 및 완성된 소스를 바탕으로 유튜브 콘텐츠를 더 쉽게 만들고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 높기에 향후 유튜브의 참여와 성장 속도는 매우 빠를 것이다.
작년 「2018년 하반기 미디어 트렌드 전망」에서 말한 것처럼 연예인/전문가의 유튜브 참여는 생각 이상으로 빠르게 진입한 상태이다. 신세경 씨와 백종원 씨가 그렇듯, 엔터와 전문기업 입장에서도 유튜브 참여와 관심의 열풍은 상상 이상으로 빠르게 발전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기존 방송국은 아직 아무것도 하지 않는 곳이 많다.
브랜드 입장에선 소비자와 접점을 늘려 매출을 높이는 절대 목적이 있기에 무엇이든 시작하지만, 방송사 입장에선 기존의 유통과 수신에 루틴함이 있기에, 섣불리 시작도 참여도 운영도 하지 않는 것이다. 또한 이에 맞춰 새로운 인재 발굴 및 육성을 통해 미디어 전략을 짜야 하지만 몸집이 커진 미디어 기업들은 단계에 거쳐서 내년에 예산에 맞춰 움직이겠다는 입장이 가득하다. 그렇다면 시시각각 빠르게 변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6개월 뒤 상황을 고려해 예산과 기획을 해놨는데, 다시금 늦어지는 상황이 반복되면 어떻게 할 것인가?
우리는 그간 들어왔던 말 중에 개인은 조직을 이길 수 없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앞으로의 시대는 다르다. 개인이 조직을 이기는 시대가 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시대는 네트워크가 강할수록 영향력은 커질 것이며, 이런 현상은 더욱 강조될 것이다.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햇살이 강하면 그늘은 짙어진다. 유튜브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자본과 인력이 있는 미디어 기업들은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 총력을 기울 일 것이다. 시청률은 갈수록 떨어지고 이에 비례해 매출 역시 낮아질 것이다. 모든 커뮤니케이션의 중심은 유튜브가 될 수도 있다.
앞으로 유튜브 시대에 공중파 방송과 종편 그리고 대형 메이저 방송국은 뉴미디어 흐름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만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그렇게 JTBC 룰루랄라 스튜디오나 CJ ENM의 DIATV처럼 대박의 채널 혹은 서비스가 하나둘 씩 나올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우려되는 것은 지역 방송사와 마이너 한 케이블/IPTV 방송사이다. 다채널 시대의 재방 삼방만 틀어대거나 고민 없이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방식의 과거의 방식은 가장 소멸되기 좋은 지름길이다.
과기정통부와 방통위원회는 2018 방송산업 실태조사에서 2017년 지상파 방송 매출은 3조 7000억 원으로 전년대비 3150억 감소했다. 특히 심각한 건 지역 방송국이다. 방송산업 실태조사에서도 지역방송 점유율은 2012년 4.9%에서 2016년 3.3%로 감소했으며, 2019년 현재 감소폭은 더 커질 것이다. 매출 역시 12년도 6100억 규모에서 16년도 5200억 규모로 마이너스 성장은 계속되고 있다.
이런 현상이 계속되면 될수록 지역 방송국은 매출이 안 나오니 신규 인력을 뽑기 어렵고 그나마 있던 인력도 기간제, 계약직, 프리랜서 등으로 돌리는 실정이 계속된다. 프로그램의 기획과 성과는 여전히 안 나올 것이다. 이런 현상이 가속되는 상황에서 어떠한 성공을 기대할 수 있을까?
이와 반대로 유튜브의 성장과 함께 넷플리스와 IPTV 사업자들의 성장세는 지속되고 있다. 특히 와이즈 앱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150만 명을 넘는 수치를 기록하면서 월평균 매출 200억 규모를 기록했으며 이중 2030 대가 67%에 달한다고 밝혔다. 또한 IPTV 가입자는 케이블을 넘어서면서 17% 넘는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이런 성과에 비추어 볼 때 코드커팅은 앞으로 심화될 것이며, 골라보는 재미가 있는 콘텐츠 특성을 반영해 앞으로 돌려보는 채널이 아닌 찾아보는 콘텐츠의 영향력은 더욱 심화될 것이다. 중소형 방송사 및 지방 방송사들의 콘텐츠의 경쟁력이 갖춰지지 않는다면, 앞으로 변화는 쓰나미처럼 거대한 흐름이 천천히 보이는듯하나 순식간에 판도가 바뀌는 현상이 심화될 것이다.
방송 미디어 기업의 뉴미디어 전략 5C
조직이 크면 클수록 규모와 과정으로 인해 의사소통과 결정이 늦어지는 만큼 실행 부분에 책임 소재의 이유로 타이밍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과정에서 방송 미디어 기업의 뉴미디어 전략을 실행하는 데 있어서 어려움을 겪거나 토로하는 임직원을 만날 수 있다.
그럼에도 변화는 시작되었고 방송 미디어 기업은 향후 뉴미디어 전략을 세우고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실행 가능한 범위 내에서 전략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조건을 바탕으로 뉴미디어 전략을 소개한다. 추상적인 용어, 실행 방법에 대한 일침이 아닌 실행 전략으로서 뉴미디어 전략을 제시하고자 한다.
1. Casting: 섭외력을 키우거나 섭외자를 키우거나
방송에서 가장 중요한 건 섭외다. 섭외력은 방송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면서 동시에 경쟁력이다. 캐스팅만 전문으로 하는 업체가 따로 있을 정도로 캐스팅은 가장 중요한 전략이다. 물론 중소형 방송국이나 지역 방송국에서 캐스팅의 어려움은 언제나 뒤따른다. 그럼에도 캐스팅에 가장 중요한 방점을 두어야 한다. 결국 방송은 대화이며 사람의 매력에 따라 결정된다.
플랜 A B C 모두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캐스팅에 가장 중점을 두고 이에 맞춰 모든 기획안이 구성되어야 한다.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 개인의 영향력과 역량이 조직을 압도하는 시대가 될 것이다. 콘텐츠 역시 가장 중요한 건 사람이다. 기획력을 앞세운 방송 프로그램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 속에서 ‘누가’ 그 이야기를 전하고 구성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지역 방송국이라면 지역 내에서 제2의 3의 백종원을 찾아야 한다. 반드시 찾아내야 한다.
2. Cost: 방송국 입장에선 작은 돈, 유튜브 입장에선 큰돈
개인 크리에이터와 비교하면 콘텐츠에 투자할 수 있는 규모와 예산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차이가 많이 난다. 물론 ‘그렇게 돈을 쓰는데 왜 콘텐츠는 그것밖에?’라고 물을 수 있지만, 예산이 있고 규모를 갖출 수 있다는 것은 콘텐츠 퀄리티를 뉴미디어로 바라보면 엄청난 수준으로 만들 수도 있다는 말이다.
크리에이터의 경쟁력은 기발함과 창의적 그리고 지속 가능한 부분에서 만들어지는 팬덤인데, 이런 과정에서도 비용의 절감과 퀄리티에 대해서는 여전히 방송사와 비교하면 저렴하게 제작된다. 그런 반면 중소형 방송사는 기존 공중파나 대작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과 비교하면 예산 차이는 넘사벽 일지 모르나, 뉴미디어에서는 골목대장을 할 수 있는 수준이 될 것이다.
왓썹맨과 숏터뷰 등을 비교하면 출연료와 제작비는 뉴미디어 환경에서는 높은 수준이나 기존 방송과 비교하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저렴해질 수 있다. 역량 있는 캐스팅을 통해 최소한의 범위에서 가장 좋은 퀄리티를 낼 수 있는 예산으로 움직이는 것을 제안한다. 예를 들어 비교체험 극과 극, 소품/제품/리뷰 등의 제품 소싱, 역량 있는 출연진과 게스트 출연료 지급 등이 그러하다.
3. Creator: 모든 조직원이 크리에이터가 되어야 한다, 그들을 그룹으로 묶어라
모든 구성원이 크리에이터로 움직여야 한다. 콘텐츠는 분업 하하고 미디어는 협업해야 한다. 방송사내 팀원들이 개인의 역량을 키우기 위한 기술적 학습이 선행되어야 한다. 기술을 익혀야 표현이 가능하다. 기술력 있는 제작진은 기획적 역량과 인문학적 소양을 길러야 한다. 표현이 제대로 되기 위해서는 많이 보고 많이 읽고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고 경험이 축적된 후 구성원들이 직접 크리에이터가 되는 콘텐츠 창작활동을 진행하면서 팀을 구성해 조직적 콘텐츠 창작이 이루어져야 하며, 퀄리티가 좋은 구성원 채널을 방송 콘텐츠 발전시키는 리그제와 같은 활동도 같이 이루어지는 것을 권장한다. 방송사 구성원은 이미 미디어계의 엘리트이기에 다양성을 갖추고 기획적 마인드가 갖춰진다면 적극적으로 빠르게 움직일 것이다. 혹은 직접 하지 않더라도 역량 있는 크리에이터를 키워낼 수 있을 것이다.
크리에이터의 성공에 가장 큰 부분은 지속성이 차지한다. 자의든 타의든 강제성을 갖고 꾸준하게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것은 결국 좋은 결과로 이어진다. 이런 과정을 반복하면서 조직원의 크리에이터 화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내부 규제개혁과 포상 등 성과제를 도입해야 한다. 컴패니 크리에이터라는 개념을 도입해 미디어 조직원들이 콘텐츠를 직접 창작할 수 있도록 그리고 각자 채널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해보자. 방송국 입장에서 자사 촬영 소재와 아카이브 자료를 누구보다 먼저 활용할 수 있기에 경쟁력은 충분하다.
4. Cooperator: 에이전시처럼 움직이거나 에이전시를 차리거나
브랜드와 적극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콘텐츠가 제작되어야 하며, 웹 콘텐츠, 웹 예능에서도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콘텐츠가 제작되어야 한다. 기업과 기관의 콘텐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시점에 기존 방송사에게는 분명히 길이 있다. 퀄리티를 보장하면서 안정적인 콘텐츠 제작이 가능하다면 마다할 기업과 기관은 없을 것이다. 공공입찰과 기업 콘텐츠 협력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방송 송출 시에는 방송규제와 심의 준수하되 유튜브와 같은 뉴미디어에서는 적극적으로 어필하는 전략을 취하는 것이 좋다. 에이전시 모델을 취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
향후 광고대행사나 홍보대행사 등의 개념은 더욱 희석될 것이다. 그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영상제작 혹은 영상 제작사의 역할을 방송국에서도 할 수 있지 않을까? 혹은 강화된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비즈니스 모델을 하나하나 만들어가는 것이 필요하다.
5. Commerce: 무조건 팔아야 한다. 상품이든 서비스든, 위탁이든 직영이든
방송국은 언제나 좋은 방송을 만들어야 하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결국 미디어도 사업인 이상 팔아야 한다. 홈쇼핑과 같은 콘텐츠가 제작되어야 한다는 말이 아니라, 팔릴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 무조건 팔아야 한다. 특히 지방방송이라면 지역과 상생할 수 있는 기업과 제품을 발굴하고, 대형 커머스 기업과 콘텐츠 위탁 판매 거래를 하면서라도 매출을 높일 수 있는 전략을 취하면서 지역 내 생태계 혹은 스타트업의 제품 판매를 위한 커머스 전략을 취해야 한다. 방송의 영향력은 여전히 유효하고 기존 유통과 결합하면서 콘텐츠 퀄리티를 유지하며 판매를 늘릴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
직접 커머스를 시도하는 것도 좋으나, 홈쇼핑이 아닌 미디어 기업이 커머스 전략으로 성공한 사례는 찾기 힘들다. 따라서 브랜딩을 위한 콘텐츠를 제작하고 이를 유통사에 팔아라, 돈은 유통사를 통해 벌거나 브랜드를 통해 수수료를 책정하는 등 창구를 넓혀야 한다. 앞으로 무한 경쟁시대에 무조건 살아남는 기업이 모든 것을 취할 것이다. 방송은 규제와 지원 등의 산업적 혜택이 남은 영역이기에 그나마 생명연장이 되겠지만, 그럼에도 비즈니스 성과를 위해 커머스 전략을 세워야 한다.
맺는말
5C라는 거창한 말을 맞추기 위해서 고민을 거듭했고, 억지스러운 면도 있지만 미디어 사업을 하면서 생각했던 생존 전략을 기재했다. 미디어 경쟁은 심각할 정도로 치열할 것이며, 중간자는 양극단의 상황 속에서 어떠한 전략을 취해야 할까? 이전까지 기존의 제3지대를 뉴미디어/1인 미디어 영역으로 봤지만, 앞으로 경계 없는 시대에 제3지대는 중소형 방송사나 지방 방송국이 될 것으로 본다. 경쟁력을 잃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지만 오히려 이런 상황 속에서 기회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제3의 선택 사항은 언제나 필요한 부분이고, 대기업과 개인이 하지 못하는 역할이 분명히 있다.
따라서 제3 지대의 미디어 사업자들은 더 나은 기회를 위해 가볍게 움직이고 더 빠르게 행동해야 한다. 내년 예산을 미리 계획하고 진행할 사업을 위해 예산 품위를 세우기보다 실행할 수 있는 예비비를 포괄적으로 준비하고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움직이는 것이 필요하다. 역량 있는 인적 자원을 구성하고, 실무에 능한 마케터를 영입하는 것을 제안한다. 더불어 크리에이터의 역할을 포괄적으로 정의하고 기존 조직원을 크리에이터로 키우거나 지역의 인재를 크리에이터로 영입해 육성해야 한다.
우리는 언제나 위기라고 외치지만 조금만 눈을 돌려보면 틈새는 존재하고 기회는 만들 수 있다. 실행전략은 언제까지나 탁상공론으로 끝나는 경우가 있기에,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이런 상황 속에서 미디어자몽은 지난 2013년부터 지금까지 유연하게 움직였고 생존해왔다. 더 넓은 의미의 방송 협력과 브랜드 협업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