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연의 확장을 넘어 내실을 다지는 공유오피스 시장
공유오피스 시장이 새롭게 진화하고 있다. 국내 공유오피스의 시장 규모는 약 600억 정도로 추산되지만 2022년에는 7,700억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Normal Scenario 기반, KT 추정). 늘어나는 시장 규모를 반증하듯 최근 3년간 공유 오피스 운영사 수가 크게 증가했으며, 대형업체들의 경우 급격하게 지점 수와 점유 면적을 확장 중이다.
서울 지역 사무실 임대 시장의 규모는 연간 35조 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10인 이내의 스몰 비즈니스 임대 시장은 약 15조 원가량의 규모다. 시장 규모는 3년 새 3배 가까이 급성장 중이며 이에 따라 공유오피스 시장 역시 ‘오피스계의 우버’라는 별칭을 얻으며 몸집 불리기에 한창이다.
작년 11월 소프트뱅크에서 3조 이상의 투자를 유치한 위워크는 서울과 부산에 각각 17개, 2개의 지점을 확보했다. 패스트파이브도 작년 2월 200억의 투자를 이끌며 최근 서울 성수동에 17번째 지점인 서울숲점을 오픈했다.
여기에 대기업도 가세해 LG서브원, 한화생명, 현대카드, 롯데자산개발, 신세계인터내셔날 등이 공유오피스 시장에 진출 중이다. 대기업의 경우, 이미 보유한 기존 사옥을 공유오피스로 리모델링해 운영하는 추세다.
이처럼 지난 10년 동안 48개의 국내외 운영사가 공유오피스 플랫폼 시장에 진출했는데 모든 비즈니스가 그렇듯 공유오피스 시장에도 명암이 존재한다. 폐점한 업체들도 있고, 운영에 어려움을 겪거나 운영수익이 지점들은 통폐합되면서 안정화 단계를 모색하고 있다.
규모의 성장을 이루던 공유오피스 시장이 이제 새로운 성장단계로 진입한 것인데, 치열한 경쟁 속에서 어떤 방식으로 생존 전략을 세울까? 성장세 속에서 진화하며 살아남는 공유오피스 브랜드는 무엇일까? 항상 95% 이상의 입주율을 자랑한다는 패스트파이브의 최신 지점을 방문해 그 비밀을 파헤쳐 보았다.
핫하고 힙한 동네 성수동의 최대 공유오피스
블루보틀이 생긴 동네로 더 유명세를 타고 있는 성수동에 얼마 전 패스트파이브 서울숲점이 오픈했다. 강남 지역에서도 접근성이 용이한 입지적 장점과 더불어 신축건물을 2층부터 12층까지 사용해 2,000평 규모의 성수, 뚝섬 지역 최대 공유오피스로 자리했다.
입구에 들어서자 130평 규모의 메인 라운지가 시원하고 탁 트인 느낌을 주었는데, 서울숲점은 특징적으로 메인 라운지에 사무 공간을 배치하지 않은 지점이다. 멤버들의 쾌적한 공용공간 활용과 편의를 위해 넓은 공간을 할애한 것이다.
층마다 특징적으로 디자인된 라운지, 각종 아트워크도 눈길을 끈다. 3층에는 탁 트인 전망을 즐길 수 있는 테라스가 마련되어 있고, 12층에는 높은 천고와 통유리로 이루어진 릴렉싱 존을 마련해 풍부한 채광과 서울숲 뷰를 만끽할 수 있는 장소도 구성했다.
또한 멤버들의 업무 편의성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60인이 수용 가능한 세미나실과 26개의 회의실도 보유했다고 한다. 최대 규모의 지점인 만큼 입주사가 다양한 용도의 공간을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 돋보였다.
오피스 규모와 디자인 외에도 달라진 점이 어떤 것인지 궁금했다.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입구 맞은편에 자리 잡은 1:1 짐(Gym) 코너. 입주직원들이 편하게 체력관리를 할 수 있도록 공유오피스 내 PT 시설을 마련해 더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트레이닝 전문 업체와 협력해 어떻게 운동을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운동 초보들에게도 친절하게 PT로 체력을 키워준다.
마더스룸이라고 표시된 구역도 눈에 띄었다. 여성 멤버들을 위한 별도의 공간을 구성한 것인데, 덕분에 임산부나 때마다 모유 수축이 필요한 멤버들은 프라이빗이 보장된 별도 공간에서 수유를 할 수 있다. 편안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쇼파와 수축에 필요한 위생시설, 냉장고, 전자레인지 등이 모두 구비된 공간이다.
라운지 옆에는 무인편의점도 마련되어 있어 굳이 오피스 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편의점보다 저렴한 가격에 기본적인 요기를 해결할 수 있다.
기존 공유오피스가 대규모 세미나실, 라운지, 회의실 등의 비즈니스 용도 공간을 확보하는 데 주력했다면 이제 약 4년 동안 빠르게 쌓아온 노하우를 통해 이러한 비즈니스 공간은 물론이고, 입주 멤버들의 라이프스타일까지 세심하게 배려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필요한 서비스 + 유용한 서비스
공유오피스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코워킹스페이스 시설에서 느끼는 가장 큰 장점은 ‘편의시설’이라고 집계되었다. 소규모 회의실, 대규모 세미나실, 라운지, 파트너사와 연계된 다양한 서비스(클라우드, 메신저, 법률, 할인 폐쇄몰 등)에 입주사들의 만족도가 높았다. 최근에는 기본적으로 비즈니스에 필요한 서비스에 실질적으로 유용한 혜택까지 더해지는 추세다.
공유오피스 지점 수가 늘어갈수록 단순히 외형적인 성장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질적인 부분도 채워간다는 인상을 받았다. 다년간 공유오피스 비즈니스를 구축하며 입주사들과 쌓은 여러 노하우가 신규점에서 하나씩 확충되는 모양새다. 오롯이 비즈니스에만 멤버들이 집중할 수 있도록 나머지 서비스는 패스트파이브에서 알아서 챙겨주겠다는 느낌이 강했다.
가령 공유오피스에는 커머스, MCN 업체, 개인 크리에이터 등 스튜디오 사용이 빈번한 업계가 많이 입주한 편이다. 이를 위해 패스트파이브는 별도의 스튜디오 공간을 마련해 입주 멤버들의 비용, 시간을 모두 아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전문 MCN 업체의 조언을 받아 사진촬영, 영상촬영에 모두 용이한 퀄리티를 갖춘 공간이며 방음벽, 호리존, 소품, 촬영장비까지 구비되어 있다.
비즈니스 서포터에서 라이프 서포터로 진화
패스트파이브 관계자에 따르면 내년 3월즈음에는 어린이집도 오픈할 계획이라고 한다. 사실 어린이집은 대기업에 재직해야 이용할 수 있는 복지시설 중 하나인데, 1인 기업이나 스타트업 멤버들도 이용할 수 있는 혜택을 기획한 것이다. 별도 시설을 마련해 입주멤버들이 출퇴근 시 아이를 맡기고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 외에도 편한 출퇴근길을 도와주는 패스트파이브 멤버 전용 셔틀버스, 여성 멤버들이 매무새를 가다듬을 수 있도록 뷰티 아이템을 큐레이션해 놓은 Get Ready Zone 등을 제공 중이다.
예전에는 공유오피스가 단순히 사무공간과 비즈니스 관련 서비스를 쉐어하는 플랫폼이었다면, 이제는 멤버의 삶 전체를 케어하는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입주사 대표는 오롯이 비즈니스에만 집중하고, 멤버들은 업무에만 신경 쓸 수 있도록 다각도로 고민하고 배려하는 면모가 돋보였다. 비즈니스를 위한 모든 것이 준비된 플랫폼을 하나씩 완성해 나가는 공유오피스의 또 다른 성장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