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과 열을 효과적으로 가리고 외부 시선을 차단해 사생활을 보호하는 아이템, 커튼과 블라인드. 디자인 관련된 테마 중 가장 손쉽고 가성비 좋은 스타일링 소재로 자주 소개되긴 하지만, 커튼과 블라인드가 가지는 제일 기본적인 기능성을 잊어서는 안 된다.
주변에 다른 건물 및 도로가 있는 주택에서는 사생활을 보호하는 목적이 큰 비율을 차지하지만, 아파트의 경우는 외부 시선 차단보다는 햇빛을 조절해 쾌적한 생활 환경을 만드는 목적이 상대적으로 크다. 그렇다면 햇빛이 어느 방향에서, 어느 시간대에, 어느 정도 양으로 비치는지에 따라 그 선택지도 달라져야 하는 것이 아닐까.
오늘은 아파트 방향과 방 종류에 따른 커튼·블라인드 선택 방법 7가지 팁을 정리해보았다. 서울의 인테리어 디자이너 봄디자인에서 작업한 아파트 인테리어 사례를 바탕으로, 기본 방위와 그 방의 용도에 따라 구분해 설명한다.
1. 동향 아파트 거실, 아침 햇살 즐기기
동쪽을 바라보는 아파트는 아침 햇살이 강하게 들어온다. 강렬하지 않으면서도 하루 중 가장 밝고 깨끗한 햇빛을 즐길 수 있는 방향이기에 아침형 생활 타입의 사람들이 선호하는 방위다. 동향의 거실은 아침 햇살이 주는 장점을 살리기 위해 밝은 톤에 얇은 재질의 커튼을 활용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밝고 생동감 넘치는 분위기 속에서 산뜻한 하루의 시작을 준비할 수 있을 것이다.
2. 동향 아파트 침실, 암막 효과가 있는 커튼
동향 아파트의 침실은 거실과는 달리 아침 햇살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특히 늦잠을 즐기고 싶은 주말 아침에는 수면을 방해하고 눈을 시리게 만드는 강한 아침 햇살이 그저 반갑지 않은 불청객일 뿐이다.
아침 햇살을 즐기는 것은 거실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면 동향의 침실에는 얇고 부드러운 속지 커튼에 두꺼운 암막 커튼을 추가로 설치하는 것이 좋다. 아침 햇살을 침실에서 맞이하고 싶은 날은 암막 커튼을 걷어내는 것으로 분위기를 쉽게 전환할 수도 있다. 겨울에는 오후에 해가 잘 들지 않는 방향이기 때문에 온도가 낮은 침실을 보완하기에도 두꺼운 암막 커튼이 유용할 것이다.
3. 서향 아파트 침실, 기능성이 필요한 여름 커튼
아침 햇살이 강하지 않고 오후에 햇빛이 잘 드는 서향 아파트의 침실은 두꺼운 암막 커튼보다는 밝고 부드러운 톤의 커튼만으로도 충분하다. 작은 빛도 수면에 방해가 된다면 모르겠지만, 일반적으로 눈이 부실 정도의 햇살은 아침 시간대에 들어오지 않는다.
오후에는 하루 중 가장 높은 온도의 햇빛이 깊고 풍부하게 들어오므로 온기가 필요한 서늘한 계절에는 얇은 커튼만 남겨두거나 아예 모두 걷어낸 채 침실에 햇빛을 담아두는 것도 좋을 것이다. 단 여름에는 실내 온도를 높이는 주요 원인이 될 수 있으니 서향의 아파트라면 여름 동안 모든 공간에 여름용 암막 블라인드를 설치해 복사열을 막는 것을 추천한다.
4. 일조량을 효과적으로 조절해야 하는 서재
차분한 분위기로 집중력을 높여야 하는 서재 및 공부방은 일조량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동향이나 서향의 서재는 일조량의 변화가 크기 때문에 서재만큼은 커튼보다는 톤이 낮은 블라인드가 편리할 것이다. 특히 서향 아파트의 서재라면 단열 코팅을 추가해 여름 오후의 강한 직사광선으로부터 서재를 보호하도록 하자.
5. 해가 긴 남향 침실, 커튼 혹은 블라인드는 필수
남향의 침실은 여름에는 햇빛이 오전부터 오후 시간대까지 오랫동안 머무르며 실내 온도를 최고조로 끌어올린다. 밤이 오고 해가 지더라도 낮 동안 가득 차 버린 열기 때문에 잠자리가 불편하기 마련이다. 여름이라면 단열에 암막 기능까지 갖춘 커튼 혹은 블라인드를 필수로 설치하는 것을 권한다. 하지만 겨울에는 반대로 햇빛을 투과시키는 블라인드나 얇은 커튼이 쾌적한 실내 환경을 유지하는 데 효과적이다.
6. 방한 효과가 필요한 북향 침실
북향 아파트는 전체적으로 햇빛이 잘 들어오지 않기 때문에 낮에도 시간대에 상관없이 명도가 일정한 편이다. 차분한 분위기가 고르게 유지되는 공간인 만큼, 햇빛 조절 목적보다는 원하는 스타일이나 분위기를 연출하는 데 초점을 맞춰 커튼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한여름에는 햇빛이 잘 드는 커튼을 선택해 화사한 이미지를 살릴 수 있지만, 겨울에는 햇빛이 잘 들지 않는 점을 보완하기 위해 침실만큼은 밝지만 두꺼운 소재의 방한용 커튼을 설치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7. 암막 기능이 수시로 필요한 아기 방
하루에 한 번 이상의 낮잠을 자는 어린아이의 방은 방위에 상관없이 완전 오픈과 완전 차단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블라인드를 사용하는 게 편리하다. 일정한 수면 시간을 가지는 어른과 달리 어린아이들은 시간대 상관없이 오전, 오후, 초저녁에도 짧은 수면을 하곤 한다. 아동기가 되어 고정적인 낮잠 패턴이 없어지기 전까지는 아이가 원하는 시간대에 언제든 햇빛을 유연하게 조절하거나 완전히 차단할 수 있는 기능성 블라인드를 사용하자.
원문: Homify / 필자: J. Ku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