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닥의 가치 제안
코닥은 1888년 조지 이스트만과 헨리 스트롱이 설립했다. 20세기 동안, 코닥은 사진 산업을 대중도 활동할 수 있는 창의적인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필름 가격을 낮추면서, 모든 사람이 카메라를 이용해 중요한 순간을 필름에 담을 수 있게 해주었다. 1970년대 코닥의 시장 점유율은 85%가 넘었다. 하지만 2000년대 초반이 되자, 코닥의 순이익이 줄어들었고, 오늘까지 여전히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코닥의 가치 제안은 “추억을 담다” 또는 “코닥 순간”으로 정했고, 진정한 가치는 그 담긴 추억을 공유하는 데 있었다. 코닥에게 혁신성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미래는 디지털 세상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고, 1975년 디지털카메라를 만들기도 했지만, 기존의 필름이 영원할 것이라는 근본적인 믿음을 버리지 못했다.
코닥은 디지털 기술 분야에서 많은 특허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디지털카메라 시장과 소비자들의 열망이 그렇게 급속히 성장할지 예상하지 못했다. 코닥의 필름 사업은 매출에 비해 이익 마진이 작았을 뿐만 아니라, 시장 대응에도 실패했다. 흥미로운 점은 코닥의 쇠퇴가 인터넷 혁명과 닷컴 붐이 있은 지 오랜 이후에 일어났다는 것이다. 불길한 조짐이 있었지만, 코닥은 그것을 알아보지 못했다.
애플의 가치 제안
애플이 코닥만큼 오랜 역사를 갖고 있진 않지만, 코닥의 전성기 시절만큼이나 누구나 아는 전 세계적인 브랜드가 되었다. 스티브 잡스, 스티브 워즈니악 및 로널드 웨인이 1976년 공동 설립했고, 애플 개인용 컴퓨터를 개발하고 사업을 성장시킨 것은 두 스티브였다. 웨인은 설립 12일 만에 회사를 떠난 반면, 두 스티브는 1985년 개인용 컴퓨터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질 때까지 애플을 발전시켰다.
1997년 9월 말이 되자, 애플의 매출은 16억 달러로 줄어들었고, 재도약을 위해 필사적이 되었다. 결국 길 아멜리오가 CEO 자리에서 내려왔고, 이후 7월 애플 측에서는 스티브 잡스에게 돌아와 달라고 요청했다. 잡스는 애플의 세계 개발자 회의(Worldwide Developers Conference; WWDC)에서 애플의 가치 제안이 다음 같은 질문에 답하는 것이라고 선언했다.
“우리는 고객에게 어떤 놀라운 혜택을 줄 수 있을까?”
“우리는 고객을 어디로 데려다줄 수 있을까?” 즉, “마법의 사용자 인터페이스로 광범위한 시장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그 해 말에 아이폰을 출시하면서 잡스는 “매직!”이라고 불렀다. 아이폰은 전 세계가 휴대전화 시장을 스마트폰으로 바꿔놓았고, 고객 기반을 수백만에서 수십억으로 늘렸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이 지배적인 기업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그런 가치 제안 덕분이었다.
코닥과 애플의 공통분모
애플과 코닥 모두 모두 고유한 가치 제안을 만들었고, 각자의 세상을 바꾸어 놓았다. 코닥은 필름 가격을 낮춰, 누구나 언제 어디서는 카메라를 사용할 수 있게 만들었다. 애플은 기기를 잘 다루던 그렇지 않던 남녀노소 누구나 스마트폰의 모든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마법의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만들었다.
하지만 코닥은 시장의 흐름에 맞춰 가치 제안을 바꾸는 데 실패했고, 몰락의 길을 걸었다. 그렇다면 애플은 똑같은 문제를 어떻게 피할 수 있었을까? 대답은 1997년 WWDC에서 스티브 잡스의 말에 숨겨져 있다.
“우리는 고객에게 어떤 놀라운 혜택을 줄 수 있을까?” “우리는 고객을 어디로 데려다줄 수 있을까?”
아주 광범위한 질문이며 가치 제안이 아니라 기업의 의도 또는 비전이라고 할 수 있다. 애플에게는 이보다 더 나은 가치 제안이 필요했다. 코닥은 기술과 연구에 엄청난 투자를 하기도 했고, 한때 75,000 건 이상의 특허를 보유했었다. 애플 역시 현재 기술과 연구에 엄청난 투자를 했고, 마찬가지로 75,000 건 이상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코닥은 디지털카메라를 최초로 개발한 기업 중 하나였다. 오늘날 애플이 보유 중인 특허 중에는 “차세대 혁신”의 일부가 될 것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애플이 이들 특허와 기술을 활용해 시장 리더십을 유지할 수 있을까?
어떤 기업이든 가치 제안은 시간이 흐르면서 변한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그 변화를 정확히 포착하는 것이 미래로 나아가는 열쇠다. 애플 역시 무엇이 올바른 가치 제안인지 분명하게 파악해야 할 뿐만 아니라, 시장 및 기술에서 선두 주자로 다시 자리매김해야 한다. 예를 들어, 세상이 스마트폰이 훌륭하다는 점을 알고 난 후, 다음 가치 제안은 더 이상 터치스크린에 의존하지 않는 새로운 소통과 마법의 인터페이스가 될 것이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스마트폰의 날은 그리 오래 남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시장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새롭고 흥미로운 기술을 다시 내놓아야 할 때까지 애플에게 얼마나 시간이 남아있을까?
원문: 피우스의 책도둑 &
자료 출처
- Shmuel Silverman, “What Apple needs to learn from Kodak’s misstep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