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에 따르면 수십억 명의 사람들이 주소도 없는 곳에 산다
브라질의 빈민가나 남아프리카의 마을을 구글맵으로 찾아보면 길은 보이지만 빈곳이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위성 지도로 바꾸어 보면 빼곡하게 들어찬 판잣집의 모습이 보인다. 지도에도 없고, 주소도 없어 공식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그곳에 사람이 사는 것이다.
가나의 수도인 아크라에는 건물 벽에 숫자와 문자가 낙서처럼 쓰여 있다. 가나 정부에서 주소 체계를 마무리 짓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는 너무나 익숙한 주소 시스템이지만, 주소가 체계적으로 자리 잡지 못한 지역에서는 이 때문에 발생하는 경제적 손실이 매우 클 수밖에 없다.
음악업계에서 일하던 영국 남자, 단어 3개로 지도 문제를 해결하다
크리스 쉘드릭(Chris Sheldrick)은 업계 사람들이 주소 때문에 매일 같이 고생하는 모습을 현장에서 지켜보며 고민했다. 허허벌판에서 공연장을 찾아야 하는 음악가, 공연장 내 특정 장소로 장비를 가져와야 하는 기획사… 현재의 시스템으로는 그 누구도 쉽게 정확한 장소를 찾아오지 못했다. 심지어 이탈리아 로마에서는 북쪽으로 한 시간 떨어진 공연장인데도, 장비 운송업체가 남쪽으로 한 시간을 이동해 공연이 틀어진 적도 있었다.
크리스 쉘드릭은 지금의 주소 시스템으로는 정확한 위치를 설명하기 어렵고, 위도와 경도로 이루어진 GPS 좌표는 너무 복잡하다는 문제를 절실히 느꼈다. 그러던 와중 수학자인 친구와 이야기하다 신박한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전 세계를 9㎡ 단위의 사각형으로 촘촘한 그물망처럼 나누고, 이를 주소화하는 것이다.
지구 표면을 3×3m로 나누면 57조 개의 정사각형으로 쪼개진다. 그리고 이 각각의 정사각형에 3개의 단어로 조합된 이름을 붙여 위치를 표현했다. 누구나 아는 단어 4만 개를 3개씩 짝지으면 64조 개의 조합이 만들어지므로 전 세계 어느 곳이든 단어 3개의 조합만으로 충분히 이름 붙일 수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전 세계를 3mx3m 영역으로 나눈 뒤 정사각형마다 세 단어로 된 고유의 이름을 붙인 것이다. 이름하여 what3words! 우리말로 옮기자면 ‘세 단어 주소 시스템’ 정도 되겠다.
전 세계에서 사용되는 지도 시스템의 혁신
신기하고도 놀라운 이 신개념 주소 시스템은 프랑스, 스와힐리어, 아랍어 등 2019년 4월 기준 36가지의 언어로 번역되어 전 세계로 퍼진다. 몽골 정부는 국가적으로 이 시스템을 도입해 처음으로 허허벌판 위에서도 우편배달을 정확하게 할 수 있게 되었다.
나이지리아, 지부티, 코트디부아르에서도 국가적으로 세 단어 주소 시스템을 채택해 해당 국가의 사람들은 단어 3개로만 편지를 부칠 수 있다. 국제연합(UN) 역시 what3words 체계 덕분에 재난 상황 속에서도 구호 물품을 정확하고 빠르게 보낼 수 있게 됐다.
남아프리카의 더반에서는 게이트웨이헬스라는 NGO 단체가 지역 단체에 what3words 시스템을 배포해 사용 중이다. 덕분에 산통을 겪는 산모가 산골 오지에 있더라도 정확한 위치로 구조를 갈 수 있게 됐다. 9㎡ 단위로 촘촘하게 지역을 나눈 덕에 환자를 찾느라 허비할 시간을 혁신적으로 단축한 것이다.
현재 주소 시스템의 문제점은 영국의 한 청년에게 부실하고 혼란스러운 체계일 뿐이었지만, 수십억 명의 사람에게는 기반시설조차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생명을 좌지우지하는 중대한 문제였다. 누군가의 불편으로 시작된 what3words가 누군가에게는 삶을 바꾸는 커다란 단초가 된 것이다.
카카오맵에서 만나는 what3words
지도의 혁신이라 불릴 만한 what3words, 그럼 한국에서 어떻게 이용하면 될까? 올 4월부터 카카오맵이 what3words와 손잡고 본격적으로 국내에 세 단어 주소 찾기 시스템을 도입했다.
사용법은 간단하다. 카카오맵 지도 화면에서 원하는 위치를 꾹 누르면 나타나는 메뉴에서 ‘///W3W’를 클릭하면 된다. 그럼 현재 위치에서 3개의 단어로 구성된 주소가 나타나며 이를 카카오톡이나 다른 SNS를 통해 손쉽게 공유할 수 있다.
가령 ‘서울시 강남구 테헤란로8길 11-4’의 경우 what3words의 세계에서는 ‘동화.똑똑.고구마’라고 불린다. 동대문구에 위치한 청계천로의 한복판에서 친구를 만나야 할 경우, ‘가족.확실히.신선함’ 이 세 단어면 9㎡ 내의 정확한 위치를 지정해 전송할 수 있다.
기존 주소 체계로는 표시하기 어려운 위치까지 정확하게 보여주는 what3words는 소니 등 굴지의 기업으로부터 누적 투자 금액 1,500억 원을 돌파하며 승승장구 중이다. 그뿐 아니라 메르세데스벤츠, 에어비앤비 등 국제적인 기업에서도 사용이 증가하는 추세다. 세 단어로 표현할 수 있는 새로운 주소 시스템, 궁금하다면 카카오맵에서 바로 활용해 보자.
※ 해당 기사는 카카오맵의 후원으로 제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