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IGN 코리아에 실린 글입니다.
챌린저스 코리아에서 LCK, 포스트 시즌의 와일드카드전까지 달렸던 담원 게이밍의 도전은 킹존 드래곤 X라는 벽에 가로 막혔다. 킹존은 담원 게이밍의 강력한 라인전을 받아넘기면서 중후반부터 자신들의 색을 펼쳤다. 마치 ‘이게 완성도의 차이다’라고 말하는 듯, 킹존은 3:0 스코어로 담원을 무너뜨리고 다음 단계를 맞이한다. 그 상대는, SK 텔레콤 T1이다.
TOP – 버티기 VS 뚫기의 승부
이번 스프링 스플릿 동안 특별히 Rascal 김광희 선수가 ‘버티는’ 역할의 챔피언만 플레이 하지는 않았다. 아칼리, 블라디미르, 케넨 등 한 타에서 활약이 필요한 챔피언도 플레이 했으며, 특히 스플릿 동안 케넨으로 3전 3승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Rascal이 라인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건 아니었다. 15분 지표로 봤을 때, Rascal은 CS, 경험치, 골드 수급 등 대부분의 지표에서 탑 라이너 평균을 밑돌고 있다. 한 마디로 라인전에서 고전하고 한 타 페이즈 때 제 몫을 다했다는 얘기로 풀이할 수 있다. 문제는, Rascal이 상대해야 하는 탑 라이너가 Khan 김동하 라는 점이다.
Khan은 이번 스플릿 동안 제이스를 중심으로 블라디미르, 피오라, 리븐 등의 챔피언을 사용했다. 특히 선취점 관여율이 30%에 육박하며, 이는 Rascal의 두 배에 가까운 수치다.
Rascal은 그동안 무너질지언정 완전히 뚫려버리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진 않았다. 그리고 그 몇 안되는 예외가 바로 대 SKT 전이었다. 지난 2라운드 경기에서 Khan이 0데스로 활약하는 동안, Rascal은 2세트 내내 1킬만을 기록하며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Rascal은 여전히 한 타 페이즈 때 자신의 가치를 보여주었다. Khan의 맹공을 버틸 수만 있다면, 승부의 향방을 돌려놓을 역량은 충분하다.
킹존의 SKT 공략의 핵심, JUNGLE
이번 스프링 스플릿 이전에 SKT는 미드를 제외한 모든 선수를 영입했고, 그 중 가장 성공적이라 평가받는 포지션은 정글의 Clid 김태민이다.
Clid는 60%를 넘는 선취점 관여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LCK 10개 팀의 정글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로, SKT 스노우 볼 운영의 시작을 만드는 핵심이다. 미드-정글 혹은 탑-정글의 싸움에서 유리한 출발을 이끌어내는 Clid의 움직임은, 킹존 입장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
킹존의 Cuzz 문우찬 역시 현재 최고의 컨디션을 보여주고 있지만, 초중반 갱킹으로 게임을 풀어가는 부분에 있어서는 Clid가 한 수 위로 평가 받고 있다. 이는 특히, 앞서 언급한 탑 포지션 싸움에서, SKT를 더욱 유리하게 만들 수 있다.
균형이 무너지면 돌이킬 수 없는 미드 라인
통계와 지표가 반영해주지 않는, 혹은 반영하기 힘든 부분은 바로 ‘현재’일 가능성이 높다. 거의 모든 부분에서 Faker 이상혁은 명백히 킹존의 PawN 허원석을 앞서고 있지만,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서 보여준 PawN의 활약, 그리고 상승세를 감안하면 SKT의 우세를 쉽게 점치기는 힘들다.
이번 스프링 스플릿 동안 PawN은 36경기를 치르며 9번의 솔로 킬을, Faker는 44경기 동안 8번의 솔로 킬을 기록했다. 두 선수 모두 강력한 라인전 기량이 받쳐주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데이터다. 힘의 균형이 비등하다면, 한 쪽으로 기울었을 때 되돌리기 힘들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오랜 라이벌 구도를 지닌 두 선수의 대결은, 이번 플레이오프 2라운드를 관통하는 가장 핵심 매치업이다.
난형난제의 바텀
킹존의 Deft 김혁규와 SKT의 Teddy 박진성은 이번 스플릿 동안 분당 피해량 1,2위를 차지한 주인공들이다. 하지만 두 선수의 챔피언 선호도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Teddy가 이즈리얼 위주로 이번 스플릿을 풀어가면서 2라운드 들어 칼리스타를 선택했다면, Deft는 루시안을 가장 많이 플레이하긴 했지만 특별히 선호하는 챔피언을 드러내진 않았다.
이는 바텀 캐리인 두 선수를 서포트하는 선수들의 성향과도 맞닿아 있다고 볼 수 있다. 운영에 특출난 장점을 가진 Mata 조세형 선수는 탐 켄치를 가장 많이 플레이하면서 이즈리얼과 함께 미드 라인에서의 영향력 행사에 중점을 뒀다.
반면 TusiN 박종익 선수는 탐 켄치를 많이 플레이하기는 했으나, 이는 공격적인 Deft 선수의 생존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선택에 가까웠으며, 브라움이나 알리스타와 같은 서브 이니시에이팅에 대한 비중도 상당히 컸다.
킹존의 유연한 밴픽, SKT에게도 통할까?
킹존은 승리 플랜을 위해서라면, 밴픽과정에서 Deft 선수의 후반 캐리력을 억제하는 선택까지도 할 수 있다는 점을 플레이오프 1라운드를 통해 보여주었다. Rascal과 PawN의 넓은 챔피언 풀은 이미 증명된 바 있으며, 밴 카드 한 두장 만으로 킹존의 전략을 틀어막을 수 없다는 사실 또한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드러났다.
하지만 SKT 역시 Faker와 Teddy에 의존하던 스플릿 1라운드와 달리, 정복자 메타 이후 9.6 패치까지도 맹위를 떨치는 Khan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명백히 라인전 기량에서 앞서는 부분이 있다는 장점을, Clid는 놓칠만한 정글러가 아니기 때문이다.
정규 스플릿 동안 두 팀의 상대전적은 매치 기준 2:0으로 SKT가 리드했으며, 세트 기준으로 따져봐도 킹존이 겨우 한 세트를 따냈을 뿐이다. 킹존이 자랑하는 Deft 선수가 이번 스프링 스플릿 기준 한 세트 최다 데스를 기록한 경기도 SKT 전이었다.
SKT 입장에서 정규 스플릿 경기 동안 가져간 우세를 이어가려 한다면, 역시 상체 쪽에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높다. 킹존은 탑이 버텨주는 동안 미드-정글에서 변수를 만드는 움직임이 요구된다.
지난 플레이오프 1라운드와 같은 일방적인 흐름이 나오게 될지, 5세트까지 가는 치열한 양상을 보일지, 결승전까지 단 한 계단을 남겨둔 두 팀의 경기는 4월 7일 오후 5시부터 시작된다.
원문: IGN 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