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IGN 코리아에 실린 글입니다.
2011년
〈리오〉
- 제작사: 블루스카이
- 북미 개봉일: 2011년 4월 15일
- 손익분기점: 2억 2500만 달러
- 전 세계 흥행 수익: 4억 8464만 달러
2010년 한 해를 쉬어갔던 블루스카이는 〈아이스 에이지〉 시리즈에 버금가는 새로운 프랜차이즈를 선보인다. 애니메이션이라면 거의 시도하지 않을 4월 비수기에 도전한 〈리오〉는 〈스크림 4G〉(2011), 〈빅 해피 패밀리〉(2011) 등 약체를 가볍게 누르며 ‘빈집털이’ 흥행에 성공. 그렇게 블루스카이는 〈리오〉 시리즈라는 새로운 무기를 장착한다.
〈쿵푸팬더 2〉
- 제작사: 드림웍스
- 북미 개봉일: 2011년 5월 26일
- 손익분기점: 3억 7500만 달러
- 전 세계 흥행 수익: 6억 6569만 달러
1편의 성공 이후 3년 만에 돌아온 〈쿵푸 팬더 2〉는 생각보다 벅찬 승부를 해야 했다. 하필이면 〈캐리비안의 해적: 낯선 조류〉(2011)-〈엑스맨: 퍼스트 클래스〉(2011) 등 대작들을 상대로 만나는 바람에 1편보다 북미 흥행 성적이 상당히 저조했던 것. 하지만 중국-한국 등 아시아 시장에서 대박을 터뜨리며 오히려 전 세계 성적은 1편을 넘어서는 데 성공한다.
〈카 2〉
- 제작사: 픽사
- 북미 개봉일: 2011년 6월 24일
- 손익분기점: 5억 달러
- 전 세계 흥행 수익: 5억 6211만 달러
〈월-E〉(2008)-〈업〉(2009)-〈토이 스토리 3〉(2010)로 이어지는 전성시대를 쓰던 픽사는 거칠 것이 없었다. 장난감 수익을 더 올려보고자 낸 〈카 2〉 역시 당연히 대박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어라? 픽사 역사상 최악의 혹평을 얻고 만다. 흥행 성적도 매우 저조해서 개봉 직후 〈트랜스포머 3: 다크문〉에게 내내 끌려다니다가 겨우 본전에서 끝났다.
〈곰돌이 푸〉
- 제작사: 디즈니
- 북미 개봉일: 2011년 7월 15일
- 손익분기점: 7500만 달러
- 전 세계 흥행 수익: 4987만 달러
〈공주와 개구리〉(2009) 이후 2D 애니메이션 사업을 완전히 접었던 디즈니는 마지막 회포를 풀고 싶었나 보다. 원래 TV 시리즈-VOD로만 발매하던 ‘곰돌이 푸’ 시리즈를 ”디즈니의 마지막 극장판 2D 애니메이션”이라는 이름하에 내놓았고, 이 63분짜리 짧은 장편 애니메이션은 극도의 저예산 영화였음에도 〈퍼스트 어벤져〉(2011)에게 밀리며 조용히 사라진다.
〈개구쟁이 스머프〉
- 제작사: 소니
- 북미 개봉일: 2011년 7월 29일
- 손익분기점: 2억 7500만 달러
- 전 세계 흥행 수익: 5억 6375만 달러
창사 이후 계속되는 극심한 흥행 부진에 시달리던 소니는 유럽산 캐릭터 ‘스머프’를 이용하는 강수를 둔다. 그렇게 사상 처음으로 탄생한 ‘스머프’ 극장판 〈개구쟁이 스머프〉는 북미에서 첫 주 1위를 하긴 했지만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2011)-〈헬프〉(2011)에게 밀려 또 망하는가 싶었는데, 기대하지도 않던 호주-중국-브라질 등 해외에서 대박이 터지며 제대로 흥행에 성공. 그렇게 소니는 처음으로 웃을 수 있었다.
〈장화 신은 고양이〉
- 제작사: 드림웍스
- 북미 개봉일: 2011년 10월 28일
- 손익분기점: 3억 2500만 달러
- 전 세계 흥행 수익: 5억 5499만 달러
〈슈렉〉은 끝났지만 드림웍스는 이 세계관을 아직 포기할 수 없었다. 〈슈렉〉 시리즈의 스핀오프 격인 〈장화 신은 고양이〉는 관객들을 사로잡으며 〈파라노말 액티비티 3〉(2011) 같은 상대를 가볍게 이겼고, 10월 말-11월 초 할로윈 시장을 완전히 장악했다. 드림웍스는 2011년 〈쿵푸 팬더 2〉와 〈장화 신은 고양이〉 두 편 모두 성공시키며 기분 좋은 한 해를 보낸다.
〈아서 크리스마스〉
- 제작사: 아드만
- 북미 개봉일: 2011년 11월 23일
- 손익분기점: 2억 5000만 달러
- 전 세계 흥행 수익: 1억 4742만 달러
〈플러쉬〉의 ‘역대급 폭망’ 이후 겨우 정신을 차린 아드만은 배급사 ‘소니’의 도움을 받아 5년 만에 복귀작인 〈아서 크리스마스〉를 공개한다. 영화 제목 그대로 전 세계 모든 나라에서 크리스마스를 노리며 11월 중순~12월 중순에 타이밍 좋게 개봉하긴 했는데 하필 경쟁작으로 〈셜록홈즈: 그림자 게임〉(2011)-〈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2011)을 만났고 결과는 또다시 ‘폭망’이었다.
2011년 총평
7편이나 나온 한 해였지만, 싸움의 요충지에 위치한 〈곰돌이 푸〉가 큰 흥행을 바라지 않고 나왔던 작품이었던지라 사실상 경쟁은 전무했다. 드디어 처음으로 소니가 웃은 가운데, 5년 만에 돌아온 아드만은 또다시 헛발질을 하고 말았다. 잘 나가는 블루스카이-드림웍스와 달리 픽사는 처음으로 자존심에 금이 갔으며, 잠시 휴지기를 가진 디즈니는 모은 힘을 터뜨릴 준비를 끝냈다.
2012년
〈로렉스〉
- 제작사: 일루미네이션
- 북미 개봉일: 2012년 3월 2일
- 손익분기점: 1억 7500만 달러
- 전 세계 흥행 수익: 3억 4884만 달러
일루미네이션의 2번째 작품 〈로렉스〉는 4년 전 개봉한 블루스카이 〈호튼〉(2008)의 흥행 노선을 나름 많이 모방했다. 둘 다 ‘닥터 수스’ 원작에 사실상 애니메이션끼리 맞붙기 어려운 조용한 3월 개봉에 개봉했으니 말이다. 그렇게 〈존 카터: 바숨전쟁의 서막〉(2012)-〈21 점프 스트리트〉(2012)를 물리친 〈로렉스〉는 태동을 시작한 일루미네이션에게 활기를 불어주었다.
〈허당 해적단〉
- 제작사: 아드만
- 북미 개봉일: 2012년 4월 27일
- 손익분기점: 1억 3700만 달러
- 전 세계 흥행 수익: 1억 2305만 달러
작년 〈아서 크리스마스〉(2011)의 패배를 곱씹으며 1년도 안 돼서 돌아온 아드만의 〈허당 해적단〉. 이번에는 예산을 좀 줄여서 본전은 문제없을 거라고 생각했건만 불행히도 이번 상대는 〈헝거 게임〉(2012)과 〈어벤져스〉(2012). 결국 흥행에 또 실패한 아드만은 배급을 담당하던 소니와 또다시 헤어졌고, 〈숀더쉽〉(2015)까지 3년 동안 작품을 못 내고 표류한다.
〈마다가스카 3〉
- 제작사: 드림웍스
- 북미 개봉일: 2012년 6월 8일
- 손익분기점: 3억 6200만 달러
- 전 세계 흥행 수익: 7억 4692만 달러
2011년 동안 한 번도 싸우지 않아서 몸이 근질근질했던 드림웍스는 픽사에게 또다시 일격을 가한다. 〈마다가스카〉 3부작의 마지막인 〈마다가스카 3〉는 〈프로메테우스〉(2012)-〈락 오브 에이지〉(2012)를 밟아버린 채 〈메리다와 마법의 숲〉에게 정면으로 들이받았다. 〈마다가스카 3〉는 픽사에게 큰 타격을 주는 데 성공했고, 북미는 물론 러시아-브라질 등 해외에서도 대박을 터뜨리며 드림웍스에게 큰 행복을 안겨주었다.
〈메리다와 마법의 숲〉
- 제작사: 픽사
- 북미 개봉일: 2012년 6월 22일
- 손익분기점: 4억 6200만 달러
- 전 세계 흥행 수익: 5억 4044만 달러
〈카 2〉(2011)의 흥행 부진으로 당황한 픽사는 더 큰 위기에 봉착했다. 불과 2주 간격으로 개봉한 〈마다가스카 3〉를 떼어내기에 벅찼던 〈메리다와 마법의 숲〉은 〈19곰 테드〉(2012)-〈어메이징 스파이더맨〉(2012) 같은 경쟁작에게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한 것. 여기에 뒤로는 〈아이스 에이지 4: 대륙 이동설〉까지 압박하며 흥행력은 완전히 무너져버렸고 본전을 찾자마자 초라하게 막을 내리고 만다.
〈아이스 에이지 4: 대륙 이동설〉
- 제작사: 블루스카이
- 북미 개봉일: 2012년 7월 13일
- 손익분기점: 2억 3700만 달러
- 전 세계 흥행 수익: 8억 7724만 달러
3년 전 〈업〉(2009)-〈아이스 에이지 3: 공룡시대〉(2009)처럼 픽사와 함께 여름 시장을 양분할 줄 알았던 블루스카이는 픽사가 주저앉자 쾌재를 불렀다. 〈아이스 에이지 4: 대륙 이동설〉은 〈다크 나이트 라이즈〉(2012)와의 싸움에서 전혀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이며 3편에 이어 또다시 독일-프랑스-중국 등 전 세계 곳곳에서 대박을 기록했고, 8억 달러를 가볍게 넘는 데 성공했다.
〈파라노만〉
- 제작사: 라이카
- 북미 개봉일: 2012년 8월 17일
- 손익분기점: 1억 5000만 달러
- 전 세계 흥행 수익: 1억 0714만 달러
〈코렐라인: 비밀의 문〉(2009) 이후 3년 만에 2번째 작품으로 돌아온 라이카의 시도는 또다시 으스스 한 공포물 〈파라노만〉이었다. 이렇듯 회사의 작품 컨셉이 확연히 잡힌 라이카였으나 흥행을 향한 영점 조정은 아직 제대로 잡히지 못한 상태였는데, 〈본 레거시〉(2012)-〈익스펜더블 2〉에게 밀리다가 퇴장하던 〈아이스 에이지 4: 대륙 이동설〉에게 간접적인 피해까지 받아버리고 만다. 결국은 또 흥행 실패.
〈몬스터 호텔〉
- 제작사: 소니
- 북미 개봉일: 2012년 9월 28일
- 손익분기점: 2억 1200만 달러
- 전 세계 흥행 수익: 3억 5838만 달러
서서히 흥행 주가가 오르기 시작한 소니는 ‘뱀파이어’와 각종 괴물들을 소재로 한 〈몬스터 호텔〉을 공개한다. 어느 정도 호평을 받으며 〈테이큰 2〉(2012)와 〈아르고〉(2012)와의 치열한 싸움에서 승리한 〈몬스터 호텔〉은 무난한 흥행에 성공한다. 이때까지만 해도 〈몬스터 호텔〉이 소니에서 제일 잘 나가는 시리즈가 될 줄은 관객은 물론 소니 스스로도 몰랐을 것.
〈주먹왕 랄프〉
- 제작사: 디즈니
- 북미 개봉일: 2012년 11월 2일
- 손익분기점: 4억 1200만 달러
- 전 세계 흥행 수익: 4억 7122만 달러
2년 만에 디즈니와 드림웍스가 11월 추수감사절-12월 크리스마스 시즌을 두고 격돌했다. 다만 이번에는 그때와는 반대로 디즈니가 선공, 드림웍스가 후공이었다. 〈주먹왕 랄프〉는 〈007 스카이폴〉(2012)과 싸움을 버텨내며 드림웍스를 공격했고, 〈가디언즈〉가 의외로 쉽게 무너져 버리자 불안불안해 보였던 〈주먹왕 랄프〉의 흥행은 겨우내 이어지며 흑자로 돌아섰다. 이로 인해 디즈니는 숨을 돌릴 수 있었다.
〈가디언즈〉
- 제작사: 드림웍스
- 북미 개봉일: 2012년 11월 21일
- 손익분기점: 3억 6200만 달러
- 전 세계 흥행 수익: 3억 0694만 달러
2년 전 〈라푼젤〉(2010)과 싸우던 〈메가마인드〉(2010)의 악몽이 다시 떠올랐다. 〈가디언즈〉는 격돌한 〈주먹왕 랄프〉는 물론 〈브레이킹 던 파트 2〉(2012)-〈라이프 오브 파이〉(2012)에게 밀려 〈헷지〉(2006) 이후 단 한 번도 북미 1위를 하지 못하고 퇴장한 드림웍스 작품이 되고 말았다. 결국 2-3편까지 이어지는 속편 계획이 다 날아가는 사태까지 터져버렸으니 참 씁쓸하다.
2012년 총평
2년 전 〈토이 스토리 3〉(2010)가 〈슈렉 포에버〉(2010)-〈슈퍼배드〉(2010)의 협공에도 압도적인 성적을 냈던 것과 달리, 〈메리다와 마법의 숲〉은 〈마다가스카 3〉-〈아이스 에이지 4: 대륙 이동설〉 사이에 끼어 완전히 무너져버렸다. 이렇게 픽사가 급격하게 휘청인 사이 일루미네이션-소니 같은 신생회사들이 무섭게 치고 올라온다. 〈마다가스카 3〉가 또다시 대박을 내 마음을 놓을 수도 있는 드림웍스지만, 디즈니와의 맞대결에서 처음으로 패배를 기록한지라 기분이 좋지 않았고, 아드만과 라이카는 슬프게도 또다시 몇 년 후를 기약해야 했다.
2013년
〈크루즈 패밀리〉
- 제작사: 드림웍스
- 북미 개봉일: 2013년 3월 22일
- 손익분기점: 3억 3700만 달러
- 전 세계 흥행 수익: 5억 8720만 달러
2010년부터 꾸준히 1년에 2편 이상의 작품을 보여주었던 드림웍스는 이쯤부터 회사 전략을 ‘선제공격’에서 ‘물량 공세’로 바꾸고 준비된 모든 카드를 꺼내 들며 극장가를 공략한다. 〈크루즈 패밀리〉는 〈백악관 최후의 날〉(2013)-〈지아이조 2〉(2013) 등을 가볍게 누르고 성공하며 드림웍스의 새로운 시리즈로 연착륙한다.
〈에픽: 숲속의 전설〉
- 제작사: 블루스카이
- 북미 개봉일: 2013년 5월 24일
- 손익분기점: 2억 5000만 달러
- 전 세계 흥행 수익: 2억 6843만 달러
그동안 3-4-7월에 작품을 내왔던 블루스카이가 이번에는 5월 극장가에 도전했다. 블루스카이 역사상 가장 화려하고 아름다운 작품으로 꼽히는 〈에픽: 숲속의 전설〉이지만, 영화는 〈분노의 질주 6: 더 맥시멈〉(2013)-〈나우유씨미: 마술사기단〉(2013)을 상대로 만나 4위로 출발하더니 본전만 겨우 찾고 퇴장했다. 결국 블루스카이는 자사의 선택을 후회하며 〈에픽: 숲속의 전설〉이후 다시는 5월에 작품을 내지 않고 있다.
〈몬스터 대학교〉
- 제작사: 픽사
- 북미 개봉일: 2013년 6월 21일
- 손익분기점: 5억 달러
- 전 세계 흥행 수익: 7억 4423만 달러
프라이드에 상당한 타격을 입은 픽사는 안정적인 선택을 했다. 〈몬스터 주식회사〉(2001) 이후 무려 12년이나 지나서 돌아온 〈몬스터 대학교〉는 다행히 〈월드 워 Z〉(2013)-〈히트〉(2013)를 가볍게 누르며 출발. 하지만 예상치도 못한 후발주자 일루미네이션의 〈슈퍼 배드 2〉의 압박에 엄청난 타격을 받으며 또 주저앉았다. 그나마 일본-영국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이 정도지 본전도 못 찾을 뻔했다.
〈슈퍼 배드 2〉
- 제작사: 일루미네이션
- 북미 개봉일: 2013년 7월 3일
- 손익분기점: 1억 9000만 달러
- 전 세계 흥행 수익: 9억 7076만 달러
애니메이션계 사상 최대 이변이 2013년에 일어났다. 픽사-드림웍스 두 공룡 사이에 끼어 아무리 잘해봐야 고전을 면치 못할 줄 알았던 일루미네이션의 〈슈퍼 배드 2〉가 두 경쟁작을 이겨버린 것. ‘미니언’이라는 캐릭터와 퍼렐 윌리엄스의 노래 ‘HAPPY’를 내세우며 〈론 레인저〉(2013)-〈퍼시픽 림〉(2013)을 전부 밀어내 버린 〈슈퍼배드 2〉는 단숨에 〈토이 스토리 3〉(2010) 다음으로 역대 애니메이션 2위까지 오르며, 일루미네이션이 디즈니-픽사-드림웍스 급 대형 회사로 성장시키는 데 큰 기여를 한다.
〈터보〉
- 제작사: 드림웍스
- 북미 개봉일: 2013년 7월 17일
- 손익분기점: 3억 3700만 달러
- 전 세계 흥행 수익: 2억 8257만 달러
영화가 완성돼서 개봉을 하긴 해야 하는데, 언제 개봉시킬까 고민하던 드림웍스. 장고 끝에 사상 처음으로 7월 중순에 작품을 낸다. 나름 공을 상당히 들였던 〈터보〉는 그래도 드림웍스 작품답게 어느 정도 살아남을 줄 알았건만 경쟁작이었던 〈컨저링〉(2013)-〈더 울버린〉(2013)은 물론, 〈슈퍼 배드 2〉와 〈개구쟁이 스머프 2〉에게 패하며 드림웍스는 뒷목을 잡았다.
〈개구쟁이 스머프 2〉
- 제작사: 소니
- 북미 개봉일: 2013년 7월 31일
- 손익분기점: 2억 6200만 달러
- 전 세계 흥행 수익: 3억 4755만 달러
소니의 첫 번째 흥행작 〈개구쟁이 스머프〉(2011)의 후속작은 나오지 않으려야 안 나올 수 없었다. 〈개구쟁이 스머프 2〉는 드림웍스의 〈터보〉를 밀어낸 채 〈투건스〉(2013)-〈엘리시움〉(2013)과의 싸움에서 소소한 흥행을 계속 이어가며 시리즈의 흥행을 이어갔다. 이후에는 같은 소니의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 2〉와 바통터치.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 2〉
- 제작사: 소니
- 북미 개봉일: 2013년 9월 27일
- 손익분기점: 1억 9500만 달러
- 전 세계 흥행 수익: 2억 7433만 달러
그 누구도 9월 가을철 비수기에 제대로 된 애니메이션을 내지 않는다는 걸 눈치챈 소니는 계속해서 홀로 9월 극장가를 독식한다. 비수기 극장가를 장악하려던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 2〉는 〈프리즈너스〉(2013)-〈그래비티〉(2013) 같은 대작 틈바구니에서 살아남는 데 성공했고, 소니는 1년에 2편이나 성공시키는 성과를 거둔다.
〈겨울왕국〉
- 제작사: 디즈니
- 북미 개봉일: 2013년 11월 27일
- 손익분기점: 3억 7500만 달러
- 전 세계 흥행 수익: 12억 7648만 달러
이대로 한 해가 마무리되었다면 2013년의 우승은 일루미네이션의 〈슈퍼배드 2〉였을 것이다. 하지만 ‘끝판왕’은 마지막에 등장하는 법. 사실 〈겨울왕국〉은 처음에 〈헝거 게임: 캐칭 파이어〉(2013)에게 8배 격차로 크게 밀리며 시작했다. 그렇게 ‘디즈니 작품이 또 망하는가’ 싶었으나 돌연 역주행을 시작. 〈호빗: 스마우그의 폐허〉(2013) 같은 대작들과 싸우면서 개봉 1-2-3주 차도 아닌 3-6-7주 차에 북미 1위를 하는 말도 안 되는 장기 흥행력을 보여주었다.
그렇게 북미 4억 달러를 기록한 영화는 일본 2억 5000만, 한국 8000만, 중국 5000만 달러로 아시아 시장에서도 ‘초대박’을 터뜨리며 역대 2번째로 10억 달러를 돌파한 애니메이션이 된 건 물론 〈토이 스토리 3〉(2010)를 제치고 역대 애니메이션 1위에 등극한다. 이 기록은 2019년인 지금까지도 깨지지 않았다.
2013년 총평
불과 3년 전만 해도 예상하지 못한 대격변이 펼쳐졌다. 그 잘 나가던 픽사는 계속해서 비틀거리며 힘든 싸움을 펼쳤고, 드림웍스가 물량 공세로 완전히 노선을 바꾼 사이 움츠렸던 소니는 이제 날개를 펴고 훨훨 날아다녔다.
사상 초유의 이변을 낸 일루미네이션은 연륜이 있는 다른 제작사보다 더 강력한 ‘포스’를 내뿜었고, 디즈니는 〈겨울왕국〉 한방으로 〈판타지아 2000〉(2000)부터 〈주먹왕 랄프〉(2012)까지 13년 동안 낸 적자를 한꺼번에 전부 메꾸는 데 성공한다. 이렇게 전쟁은 갈수록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안갯속으로 빠져들었다.
2014년
〈레고 무비〉
- 제작사: 워너
- 북미 개봉일: 2014년 2월 7일
- 손익분기점: 1억 5000만 달러
- 전 세계 흥행 수익: 4억 6916만 달러
엄청나게 커져가는 애니메이션 시장을 도저히 두고 볼 수 없던 워너브라더스는 자회사 ‘워너 브라더스 픽쳐 애니메이션’에 ‘카툰 네트워크’ 제작진들을 일부 더해서 ‘워너 애니메이션 그룹’(이하 워너)를 공식 출범시킨다. 과거 〈아이언 자이언트〉(1999)-〈해피 피트〉(2006) 같은 명작을 간간이 만들던 기억을 되살려낸 첫 작품 〈레고 무비〉는 압도적인 극찬과 〈로보캅〉(2014) 등을 누르고 북미 3주 연속 1위라는 흥행까지 모두 잡았고, 워너는 이 전쟁의 새로운 도전자가 되었다.
〈천재 강아지 미스터 피바디〉
- 제작사: 드림웍스
- 북미 개봉일: 2014년 3월 7일
- 손익분기점: 3억 6200만 달러
- 전 세계 흥행 수익: 2억 7570만 달러
극장가에 물량으로 집중포화를 쏟아붓는 드림웍스의 2014년 첫 작품은 〈천재 강아지 미스터 피바디〉였다. 그런데 〈300: 제국의 부활〉(2014)-〈다이버전트〉(2014)에게 밀린 북미 성적은 참담했고, 믿었던 해외 성적마저 죽을 쑨 나머지, 결국 미스터 피바디는 미스터 ‘피바다’로 끝나고 말았다.
〈리오 2〉
- 제작사: 블루스카이
- 북미 개봉일: 2014년 4월 11일
- 손익분기점: 2억 5700만 달러
- 전 세계 흥행 수익: 5억 0010만 달러
1편 〈리오〉(2011)의 흥행 성공은 당연히 속편으로 이어졌다. 블루스카이의 〈리오 2〉는 1편처럼 4월 비수기에 개봉해서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2014)와 치열하게 싸운 끝에 살아남았고, 멕시코-중국 등 해외에서도 대박이 나며 시리즈의 흥행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드래곤 길들이기 2〉
- 제작사: 드림웍스
- 북미 개봉일: 2014년 6월 13일
- 손익분기점: 3억 6200만 달러
- 전 세계 흥행 수익: 6억 2154만 달러
4년 만에 돌아온 〈드래곤 길들이기 2〉는 1편 때보다 훨씬 어려운 싸움을 치러야 했다. 〈22 점프 스트리트〉(2014)-〈트랜스포머: 사라진 시대〉(2014)에게 밀려 북미 1위는 한 번도 못 했고, 비수기에 개봉한 1편보다 북미 성적이 훨씬 더 못 나왔다. 그러나 중국-러시아-독일-프랑스 등 해외 대부분 국가에서 제대로 터지며 전 세계 성적은 오히려 상회했으니 결과적으로는 웃을 수 있었던 드림웍스였다.
〈박스트롤〉
- 제작사: 라이카
- 북미 개봉일: 2014년 9월 26일
- 손익분기점: 1억 5000만 달러
- 전 세계 흥행 수익: 1억 0929만 달러
라이카의 작품치고 나름 공포 요소를 쭉 뺀 〈박스트롤〉은 언제나처럼 엄청난 노력이 들어간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의 정수를 보여주었다. 그러나 〈메이즈 러너〉(2014)-〈나를 찾아줘〉(2014)에게 크게 밀리며 흥행은 또 실패. 이쯤 되면 한 번쯤 터져줄 만도 한데 흥행 성공에 계속 실패하는 게 이상할 정도다.
〈빅 히어로〉
- 제작사: 디즈니
- 북미 개봉일: 2014년 11월 7일
- 손익분기점: 4억 1200만 달러
- 전 세계 흥행 수익: 6억 5782만 달러
디즈니와 드림웍스가 2년 만에 또 붙었다. 〈겨울왕국〉(2013)의 흥행 초대박으로 고무된 디즈니는 얼마 전 인수한 ‘마블 코믹스’의 영웅 소재로 한 〈빅 히어로〉로 승부수를 던졌다. 그러나 〈마다가스카의 펭귄〉과의 경쟁보다 〈인터스텔라〉(2014)와 치고받고 싸우다 〈헝거 게임: 모킹제이〉(2014)에게 대패하고 말았다. 하지만 그래도 중국-일본의 아시아 성적으로 흥행에 무난히 성공하긴 했다.
〈마다가스카의 펭귄〉
- 제작사: 드림웍스
- 북미 개봉일: 2014년 11월 26일
- 손익분기점: 3억 3000만 달러
- 전 세계 흥행 수익: 3억 7302만 달러
예상치 못한 피해를 본 건 비단 디즈니뿐이 아니었다. 드림웍스의 〈마다가스카의 펭귄〉도 디즈니 〈빅 히어로〉와의 싸움을 준비 중이었으나 당시 공공의 적이었던 〈헝거 게임: 모킹제이〉(2014)에게 크게 밀리며 당황하다가 〈호빗: 다섯 군대 전투〉(2014)가 개봉하자 KO. 그나마 중국에서 대박이 나서 본전은 찾았으니 불행 중 다행.
2014년 총평
연초에 워너가 합류하며 대형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제작사는 9개로 늘었고, 상위권 블루스카이와 하위권 라이카의 성적은 계속 상반된 결과를 보여주었다. 연말에 디즈니와 드림웍스가 한판 제대로 붙었으나 둘 다 이렇다 할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끝났으며, 그 외 별다른 싸움은 없었다.
2015년
〈스폰지밥 3D〉
- 제작사: 파라마운트
- 북미 개봉일: 2015년 2월 6일
- 손익분기점: 1억 8500만 달러
- 전 세계 흥행 수익: 3억 2519만 달러
2000년대까지 실사영화만으로도 잘 나가던 파라마운트는 애니메이션 제작에 별로 관심이 없던 편이었다. 그러다 이제 애니메이션 시장이 너무나 커져 버린 데다 2010년대에 들어서며 서서히 흥행세가 꺾이는 바람에 조바심이 나 모회사 ‘바이어컴’ 산하의 ‘니켈로니언’ 제작진들을 대량으로 섭외해서 ‘파라마운트 애니메이션’(이하 파라마운트)를 설립한다.
니켈로니언 제작진들답게 아니나 다를까 첫 번째 작품은 ‘스폰지밥’ 극장판 〈스폰지밥 3D〉였으며 〈주피터 어센딩〉(2015)-〈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2015)를 상대로 명승부를 펼치며 흥행에 성공. 그렇게 파라마운트는 이 전쟁에 도전장을 내민다.
〈홈〉
- 제작사: 드림웍스
- 북미 개봉일: 2015년 3월 27일
- 손익분기점: 3억 3700만 달러
- 전 세계 흥행 수익: 3억 8604만 달러
2010년부터 1년에 2편 이상씩 꾸준히 작품을 내며 미친 듯이 달려온 드림웍스가 잠시 안식년을 가졌다. 2015년 드림웍스의 유일한 작품이었던 〈홈〉은 〈분노의 질주 7: 더 세븐〉(2015) 밑에서 조용한 흥행을 계속 이어갔으며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2015)이 개봉하기 전까지 전 세계 대부분의 나라에서 흥행을 쓸어 담으며 드림웍스의 휴식을 도왔다.
〈인사이드 아웃〉
- 제작사: 픽사
- 북미 개봉일: 2015년 6월 19일
- 손익분기점: 4억 3700만 달러
- 전 세계 흥행 수익: 8억 5761만 달러
픽사의 야심작이었던 〈인사이드 아웃〉은 최악의 악조건에서도 대박을 친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일루미네이션이, 어찌 보면 참 치사하게, 배급사 유니버설에게 협공을 요청해서 전 세계 16억 달러에 빛나는 무시무시한 대작 〈쥬라기 월드〉(2015)를 6월 초에 배치하는 바람에, 이 공룡과 싸우느라 힘을 다 뺀 나머지 〈미니언즈〉와 싸울 때 엄청나게 고전했던 것.
하지만 명작은 결국 인정받게 돼 있는지라 영국-한국-멕시코 등 전 세계 곳곳에서 대박이 터지며 손익분기점의 2배가 넘는 성적을 거두었고, 최종적으로 대성공으로 끝난다.
〈미니언즈〉
- 제작사: 일루미네이션
- 북미 개봉일: 2015년 7월 10일
- 손익분기점: 1억 8500만 달러
- 전 세계 흥행 수익: 11억 5940만 달러
〈슈퍼배드〉 시리즈의 스핀오프인 〈미니언즈〉는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캐릭터 ‘미니언’의 효율을 극대화한 작품이다. 여름 내내 경쟁을 벌였던 〈인사이드 아웃〉에 평가는 한참 못 미쳤지만 흥행은 훨씬 웃돌았는데, 〈앤트맨〉(2015)-〈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2015) 같은 쟁쟁한 경쟁작들을 모두 물리치며 북미는 물론 독일-중국 등 해외 등지에서도 ‘초대박’이 터졌다.
이로써 〈미니언즈〉는 역대 3번째 10억 달러 돌파 애니메이션이 됐으며, 〈토이 스토리 3〉를 끌어내리고 〈겨울왕국〉에 이은 역대 애니메이션 2위 자리까지 오른다.
〈숀더쉽〉
- 제작사: 아드만
- 북미 개봉일: 2015년 8월 5일
- 손익분기점: 6200만 달러
- 전 세계 흥행 수익: 1억 0621만 달러
〈플러쉬〉(2006)-〈아서 크리스마스〉(2011) 같은 작품이 계속 실패하자 아드만은 아예 완전히 ‘저예산’ 애니메이션으로 전략을 대대적으로 수정한다. 그리고 정말 다행히도 그 방법은 적중했는데 〈숀더쉽〉은 소소한 흥행을 한 북미는 물론 영국-독일 등 유럽에서도 조금씩 성적을 모으며 최종적으로는 흥행 성공. 아드만은 〈월레스와 그로밋: 거대 토끼의 저주〉(2005) 이후 10년 만에 웃을 수 있었다.
〈몬스터 호텔 2〉
- 제작사: 소니
- 북미 개봉일: 2015년 9월 25일
- 손익분기점: 2억 달러
- 전 세계 흥행 수익: 4억 7480만 달러
1편의 흥행 성공 이후 3년 만에 돌아온 〈몬스터 호텔 2〉는 〈인턴〉(2015)-〈마션〉(2015)과의 싸움에서 전혀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며 또다시 소니에게 큰 기쁨을 안겨주었고, 〈몬스터 호텔〉 시리즈는 소니의 효녀로 자리 잡는다.
〈스누피: 더 피너츠 무비〉
- 제작사: 블루스카이
- 북미 개봉일: 2015년 11월 6일
- 손익분기점: 2억 4700만 달러
- 전 세계 흥행 수익: 2억 4623만 달러
새로운 개봉 시기에 또 도전한 블루스카이는 사상 최초로 추수감사절 시즌을 겨냥했다. 그러나 기대했던 무난한 흥행과는 달리 〈스누피: 더 피너츠 무비〉는 〈007 스펙터〉(2015)-〈헝거 게임: 더 파이널〉(2015)에게 사정없이 끌려다녔고, 결국 픽사의 〈굿 다이노〉와 충돌하자마자 사라져버리고 만다. 이로써 〈스누피: 더 피너츠 무비〉는 블루스카이 창립 이래 첫 번째 적자 애니메이션이 되었는데, 그냥 블루스카이가 평소에 잘하던 대로 3월에 개봉했다면 어땠을까 싶은 생각도 해본다.
〈굿 다이노〉
- 제작사: 픽사
- 북미 개봉일: 2015년 11월 25일
- 손익분기점: 4억 3700만 달러
- 전 세계 흥행 수익: 3억 3221만 달러
2010년대 들어 계속해서 불안한 모습을 보이던 픽사의 폭탄이 드디어 터지고 말았다. 배경 CG는 참 좋았지만 ‘이게 무슨 픽사 작품이냐’ 할 정도로 쓴소리를 들은 〈굿 다이노〉는 〈헝거 게임: 더 파이널〉(2015)에게 시작부터 기세를 펴지 못하더니 〈크람푸스〉(2015)-〈하트 오브 더 씨〉(2015)에게 연달아 패했고, 결국 ‘최종 보스’ 격인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2015)가 개봉하자마자 순위권에서 증발했다. 그렇게 〈굿 다이노〉는 픽사 최초의 적자이자 ‘폭망’ 애니메이션이 되었다.
2015년 총평
전쟁 판도는 폭풍의 눈인 일루미네이션이 뒤흔드는 가운데 아드만은 오랜 회복 끝에 살아났다. 또 더 이상 픽사와 드림웍스는 절대강자라고 할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고, 블루스카이는 처음으로 쓴맛을 보았으며, 소니는 어느덧 정상궤도에 자리 잡았다. 라이카-워너-디즈니는 한 해를 쉬었다.
애니메이션에 무관심했던 파라마운트마저 이 전쟁에 뛰어들며 대형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제작사는 드디어 10개가 되었고, 어느덧 전쟁터는 포화상태에 다다른다. 이쯤 되니 경쟁을 피하려고 개봉일을 당기거나 미룬다고 해서 싸움을 피할 수도 없는 상황이 되었다. 이제 이 10개 회사는 한 치도 물러설 수 없는 대혈전을 펼친다.
원문: IGN 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