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호우! 홍콩은 처음이지?
2013년 여름, 고대하던 첫 홍콩 비행을 했다. 어떻게 하면 주어진 24시간 레이오버를 알차게 보낼 수 있을까 쉬지 않고 홍콩을 검색했었던 기억이 난다. 사람마다 홍콩 여행에 대한 기대와 추구하는 여행 스타일이 다르겠지만, 첫 홍콩인지라 나 역시 뻔하지만 남들 다 해보는 홍콩 여행을 해보고 싶었다.
규칙 없이 들어선 간판 아래, 홍콩 감성 물씬한 거리에서 인생샷도 건져보고 탱글탱글한 새우 딤섬과 맛있다고 소문난 허유산 망고 주스와 타이청 에그타르트도 먹고, 영화 〈중경상림〉 〈첨밈밀〉의 배경이 되었던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 위를 걷고, 멋진 홍콩의 야경도 보고, 홍콩 쇼핑리스트를 수트케이스 가득 담아 오는, 그런 홍콩 여행의 로망을 나도 꿈꿨다.
그러나 수많은 정보 중 내가 원하는 베스트를 찾기란 쉽지 않았다. 어설프게 고른 장소들은 동선이 꼬여 같은 길을 헤매는 시간이 많아서 조금은 아쉬운 여행이었다. 그랬던 첫 홍콩비행의 기억이 어제 같은데, 이제는 한 달에도 홍콩만 서너 번 비행 하는지라 홍콩이 내 집같이 편하다.
지금 이 글을 보면서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 홍콩 초보자를 위해, 예전 그때의 나에게 편지를 쓰듯 최애 ‘홍콩 추천 코스’를 적어보았다. 홍콩 전문 승무원이 추천하는 홍콩에서의 하루! 이렇게 보내보는 건 어떨까? 물론 좀 빠듯해 보이긴 하지만 한시도 허투루 쓸 수 없는 홍콩이니, 믿고 다녀보시라!
COURSE
- 셩완(상키콘지) – 만모사원 –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 – 소호벽화거리 – 타이쿤 – 란퐁유엔 – 타이청베이커리 – 팀호환(딤섬) – 레이디스마켓 – 침사추이(허유산, 제니베이커리) – 에비뉴오브스타즈,시계탑, 심포니 오브 라이트 – 쇼핑 – 운남쌀국수 – 란콰이퐁
10AM — 상키콘지
홍콩식 콘지는 한국의 죽 보다 훨씬 더 부드러운 데다 취향대로 선택할 수 있는 토핑으로 하루를 가볍게 시작하기에 좋다. 추가로 청판(Steamed rice roll)을 같이 주문한다면, 홍콩 로컬스타일의 아침 식사가 완성된다.
에이프릴’s TIP!
- 만약 늦은 아침을 시작했다면 11시에 문을 여는 정두(IFC) 에서 콘지와 완톤숩도 추천한다.
- 홍콩에서 먹어보고 싶은 것도 많은 여행일 테니, 다음 코스를 위해 가능한 식사는 간단하게 하기!
12PM — 만모사원
작지만 홍콩의 향기와 에너지를 가득 담고 있는 이 작은 사원이 주는 분위기는 굉장하다. 천장에 매달린 나선형의 향이 참 인상적인 곳. 이루고 싶은 바람이 있다면 소원 빌러 오세요!
1PM —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
만모사원에서 나와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이동하면서 영화 속에 들어온 듯한 소호거리의 자유로운 분위기를 만끽해보자. 거리의 예쁜 벽화를 배경으로 인생샷 찍기는 필수!
2PM — 타이쿤
새로 오픈한 옛 경찰청 타이쿤에서도 예쁜 사진을 남겨 보자. 예쁜 카페나 바들도 많이 입점해 있으니, 여유를 부리고 싶은 여행자라면 잠깐 쉬어가기 좋은 곳이다.
3PM — 란퐁유엔
지금쯤 다시 배가 출출해졌다면 타이쿤에서 아주 가까운 곳에 위치한 주윤발의 단골집 란퐁유엔에서 밀크티와 달달한 홍콩식 프렌치토스트로 요기를 해보면 어떨까?
4PM — 타이청 베이커리
홍콩에 오기 전부터 생각했을 타이청 에그타르트! 홍콩에 왔으니 마카오식 에그타르트와는 또 다른 홍콩식 타르트가 먹고 싶었던 첫 여행자들에게 추천한다. 사서 바로 먹어도 좋지만 들고 다니며 간식처럼 먹기도 좋다!
5PM — 팀호완
아직 뱃속에 여유가 있다면 점심으로 센트럴역 IFC mall 몰에 있는 팀호완을 추천한다. 시우마이, 시아롱바오, 챠수바오, 하까우 등 홍콩의 딤섬을 맛보다 보면 뱃속의 작은 공간이 아쉬워진다.
6PM — 레이디스 마켓
홍콩 하면 역시 쇼핑! 부른 배를 소화하기 위해 지하철을 타고 레이디스마켓으로 이동하자. 질서 없이 들어선 간판, 사진 속에서 보던 홍콩의 모습이 눈 앞에 펼쳐진 곳. 중국 전통 옷 치파오 등 각종 장신구와 기념품을 구입할 수 있다.
7PM — 침사추이
버터맛 가득한 제니베이커리는 정말 맛있다. 그만큼 제니베이커리 쿠키를 사기 위해 줄을 서는 사람들이 많다. 지루할 수도 있는 이 시간에 허유산 망고 주스 입에 하나 물고 기다려보자. 달달하고 시원한 망고 주스 덕에 조금은 덜 지루할 수 있을 것이다.
8PM — 에비뉴 오브 스타즈
슬슬 해가 지기 시작한다면 에비뉴 오브 스타즈로 이동하자. 항구 길을 따라 홍콩의 시계탑도 구경하고 사진도 찍으면서 레이저 쇼를 위한 자리를 잡아 보자. 8시가 되면 홍콩의 유명한 야경 중 하나인 심포니 오브 라이트가 펼쳐지는데, 건너편 홍콩섬의 37개의 건물에서 나오는 불빛과 레이저가 음악과 함께 어우러지며 약 15분 동안 공연이 이루어진다.
홍콩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코스, 바로 쇼핑. 레이저 쇼가 끝난 후 바로 옆에 위치한 하버시티몰에서 쇼핑을 해도 좋고 근처에 수도 없이 보이는 사사(SASA)에서 갖고 싶었던 홍콩 뷰티템을 구입한다.
9PM — 성림거 운남쌀국수
또다시 출출해진 당신을 위한 추천 맛집 ‘성림거’ 운남쌀국수. ‘신서유기 5’에도 나온 곳으로, 메뉴를 보고 각자 입맛에 맞게 토핑을 선택 할 수 있는 쌀국수집이다. 한국인의 입맛에 정말 잘 맞는데 지금껏 데리고 간 지인들 모두에게 맛집으로 등극한 곳이다.
10PM — BAR에서 칵테일 타임
다리도 아프고 쇼핑으로 양손은 무겁고 쌀국수로 배도 부른 시간. 여유롭게 홍콩의 뷰를 감상하며 칵테일 한잔해보는 건 어떨까? 침사추이에 머무르고 싶다면 아이바를 추천한다. 센트럴 쪽으로 돌아가고 싶다면 심포니 오브 라이트를 감상했던 곳에서 페리를 타고 이동한 후 세바(SEVVA)로 향해보자.
11PM — 란콰이퐁
아직도 에너지가 남아 아쉬운 여행자들은 다시 란콰이퐁으로 향해보자. 홍콩의 뜨거운 밤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바, 클럽, 라이브하우스들이 즐비한 이 거리에는 늘 사람이 붐빈다. 각국의 여행자들과 로컬 사람들이 함께 모이는 곳으로 이국적인 느낌이 드는 곳들도 많다.
여행을 쓰자, 볼로!
지금까지 홍알못, 초심자를 위한 조금은 뻔한 홍콩 여행코스 추천이었습니다. 다음번에는 홍콩 좀 아는 여행자들을 위한 April’s Favorite를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글, 사진: 홍콩만 비행하는 7년 차 승무원, 에이프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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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볼로 VOLO의 브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