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이런 일 있다. 갑자기 당신의 상사 또는 대표가 이런저런 행사를 하자며 장소를 잡으라 한다. 그러면 어찌해야 할까? 50명이면 거기, 100명이면 여기 하고 바로 생각날 정도면 나름 짬이 좀 있는 기획자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막막할 것이다. 당연히 규모, 예산, 위치(접근성) 등을 따져야 하는데 일을 처음 맡은 이들은 구글링밖에 할 수 있는 게 없다.
우리의 구글 신은 당연히 기대 이상의 방대한 정보를 보여주지만 직접 가보지 않고, 참석해보지 않은 상황에서 사진만 봤을 때는 대체 어디가 좋은지 도무지 알 수 없는 것이 강연장 및 공연장 정보다. 필자도 마찬가지였다. 행사를 해야 하는데 물어볼 곳이 구글밖에 없는 이 답답함…
그럼에도 꾸역꾸역 1년 넘게 강남권의 강연장 및 공연장을 이리저리 돌며 발품을 팔아 강연장에 대한 정보를 파악했고, 나와 같은 답답함과 누군가의 시행착오를 조금이나마 막아보고자 경험했던 강연장 중 손꼽히는 곳을 정리해본다.
1. 교보타워 다목적 홀 (강남 교보타워 23층)
책 좀 읽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강남 교보문고. 그 건물에 200명 규모의 강연장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들은 드물 것이다. 기본 세팅은 160석이나 보조 의자까지 설치하면 200명 수용이 가능하며, 층고가 굉장히 높고 스크린도 높이 설치해 시야가 가려지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화이트보드가 비치되어 있다.
단점으로는 네트워크가 지원되지 않는다는 것. 준비 시간까지 포함해 대관을 해야 한다는 점도 유의해야 하는 사항이다. 대관료는 시간당 24만 원이며 사전에 이용 가능 여부를 전화로 확인 후 공문 및 신청서 발송 이용료 입금 순으로 예약이 가능하다. 지하철역 바로 옆이고 랜드마크 빌딩이기에 못 찾아오는 분을 한 명도 보지 못했다.
2. 코지 모임공간
강남역 3번 출구 바로 옆에 50명까지 수용하는 1호점, 8번 출구에서 조금 찾아 들어가야 하는 곳에 140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2호점이 위치한다. 제일 큰 콘퍼런스룸은 140명까지 수용 가능하며 현장에 랩톱을 비치해 편리하다. 좌우로 긴 형태의 좌석 배치로 인해 맨 뒤에서도 잘 보인다는 장점이 있다. 사이드에 보조 모니터가 있어서 강연자료를 보는 데 도움을 준다. 대관료는 시간당 24만 원 선이며, 초행자는 약간 헤맬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3. 비타임
강남역 근방 강연장 중 가장 가성비가 좋은 곳. 강남역 5~6번 출구에서 두 블록 안쪽의 골목 안에 위치한 비트컴퓨터 건물의 지하에 위치한 곳이다. 건물 입구와 강연장 입구에 웰컴 보드를 준비해 준다. 좌석은 70석 정도가 준비되었으며 보조 의자까지 전부 펼치면 100명까지도 소화가 가능하다. 스크린 크기와 스크린의 위치가 뒷줄에 위치한 분들이 보기에는 다소 작고 낮다는 단점이 있다. 시간당 대관료는 15만 원 선이다.
4. 드림플러스 강남
강남역보다는 우성아파트 4거리가 더 가까운 지역이다. 드림플러스 지하 건물에 위치하며 대형 화면이 최대의 장점. 책상과 의자를 추가로 설치하면 100명까지는 무난하게 가능하다. 깔끔한 인테리어와 조명의 조화로 강의를 집중해서 듣기 좋다. 앞뒤로 긴 구조로 인해 뒷자리로 갈수록 가시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으나 좌우 벽의 보조 화면이 이를 상쇄한다.
드림플러스는 스타트업 코워킹스페이스이기에 스타트업 유관 강연인 경우 드림플러스 입주사 무료입장을 보장하면 대관료가 큰 폭으로 할인되기도 한다. 편의점이 같은 층에 있다는 것은 또 다른 장점.
5. 슈피겐홀
강연장이라기보다는 공연장에 가까운 공간. 연예인 쇼케이스, 팬사인회 등을 비롯해 각종 스타트업 이벤트와 강연까지 다양한 분야를 모두 소화하는 공간이다. 최대 200명을 수용하며 대형 화면과 조명, 음향 등이 수준급이다. 강연의 슬라이도와 조명, 음향은 메인 콘트롤 부스에서 처리 가능하다.
프로젝터가 아닌 고화질의 화면과 높은 무대 등은 강연자와 강연자료의 가시성을 확보해준다.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도 강연자와 청중이 빛날 정도로 몰입도와 집중도를 높여주는 것이 특징이다. 사회공헌 목적으로 설립되었으며 최근에는 비영리 목적의 행사에 대해서 무료대관 이벤트를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