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CES 가전 부문의 주인공은 또다시 LG였다. 이미 OLED로 TV 끝판왕을 찍은 그들은 롤러블 TV를 내놓으며, 기존 TV의 개념을 보는 TV에서 장식재로 확장했다. 이를 통해 LG 직원 외계인 납치설이 다시 한 번 등장했음은 물론이다.
우리 LG가 미쳤어요
롤러블 TV로 전세계적 주목을 받는 LG전자는 ‘LG 그램’을 통해 노트북 시장 또한 초경량 노트북 으로 새롭게 정의하고 있다. 최근에는 가장 가벼운 노트북으로 기네스북 인증까지 받았다. 야구 빼고 다 잘하는 LG가 최근에는 보기 귀한 17인치 노트북, 그램 17을 내놓았다. 그램 17에 대한 주요 질문을 7개로 엮어보았다.
1. 실제로는 더 가벼운 그램, 이번에도 마케팅팀이 잘못했나?
LG 그램 15인치는 980g으로 무게를 발표했지만, 실제로는 950~960g이다. 그램 17 역시 기네스 테스트를 통해 표기된 1340g보다 20g 정도 가벼운 사실(보호 시트 포함!)이 밝혀졌다. 이에 LG 유저들은 또다시 마케팅팀이 잘못했다고 분개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마케팅팀의 잘못이 아니다. LG는 간담회를 통해 “그 어떤 제품도 표기 제품보다 무거워서는 안 된다”는 철학을 이야기했다. 심지어 디스플레이 성능을 보여주는 sRGB 역시 실제 표기보다 더 높은 수치를 보여준다고 한다.
허위 과장 광고가 판치는 대한민국에서 이런 마케팅팀의 자세는 겸손과 정직의 표본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2. 내구성 문제, 사실일까?
이 역시 이전부터 지적되는 문제다. LG 그램은 힘주고 꺾으면 상판이 휘어진다는 것. 애초에 워낙 얇게 만들다 보니 어쩔 수 없다는 이야기부터, 마케팅팀에 이어 QA팀이 잘못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하지만 진실은 ‘가벼움과 동시에 내구성을 더하기 위해 일부러 그렇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유연성이 전혀 없으면 큰 충격에 한 방에 가기 쉽다. 옛날 자동차는 사고가 날 때 외관은 멀쩡해도 사람이 다치는 반면, 요즘 자동차는 차체는 상해도 사람은 안전한 것과 같은 이치다. 힘 줘서 꺾을 때 휘는 건, 외관이 좀 상하더라도 디스플레이는 다치지 않게 하겠다는 의지의 결과다.
LG 그램은 ‘미 국방성 밀리터리 스탠다드 테스트’를 통과한 ‘군필’ 노트북이다
그렇다고 억지로 휘게 하는 건 좀 지양하자(…)
3. 해외 직구 하면 싼가?
TV 등 가전제품은 해외에서 사면 더 싸다는 이유로 많은 사람이 몰테일을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그램은 아마존 기준 1,699달러에 판매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160만 원대에 구할 수 있다. 현재 환율은 1,100원을 넘고 관부가세를 생각하면 한국에서 구입하는 게 훨씬 이득이다.
참고로 현재 노트북을 해외구매하는 게 나은 경우는 대만제 노트북을 싱가포르 등에서 구입할 때 외에는 거의 없다. AS나 키보드 생각하면 그냥 한국에서 사자.
4. 게임과 영상편집 툴을 돌릴 수 있는가?
사실 PC 게임은 노트북으로 돌리라고 있는 게 아니다. 정확히는 노트북이 그러라고 나온 게 아니다(…) 다만 게이머들의 열화와 같은 요청에 게이밍 노트북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것도 모자라다 하니, 이제는 외부 단자로 eGPU를 연결 가능하게 해준다.
LG 그램 역시 그런 게이머들의 취향을 존중하여, 썬더볼트3에 eGPU를 연결할 수 있게 됐다. 연결할 경우 오버워치나 배틀그라운드 정도는 짱짱하게 돌아간다. 영상편집은 eGPU 없이도 프리미어 정도는 잘 돌아가며, 연결시 애프터이펙트 사용도 문제가 없다.
데스크탑 다 죽게 생겼다, 이놈들아!!!
5. 16:10과 2560*1600은 뭐가 그리 좋은가?
16:10은 노트북의 황금비로 불린다. 일단 나쁠 게 하나 없는 게, 세로로 갑갑한 감이 조금이라도 줄어드는 게 크다. 노트북 화면에서 화면표시줄 하나 정도의 차이는 결코 작지 않다.
그램에서 좀 더 주목해야 할 것은 해상도의 차이다. 1920*1080 FHD 해상도는, 한 가지 작업을 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지만 멀티태스킹에는 메신저 정도가 한계였다. 대부분 프로그램은 가로 1280을 기본으로 하기 때문이다. 반면 2560*1600 WQXGA는 1280 화면을 2개 사용하기에 자연스러운 멀티태스킹이 가능하다.
6. 해외 평은 어떠한가?
호의적이다. 덧붙이자면 한국 노트북은 해외에서는 국내만큼 인지도가 높지 않다 보니 리뷰가 그리 많지는 않다.
- Laptopmag (5점 만점에 4점) “판타스틱한 배터리로 엄청난 디스플레이를 즐길 수 있는, 역사상 가장 가벼운 랩탑”
- Window Central (Best of CES 2019 선정) “당신이 매우 작은 17인치 랩탑을 2K로 작업하길 원하는 크리에이터라면 그램이 정답이다”
- Trusted Reviews “요즘 사람들은 들고다니기 좋은 노트북을 원하지, 17인치에 관심이 없다. LG 그램 17은 이런 생각을 바꿀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
7. 나를 빡치지 않게 할 노트북인가?
노트북이 나를 가장 빡치게 하는 순간은 언제일까? 전원이 나갈 때다(…) 특히 디자이너들이 포토샵을 작업하다가 전원이 나가면, 마치 PC방 전원이 나갔을 때의 전사들처럼 공격성이 발현되기 시작한다. 특히나 성질 급한 클라이언트가 쪼면 멘탈이 나갈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해서 LG는 배터리를 아주 빵빵하게 가져왔다. 최대사용 시간 28시간에, 동영상 재생 시에도 18시간 이상을 볼 수 있다. 인간도 24시간이면 지치는데, 28시간이라니 놀라운 성능이다. 아래 영상은 실제 그 위용을 디자이너가 그대로 담은 영상이다. 정말 빡센 작업이 필요한 분들을 위해 업그레이드가 가능함은 물론이다.
보너스. LG트윈스는 우승할 수 있는가?
LG 트윈스의 마지막 우승은 1994년이다. 지금은 2019년이니 LG의 마지막 우승 연도에 태어난 아이들은 이제 그램 17을 들고 직장에 나갈 나이가 되었다. 그 사이에 비밀번호 6668587667을 찍었음은 덤이다.
하지만 중요한 건 우승이 아니다. LG는 작년도 100만 관중을 돌파하며, 한국 프로스포츠 최다 누적 관중 기록을 계속해서 경신하고 있다. 올해에는 누적 3천만 관중 돌파가 확실하다.
스포츠는 단순히 이기기 위한 게 아니다. 중요한 건, 승리 이전에 팬들의 사랑이다. 모두가 승리만을 좇는 이 세상에 LG 트윈스의 이러한 자세와 팬들의 사랑은 길이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