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모바일 시대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밥도 먹고 차도 타고 숙박까지 잡는다. 애들은 이제 폰이 하도 편해 컴도 안 켠다 카더라. 왜 이렇게 인터넷이 발전했냐 하니 그건 아마도…
공부도 예외는 아니다. 다들 스마트폰으로 인강 듣고 단어장 외우느라 바쁘다. 학생은 물론 성인이 돼서도 이렇게 학원 다니며 공부하는 나라가 얼마나 될까.
특히 영어는 성인이 돼서도 여전한 장애물이다. 설날을 맞아 또 ‘올해는 꼭!’ 이라며 결심만 하고 돈만 날릴 기부천사 5천만 헬조선 신민을 위해 정리해봤다. 폰으로 하는 모바일 영어회화 강의 서비스 장단점 리스트. 명심하자, 영어 독학은 필패다…
1. 어학원
- 실강의 위엄, 네임드 강사
- 시간 조율 불가, 레벨 관리 안 되면 시간만 날릴 수 있음
모바일 영어강의를 알아보기 전에, 일단 실강부터 검토해 보자. 파고다, YBM 등 유명 학원들이 많다. 기초부터 상급까지 다양한 강의가 개설돼 있다. 정원은 학원, 수업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적게는 5명, 많게는 15명 수준.
장점
역시 실강의 위엄을 따라갈 순 없다. 유명 학원이라면 최고 네임드 강사가 오기도 한다. 본인이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할 자세만 되어 있다면 좋은 학습효과를 누릴 수 있다.
단점
제일 큰 문제는, 가기 귀찮다. 귀찮아서 인강도 잘 안 듣는데 실강은 더 말할 필요가 있으랴(…) 정해진 시간에 따박따박 강의 들으러 간다는 게 보통 일이 아니다. 가격도 비싼 편.
토익, 토플 같은 어학반은 강의만 충실하게 따라가면 되지만, 회화는 다르다. 본인이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해야 하는데 소극적인 사람에겐 무척 힘들다. 비슷한 애들끼리 모여 있다 보니 실력도 생각처럼 쑥쑥 늘진 않는다. 레벨 관리 안 되면 학생들끼리 이상한 영어만 주고받다가 끝나는 경우도 생긴다.
2. 오프라인 과외
사실 뭐 돈만 많다면 이게 최고다. 영어 회화에 1대 1로 원어민과 직접 대화하는 것만큼 효과적인 방법은 없다.
근데 당연히 비싸다. 그렇게 돈이 많으면 영어 배울 필요가 없을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이놈의 헬조선 떠버리고 아예 유학을 가든지.
3. 모바일 과외앱
- 앱 켜서 바로 원어민과 1대 1 원격 과외, 24시간, 예약 필요 없음
- 영어 울렁증이 있으면 무리일수도, 새벽시간엔 가끔 매칭 안 됨
생각해보면 요즘 같은 스마트 시대에 과외쌤을 오프라인으로 만나야 한다는 건 불합리하지 않나 싶다. 치킨도 시키고 택시도 부르고 모텔까지 잡는데, 왜 공부는 안 되나. 서로서로 귀찮은데 모바일로 연결해주면 얼마나 좋나.
… 는 사실, 된다. 스마트폰으로 원어민과 1대 1 과외를 바로 매칭해주는 모바일 과외앱이 있다. 요즘 달심언니가 나와서 개념 없다며 한창 광고하는 그거다… 요새 ‘실시간’이라는 회화 서비스는 많은데 보통은 실시간 ‘예약’이 가능한 경우다. 근데 이건 진짜로 앱만 켜면 바로 모바일로 수업을 할 수 있다. 아직도 PC가 더 편하다는 사람이 많지만, 시대의 흐름은 모바일을 향해 기운지 오래.
기존 전화영어와 기본 틀은 비슷한데, 스마트폰의 재원을 훨씬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스마트폰이 교재 역할까지 겸해서, 내가 선택한 토픽 내용을 강사와 동시에 같은 화면으로 보면서 배우고, 강사가 화면에 실시간 첨삭도 가능하다. 강사 프로필 보고 바로 수업을 시작할 수도 있다. 맘에 드는 강사가 있으면 즉석에서 예약할 수 있는 등, 실무적인 부분도 앱에서 바로 진행하는 식.
장점
전화영어/화상영어의 연장선상에 있는 만큼 같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원어민과 1대 1 회화를 할 수 있다는 점이 제일 크다. 1대1 회화라는 점을 고려하면 가격도 상당히 저렴한 수준.
최대 장점은, 사실 전화영어나 화상영어의 가장 불편한 점이 강사와 사전에 시간약속을 잡아야 한다는 부분인데, 앱으로 넘어오면서 이 같은 단점들을 해소했다는 거다. 무려 시간 약속이 필요없다! 원하는 강사를 선택해서 강의 시작 버튼만 누르면 된다. 심지어 야근하고 들어온 밤에도, 술 먹고 들어온 새벽에도 할 수 있다. 술 먹고 퉁퉁 부은 얼굴 하고 있어도 화면에는 교재만 뜨니까 강사 얼굴을 봐야하는 민망함도 없다.
UI/UX 역시 레거시보다 낫다. 전화영어와는 달리 교재가 앱에 통합되어 있어, 그냥 스마트폰만 있으면 다른 교재가 필요없다. 앱에서 토픽을 고르고, 강사와 함께 화면을 보면서 자연스레 대화를 나눌 수 있다. 과외선생님이 노트에 필기해주듯 선생님이 원격으로 교재에 첨삭까지 해 주니 학습효과가 배가된다.
단점
다만 완전 초심자용이라고 하긴 어렵다. 어쨌든 토픽에 대해 간단한 단어로라도 대답할 수 있어야 하니까. 초급자라고 못 할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입은 뗄 수 있어야 한다. 아예 한마디도 못하는 영어 울렁증 환자가 바로 시도하기는 좀 힘들다.
강사가 항상 칼매칭 되는 건 아니다. 새벽시간대에는 강사 수가 상대적으로 적다 보니 가끔씩 매칭 가능한 강사가 없는 경우도 있다. 오랜만에 공부하겠다고 맘먹고 켰는데 매칭 안 되면 많이 서운하다… 다만 새벽 시간에만 매칭되는 환상의 강사진도 있다고 하니 한번쯤 시도해보자. 물론 뻥이다.
4. 인강형
- 낮은 진입장벽, 영알못 초심자도 울렁증 없이 할 수 있고 커리큘럼도 촘촘함
- 일방통행식 강의라 심심하고 회화 능력 키우기엔 부적절, 완강은 전설 속 이야기
영어라곤 한 마디도 못 하는 완전 초심자라면 기존 인강 서비스를 생각해보자. 시원스쿨, 야나두 등 요즘 지하철 광고를 도배하고 있는 서비스다. 짤막한 강의 동영상이 잔뜩 올라와 있고, 내 수준에 맞춰 강의를 시청할 수 있다. 최근에는 12개월 무제한, 평생소장 같은 식으로 수강권을 판매하는 경우도 많다. 강의 시청용 태블릿을 끼워주기도.
장점
인터넷 강의의 장점은 무엇보다도 진입장벽이 낮다는 것. EBSi 인강 등으로 우리 세대에는 무척 친숙한 포맷이기 때문에, 초보도 심리적 부담 없이 시도해볼 수 있다.
기초적인 단어, 숙어에서부터 문법까지 주춧돌을 쌓아주는 기초 강의가 탄탄하다. 짬에서 나오는 커리큘럼의 정교함 또한 탄탄한 편이다.
단점
하지만 인강은 일방통행이다. 스피킹을 늘리려면 같이 대화를 해야 하는데 그런 게 없다. 어느 정도 초심자 수준을 넘어섰다면, 인강만 들을 게 아니라 민망하더라도 직접 회화를 해 봐야 한다.
두 번째 문제, 재미없다. 완강자는 전설속에만 있단 얘기처럼, 끈기를 갖고 한 강의를 끝내는데 초인적 의지가 필요하다.
반복학습이 얼마나 어려운지 아는 걸까? 시원스쿨 같은 곳은 강의 동영상 안에서 특정 형태의 예문을 계속 반복시키기도 한다. 그런데 반복하다 보면 강의 시간이 엄청 루즈하게 느껴진다. 양날의 검이라고 할까? 영어 학습에는 반복이 필수인데, 반복하면 재미가 없다.
야나두는 시원스쿨과 반대 느낌이다. 10분 수준의 짧은 강의가 주제별로 구성되어 좀 더 편하게 들을 수 있다. 모바일 시대에 최적화된 강의 길이라는 느낌. 물론 이 또한 반복학습이 필수적이므로, 스스로 복습하지 않으면 강의를 따라가기 버겁다.
5. 영화/애니 활용형
- 그냥 강의보다는 확실히 재밌음, 자연스런 회화 표현도 같이 익힐 수 있음
- 공부하고자 하는 의지와 반복학습이 없으면 영화/애니만 보다 끝날 수도 있음
그래서 미국 영화나 애니메이션을 보며 자연스럽게 영어를 익히는 방식의 서비스도 나왔다. 리얼클래스라고, 요새 비정상회담의 타일러가 나와서 “너두 나두 했는데 시원찮다”며 인강형 영어 강의 서비스를 디스 중인 광고의 주인공이다.
영상으로는 아동용 애니메이션, 성인을 위한 영화(!!), 미드 등을 제공한다. 영상 하단에 영어 자막과 한국어 해석이 같이 뜨고, 어려운 단어나 숙어, 문법 등이 나오면 그에 대한 추가적인 해설 강의를 제공한다. 여기에 영어/한국어를 병기한 대사집도 같이 주니 예습, 복습, 연습도 충실.
장점
가장 큰 장점은 일단 재밌다는 것. 영어공부가 얼마나 재미없는지 해본 사람들은 다 알 테니 굳이 자세한 내용은 생략한다… 애니, 영화, 드라마를 통해 실제 성우, 배우들의 발음을 들을 수 있다는 점은 덤이다. 좀 더 자연스러운 구어체 표현들을 접할 수도 있다.
단점
결국 일방통행식 강의란 건 다르지 않다 보니, 스피킹이 늘긴 어렵다. 연애를 글로 배울 수 없는 것처럼, 맥락에 맞는 자연스런 구어체를 구사하려면 결국 사람과 대화해봐야 몸에 익는 법이다.
그리고 애니니 영화니 해도 어차피 결국 중요한 건 강의라는 거. 세상에 재밌는 공부란 건 없는 법이다. 그러다 보니 실제로는 와, 재밌네 하고 넋 놓고 보다가 뒤돌아서면 까먹기 일쑤. 넷플릭스보다 비싼 영화 관람 서비스가 되기 십상이다.
6. 전화영어
- 역사와 전통의 강자, 원어민과 1대 1 대화를 통해 직접 회화 스킬을 늘릴 수 있음
- 시간 맞추는 거 의외로 빡셈, 수동적으로 대답만 하다 끝나는 경우도 많음
역사와 전통의 서비스. 회화 연습 하면 가장 먼저 생각하게 되는 게 전화영어. 회화 실력을 늘리려면 어쨌든 직접 대화를 해 봐야 한다. 일반적으로는 미국 강사와 필리핀 강사의 두 종류가 있는데, 미국 강사 쪽이 가격이 2배 정도 비싼 편이다.
보통 필리핀 강사는 영어회화에 익숙해지고 싶은 초보자에게, 미국 강사는 미국식 억양을 익히고 싶은 숙련자에게 추천한다. 일단 서비스를 신청하고 시간을 잡아 놓으면 강사로부터 전화가 오고, 함께 영어 회화 연습을 하면 된다. 대표적인 업체는 민병철유폰, 이티폰 등. 요즘은 스마트폰 앱으로 시간 조율도 가능하다고. 스마트폰 이 새끼 때문에 공부로부터 도망칠 곳이 없다.
장점
원어민과 직접 대화할 수 있다는 최고의 장점이 있다. 1대 1 대화를 하자면 어쨌든 영어를 안 쓸 도리가 없으니까. 요즘은 핸드폰 없는 사람도 없으니 별 장비도 필요 없고, 추가 비용도 없다.
단점
사전예약을 해야 하다 보니 시간적인 제약이 있다. 강사와 시간 맞추는 게 일이다. 시간 예약을 잡고도 사정이 생겨 날리는 경우도 잦다. 특히 직장인들 보면 점심시간에 짬 내서 하려고 예약했다 식사가 늦어지거나 뜻밖의 상사 출현으로 시간 놓치는 경우가 많다.
음성만으로 대화하려니 생동감도 떨어지고, 회화 주제도 한정적어서 기계적으로 대답만 하다가 아까운 시간이 다 흘러가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강사도 정해주는데 뽑기 실패해도 바꾸려면 매우 귀찮. 소극적인 사람들에게는 진입장벽도 높다. 심지어 강사한테 전화 오는데 무서워서 안 받는 사람들도 있다고. 당연한 얘기지만 이래도 환불은 불가.
7. 화상영어
- 전화영어보다 실감나는 대화, 교재 등을 보면서 더 심도 있는 대화가 가능
- 그만큼 민망함도 2배, 시간 맞춰 받기가 전화영어보다도 어려움
전화영어의 상위 호환. 전화영어 업체에서 화상영어 서비스를 같이하는 경우가 많다. 이티폰이나 매드포스터디, 민트영어 같은 곳이 그렇다. PC 화상 카메라나 스마트폰 등을 이용한다.
장점
직접 눈을 보고 하는 대화이니만큼 전화영어보다 생생하다. 화면을 통해 교재도 같이 볼 수 있고, 필기도 할 수 있고, 다른 교재도 활용할 수 있어 교육의 폭이 넓다.
단점
불편하다. PC 화상통화를 하려면 화상카메라를 별도로 연결해야 한다. 무슨 소프트웨어도 설치해야 한다. 거기에 교재도 미리 출력해서 준비해 놔야 한다.
요즘에는 스마트폰도 지원하긴 하지만, 전화와 달리 데이터를 엄청 퍼먹기 때문에(…) 밖에서 하기는 애로사항이 있다. 게다가 음성통화도 민망한데 화상통화는 민망함이 이루 말할 데가 없다…
결국 이것도 집에서 하는 게 최선인데, 집에 시간 맞춰가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뭐가 됐든 시간 맞추는 게 제일 문제다.
네줄요약.txt
- 학원/1:1과외 (파고다, YBM, 김주영스앵님) : 효과 좋지만 시간 맞추기 헬, 비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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