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닥다닥 붙어 있는 작은 가게들 사이로 쉴 새 없이 오가는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곳. 영어는 제대로 통하지 않을뿐더러 알아들을 수 없는 광둥어로 이야기하는 사람들 사이로 조심스레 가격을 물어야 하는 곳. 호기심 가득한 낯선 여행자들의 기분은 세심하게 배려해 주지 않지만 특별한 매력이 넘치는 ‘홍콩 재래시장’ 속으로 들어가 보세요!
어떤 걸 사야 할까?
우리나라에서도 파는 물건들을 굳이 홍콩까지 와서 사야 할 필요는 없지만 같은 물건을 훨씬 더 저렴하게 살 수 있다면 상황은 전혀 달라집니다. 화려하고 거대한 쇼핑몰에서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수천 아니 수만 가지 다양한 물건들!
그중에 나에게 필요한 무언가를 골라내는 재미, 그리고 골라낸 물건을 원하는 가격에 구입하는 기술! 이 즐거움 모두가 여행자, 여러분들의 몫입니다. 맘에 든다고 무턱대고 사면 NO! 같은 물건이라도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점점 더 저렴하답니다!
추천 01. LADIES MARKET 레이디스마켓
해가 중천에 오는 오후 12시부터 상점들이 하나둘 분주하게 오픈 준비를 합니다. 처음 이곳에 시장이 들어섰을 때는 ‘여인가(女人街)’라는 이름에 걸맞은 오직 여자들을 위한 물건들로 가득했지만, 점차 사람들의 발걸음이 잦아지면서부터 옷, 신발, 장난감, 생활소품, 기념품 등 다양한 물건들이 판매되기 시작했고, 관광객들이 부지런히 드나들게 된 이후엔 그야말로 없는 게 없는 홍콩 최대의 재래시장으로 거듭나게 되었습니다.
몽콕 역부터 시작해 무려 400여 미터 가까이 이어지는 레이디스마켓을 둘러보기 위해서는 편안한 운동화는 필수! 끝인 듯싶다가도 다시 또 시작되는 파랗고 빨갛고 하얀 줄무늬 천들이 길게 이어진 길을 열심히 걷다 보면 어느새 2~3시간은 훌쩍 지나가 버릴 테니 말입니다.
TIP
- 흥정의 기술! 따로 가격이 붙어 있지 않은 재래시장에서 대부분 주인 마음대로 가격을 부른다. 처음 부른 가격의 절반은 깎으며 흥정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너무 터무니 없는 가격을 제시했다간 인상 좋았던 주인 아주머니의 ‘정색’과 맞닥뜨려야 할지 모른다.
- 미리 구입하고자 하는 물건의 대략적인 가격을 알아가면 힘겹게 흥정할 필요 없이 주인 아주머니의 “에브리바디 해피”라는 덕담과 함께 만족할 만한 쇼핑을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같은 물건을 여러 개 구입할 경우에는 기분 좋게 조금 더 깎아 주기도 한다.
- 만약 흥정에 실패했다고 해도 걱정할 것 없다. 몇 걸음만 옮기면 똑같은 물건을 판매하는 가게들이 줄지어 나타날 테니 말이다.
- 구글지도: 22.321062,114.170200
- 시간: 매일 12:00~23:30
추천 02. TEMPLE STREET 템플스트리트 야시장
레이디스마켓과 템플스트리트 야시장을 같은 곳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이 두 시장은 비슷한 듯 전혀 다른 분위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템플스트리트 야시장이 있는 야우마테이 지역은 간척사업이 진행되기 전까지 부두가 있었던 곳으로, 배를 타던 선원들을 비롯한 남성들을 위한 물건과 유흥시설이 밀집되어 있어 ‘남인가(男人街)’로 불리던 곳이었습니다.
지금은 관광객들이 늘어나면서 레이디스마켓과 마찬가지로 여러 가지 기념품들을 판매하고 있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아직도 남성들을 위한, 조금은 특별한 물건들을 판매하는 상점들도 종종 찾아볼 수 있어요. 야시장이라는 이름답게 해가 진 뒤에야 대부분의 가판이 장사를 시작하므로 오후 6시 이후에 방문하는 걸 추천!
- 구글지도: 22.306518,114.169991
- 시간: 오후 4시부터 문을 여는 곳도 있지만, 해가 진 뒤에야 대부분의 가판이 문을 연다.
- 휴무: 연중무휴
- 홈페이지: www.temple-street-night-market.hk
추천 03. STANLEY MARKET 스탠리마켓
해안가 도로를 달리며 이국적인 풍경을 선사하는 스탠리행 버스에서 내리면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곳이 바로 스탠리마켓입니다. 홍콩의 색다른 풍경을 보기 위해 방문하는 서양 사람들을 주 타깃으로 하기 때문에 중국풍의 동양적인 매력을 풍기는 아이템들이 많은 편이고 영어가 잘 통해 쇼핑하기 수월한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가격은 다른 재래시장에 비해 조금 높게 형성되어 있고 흥정이 잘 통하지 않는 편이라 꼭 무엇을 사려고 하기보다는 다양한 볼거리를 통해 눈이 즐거운 ‘윈도쇼핑’을 즐겨 보는 것이 좋습니다.
- 구글지도: 22.219053,114.212855
- 시간: 매일 11:00~18:30
추천 04. JADE MARKET 제이드마켓
중국 사람들은 옥이 악운으로부터 사람을 보호해 주고 선명한 녹색의 옥을 몸에 지니면 무병장수하게 된다고 믿어 몸 곳곳에 지니고 다니는 걸 좋아합니다. 특히 옥을 몸에 지니고 있다가 깨지면 옥이 자신을 대신해 재앙을 막아준 것이라 믿고 새로운 옥을 다시 몸에 지니고 다닙니다. 덕분에 제이드마켓은 다양한 종류의 옥을 구입하려는 중국 사람들로 항상 붐비는 곳입니다.
이게 정말 진짜 옥인가 싶을 정도로 허름한 상점에서 판매하는 제품들은 대부분 옥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미얀마에서 수입한 원석에 색을 더해 만든 저렴한 가격대의 액세서리. 따라서 값비싼 옥을 찾아 헤매는 것보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둘러보며 부담 없는 가격의 제품을 구입하는 걸 추천합니다.
- 구글지도: 22.309077,114.168869
- 시간: 매일 10:00~18:00
추천 05. FA YUEN STREET 운동화 거리
레이디스마켓 바로 옆 블록에 위치한 파윤스트리트는 나이키, 아디다스, 푸마 등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다양한 브랜드의 스포츠 매장이 몰려 있어 ‘운동화 거리’로 불리는 곳입니다.
저렴한 가격의 운동화를 찾아다니는 것보다는 한국에서 쉽게 구할 수 없는 디자인이나 특별한 한정 아이템을 찾는 것에 더 주목해 보세요. 정식 브랜드 매장이 아닌 여러 브랜드를 한곳에서 취급하는 작은 가게들은 정품 유무가 불분명하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정식 매장에서 구입하는 것이 좋습니다.
- 구글지도:22.321072,114.170804
- 시간: 매일 11:00~22:00
원문: 여행 무작정 따라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