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얼마의 돈이 들어오고 나가는지, 전체 입출금 명세만 알아보기 쉽게 정리해두어도 가정 경제를 통제하기가 쉬워진다. 어느 정도 기간에 어느 정도의 고정 지출이 있는지, 고정 수익은 얼마인지 파악해야 가계의 흐름이 보이고 미래를 예상하는 것이 가능해지는 법이다.
이 흐름을 읽지 못하면 줄줄 새는 돈을 잡아내기도, 합리적인 목표 저축액을 책정하기도 힘들어진다. 재무 관리에 빨간불이 들어와 후회할 때는 이미 늦었다. 계획적인 소비의 기반을 갖추는 일, 바로 수입과 지출을 정리해 가계부를 쓰는 습관에서 시작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오늘은 튼튼한 가정 경제를 쌓아 올리기 위한 주춧돌, 가계부를 작성하는 세세한 요령을 소개한다. 막연하게 계획을 세웠지만 어디서부터, 어떤 방식으로 시작해야 할지 망설여진다면 이번 기회에 행동으로 옮겨보는 것은 어떨까.
1. 나에게 맞는 가계부는 무엇?
가계부를 쓰기에 앞서, 당신에게 맞는 가계부 타입을 찾는 것부터 시작해보자. 대표적인 가계부 종류는 3가지 있다. 손으로 집적 노트에 적는 수기 가계부와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한 가계부, 그리고 웹사이트에 기록을 남기는 온라인 가계부가 그것이다.
수기 가계부는 명세와 입출금 명세를 직접 손으로 작성한다. 눈으로 직접 보고 계산하며, 손으로 적어 내려가기 때문에 실제로 와닿는 현실감이 가장 크며 자극을 받을 방법이다. 손으로 쓰는 것이 익숙한 사람에게는 오히려 그 명세를 이해하고 흐름을 파악하기 쉽다. 하지만 일일이 계산기를 동원해 계산해야 하는 번거로움과 매일매일 손으로 적어야 하는 부담감이 작지는 않다.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가계부는 스마트 기기를 사용하는 데 익숙한 사람에게는 편리함 그 자체다. 문자로 날라오는 카드 명세가 저절로 기재되는 방식도 있어서 일일이 손으로 적어 내려가야 하는 번거로움이 없으며, 계산도 정확하다. 하지만 내 손을 거치지 않고 스마트하게 진행하다 보면 경각심을 느끼기가 힘들다. 물 흐르듯 새나가는 부분을 잡아내지 못하고 오히려 복잡한 서비스 홍수 속에서 헤매다 가계부를 쓰는 본래의 목적을 잃게 될 수도 있으니 주의하도록 하자.
웹사이트를 활용한 온라인 가계부는 수기 가계부와 앱 가계부의 장단점이 적절하게 섞였다. 큰 화면에서 표와 그래프를 꼼꼼하게 살펴보고, 자동으로 계산되는 기능이 편리하며 그 명세를 꼼꼼하게 적어 내려갈 수 있다는 장점이 크다. 하지만 앱과 온라인 가계부 모두 인터넷과 기기가 필요하다는 점과 서비스를 중단할 경우 그동안의 기록을 한꺼번에 날린다는 위험 부담이 있으니 모든 사항을 고려해 당신에게 맞는 방식을 찾도록 하자.
2. 내역은 간단하게 작성하라
입출금 명세는 최대한 간단하게 작성하라. 부가적인 내용까지 적어 내려가다 보면 쓰는 사람도 금방 질리기 마련이다. 시간이 지나 다시 읽어 보려고 해도 불필요한 내용 때문에 가계부의 부피만 커지고 요점 정리가 되지 않기 때문에 쉽게 맥락이 잡히지 않는다. 숫자는 꼼꼼하고 정확하게 기록하되, 그 명세는 핵심 단어만 사용해 최대한 간결하게 적도록 하자.
3. 가계 예산을 책정하라
한 달 수입이 일정하게 정해져 있고 고정적인 지출 명세를 파악했다면, 그것을 토대로 한 달 단위로 예산을 책정해보자. 주어진 예산 안에서 생활비를 조절하도록 노력하되 지출 명세를 정산해보고 비합리적이라도 느낀다면 유연하게 조절하면 된다. 예산안은 식비, 관리비, 생필품 구매비, 예비비 등으로 분리해 책정해야 가계부를 쓰면서 어느 쪽에서 돈이 새고 어느 쪽에서 절약할 수 있는지 가늠하기가 쉽다.
4. 매일 매일 꾸준히
가계부는 매일 써야 한다. 특히 지출이 있는 날은 반드시 기재해야 한다. 수입은 하루 이틀 미루더라도 그 출처와 금액을 찾는 것이 어렵지 않지만, 지출은 내 손을 떠나고 나면 흩어져 버린다. 하루 정도야, 라는 생각으로 방심하다가는 결산할 때마다 퍼즐 조각 하나 때문에 결국 그림을 완성하지 못하고, 가계부의 장점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할 수도 있다.
5. 작은 단위도 정확히
적은 금액의 지출이라도 놓치지 말고 꼼꼼하게 기록하라. 커피 한 잔, 과자 한 봉지처럼 작은 지출도 월, 연 단위로 모이다 보면 생각보다 큰 금액이 된다. 그런 소소한 금액을 그냥 넘기다 보면, 당장은 큰 차이가 없는 것처럼 느껴지더라도 연말 결산을 할 때 정체 모를 구멍이 생길 수 있으니 주의하자.
6. 일정 단위로 결산하라
입출금 명세는 일정 단위로 결산해서 그 결과를 기록해두도록 하자. 주 단위, 월 단위, 그리고 연 단위로 정리해두어야 매년 돌아오는 경조사비를 비롯해 장기 투자나 예, 적금 등 장단기로 구분되는 지출과 여유 자금을 바탕으로 체계적인 재무 관리를 할 수 있다.
7. 지출만 따로 정리하기
가계부 쓰는 것이 조금 익숙해졌다면, 지출 명세만 따로 카테고리별로 분리해 체계적으로 정리해보자. 수입은 대개 고정적이며 선택의 영역이 아니기 때문에, 자산을 모으고 싶다면 지출을 관리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총지출 명세와 가계 예산안을 비교해 잘못된 소비 패턴을 찾아낼 뿐 아니라, 현실적인 저축 목표액으로 설정하거나 예산을 조정하는 자료가 되기도 하니 세심하게 기록해두길 추천한다.
8. 영수증 관리하기
영수증은 날짜별로 정리해 별도 첨부한다. 간단하게 정리했던 가계부에서, 디테일한 명세는 영수증에서 찾을 수 있다. 물건을 환불, 교환해야 하거나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을 요구할 경우가 생길 경우, 온 주머니나 지갑을 뒤질 필요 없이 보관해 둔 영수증을 찾아 일을 처리하면 된다.
9. 저축 목표액 정하기
저축 목표액을 정하는 것은 희망 사항을 정하는 것이 아니다. 가계부를 3개월만 써보면 가계의 맥락을 잡을 것이다. 전체 수입과 지출, 그리고 휴가비나 경조사비, 예비비 등 연 단위로 정리한 특별 지출 비용을 정리해 매월 만들 수 있는 여유 자금을 유추해보자. 저축 목표액을 정하는 것은 그다음의 일이다.
현실적으로 가능한 목표 금액은 가계부 안에서 찾을 수 있다. 매 결산안에 여유 금액을 기록해두고, 지출 명세에서 어느 정도를 여유 금액으로 더 남겨올 수 있을지, 짧게 체크해두면 어렵지 않게 계산할 수 있으니 실천해보자.
원문: Homify / 필자: J. Ku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