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생활을 시작한 후 약 10년간 강연, 코칭, 프레젠테이션, 프레지 디자인 등의 서비스업 노동을 통해 먹거리를 해결해왔다. 그러다 2017년 2월 첫아기가 태어났고 솔직히 말하면 그때부터 불로소득에 대한 욕심이 생겼다. 기본적으로 육아에 전념하고 싶은데 그러자면 노동소득이 축소되고, 그렇다고 노동에 전념하면 육아에 소홀해지기에 다소 과감하지만 불로소득이라는 담대한 꿈을 통해 소득과 육아가 병행 가능한 판타지를 이루고자 한 것이다.
그렇게 주식, 펀드, 로보어드바이저, 코인 등 다양한 금융 상품과 거래 방식에 손을 댔다. 하지만 막상 입문해보니 이 분야도 노동이더라. 역시 건물주가 답인가! 하지만 그것도 노동이겠지. 우선 내가 손댄 모든 상품의 기록을 남기면 너무 긴 글이 될 것 같아 이 글에서는 주식 이야기만 다루기로 한다.
2017년 초, 취미와 감으로 주식거래를 해오던 적폐를 청산하고 이번에는 본격적으로 주식투자 학원에 다니며 공부를 시작했다. 재무상태표 뜯어 분석해보기, 산업별 주요 지표 뽑아내기 등 하나하나 해나가는 것도 상당한 노가다였다. 학원에서 배운 방식대로 종목을 선정하고 거래해 의미 있는 수익을 올리기도 했고, 동시에 같은 방식으로 상당한 의미의 실패를 하기도 했다.
통찰력이 부족한 나로선 한 종목에 대한 가치평가로 장기간 투자를 지속하는 것은 감정노동이 너무 심했다. 결국 버티지 못했다. 수익이 날지언정 ‘이 방식이 나랑 맞나?’ 하는 고민이 들었다. 고심 끝에 지표가 좋은 다양한 종목에 분산 투자 후 일정 시간 후 전량 정리 또는 재조정하는 방식으로 투자 스타일을 전환하기로 했다.
이 결정 후 가장 깊이 참고한 서적은 내 마음의 스승, 강환국 님이 집필한 『할 수 있다! 퀀트 투자』였다. 여기서 나는 저자가 소개한 ‘투자 전략 24 : 강환국 슈퍼 가치 전략’을 택했다. 이 전략은 소형 가치주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매매전략은 다음과 같다.
한국 시가총액 하위 20% 주식을 대상으로 PBR, PCR, PER, PSR을 검토하고, 이를 토대로 통합 순위가 높은 종목 50개를 매수하고 1년간 보유 후 재조정한다.
이 방식의 과거 적용 데이터를 보면 50종목 매수 기준 2004년부터 2016년까지 단 한 번도 손실이 난 적이 없고, 가장 수익률이 낮았던 2008년에도 수익률이 1.73%, 30종목을 매수했을 경우는 -3.45%다. 가장 수익률이 높았던 2006년에는 수익률이 무려 107%에 이른다.
이 전략을 2004년부터 2016년까지 12년간 적용해왔다면 연평균수익률(CAGR)은 38.25%(자산 48배 증가)로 세계 최고 투자자들과 자웅을 겨룰 수준이다. 2017년 11월, 나는 이 방식을 다음과 같이 적용했다. (사용 툴)
- 시가총액 1,000억 이하 기업 선정
- PER > 0
- 0.2 < PBR < 2
- 1< PSR < 2
- 0 < PCR
- 배당수익률 있음
기본적으로 이렇게 상장 기업을 검토하니 87개 종목이 나왔다. 더불어 나는 50개가 아닌 30개 종목 전후로 투자하고 싶었기에 PBR을 조금 더 빡빡하게 조정해 35개 수준의 종목을 얻었다. 이후에는 전자공시시스템에서 해당 기업들의 재무상태표를 읽어보고, 더불어 주식 종목 토론방 글을 각 기업의 상장 초기부터 모조리 읽었다.
약 10시간에 걸친 검토를 마친 후 10개 종목을 추가로 걸러내고, 최종적으로 25개 종목을 선정했다. 강환국의 슈퍼전략에 부합하고, 재무상태표에 특별한 흠이 없으며, 종목 토론방에서도 심각한 흠을 발견할 수 없는 종목 25가지였다.
- 아비코전자 / 하이스틸 / 보락 / 케이씨피드 / 디케이락 / 국동 / 메타바이오메드 / 리노스 / 화일약품 / 동운아나텍 / 티에이치엔 / 부산산업 / 인텔리안테크 / 흥국 / GH신소재 / 인터지스 / 이건홀딩스 / 장원테크 / 현우산업 / 에스에이티 / 이씨에스 / 동양에스텍 / 원일특강 / 자이글 / 베셀
2017년 11월 말부터 2018년 12월 28일 현재 본 종목을 모두 보유했다면 배당 포함 세후 수익 18.54%로 동기간 코스피 (-)19.69%, 코스닥 (-)15.53% 대비 어마어마한 성과를 올릴 수 있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 남북경제협력, 중반기 미중 무역분쟁 등 이슈가 있을 때 이익 실현 또는 현금 보유량 재조정 등 작업을 거쳤고, 이에 배당 포함 총 세후 수익은 22.98%를 달성했다. 사실 해외여행 하면서 이익 실현하는 것도 너무 기분이 좋아서(…) 원칙을 세워도 지키는 게 참 어렵다.
당연히 2019년 황금돼지의 해도 같은 전략으로 30개 전후의 주식을 선별 후 투자 예정이다. 지인들과의 불화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선정 종목은 불문에 부친다. 다만 강환국 슈퍼가치전략은 꼭 적용해보라고 주식쟁이 모두에게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