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타다 타고 오면서 기사님과 나눈 대화가 충격적이다. 최근 타다 기사가 부족해서 차고지에 세워둔 차가 많다고 하셨다. 이유는 진상 고객들 때문. 타다 서비스를 악용하는 인간들 케이스가 다양하다. 택시에서 할 수 없었던 일을 하기 때문에 기사분들이 떨어져 나간다고.
우선 다수가 탑승해서 서울 시내 곳곳을 경유하는 경우. 물론 이건 진상까지라고는 할 수 없지만 같은 방향이 아니라 성북구에서 강서구 갔다가 강동구 가고 다시 마포구를 가는 경우라면 기사 입장에서는 아무리 시급제지만 난감할듯하다. 이 경우 기사분들은 별을 그린다고 표현한다는데, 티맵은 경유 설정이 2번까지라서 계속 목적지를 설정해야 한다.
차에서 흡연하는 경우도 있는데, 제지하면 전자담배니까 괜찮다고 한다고. 원래 1만 원 나올 거리인데 내비대로 오는 바람에 1만 2,000원이 나왔으니 2,000원을 내놓으라는 고객도 있다.
가는 도중 세워 달라고 한 뒤 떡볶이, 튀김, 어묵 등을 사 먹기도 한다. 5분 정차가 지나서 단속 카메라에 찍히면 범칙금을 기사분이 내야 한다. 5분 지나니까 이동해야 한다고 하면 내가 내 돈 주고 타는데 왜 그러냐고 따진다. 타다 기사가 일반적인 택시보다 친절하고 목적지까지 가도록 세팅되어 있어 어찌 못하는 상황이니 그걸 악용한 것이다. 택시에서 중간에 내려 길에서 어묵 먹으면 택시 기사분이 기다려주나.
술 취해서 잠든 고객을 태우고 목적지까지 도착했는데 아무리 불러도 깨워도 일어나지 않는 경우에는 신체를 터치할 수 없으니 경찰을 불렀다. 이 고객이 왜 경찰을 불러서 쪽팔리게 했냐, 개인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냐며 쌍욕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이밖에도 몇 가지 사례를 들었는데 너무 힘들어해서 그만두는 기사가 많아 기사 수급이 안 되는 바람에 차고지에 세워진 차들이 늘어났다고 한다. 결국 타다라는 서비스를 망치고 있는 건 무개념 진상이다. 적자였다가 최근엔 워낙 이용률이 높아서 흑자가 됐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도 하셨는데, 진상 고객이 있는 한 기사분들의 이탈률은 생각보다 높을 듯.
고객 블랙 리스트는 있다지만 회사 차원에서 근본적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계속 유지될까 의문이 들 정도로 진상 케이스가 다양하다. 대부분 좋은 손님이 많다고는 하셨고, 대리운전 에이전시를 통해 일하다 보니 당장 관둘 수도 없지만 이런 상태면 일하기 쉽지 않다고 한다. 서비스 수준이 유지되려면 고객 수준도 그에 맞춰져야 한다. 타다 서비스를 악용하고 타다 기사분들한테 갑질하는 쓰레기들 때문에 결국 피해보는 건 선량한 고객들이다.
원문: 윤준탁의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