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원이 떠주던 코스요리… 이젠 손님에게 “직접 떠드세요”」, 문화일보
자본주의 사회에 살면 본인이 지불한 대가가 그 서비스를 누릴 만큼 충분했는지 생각해보는 게 먼저 아닐까. 미국만 가도 높은 인건비 때문에 밥값이 매우 비싸다. 거기에 팁을 포함하면 한국 밥값과 가격 차이는 2~3배가 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그동안 ‘저임금 노동자의 희생’으로 저렴한 밥값을 유지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 인건비가 올라가면 서비스 가격을 올려야 한다. 그런데 자영업자들이 품질 저하를 감수하고서라도 가격을 올릴 수 없는 이유는, 가격을 올리면 팔리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식당 주인이 사람을 줄여야 했던 것은, 가격 상승에 저항하는 소비자들 때문이다.
셀프 주유소의 예시도 내 경험과 다르다. 영등포구에서 가장 저렴한 주유소가 셀프로 전환했다고 하는데, 영등포구에서 저렴한 주유소들은 이미 대부분 셀프 주유소이다. 소비자들이 셀프 주유소로 몰리는 바람에 우리집 근처 주유소도 최근 셀프 주유소로 전환되었다. 가격이 낮아지니 찾는 사람이 많아졌다.
서비스 때문에 발길을 돌리는 사람보다, 가격 때문에 그곳을 찾는 사람이 더 많다. 이 칼럼은 ‘기자가 경험한 서비스 불편’과 ‘독자들의 공감대를 살 수 있는 고용문제’ 사이를 혼란스럽게 오가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서비스가 불편해진 게 문제인 건지, 종업원 해고가 문제인지 알 수가 없다.
나도 최근 최저임금 인상이 조금 과격했다고는 생각하지만 이런 식의 비판은 곤란하다. 게다가 ‘저잣거리 민심’을 대변하듯 중식 코스요리를 예시로 든 것은, 실제 저잣거리와는 동떨어진 그들만의 세상을 보여주는 듯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코스요리에서 종업원이 음식을 직접 안 떠주는 게 그렇게 문제가 될 상황인가 싶을 거다.
물론 기사의 지적이 전혀 의미 없는 건 아니다. 김성진 기자님이 공유해주신 통계청 11월 고용 동향을 보면 숙박 및 음식점업의 취업자가 전년동월 대비 6만 명 감소했다. 다행히 전월 대비로는 3만 8,000명 늘어나면서 취업자 감소 폭을 줄였다. 도소매업 취업자도 감소추세다.
상기 업종에서 퇴출당한 인력을 받아줄 대책이 필요한 건 사실이다. 모두 저임금 노동자의 일방적인 희생으로 유지해오던 업종들이다. 1인당 GDP 3만 불이 코 앞인데, 과거처럼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할 수만은 없지 않나. 참고로 말하면 2016년 최저임금으로 산출한 월급은 126만 원. 2019년에는 174만 원이 된다. 2020년에는 속도 조절을 한다고 한다.
정리
3만 원짜리 코스요리에서 종업원이 음식을 안 떠준다는 푸념은 페북에나 씁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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