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위대함을 땅 끝까지 전한 남자
애플 말고도 훌륭한 디자인의 제품을 만드는 회사는 많습니다. 게다가 애플 제품은 잔고장이 몹시 많죠. 일본산 제품의 완벽한 내구성과 조립도를 생각한다면, 애플의 하드웨어는 속이 터져서 못 쓸 정도입니다. 게다가 한국에서는 애프터서비스도 잘 되지 않아요. 삼성과 LG 수준을 요구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HP나 소니 수준은 됐으면 하는데, 애플의 AS에 대한 불만은 이런 기업들보다 훨씬 높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에도 애플의 팬들이 수두룩합니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좋아하는 게 아니기에 더더욱 ”애플”만을 외치는 뚜렷한 고객들 말입니다. 저는 똑같은 버전의 포토샵과 쿽을, 더 싸고 성능 좋은 윈도 플랫폼에서 돌리면서 작업이 제대로 되질 않는다고 버티는 디자이너들을 숱하게 만났고, 아이튠즈 뮤직스토어에서 음악을 사는 것도 아니면서,(한국에선 팔지 않죠.) 아이팟이 최고라며 들고 다니는 사람들도 한무더기입니다.
애플이 이렇게 뚜렷한 소수의 열성팬을 확보하게 된 건 물론 스티브 잡스의 카리스마 덕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잡스 혼자만의 능력은 아니었죠. 그 뒤에 가이 카와사키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의 직책은 ”애플 에반젤리스트”. 초기 매킨토시의 ”복음”을 땅끝까지 전파했던 사람이죠.
카와사키와 애플의 만남
카와사키는 1954년 생으로 스티브 잡스보다 한 살 많습니다. 가난한 하와이의 일본계 이민 가정 출신이지만, 공부를 잘 해서 스탠포드에 들어갔고, 졸업 후에는 UC데이비스 로스쿨에 진학하죠. 아시아인 부모가 자식을 “의사나 변호사, 치과의사” 가운데 하나로 만들고 싶어했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똑똑한 아들은 부모의 뜻대로 살기가 싫었습니다. 가이는 로스쿨을 그만두고 UCLA의 MBA 코스를 밟고는, 결국 노바 스타일링즈라는 보석 가게에 취직합니다. 사장이 아니라, 세공사로요. 이때까지만 해도 가이는 컴퓨터와 아무런 관계도 없는 인생을 살았고, 어느 정도는 대충 젊음을 낭비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어느날 애플II가 가이의 눈을 사로잡게 되죠. 예수의 복음을 전파했던 베드로가 그저 고기 잡는 어부였듯, 그저 보석 세공사였던 카와사키도 애플의 복음을 전파하는 데 전념하기로 맘을 바꿔 먹습니다.
복음은 애플에서 더 뚜렷하게 들려왔습니다. 애플의 새 컴퓨터, ”매킨토시”를 처음 본 카와사키는 “구름이 걷히고 천사들이 노래부르는 소리를 들었다”고 당시를 회고합니다.이후 4년 동안 카와사키는 경쟁제품인 IBM PC에 비해 소프트웨어가 부족했던 매킨토시를 위해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에게 ”매킨토시 복음”을 전파하기 시작합니다.
기술? 프로그래밍? 로스쿨을 졸업한 MBA였던 카와사키의 전공과는 거리가 멀었죠. 하지만 그는 기술을 모르면서도 개발자들과 대화하는 마케터가 됩니다. 또 그는 세계를 지배하고 있던 ”사악한 IBM”에 맞선 ”도전자 애플”의 메시지를 세상에 널리 퍼뜨리기 시작했죠.
반항아적이고, 뭔가 혁신적이며 젊어 보이는 애플의 이미지는 이 때 소비자들에게 각인됩니다. 그는 이 당시 애플에서 아내 베스를 만나기도 합니다. 이 때가 그가 떠올리는 가장 행복했던 나날들이었던 겁니다.
다시 만난 잡스와 카와사키, 그리고 애플의 부활
이후 애플을 떠나 자기 사업을 벌이던 카와사키는 1995년 특별 연구원(fellow) 겸 ”수석 에반젤리스트”로 애플에 다시 복귀합니다. 사람들이 “애플은 곧 망할 것”이라고 수근대던 바로 그때였죠. 카와사키는 “이 정도 위기로 애플이 망할 회사였다면, 애플은 지난 20년 동안 벌써 10번은 더 망했어야 했다”고 호언장담합니다.
돌아온 에반젤리스트는 세계의 매킨토시 신도들에게 다시금 복음을 불어넣기 시작합니다. 애플의 교리에 등을 돌릴 뻔했던 믿음 약한 신도들은 카와사키의 복귀와 함께 다시 신앙을 다잡기 시작했고, 결국 1997년에는 ”교주” 스티브 잡스가 애플에 복귀합니다. 그리고는 모두들 아시는대로입니다. 화려한 애플의 신화가 부활했죠.
카와사키는 이후 애플을 다시 떠나 초기 단계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거라지(Garage)”라는 벤처캐피탈을 창업했습니다. 그는 애플 에반젤리스트답게 여전히 맥북(애플의 노트북컴퓨터)으로 키노트(애플이 만든 파워포인트와 유사한 프로그램)를 사용하고, 거대 기업을 혐오하며, ”세상을 바꾸려 하지 않는” 사람들을 혐오하고, MBA와 컨설턴트를 사기꾼으로 여깁니다.
스스로 기업가이지만, 저술과 강연활동을 더 좋아하죠. 이런 사람들이 바로 애플의 멤버였고, 애플의 DNA였습니다. 스티브 잡스가 ”해적이 되자”라고 말하자 열광하며 하루에 20시간씩 일하는 삶을 기꺼이 감수했던.
Chanel EspadrillesFive Tips For Buying A Brazilian Bikini Onl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