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어느 주말, 줄리안 샤프는 가족들과 해변에서 휴가를 즐기고 있었다. 한가롭게 바다를 바라보던 그의 머릿속에는 문득 어떤 사건이 떠올랐다. 2004년 인도네시아에서 벌어진 쓰나미다. 22만 5,000명의 목숨을 앗아간 자연재해를 곱씹으며 그는 처음으로 생존캡슐의 존재를 떠올렸다.
우주항공 엔지니어링 전문가인 그는 휴가를 마치고 돌아와 동료인 스콧 힐에게 이 아이디어를 공유했다. 보잉사에서 항공기 설계 경험이 있던 스콧은 그의 이야기에 깊이 공감했고, 그렇게 두 사람은 생존캡슐 발명에 돌입했다.
본거지는 시애틀이지만 시제품이 첫선을 보인 곳은 일본이다. 일본은 지진과 쓰나미 위험이 늘 도사리고 있는 나라다. 특히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안전에 대한 의식은 더욱 높아졌다. 이 제품은 2013년 요코하마 재난 대비 박람회에서 첫선을 보이며 큰 관심을 끌었다.
4인 가족용 2,000만 원… 물에 뜨고 GPS까지 장착
이 생존캡슐은 지진대피용품의 끝판왕이다. 지진이나 쓰나미, 토네이도, 허리케인이 발생하면 재빨리 이 캡슐로 대피한 뒤 문을 닫으면 된다. 항공기를 설계하던 전문가들이 만든 만큼 최고의 강도를 자랑한다. 극한의 추위와 물리적인 파편, 화학물질로부터 인체를 보호해준다. 물에 뜨도록 설계돼 쓰나미가 몰려와도 생존캡슐에 있으면 안전하다.
5일분의 생존 식량과 물을 저장할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며, GPS가 장착돼 외부로 위치 신호를 보낼 수 있다. 크기는 2인용, 4인용, 6인용, 10인용 중에서 고를 수 있다. 2~4인승은 가정용으로, 10인승은 기업이나 공공장소에서 피난처로 활용될 수 있다.
최고의 성능을 자랑하는 만큼 가격은 결코 싸지 않다. 2인용은 1만 3,500달러(약 1,500만 원), 4인용은 1만 7,500달러(약 2,000만 원)다. 지난 포항 지진 등으로 생존배낭과 내진설계 등 지진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만큼 우리나라에서도 이 같은 생존캡슐을 볼 날이 머지않은 듯 보인다.
- 지진 생존캡슐 기본 탑재 기능: 하네스 스트랩이 있는 안전 좌석, 저장 공간(1인당 5일분 공급 가능), 물 저장, 기본 내부 조명, GPS(위성 위치 확인 시스템), 공기 통풍구, 캡슐 보관대, 공기 공급 탱크(1인당 하나씩), 방수 문(내부와 외부에서 열림), 창문
- 선택 기능: 서라운드 뮤직 시스템, 추가 저장 장치, 다중 캡슐 적재 시스템, 드라이 파우더 시트 화장실, 추가 조명, 태양열 패널
원문: 산업정보포털 i-DB / 필자: 이혜원([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