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환(ㅍㅍㅅㅅ 대표, 이하 리): 헬스장 문 연지는 얼마나 됐어요?
안진필(건강한 친구들 대표): 모바일 PT 서비스 건강한친구들을 운영하고 있는 안진필이라고 합니다.
리: 모바일 PT는 어쩌다 등장했나요?
안진필: 제가 다이어트 코치로 유명세를 타며TV까지 출연했어요. 그러면서 제게 코칭을 받고 싶다는 사람이 전국에서 생기기 시작했죠. 그런데 다이어트 클래스가 많이 비싸요. 오피스텔에서 2인 1실 생활하며 식비, 센터 요금까지 하면 한달 지출이 100에서 200 정도 들거든요.
리: 작정하고 몸 만든다 생각하면 감당할 수 있는 비용 아닌가요?
안진필: 한 달에 그렇게까지 지출하실 수 있는 분들이 많지 않잖아요. 또 서울에서 진행하다보니까 지방 분들이 올라오면 비용이 배로 들고, 게다가 다른 일을 하지 못하다 보니 지속하기도 힘들죠. 그래서 그 부분들을 해결하기 위해 제가 영상을 찍어 보내줬어요.
리: 직접 운동하는 모습을 찍어서?
안진필: 그렇죠. 그때는 모바일 PT처럼 거창한 건 생각도 못했고, 그냥 핸드폰으로 찍어서 카톡으로 보내주고 그랬어요. 처음에는 그냥 사정 안되는 분들 도와주면 저도 기분 좋아서 시작한 건데, 반응이 너무 좋더라고요. 카톡으로 막 감사하다고 하고, 주변에 뿌리고… 그렇게 시작한 게 사업화된 거죠.
리: 사실 유튜브만 봐도 각종 운동법이 많잖아요. 그런 것과 차이는 뭘까요?
안진필: 맞춤형 영상을 제공하고 과제를 내준다는 거죠. 영상을 보낼 때 고객 수준에 맞춰서 개수와 세트를 다 정해줘요. 해야하는 운동, 시간, 강도, 이런 걸 다 개인에 맞게 편집제작 하여 영상을 제공해줘요. 그대로 따라하면 하루 운동이 끝나는 구조죠.
리: 다이어트 속성 프로그램을 하실 때는 정말 붙어서 이야기하면서 챙겨주는 건데, 모바일 PT는 반대잖아요? 그런데 굉장히 힘들지 않나요? 챙겨줄 수 있는 게 굉장히 없는 상황이고.
안진필: 명확히 다르죠. 다이어트 클래스가 의지가 없는 분들이 해야 하는 영역이었다면 모바일 피티는 의지가 있는 분들이 이용해야 합니다. 저희가 전제로 늘 내포하고 있는 게 운동에 대한 의지 자체가 없으신 분들은 이 프로그램 이용하지 마라는 거에요. 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니까요.
전국구 헬스 트레이너가 권장하는 운동법: 무게에 집착하지 말고 맨몸운동, 특히 하체운동을 잘 해라
리: 대표님이 제안하는 운동 프로그램이 독특한 점이 있다면?
안진필: 맨몸운동 위주로 구성해요.
리: 맨몸운동으로 다 커버가 되나요? 무게 치는 것도 필요하지 않아요?
안진필: 맨몸 스쿼트50개와 5kg 지고 20개 하는 것 중, 사실 맨몸이 더 효율적이거든요. 사실 내 몸무게 만으로도 이미 중량은 들어간 거에요. 맨몸 쪽이 관절의 부담을 줄여줄 수 있어서 부상 위험도 없고, 복합적인 운동이 진행될 수 있죠. 무엇보다 맨몸운동은 내 몸은 내가 컨트롤하는 거라서 인식이 잘 돼요.
리: 굉장히 재미있는 철학이네요. 다이어트 클래스할때도 그렇게 하셨어요?
안진필: 네, 대부분 맨몸운동이었어요. 100kg인 고객이 맨몸 스쿼트를 하면 이미 100kg의 중력을 지게 되는 거에요. 거기에서 더 웨이트를 추가한다? 그 이상은 부상만 초래하게 되고, 운동이 아니라 노동이 되는 거죠.
리: 근육 키우고싶은 분들은 어떻게 해요?
안진필: 푸시업이나 턱걸이도 맨몸운동이잖아요? 철봉 같은 경우에는 중력을 반대로 내 몸무게로 끌고 올라가는 거고, 푸시업은 반대로 중력에 대해서 내 몸무게를 밀어내는 거고. 모든 운동 구조가 생각보다 단순해요.
리: 맨몸 운동 중에서도, 특히 강조하는 운동이 있다면?
안진필: 저는 스쿼트요. 실제로 보디빌더분들은 다 알고 계세요. 보디빌더들이 다이어트할 때 정체기가 오거든요. 그럴 때 하체 빡세게 하면 1~2kg가 빠져요. 그만큼 소모량이 많다는 거죠 그래서 하체운동 전날부터 잠이 안온다는 선수도 많아요. 하루에 운동하는 시간이 5분밖에 안 된다면, 5분동안 스쿼트만 하셔도 정말 좋은 운동이 돼요.
집에서는 의자를 통해 스쿼트 자세를 바로 가져갈 수 있다 (안진필 본인)
리: 러닝이나 싸이클같은 유산소 쪽은 어떤가요?
안진필: 만약에 달리기에 도전하겠다, 그러면 심폐력을 증가시켜야 하니 러닝머신 트레드밀을 해야죠. 하지만 건강하게 페이스 조절을 하고 짧은 시간 안에 소모량을 많이 늘리고 싶다고 한다면 제일 좋은 운동은 스테퍼에요. 올라가고 밟고 올라가는 거 있잖아요. 스테퍼, 싸이클, 러닝, 이 순서대로 추천해요.
리: 스테퍼를 추천하는 이유는?
안진필: 스테퍼는 위 아래로 움직이며 하체 근육을 많이 쓰잖아요. 싸이클은 구조 자체가 허벅지 근육을 많이 쓸 수밖에 없고요. 러닝머신은 그다지 많은 근육을 사용하지는 않아요. 그래서 시간 없는 분들한테는 그냥 아파트 계단을 올라가라고 해요. 그것만 해도 정말 좋은 운동이에요.
에어로빅 국가대표, 0.1톤 돼지로 자존감 바닥으로
리: 본인은 운동을 언제 시작했어요?
안진필: 집안에 운동선수 출신이 많아서, 어릴 때부터 수영, 스키, 태권도, 역도, 유도, 등 안해본 게 없었어요. 고3때 에어로빅 국가 대표가 됐고 세계 5위까지 해봤어요. 대학도 이걸로 들어갔고요.
리: 에어로빅이 국가대표도 있군요…
안진필: 네, 동호회에서 흔히 보는 것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힘들어요. 리듬체조처럼 직접 구성한 작품을 무대에서 시연하거든요. 그래서 대학 진학한 뒤에는 단체전만 뛰고, 이른 나이부터 헬스 트레이너 활동을 하게 됐어요.
리: 그래도 국가대표까지 했는데 버리기 아깝지 않았나요?
안진필: 모든 체대, 국가대표까지 가면 다 그렇겠지만, 에어로빅 체조가 운동량이 엄청 많아요. 운동 외에는 일상생활을 할 수 없는 수준이었죠. 그런 삶을 살고싶지는 않아서 지도자, 트레이너의 길로 가게 됐죠.
리: 대학교 1학년 때부터 코치 생활을 했으면 엄청나게 빨리 했네요.
안진필: 너무 재미있었어요. 체육학과에서 이론을 배운 걸 현장에 바로 적용할 수 있잖아요. 그게 잘 맞으니 직접 찾아서 공부하고, 굉장히 빨리 성장하게 됐죠. 그렇게 이름이 알려지다 보니 전국 트레이너 투어처럼 큰 프로젝트도 하게 됐어요.
리: 뭔가 젊은 나이에 성공의 길을 걸었군요.
안진필: 그랬으면 좋았을 텐데… 원래 안 좋았던 허리가 군대 다녀오며 제대로 도졌죠. 체대에서 학생회장을 하다 보니까 술도 많이 마시고, 체중이 100kg을 넘게 됐어요. 국가대표할 정도로 좋은 몸이 그렇게 되니까 자존감이 바닥으로 떨어졌어요. 누구 가르칠 자신도 없어서 좋은 기회 오는 거 마다하고 계속 술만 마셨죠. 그러면서 신경통은 허리에서 다른 부분까지 번졌고요.
리: 히익… 심각한 거 아니에요? 밥은 어떻게 먹고 살았어요?
안진필: 먹고 살아야 하니 계속 코치는 했는데, 제 모습이 이러니까 자신감은 없고, 고객들에게 신뢰를 줄 수 없다는 것도 알고… 군대 막바지에 입원해있다가 나왔는데, 그럴 거면 그냥 의가사제대할 걸, 이런 후회만 하고… 이러면 안 되겠다 싶어서 대학교 졸업하면서부터 다이어트를 시작했죠.
다이어트를 통한 자신감 회복, 보디빌더와 1류 트레이너까지
리: 사실 선수출신이면 살 빼는 건 일도 아니지 않아요?
안진필: 아니에요, 다 똑같아요. 운동하는 사람들이 어떤 착오를 겪냐면, ‘난 빼는 법을 아니까 이것 좀 먹어도 되겠지?’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선수든 일반인이든 사실 핵심은 습관이거든요. 몇 년간 가지고 있던, 안 좋은 습관을 도려내기가 정말 힘들었어요.
리: 몇 kg까지 뺐어요?
안진필: 제가 109kg에서 73kg까지 뺐으니까 30kg 넘게 뺐죠. 사실 지금 생각하면 좋은 몸도 아니에요. 그냥 이쁜 몸이죠. 그래도 그때가 제 인생에서 가장 자신감과 자존감이 높았을 때였던 것 같아요. 그래서 내친 김에 보디빌딩 선수를 준비했었죠.
리: 자신감… 운동으로 뭔가를 성취했기에 가능한 일일까요?
안진필: 그렇죠. 몸이 변하는 걸 보니까… 지금 기준으로 보면 완전 햇병아리인데 그때의 저는 제가 최고라고 생각했어요. 그런 걸 경험하면서 제 자신감과 자존감이 주변 사람에게도 긍정적 영향을 끼치게 되더라고요. 이 사람들이 나를 바라보는 모습이 정말 자신감 넘치는 트레이너라고 보는 게 느껴졌어요.
리: 실제 사람들 몸을 코칭하는 데에도 좋은 영향을 줬나요?
안진필: 네. 그때부터 제가 주로 하던 일은 합숙 다이어트 클래스였어요. 먹고 자고 운동하는 것까지, 다 케어하는 클래스만 5년 진행했어요. 여기에는 정말 극단적인 분들이 많이 와요. 120kg 넘는 건 기본이고, 비만 때문에 삶을 포기하려고 하셨던 분도 있으셨어요. 정말 이것저것 다 해봤는데 실패해서 온 거니까 또 의심들이 많아요. 그런데 훗날 지나서 저한테 이야기 하더라고요. 그때 선생님, 저의 자신감을 잊을 수 없다고요. 그때는 유명한 트레이너도 뭐도 아니었는데 눈빛이나 제스처나 모든 게 그랬대요.
리: 제 키에 몸무게 120kg 정도 나가면 그건 식습관을 넘어서 병 아니에요? 병원에 등록해야 되는 거 같은데…
안진필: 비만으로 고생하는 분들 중, 정서적으로 컨트롤이 안 되는 분들도 적지 않아요. 솔직히 다이어트 클래스는 요법이라는 게 사실 별 거 없어요. 정말 중요한 건 상담이에요. “클래스 5년 동안 가장 많이 한 게 뭐냐?”고 물으면, 저는 상담이에요. 운동 가르치는 것보다 상담시간이 훨씬 길었어요.
리: 상담할 땐 어떤 이야기를 주로 해요?
안진필: 들어주는 게 대부분이에요. 대부분 마음의 문을 잘 안 여세요. 어릴 때는 저도 운동 열심히 안 하는 분들 답답해하고 그랬죠. 그런데 수년간 경험하면서, 이들을 움직일 수 있는 건 다른 게 아닌 정서적 케어라는 걸 알았어요.
운동하는 방법이야 유튜브 검색만 해도 알 수 있어요. 하지만 진심으로 들어주고 공감해주는 건 사람만이 할 수 있어요. 그렇게 소문이 나니까 다른 코치님들이 제 수업을 참관할 정도였어요. 다이어트 프로그램 PD님들도 정말 많이 찾아왔고요. 얘는 진짜 사람 잘 뺀다고 소문이 자자해지고 TV에도 출연하게 됐죠.
리: 얼마나 잘 뺐기에…
안진필: 제가 담당한 분들을 합해보니, 1년에 평균 1.8톤씩 감량 시켰더라고요. 그래서 제 수식어가 “1년에 1톤씩 대한민국을 가볍게 만드는 남자”였어요. 그렇게 빼니까 이제 운동이나 요법에 노하우가 있다고 생각을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돌아보니까 그들을 움직이게 할 수 있었던 건 운동보다는 상담이었던 것 같아요.
리: 뭔가 상담심리학 공부한 사람과 이야기하는 느낌이네요.
안진필: 저는 경험으로 배운 거지만, 그런 이야기를 종종 들어요. 나중에서야 심리학을 공부하며, ‘아, 그때 내가 이런 이론들을 하고 있었구나’라는 걸 알았죠.
운동, 일단 한 번 몸이 바뀌는 맛을 봐야만 한다
리: 흔히들 다이어트 이야기하면 운동 파트가 있고, 식이요법 파트가 있잖아요? 보통 사람들이 어디서 많이 실패해요?
안진필: 사람마다 다른 것 같아요. 대부분 식단 쪽에서 더 많이 실패하시죠.
리: 저도 워낙 쳐먹는 걸 끊을 수 없는데, 그걸 어떻게 잘 하나요?
안진필: 그건 몸에 대한 재미를 한 번 보셔야 돼요. 운동이나 식이요법 통해서 자기 몸이 변하는 그 재미를 알면, 식단 관리나 운동에 대한 지속성이 연계될 수밖에 없거든요. 한 번 다이어트를 해서 몸이 변하는 걸 봐야 몸에 예민하게 신경을 쓰게 되거든요. 그 지점이 되면 자발적으로 식단관리든 운동관리든 할 수밖에 없는 시기가 오죠.
리: 그러면 처음 한 번은 빡세게 해야 된다는 건가요?
안진필: 네. 한번 재미를 보면 재미를 알게 되지만, 그 재미를 보기까지는 억지로 가는 게 대부분이죠. 그게 자발적으로 안 되니까 코치의 도움을 받는 거고요. 한번 맛을 보면, 그 맛 때문에 계속 하는 거죠.
리: 심리적 경험, 식이요법도 중요하지만 운동을 무시할 수는 없죠. 여기에 조언을 줄 수 있다면?
안진필: 단순해요, 하체! 루틴 프로그램 구성에서 하체 운동에 비중을 60~70% 정도 둬요. 애초에 인체 근육의 60~70%가 하체에 있거든요. 칼로리를 소모하려면 근육을 많이 써야 하는데, 30%의 근육군이 있는 상체를 움직이는 것보다 70%의 근육군이 있는 하체를 움직이는 게 칼로리 소모가 더 많겠죠. 게다가 운동이 끝나서 하체 근육이 활성화됐어요. 우리가 이동하고 그럴 때 어디 근육을 더 많이 쓰겠어요?
리: 하체를 좀 경시하게 되는 게, 하체는 빡세게 운동하면 걸어다닐 때 죽겠더라고요.
안진필: 그러니까 그걸 직접적으로 체험하신 건데, 하체는 근육군 자체가 크기 때문에 회복 속도도 늦어요. 생물학적으로 최대 48시간, 상체는 최대 24시간 걸려요.
리: 하지만, 모든 다이어트 요법 중 2년 지나서 유지되는 기법이 없다고 합니다. 본인이 관리한 고객들은 계속 몸무게가 유지되나요?
안진필: 솔직히 딱 5 대 5에요. 다시 제자리로 오신 분도 있고, 저기보다 더 빼서 진짜 자기관리 잘하시는 분도 있고요. 제대로 빼려면 짧게는 3개월, 길게는 1년이 필요해요. 그만큼 시간이 중요해요. 너무 빠르게 빼면 요요도 있지만, 습관 형성, 내 몸에 대한 관찰이 제대로 안 돼요. 쉽게 뺄 수 있다고 생각하니, 또 습관이 틀어지는 거죠.
그가 피트니스 센터를 열게 된 이유
리: 잘나가는 코치를 하다가 왜 센터를 직접 내야겠다고 생각하신 거에요?
안진필: 아무래도 오랜 기간 트레이너 생활을 하다보니, 내가 관장이 되면 운영을 이런 식으로 바꿔봐야겠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이 센터만 해도 정말 그런 철학을 많이 넣었어요. 예를 들면 기구만 해도 그래요. 보통 일반인들은 해머 프레스를 잘 하지 않는데, 해머 프레스는 서양인 매니아 신체구조에 맞춰져 있어서 리치가 길어요. 일반적인 한국인에게는 적합하지 않은 거죠.
리: 또 어떤 시스템을 도입했나요?
안진필: 휴무요. 대부분 사업체는 토요일, 일요일에 쉬고 연차 쓰는 게 당연하잖아요. 그런데 피트니스는 서비스업이니까 다른 분들이 쉴 때 열어야 하잖아요. 그래서 저희가 휴무 여건 보장이 잘 안 됐어요. 일단 그런 기본적인 여건 보장부터 빨리 바꿨어요. 그래서 처음 열었을 때 멤버 중 대다수가 5년째 같이 일하고 있어요.
리: 센터를 직접 연지는 얼마나 됐죠?
안진필: 이제 5년차 됩니다. 여기가 건강한 친구들 본점이고요. 역삼하고 도곡까지 총 3개까지 진행했는데, 모바일 PT 서비스에 집중하려고 지금은 여기만 운영 중이에요. 피트니스 산업이 하향산업으로 가고 있다는 건 누구나 인지하고 있거든요.
리: 왜 하향산업이에요? 요즘 많이들 하잖아요?
안진필: 10년 전의 헬스 이용이 지금보다 비쌌어요. 그리고 요즘은 워낙 프로그램이 다양해져서 10년 후에는 가격은 물론, 이용객까지도 줄어들 것 같아요. 오프라인 센터 잘해봐야 5km 반경 고객들이 오는데, 온라인은 지역과 관계없이 사용하잖아요. 여기에 시간을 더 투자하게 되면 향후 10년 이상까지도 지속가능한 사업이라고 생각을 하게 되어서 오프라인 사업을 접고 모바일로 옮겼죠.
리: 헬스장이 왜 예전만큼 장사가 안 된다고 보세요?
안진필: 그건 여러가지 복합적인 문제 요소가 있는데요. 우선 진입장벽이 낮아요. 기구만 사면 아무나 열 수 있으니까요. 흔히 말하는 영업쟁이분들이 최저가를 외치며, 피트니스 시장을 많이 어지럽혀놨죠. 이제 특별한 경쟁력 없이는 오프라인 매장은 힘들 거라 생각해요.
운동 경험이나 동기부여가 적다면, 좀 더 편한 태보나 줌바에서 시작
리: 다시 모바일 PT 이야기로… 프로그램에 헬스만 있는 게 아니라 요가, 태보 같은 것도 있잖아요? 케바케긴 하겠지만 어떤 걸 선택하는 게 좋다고 생각하세요?
안진필: 헬스 트레이닝이 효율적이긴 해도 경험이 없으면 편하진 않아요. 강도나 갯수가 딱 세팅된 걸 따라가기 버겁죠. 반면에 태보나 줌바 같은 경우는 라틴 음악이나 BPM 높은 음악 들으면서 강사 보면서 따라가는 구조다 보니, 편하게 접근할 수 있죠. 동기부여가 필요한데 운동 경험은 없고, 좀 쉽게 접근하고 싶다고 하시는 분들에게 추천해요. 정확한 목적이 있어서 내 몸에 맞춰 효과를 많이 보고 싶다고 하시는 분들은 맞춤형으로 가는 게 맞고요.
리: 사실 의지도 의지인데 신체 변화의 맛을 봐야 한다고 하셨잖아요. 어느 정도 운동에 익숙한 사람이 아니면 모바일 피티가 어렵지 않나요?
안진필: 그래서 솔직히, 운동을 시도해보지 않은 사람은 저희 고객이 아니에요. 이미 운동을 해봤는데 시간 대비 편리하게 이용을 하고 싶거나 더 효율적으로 하는 방법을 깨닫고 싶은 분들이죠. 아무 것도 안해본 분들에게 추천해보긴 힘들어요.
리: 영어도 레벨테스트를 하듯이, 모바일 PT하기 전에는 여기 와서 운동능력을 측정받아야 하나요?
안진필: 체력 테스트를 할 수 있는 구조를 영상으로 다 만들어놨습니다. 그걸 문진표에 기입하게 되어있고요. 푸시업, 플랭크, 스쿼트, 복부, 유연성 같은 맨몸 운동으로 측정합니다.
리: 그런데 PT는 내용만큼이나 동기부여가 중요하잖아요. 직접 만나지 않으면 그게 힘들지 않나요?
안진필: 주 단위로 리텐션을 합니다. 1주일동안 방문을 안 하면 문자를 보내죠. 그러면 또 운동을 하는 사람도 있고 계속 안하는 사람도 있고 그렇죠.
리: 에에… 겨우 문자? 다른 모바일 프로그램은 사람 쪼는 요소가 되게 많잖아요? 그런 건 적용하지 않나요?
안진필: 제가 오프라인 확장을 안 하는 이유가 그런 이유에요. 비즈니스적으로 보면, 코치가 1시간 안에 몇 명을 케어할 수 있는 구조인가, 이게 중요해요. 그 케어가 원활하지 않으면 그 서비스의 질이 떨어지는 거고요. 그래서 상담은 기본 서비스로 넣지 않고 부가서비스로 넣었어요. 상담 선택권을 고객분들에게 드린 거죠.
리: 상담료는 얼마나 하나요?
안진필: 한 달에 3만원 정도요.
리: 별로 안 비싸네요. 그러면 식단이랑 운동하고 다 나가는 거에요?
안진필: 매일매일 오전마다 미션이 나가고, 피드백 계속 주고 받고 하죠.
움직이기 힘든 육아맘과 지방에 수준 높은 모바일 PT 제공할 것
리: 아까 주 고객층이 여성에 운동을 조금 경험해 본 사람이라고 하셨는데, 그 외에 또 고객층이 있나요?
안진필: 아이 때문에 밖으로 자유롭게 못 나가는 육아맘들이 굉장히 많아요. 아니면 지방에 있어서 헬스장이 멀다거나… 저희 고객분들은 시간에 대한 제약이 크신 분들이에요.
리: 지방에도 헬스장 다 깔려 있잖아요?
안진필: 통계치로 나와있는데, 헬스장 이동시간이 평균 30분이에요. 가서 운동하고 씻고 뭐하고 나오고 하는 것까지 통상적으로 짧게 2시간 30분이고요. 그런 시간을 할애할 수 없는 분들이 정말 많이 이용하죠.
리: 지금 이용자는 얼마나 되나요?
안진필: 유료회원은 4만명 앞두고 있고요. 현재 이용하고 계신 분은 한 5천분 정도 되죠.
리: 오프라인보다 콘텐츠 제작에 계속 집중하고 싶다?
안진필: 네, 좀 더 확장성 있는 걸 생각하고 있어요. 저희가 할 수 없는 영역은 외부업체와 계약을 맺어서 진행하죠. 지금 확장성을 가지려고 하는 부분은 헬스케어 업체의 문제를 충족할 수 있는 콘텐츠과 소도구와의 결합상품 이예요.
리: 예를 들자면 어떤 게 있을까요?
안진필: 헬스케어의 업체는 정보와 진단을 제공하잖아요. 여기에 우리 모바일PT 서비스를 결합하는 거죠. 예로 최근엔 코스닥 상장사 마크로젠과 유전자분석을 통한 맞춤형 홈트 ‘유전자홈트’ 상품을 런칭했어요.
시간만 때우지 않도록 빡세고 빠르게 끝나는 진짜 운동 제공할 계획
리: 사실 PT라는 게 하다가 그냥 귀찮아서 안하게들 되잖아요. 하루 최소 이 정도 운동하면 된다, 하는 시간이 몇 분이에요?
안진필: 저희가 특화한 게 하나 있는데 11분 운동이에요. ‘11분 안에 얼마나 효과를 보겠어?’ 하는데 11분을 서킷 트레이닝으로 쉬지 않고 진행한다면 정말 다 땀 뻘뻘 흘릴 정도거든요.
리: 11분 제대로 뛰면 빡세죠. 버핏 테스트만 몇 분 해도 죽을 거 같지 않나요?
안진필: 맞아요. 제가 강조하고 싶은 건, 운동은 시간이 아니라 강도거든요. 운동을 시간으로 적용시켜야 되는 분들은 환갑 이상의 분들이시고, 그 아래 계신 분들은 건강하다는 전제 하에 시간이 아니라 강도가 중요해요.
실제로 보니 정말 피똥쌀 것 같다
리: 그러면 지금 모바일 PT쪽도 시간이 짧게 구성이 되어있나요?
안진필: 처음에는 1시간짜리 영상을 드리고 그랬는데 동기부여도 안 되고, 쉽게 접근도 안 되는 거에요. 그런데 11분 프로그램을 진행하니까 반응이 제일 좋더라고요. ‘뭐, 10분이면 하지.’ 그렇게 시도하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다는 걸 깨달았죠. 그래서 지금은 11분 운동이 메인이 됐어요. 스트레칭, 쿨다운 합쳐도 20분 안에 끝나죠.
리: 실제로 운동시간을 줄이고 강도를 높인 이후로 사람들이 운동을 좀 꾸준히 하게 되던가요?
안진필: 네, 40~50분짜리를 짜드렸을 때는 운동 실패율이 굉장히 높았었거든요. 그런데 11분 타이트하게 진행하다보니까 시도 자체가 많아지는 거죠. 그러니 지속성이 가능해지는 거고요.
리: 일단 하게 하는 게 되게 중요한 것 같은데, 그 밖에 사람들을 꾸준히 하도록 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요?
안진필: 저희가 지금 온라인으로 안 되는 부분들을 한 달에 한 번씩 오프라인에서 토크 콘서트를 하고 있어요. 해소되지 않는 부분들을 질문도 받고요. 가장 큰 부분은 ‘내가 제대로 하고 있는 게 맞나?’ 하는 거죠.
리: 혼자 운동하면 자세를 잘 잡기가 어렵잖아요? 그런 건 어떻게 해소하나요?
안진필: 코치분들하고 화상통화를 하고요. 아니면 자기가 운동한 걸 찍어서 보내기도 하고요. 맨몸운동으로 운동을 한다고 했을 때 자세의 기준은 조인트, 관절이거든요. 관절의 포지션이 어디냐. 그게 각도가 조금 틀려지면 다치기 쉬워요.
리: ‘월 3만원만 내면 그런 것도 다 잡아주겠다’네요. 앞으로 추가적으로 발전시키고 싶은 서비스도 있나요?
안진필: 제가 직접 피트니스도 운영해 봤고, 코칭도 오래 했잖아요. 진짜 고수분들을 많이 알아요. 그런 분들의 지식을 인터넷 강의로 늘리고자 해요. 더 나아가서는 피트니스계의 넷플릭스를 꿈꾸고 있습니다.
할 수 있다면 대회 한 번 꼭 나가보길 권하는 이유
리: 그러면 모바일 PT를 하면 안 되는, 오프라인 PT가 필요한 사람은 어떤 사람들일까요?
안진필: 신체적 문제가 있는 분들요. 그런 분들은 혼자서 운동을 시도하는 것 보다는 전문적인 도움을 받으시는 게 맞죠. 그래서 문진표에서 수술이력이 있거나 한 분들은, 일단 유선 상담을 먼저 합니다. 애매한 부분들이 있다면 등록을 받지 않아요.
리: 디스크 때문에 고생했잖아요? 저도 디스크 앓고 있는데, 트레이너들이 운동은 많이 알아도 의학 지식 부족으로 좀 무리한 운동을 시킬 때가 있어요.
안진필: 트레이너들이 잘못 알고 겉멋이 든 경우가 많아요. 애초에 트레이너는 진단하는 사람이 아니에요. 어디가 아픈 사람에게 어떤 운동을 해도 된다는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사람은 의사이지, 트레이너가 아니에요. 트레이너는 의사가 허락한 한에서 운동으로 몸을 건강하게 하는 사람이에요. 몸에 무리가 가는 해도 된다, 안 된다 판단은 트레이너 영역이 아니에요. 저는 그렇게 봐요. 의사, 물리치료사 흉내를 내면 안 되지요. 다 자기 본질의 업이 있는 건데…
리: 나 한번 몸 키워서 대회나가고 싶다는 생각을 가진 분들도 많잖아요? 그런 사람들한테는 어떤 조언을 하나요?
안진필: 6개월동안 맘대로 못 먹고 운동 꾸준히 빡세게 해야 하지만, 그만한 가치는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런 말 되게 흔하잖아요. 신체가 변하면 인생이 변한다. 저는 그건 정말 팩트라고 생각해요. 제가 다이어트 클래스하면서 사명이 생겼어요. 내가 남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고,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이게 바로 내 직업이구나.
리: 예를 들자면 어떤 변화를 낳았나요?
안진필: 많죠. 특히 여성분들이 그런 경우가 많아요. 불임 문제를 운동으로 극복해서 둘째까지 낳으신 분, 체중 때문에 자존감이 많이 떨어졌다가, 감량 후 재혼하신 분, 매번 소개팅 망하다가 12살 연하와 결혼하신 분, 4년 간 취업 못하고 백수로 지내다가 외국계 기업에 취업하신 분… 그런데 한번 다이어트에 성공하고 대회까지 준비한다, 그러면 자신감이 더욱 커지죠.
리: 몇 개월 정도 준비하면 되나요? 저같은 일반 아저씨 기준으로요?
안진필: 사람마다 다 다른데, 진짜 집중한다면 4개월에서 6개월 정도? 대회 결과가 중요한 게 아니라 자기가 만족해서 올라가는 대회라고 한다면요. 그 무대에 섰을 때는 이미 세상을 다 가진거죠. 정말 자신감 있게 인생을 살아갈 수 있고요. 그래서 정말 준비가 됐다, 그러면 저는 웬만하면 선수 다이어트를 권고해요.
리: 아마 이 인터뷰 보면 사람들이 다이어트 클래스 또 안 하냐고 할 것 같은데, 그런 계획은 없으세요?
안진필: 네. 지금 제가 해야 되는 게 명확해서요. 어차피 좋은 코치들 많으니 일단은 저희 모바일피티 사업에 집중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