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가습기 살균제 사건의 첫 형사판결이 나왔습니다. 독성물질이 든 가습기 살균제를 만들어 판 옥시의 신현우 전 대표는 징역 7년, 존 리 전 대표는 무죄 선고를 받았죠. 1,000명 이상 사망한 대형 사건임에도 판결은 너무 미약하다는 비판이 끊이질 않았습니다.
이번 사건으로 가습기 구매 자체를 망설이는 분들도 많아졌습니다. 어떤 제품을 사야 안전할지 잘 몰라서 말이죠. 일단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가습기의 유형을 알 필요가 있습니다.
1. 초음파식 가습기
초음파식 가습기는 초음파로 물을 진동시켜 잘게 쪼갠 물 입자를 배출합니다. 수증기가 아닌 물 자체를 배출한다는 점이 다른 유형과의 차이입니다. 사무실 책상 위에 놓고 쓰는 소형 가습기의 대부분은 초음파식이랍니다.
- 장점: 소비전력이 낮아 전기요금이 저렴하고, 가습기 가격도 저렴한 편입니다.
- 단점: 물을 그대로 분사하는 것이다 보니 가습 온도가 낮아 차갑습니다. 감기 환자나 유아에겐 좋지 않겠죠. 살균하지 않은 물을 분사하는 것이다 보니 세균 발생 가능성도 높습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대부분은 초음파식 가습기 사용자였는데, 이는 초음파식 가습기의 고질적인 문제인 세균 번식 문제를 막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세균이 염려된다면 살균제를 쓰기보단 가습기를 자주 세척·소독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2. 기화식 가습기
집에 가습기가 없는 분들은 실내에 빨래를 널어 가습하기도 하죠? 수분을 머금은 세탁물이 실내에 가습효과를 주기 때문이죠. 이런 원리를 이용한 게 바로 기화식입니다. 가습기 내부에 있는 부직포 형태의 필터가 촉촉하게 적셔지면 외부로 수증기가 분사됩니다.
- 장점: 물을 바로 분사하는 것이 아니라 필터를 거쳐 수증기 형태로 나와 세균번식 위험이 적습니다.
- 단점: 가습량이 적은 편이며, 주기적으로 필터를 교체해줘야 합니다.
3. 가열식 가습기
가습기 내부에서 물을 끓여 수증기로 배출하는 방식입니다.
- 장점: 끓인 물을 분사해 겨울에 실내를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수증기라 공기 중에 확산이 잘 돼 가습 효율도 좋고, 세균 감염 위험도 없는 안전한 방식입니다.
- 단점: 물을 끓이다 보니 소음이 있고, 전력 소모도 큽니다. 수증기가 나오는 부분이 뜨거워 아이들이 있는 곳에선 안전사고 위험이 있습니다.
마치며
가습기 살균제는 해외에서도 판매하지만 유독 한국에서만 수많은 피해자가 나왔는데, 이는 기화식에 사용해야 할 살균제를 초음파식에 사용해서입니다. 기화식은 수증기를 분사하기 때문에 살균제 성분이 가습기 밖으로 나오지 않지만 초음파식은 살균제가 녹은 물을 그대로 공기 중에 분사해 매우 위험합니다. 공기 중에 노출된 살균제가 폐에 그대로 도달하기 때문이죠.
오늘은 가습기를 구입하기 전 알아야 할 가습 유형 세 가지를 살펴봤습니다. 도움이 좀 되셨나요? 가습기에 막연히 불안감을 갖기보단 제대로 알고 대처한다면 안전도 지키며 가습 효과도 충분히 볼 수 있을 거예요. 가습기 사용 시 주의해야 할 점이 궁금하다면 이전 글도 함께 읽어보세요.
원문: 산업정보포털 i-DB / 필자: 이혜원([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