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의 진짜 전문가인 이상우 선생님의 글을 읽으며 일부 일반인이나 학부모가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 보충설명을 하려고 합니다. 여기에서는 현장에서 느낀 감을 우선으로 해서 말씀드립니다.
1. 학교폭력은 자주 일어나는가?
현저히 줄었습니다. 아이들도 주먹다짐이나 욕설을 하면 무슨 파장이 오는지 알고 있습니다. 몇 년 전만 해도 아이들의 주먹다짐은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지만, 지금은 거의 찾아볼 수 없습니다. 있다고 해도 그리 심각한 수준까지 가지 않습니다. 때려놓고 자기가 더 놀라서 우는 아이도 많습니다.
2. 학교폭력이 저학년까지 내려갔는가?
이건 정말 심각한 오해입니다. 요즘 1학년 담임교사가 극한 직업입니다. 실제로 얼마 전 EBS 프로그램 <극한의 직업>에 나오기도 했죠. 왜 힘들까요? 아이들의 학교폭력 문제 때문일까요?
아닙니다. 과거보다 아이들이 자기행동조절력이나 자기감정의 조절력이 현격히 낮아졌기 때문입니다. 거기에 자기중심적 사고가 더 강해졌습니다. 원래 행동, 감정 조절이 잘 안 되고 자기중심적인 게 저학년의 특성입니다. 그러나 이들은 학교에 들어오면서 교사와 아이들과 부딪치며 사회화 과정을 겪고, 자연스레 조절 능력을 기릅니다.
사실 이게 말이 좋아 사회화 과정이지, 실제로는 감정 상하고 다툼의 연속인 상황입니다. 그런데 이 감정 상하고 다투는 장면만 딱 잘라내어 학교폭력으로 규정지으면, 학교는 아이의 사회화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3. 학교와 교사를 믿지 못하는 부모가 더 많아졌는가?
이건 해석을 잘 해야 합니다. 20년 전에 비해 학교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시는 분들이 많아진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학교 현장에서는 이걸 체감하기 어렵습니다.
자기 아이만을 위해 어처구니없는 항의를 하거나 학교에 대한 불신이 팽배한 부모는 거의 모든 시간, 모든 초등학교에 존재합니다. 그런데 지금은 왜 유독 심해진 것처럼 느껴질까요? 과거에는 불만을 가져도 학교에 직접 항의하는 경우는 드물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그 문턱이 낮아졌습니다. 조금만 마음에 들지 않아도 불만을 학교와 교사에 다 터뜨리는 겁니다.
교장실 뒤집어엎기는 예사입니다. 교육청 항의, 국민신문고 신고, 경찰 고발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전담 브로커’까지 공공연히 존재하는 현실입니다.
4. 교육청이 너무 안일하게 대처합니다.
- 각 시·도 학교폭력 담당 장학사의 평균 경력과 근속연수를 알면 좋겠습니다. 보통 신규 장학사가 이 자리에 발령됩니다. 이들이 1~2년 근속한 후에는 다른 곳으로 이동합니다.
- 모르긴 몰라도 각 시·도 교육청 별로 학교폭력에 관한 소송은 꾸준히 몇 건씩 진행되고 있습니다. 학교폭력이 벌어지면 교육청에서 전담팀이 법률적 조언을 해줘야 하는데, 막상 그런 곳을 찾이 힘듭니다. 악성민원을 넣는 학부모는 학교와 교사가 대처하는 게 불가능합니다.
학교폭력은 현저히 낮아졌습니다. 이건 긍정적인 요소입니다. 그러나 이를 학부모가 믿지 않으면, 모든 상황이 고통스러워집니다. 최소한의 긍정적인 자아존중감을 가진 아이, 자기조절과 관리가 되는 아이는 설사 감정의 불균형이 오거나 다툼이 벌어져도 이를 성장의 기회로 삼을 수 있습니다.
학교, 교사, 그리고 자신의 아이를 믿어야 합니다. 지나친 불안감에 휩싸이지 말아야 합니다.
원문: 차승민의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