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따뜻한 물로 몸을 녹인 뒤 보송보송한 수건으로 몸을 닦는 것만큼 행복한 일은 없다. 반대로 장마철에는 며칠이고 수건을 널어놔도 꿉꿉한 냄새가 나 불쾌하다. 이처럼 수건은 우리의 일상에 꽤 영향을 미치는 물건이다. 최근에는 호텔에서 두껍고 보송보송한 수건을 접해 본 소비자들이 집에서도 좋은 수건을 찾는 경우가 늘었다.
수건을 처음 구입하려고 하면 30수, 40수 등 처음 보는 용어에 중량도 다양해 선택장애를 겪게 된다. ‘호텔수건이 두껍고 좋았으니 숫자가 클수록 좋겠지’라는 생각에 큰 맘먹고 40수 200g 수건을 구입했다간 장마철에 수건이 마르지 않는 불상사를 겪을 수 있다.
집에서도 호텔수건을 쓰고 싶은 이들을 위해 수건 구입시 숙지해야 할 정보와 관리법을 알아봤다.
1. 수건은 무거울수록 비싸다. 하지만 무거울수록 좋은 것은 아니다.
수건은 중량이 높을수록 두꺼워서 포근한 느낌이 들고 흡수력도 뛰어나다. 소비자들이 ‘호텔수건’을 찾는 첫 번째 이유는 바로 이 두께감 때문이다.
하지만 두꺼운 수건은 건조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습도가 높은 여름이나 수건 세탁물이 많을 때는 불편하다. 반면 두께가 얇은 수건은 관리가 용이하지만 흡수력이 떨어진다. 머리숱이 많고 머리카락이 긴 여성이 사용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가정에서 사용하는 일반적인 수건은 130~150g이다. 150g~180g 정도면 적당히 두께감이 있으면서 세탁도 용이한 편이다. 190g 이상인 수건은 잘 마르지 않아 관리하기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중량은 어디까지 기호의 문제이기에 자신에게 맞는 것을 선택하면 된다. 가격은 중량이 높을수록 비싸다.
2. 40수 호텔수건은 부드럽지만 내구성이 약하다
수는 원단을 만들 때 사용하는 실의 굵기를 뜻한다. 수가 올라갈수록 실은 가늘어지므로 같은 중량이라도 조직이 촘촘해져 흡수력이 뛰어나고 부드러운 느낌을 준다. 수가 높을수록 수건이 두껍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렇지는 않다. 수건의 두께는 수가 아니라 중량에 비례한다.
수가 높은 수건이 고급 수건인 것은 맞다. 미용실, 목욕탕 등 업소에서는 20수 수건을 사용하며 가정용은 30수가 가장 많다. 호텔에서는 40수 수건을 많이 쓴다. 호텔수건의 감촉을 찾고 있다면 40수를 선택하면 된다.
40수 수건에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수가 높아질수록 실이 가늘고 길어 내구성은 떨어진다. 수가 낮으면 뻣뻣한 느낌이 들지만 실이 두꺼우므로 내구성이 좋고 세탁하기 편리하다. 수건을 자주 세탁하는 업소라면 40수 수건이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다. 40수 수건을 사용하는 고급호텔에서는 수건을 일정 회차 이상 세탁하면 폐기처분하고 있다.
3. ‘프리미엄 면사’, ‘최고급 면사’… 그냥 면이라는 얘기다
수건을 고를 때는 사종, 즉 어떤 면으로 만들었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우리가 사용하는 대부분의 수건은 카드사다. 별도의 표기가 없이 면 100%라고 적혀있다면 그냥 카드사라고 보면 된다.
요즘 수건회사들이 홍보하는 것 중에 ‘코마사’라는 것도 있다. 카드사에서 불순물과 먼지를 제거하는 공정을 거친 면이다. 카드사보다 광택감이 돌고 내구성이 좋으며, 먼지가 덜 난다. 카드사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 할 수 있다. 이밖에도 부드러운 감촉의 무연사, 대나무 추출 섬유로 만든 뱀부얀 등이 프리미엄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프리미엄 면사’나 ‘최고급 면사’라는 재질은 없다. 국내 1위 타월회사에서 10년간 근무한 경험이 있는 수건 전문 블로거 수건쟁이에 따르면, 프리미엄이나 최고급 등의 표현은 홍보를 위해 넣은 문구일뿐 큰 의미는 없다고 한다. 다만 같은 면이라도 제조사에 따라 비교적 좋은 소재를 사용하거나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으므로, 문구에 현혹되기보다는 제조사를 살펴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4. 보송보송 오래 쓰고 싶다면 수건은 따로 세탁
수건회사에서는 수건을 단독세탁하라고 권장한다. 실천하기 어렵다면 같이 빨아도 어쩔 수 없지만, 호텔수건의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떤 점이 권장되는지는 알아두는 것이 좋다.
의류와 수건을 같이 빨면 지퍼나 후크 등이 수건에 걸려 올이 풀릴 수 있다. 수건은 실이 외부로 노출돼 있는 형태라 외부 마찰에 매우 민감한 편이다. 때문에 40°C 이하의 온도에 울코스를 선택한 뒤 물높이는 높여서 세탁하는 것이 좋다.
섬유유연제나 울샴푸 사용도 수건의 흡수성을 떨어트리고 보풀이 생기게 만드는 요인이다. 보통 의류를 세탁할 때는 섬유유연제를 넣는 경우가 많으니, 수건 맞춤형으로 세탁을 하려면 단독세탁을 할 수밖에 없다.
수건은 행수처럼 고온에서 삶으면 안 된다. 면에 손상을 줘 수명이 단축되고 표면이 거칠어진다. 수건을 오랫동안 쓰고 싶다면 세제를 많이 넣거나 강하게 빨지 말고 수건의 양을 줄여서 빠는 것이 좋다.
5. 직사광선 나빠요, 건조기는 좋아요
세탁 후 수건을 널 때는 수건의 짧은 부분을 잡은 뒤 털어서 널어주면 좋다. 수건을 털면 실들이 살아나면서 더욱 보송보송하고 부드러운 사용감을 느낄 수 있다.
수건은 어디에 말리는 게 좋을까. 햇볕이 잘 드는 날 창가에 수건을 바싹 말리는 것을 선호하는 이들도 있지만 직사광선에 수건을 말리면 뻣뻣해진다. 수건은 바람이 잘 통하는 그늘에서 말리는 게 좋다. 자연건조가 어렵다면 건조기를 이용하는 것도 좋다. 건조기에 수건을 돌리면 보송보송하고 새것처럼 사용할 수 있다.
원문: 산업정보포털 i-db / 필자: 이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