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본인 자랑 섞어서 자기소개해 주시죠.
김현준(헤이비트 공동창업자 및 운영 이사): 비트코인 로보 어드바이저 헤이비트의 김현준입니다. 전에는 벤처 캐피털리스트(VC)였고 지금은 공동창업자로 헤이비트에서 운영 이사를 맡으며 최근 15억의 자금 조달을 성사시켰습니다.
정보의 획득: 아예 하이엔드 정보거나, 밑바닥에서 채집하거나
최: 전반적으로 사회 트렌드에 상당히 민감하신 느낌이 드는데, 원래 그렇게 거시적인 변화에 관심이 있으셨나요?
김현준: 네, 어렸을 때부터 ‘세상이 이렇게 바뀔 거다’라고 생각하는 걸 되게 좋아했어요. 주식투자도 그래서 좋아했고요. 대학생투자경진대회 나가서 180% 수익을 내고, 그대로 순위권에 들어서 홍콩에 있는 모건스탠리도 견학 가고 그랬어요.
최: 투자하신 종목을 보면 트렌드를 고려해서 저평가된 걸 잘 찾으시는 것 같아요. 회사건, 주식이건, 부동산이건. 숨은 알짜배기를 찾기 위해 평소에는 어떤 활동을 하세요?
김현준: 제가 제일 좋아하는 방식은 ‘선진국들이 어떻게 사느냐’를 살피는 거예요. 돈은 거짓말하지 않거든요. 전 세계에서 비슷한 소득수준 사람들은 다 비슷하게 산다는 걸 발견했거든요. 그렇다면 우리나라가 그 소득을 올리게 될 때 사람들 주머니에서 어디에 돈이 많이 나갈까, 생각하고 그곳에 투자하면 되죠.
최: 사업도 마찬가지로 봐야 한다고 보시는 건가요?
김현준: 네, 지금 제가 헤이비트를 하는 근본적인 이유 중 하나도 시류에 맞춘 비즈니스이기 때문이죠. 세계적으로 모든 산업은 그 방식이 AI가 됐든 뭐가 됐든, 소프트웨어를 통해 효율화되는 방향으로 가거든요. 그것에 기여하는 기술과 사업을 만드는 회사가 장기적으로는 가치를 발할 거라 봅니다. 무인자동차는 이동에 대한 효율을 높이는 것이고 저희 같은 경우는 자산운용을 효율화하는 사업인 거잖아요. 사업도 투자도 그런 흐름을 탈 수 있는 곳에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최: 연관 지어 보면 투자도 거시적인 관점에서 흐름을 읽을 줄 알아야 할 것 같네요.
김현준: 물론 바이오나 IT처럼 전문지식이 있으면 더 좋은 분야가 있어요. 하지만 돈 되는 게 항상 그런 분야는 아니거든요. 오랫동안 서바이벌 잘하시는 투자자분 보면 특정 분야 없이 다 투자하신 분들이 많아요. 저도 제조업으로 시작했지만 결국에는 바이오, 서비스업까지 경계 없이 투자했죠. 그래서 투자하려면 뭔가를 많이 알기도 해야 하고, 새로운 것에 대한 경험도 갈망해야 할 것 같아요. 부지런해야 하고요. 저도 뭐라도 발로 먼저 뛰어보는 버릇이 남아 있어서 카카오 대리기사니 쿠팡 플렉스니 죄다 먼저 신청해서 일해보고 체험기 남기고 하는 걸 좋아하거든요.
최: 있는 분이 더 하시는군요(…)
김현준: 네, 아들하고 같이 쿠팡 배달하고 카카오 대리운전하고 그래요. 야근하면 사람들 술 먹고 얘기하는 것도 들어요. 그게 다 정보거든요. 심지어 회사 정보도 들을 때 있고 그래요. ㅎㅎ
최: 그런 트렌드를 읽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 저는 일단 테크크런치를 정기적으로 보긴 합니다만.
김현준: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사람들이 어떤 앱 쓰나 보는 게 꽤 도움이 돼요. 특히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여성, 딱 보면 트렌디하게 생긴 분들이요.
최: 트렌디하게 생긴 사람들은 어떤 사람이에요? (웃음)
김현준: 그냥 옷도 말끔하게 입고 다니고, 유행하는 상표 달고 다니는 사람들요. 그런 사람들 뒤에서 흘끗 보면 항상 핸드폰으로 뭔가 하잖아요. 멋진 남자분들이 폰으로 무신사에서 옷 사는 것도 봤고, 중고물품 거래하는 것도 봤고요.
최: 요즘으로 따지면 중고생이 틱톡하고 뭐 그런 건가요?
김현준: 네, 그렇게 현장에서 눈으로 확인하는 데 답이 있다고 봐요. 리포트나 신문에서 활자화되기에는 시간도 걸리고, 쓰는 사람의 필터도 있고 그래요. 항상 시간이 걸리거든요. 쿠팡 플렉스도 그래요. 저는 직접 해보며 이런저런 장단점을 파악했는데, 그에 반해 쿠팡 플렉스에 대해서 심도 있게 쓰인 기사는 한 줄도 못 봤거든요.
해외여행도 꽤 도움이 돼요. 외국 저널도 도움이 되고, 다큐멘터리도 꽤 도움이 돼요. 왜 다큐멘터리가 좋냐면, 정보는 기본적으로 극단적이에요. 아예 하이엔드급 정보가 있고, 제가 말한 밑바닥에서 얻어낼 수 있는 정보가 있죠. 그런 게 가치가 있지, 중간에서 정제된 정보는 가치가 많이 떨어진다고 생각해요. 그렇다면 하이엔드 정보는 어디에서 얻을 수 있을까? BBC나 KBS 등에서 정말 똑똑한 사람들이 다큐멘터리를 만들어요. 예전 같지는 않아도 아직도 시대 흐름이나 트렌드를 잘 좇아가요. 물론 리포트도 도움이 되긴 합니다.
최: 어떤 걸 추천하시나요?
김현준: 제가 즐겨보던 보고서가 있는데, 영국의 ARUP이라는 유명한 설계회사가 있어요. 롯데타워도 설계한 회사인데, 거기는 사람이 사는 집을 설계하기 때문에 트렌드에 민감할 수밖에 없거든요. 그래서 그 기업에서는 아예 세상 변화를 다루는 ARUP 포어사이트(ARUP Foresight)라는 미래 연구소를 세웠어요. 그런 데에서 보고서 나오는 것도 꽤 읽을 만해요.
최: 우리나라도 꽤 있잖아요?
김현준: 확실히 질이 많이 달라요. 우리나라 보고서는 어떤 느낌이냐면, 너무 단기적이고 응용이 안 돼요. ‘이렇게 될 거다’라는 확정적인 보고서보다, 100명이 읽으면 100명 다 다른 생각이 나오는 보고서가 좋은 보고서 같거든요? 그런데 우리나라 건 생각할 거리가 별로 없어요. 증권사 리포트 같은 느낌이죠.
최: 그러면 이사님은 그런 걸 읽으면서 계속 시뮬레이션을 하시는 ?
김현준: 생각도 많이 하고, 커뮤니티에 글도 많이 올려요. 제 개인적인 취미가 사실 부동산이거든요. 제가 사실 정부에서 권장하는 중산층으로 가는 길은 다 걸어본 것 같아요. 왜냐하면 제가 한빛에 들어갔을 때만 해도, 아버지가 저 어렸을 때 돌아가셔서 잘 살지는 못했거든요. 결혼할 때에도 와이프와 1억 모아서 전세로 시작했어요. 외벌이였던 제 초봉도 3,000만 원 정도였던 것 같아요. 그때 판교의 국민임대 아파트에서 몇 년을 살았는데 무슨 일이 있었냐면, 판교에서 구 성남 재개발하면서 지은 아파트가 5년 동안 빈 게 하나 있었어요. 그런데 이걸 국민임대아파트로 바꾸려고 해도 판교 주민들이 반대한 거예요. 그러면 70%는 신혼부부에게 임대하겠다고 한 거예요. 그런데 입주자의 소득 기준은 바꿀 수 없잖아요? 부부 합산 소득이 월 300 넘어가면 안 된다고 법에 명시되어 있었어요. 마침 저희 부부가 그 기준에 딱 들어맞더라고요. 그래서 거기 들어가고, 뺄 수 있던 전세금으로 주식을 시작했죠. 그러면서 이명박 대통령이 했던 분당의 보금자리 반값 아파트 한 채 20평대를 2억 원대에 분양받았어요.
최: 제도를 굉장히 잘 이용하셨네요.
김현준: 네, 그 1억으로 돈 불려서 대출 없이 입주를 할 수 있었죠. 그렇게 이사한 분당 아파트에 지금까지 살아요. 그 이후로 부동산에 관심이 많아져서 학교 친구 중에서 엑싯하고 성공한 친구 있으면 무조건 아파트 사라고 해요. 실제로 이충엽 대표도 제가 골라준 물건을 샀고요.
최: 그렇게 요즘 말로 적폐세력이 되어버리셨군요…
김현준: (…) 네, 어느새 다주택자가 되어버렸네요… 하여튼 주식투자도 안전하게 했어요. 제가 사실 사고를 쳐서 결혼을 빨리한 축인데, 연봉은 적은 데다 외벌이고 국민임대아파트 조그만 데 살면서 피 같은 전세금으로 굴렸으니 주식투자는 또 얼마나 보수적으로 했겠어요. 그래서 제가 그때 투자로 돈을 번 수단이 SPAC이었어요.
우리나라에 있는 스팩을 다 샀어요. 왜냐면 그건 돈을 잃을 수가 없거든요. 조금만 생각해봐도 가능합니다. 스팩이 상장했을 때 가격이 2,000원이라 쳐보죠. 그 돈은 사업자가 가진 게 아니에요. 한국증권금융에서 예탁하는 거죠. 합병이 안 되면 여기서 붙은 이자까지 해서 돌려줘요. 그래서 2,000원 미만으로 사서 2~3년 안에 합병이 안 되면 2,200원 정도 돌려주고, 합병이 되면 금액이 많이 올라가고요. 합병이 되어도 합병 비율이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면 합병 반대도 할 수 있어요. 원하면 이자까지 쳐서 돈으로 돌려줘요. 그러니까 이게 손해를 볼 수 없는 구조인 거예요. 그리고 저는 VC를 해봤기 때문에 합병한다고 하면 이게 손해 보는 합병인지 아닌지 측정할 수 있어요. 이상하다 싶으면 원금 돌려받고, 좋은 비율에 합병한 것 같으면 더 샀죠. 이렇게 구조화시켜 투자하는 것을 되게 좋아했어요.
제가 미래대학원 다닐 때 석사 논문 주제가 KONEX였어요. 그런데 코넥스 상장된 회사는 VC 투자 단가보다도 낮은 경우가 많아요. 이전상장 노리고 사는 회사들이 많거든요. 큰돈은 안 되더라도 매일 아침 500, 1000 정도는 사 놓을 수 있거든요. 대주주들이 거래량 만들려고 조금씩 주기적으로 던지기도 해요. 그런 거 주워 먹을 수 있죠. 주식시장에서도 펀드 같은 것 중 시가총액이 500억 미만인 건 확인을 잘 안 해요. 사면 팔아야 하는데 팔 수가 없잖아요. 근데 좋은 회사 중에 그런 게 있으면 VC 명함을 들고 직접 탐방을 갔어요. 가서 대표이사 얘기 들어봤는데 시가총액이 낮다, 그러면 대표이사가 뭔가 신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경우도 있고, 주식 가격이 낮아서 진심으로 한탄하는 주주들도 있고, 일부러 낮추는 회사들도 있어요. 그런 회사를 사놓고 기다리면 어느새 올라 있어요. 저는 진짜 완전, 하방을 막아 놓은 주식투자 위주로 했어요. 연봉이 낮아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제 목표는 늘 ‘주식투자로 연봉만큼 벌자’였거든요.
최: -_-원대한 목표 아닙니까?
김현준: 아뇨, 제 연봉이 적었으니까요. 그런데 공부를 하니까 그게 되더라고요.
당신이 투자를 하고 싶다면 살펴야 할 것들
최: 강연 내용을 뭘로 잡아야 할까요?
김현준: 스팩만으로 두 시간은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스팩이 되게 재밌는 게, 상장이 어려워지면 프리미엄이 높아지고 상장이 쉬워지면 프리미엄이 낮아져요. 지금은 되게 낮아요. 쉬워지는 시장이었으니까. 그런데 계속 주기가 바뀌거든요? 이런 상품들이 꽤 있어요. 코넥스도 그랬고… 이런 걸 읽어내면 돈 벌기가 생각보다 어렵지는 않아요. 또 제가 신기술금융사에 있다 보니 공모주라는 걸 할 수 있었어요. 공모주 수요예측에 참여할 수 있거든요?
최: 알아서 일 만들어야 하는 건가요?
김현준: 상장하는 회사들은 IR을 해요. 그런데 그 자료를 굉장히 잘 만들고, 유명한 회사의 비싼 리포트를 사서 포함시키기도 하죠. 상장을 준비한다는 건 성공한 대표자들이잖아요. 그래서 제가 그 회사들을 매일 다 찾아갔어요. 입사 초반에는 할 일도 없으니까 63빌딩에서 하는 IR도 2년 동안 다 찾아갔어요. 1년에 100개 정도 상장하니까, 성공한 사업가들을 맨 앞에서 200명 이상 본 거예요. 그 사람들이 목숨을 건 IR도 듣고요. 그런데 나름 코스닥 상장까지 했던 200명의 얼굴을 보니까, 새로운 창업자를 만났을 때 느낌이 확 와요. 그 200명의 기운이 느껴지는 사람이요. 그 아우라를 느낀 사람에게 투자했을 때에는 거의 다 성공했어요. 물론 상장도 했고요.
최: 거꾸로, 어떻게 하면 투자를 받을 수 있나요?
김현준: 이런 얘기 하면 다들 싫어할 텐데… 투자자들이, VC들이 되게 재밌는 게, 처음에 투자해달라 하면 관심이 없어요. 그런데 누가 먼저 투자했다, 하면 그때부터 관심을 갖는 거예요.
최: 아, 누가 돈을 넣었다 하면 나도 덩달아 관심을 갖는 거군요.
김현준: 네. 일례로, 헤이비트의 투자유치 과정이 그랬어요. 당시 한 투자사에서 먼저 투자해 주시겠다고 하더라고요. 거기서 투자심의를 통과하니, 그 이후의 유치는 쾌속으로 진행됐어요. VC들도 초기 기업엔 검토할 게 별로 없으니 주변의 판단을 살펴보는 거죠. 그나마 본다면 멤버 위주로 보는 것 같아요. 심사역하고 공감대도 잘 맞아야 하고요.
최: 팀을 본다는 건 뭘 보나요, 학교를 보나요?
김현준: 경력 위주로 봐요. 저도 학교는 많이 안 봤어요. 대기업에서 임원 되는 사람들이야 절대적으로 SKY 출신이 많지만, 상장기업 대표이사들의 학력을 따져보면 스카이는 많지 않아요. 그러니 학력만 보고 투자하면 안 되죠.
최: 그렇다면 경력은 어떤 걸 말하는 걸까요?
김현준: 그 분야와 연계된 경력이죠. 스타트업 같은 경우는 스타트업을 경험해서 한 사이클을 돌려봤다든지, IT기업이라면 좋은 개발자를 데리고 있다든지. IT기업은 결국 좋은 개발자에 의해 결정되잖아요? 좋은 개발자 네트워크 안에 있는 사람을 데리고 창업했다면 그 IT기업은 투자할 만한데, 그게 아닌 기업이라면 투자해봤자 개발자 못 구해서 제품도 안 나오고 망할 가능성이 높은 거죠.
최: 지금 다시 VC 한다고 가정해 보죠. 저희가 투자를 받고 싶다고 얘기를 해요. 그러면 뭘 물어보실 건가요?
김현준: ㅍㅍㅅㅅ요? 일단 인력 구성을 알아보겠죠. 그다음에는 향후 회사가 나아가려는 방향. 전 기본적으로 회사가 돈이 필요한 이유를 생각해요. 투자받은 돈으로 뭘 한 건가요? 상장까지 갈 건지, 아니면 어떤 마일스톤을 만들어서 더 높은 벨류의 추가 투자를 받을 건지. 딱 그 두 개만 물어볼 것 같아요.
최: 그 돈 어디에 쓸 거냐, 라는 질문이군요. 그러면 더 세부적으로 들어가서, 인력구성은 어떻게 판별하시나요? 예를 들어 개발이 주가 되는 회사라면 개발자의 커리어가 주류인가, 이런 걸 따지나요?
김현준: 그렇죠. 마케팅이 주가 되는 회사라면, 이 사람이 사람을 다룰 줄 아는 커리어가 있는지 확인하겠죠.
최: 엔젤투자는 좀 더 유리할까요?
김현준: 글쎄, 그게 누구냐에 따라 달라져요. 같은 시드라운드 투자라 해도 개인 엔젤보다 믿을 만한 곳들이 있어요. 본엔젤스나 프라이머, 스파크랩, 네오플라이, 넥스플랫 등의 회사죠. 그처럼 엔젤투자를 받았을 때 그 엔젤이 기존에 어디 투자했는지를 파악하고, 거기가 괜찮은 곳이었다면 다른 투자자도 관심을 보이겠죠.
최: 프라이머 같은 곳에서 시드를 받고 나서, 가능성이 보이면 후속 투자를 받기 용이하다는 것이군요.
김현준: 네, 맞습니다. 돈을 받았으면 어떻게 쓸 건지 딱 그 점만 보는 것 같아요. 그런데 그런 계획 없이 무조건 투자받으려 하는 사람들 꽤 있어요.
최: 결국 큰 로드맵이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네요. 여기까지 가기 위해서는 얼만큼의 돈이 필요해, 이걸 갖고 이만큼 올라갈 거고, 더 되면 좋고.
김현준: 아뇨, 이걸 가지고 이 만큼을 달성한 후 나를 포함해 다른 투자자들까지 설득해야죠. 그렇지도 않을 건데 이 돈을 마지막 투자로 생각해서 돈 펑펑 쓰다가, 돈 떨어지면 “어 큰일 났다, 나 돈 떨어졌어, 이제 어떡하지?” 이러는 경우 되게 많거든요.
헤이비트, 우리나라에서는 아무도 이런 서비스를 경험해본 적 없다
최: 헤이비트는 왜 조인하신 거예요?
김현준: 지방 공기업 같은 데 내려가서 살아야겠다 싶었는데 TO가 계속 안 나오더라고요. 결과적으로 한 3달 놀았어요. 유럽도 가고 마카오도 가고 일본도 가고, 한 달에 한 번씩 돌아다니면서 놀아봤는데 영 재미가 없는 거예요. 해외여행 가면 좋아야 하는데, 공항 도착하는 순간 드는 생각이 “야 이제 1주일 어떻게 버티냐…” 이거였으니까(웃음)
최: …
김현준: 그때 마침 지금 헤이비트 이충엽 대표가 자기 이더리움 있다고 자랑하길래, 제가 그걸로 아파트 하나 사라고 그랬어요. 그래서 그 친구랑 아파트 보러 많이 다녔죠. 실제로 매수도 했고요.
최: 그 아파트는 많이 올랐나요?
김현준: 8·2대책 이후로 잠시 진정된 시기였는데, 아시다시피 그 후로 많이 올랐죠. 레버리지로 매수한 거라, 투자금 대비 80%는 오른 것 같습니다.
최: 절친한 사이가 되셨겠네요.
김현준: 원래부터 친했어요. 그렇게 같이 놀다 보니 더 친해졌어요. 그런데 제가 너무 심심해하니까 친구가 저에게 사업 아이디어를 몇 개 던지더라고요. 그중 하나가 코인 자동 트레이딩이었어요. 일정 가격 이하면 자동으로 사고 일정 가격 이상이면 자동으로 파는 단순 알람용 프로그램. 그거 괜찮다 해서 제가 대표이사가 되어 법인을 만들었어요. 그러면서 개발자들 알아보고 다녔죠. 그렇게 주말에 뚝딱뚝딱 만들다 보니까 강환국 님이나 systrader79 님 같은 퀀트 알고리즘 전문가들이 합류했어요.
정신 차려보니까 일이 커지는 거죠. 이거 출시했을 때 해킹당하거나 그러면 제가 망할 것 같았어요. 저는 전혀 창업 준비가 안 되어 있는데(…) 그래서 우리 이 정도면 재밌게 했다, 나 원래 생각했던 공기업 가서 편하게 살련다, 하니까 그 친구가 그러더라고요. 내가 대표 되어서 펀딩과 운영을 담당하겠다, 같이 하자. 그래서 팀을 만든 거죠. 5월 1일부터 출근하는 걸로 해서. 그게 헤이비트의 시작이었어요.
그래서 앱을 만들었어요. 사람들이 많이 쓸까 반신반의하며 클로즈 베타를 열었어요. 목표는 200명이었는데 80명 정도가 실제 사용자로 들어왔죠. 한 사람당 400만 원 정도 넣을 거라 예상하고 1억 모이면 좋겠다 싶었는데… 하루에 1억씩 늘어나더라고요. 그래서 예치금이 19억까지 늘어났어요. 준비에 맞춰 단계적으로 늘려나가려던 건데, 예상보다 너무 빠르게 늘어서 재빨리 추가 인원을 막았어요. 지금은 두 달째 클로즈베타 돌려요. 비트코인은 폭락했는데 저희는 플러스 수익이 나더라고요. 실제로 하루 최대 20억 가까지 거래량을 늘렸어요. 11월에 오픈베타 하면 확 열릴 것 같아요. 되게 재미있는 게, 우리나라에는 수많은 앱이 있지만 법적인 규제 때문에 자기 돈이 자동으로 알고리즘을 타서 돌아가는 걸 경험한 사람이 없어요. 한 명도.
최: 로보어드바이저 중에서, 말이죠.
김현준: 없어요. 비대면 영업이 법적으로 가능은 한데 현실적으로는 규제에 막혀있어요. 우리나라는 금융자산을 받거나 대신 운영해주려면 라이선스가 있어야 해요. 비대면으로는 한계가 있어요. 펀드 같은 것도 오픈하려면 싸인 엄청 해야 살 수 있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는 이걸 사고 이걸 팔아라, 라는 정보만 주는 거예요. 계좌랑 연동되어서 자동으로 사고파는 경험을 해 본 적이 한 번도 없는 거죠.
그런데 금융위에서 비트코인 같은 암호화폐는 자본시장법의 규제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에요. 그러니까 관련 법에 저촉받을 게 없는 거예요. 금융자산의 성격을 띤 대상을 맡기고 자동으로 거래시키는 경험은 저희 고객 80명이 처음 해 본 거죠. 그게 정말 재미있고 신선하게 고객들에게 다가가는 거예요. 해외 선진국에서 이미 성공한 경험이고요. 그래서 오픈베타 하면 생각보다 빨리 고객들이 늘어날 것 같아요. 돈도 안 잃고, 재미도 있거든요.
최: 이야… 원래는 투자 유치 강연을 요청 드리려 했는데, 오히려 재테크 쪽 강연을 부탁드려야겠군요.
김현준: 저도 좋은 게, 돈 될 만한 게 진짜 많이 보이거든요. 코넥스 같은 경우도 진짜 싼 주식 많고요. 계좌 만드는 게 어렵지도 않은데 사람들이 안 만들어서 안 해요. 그런 건 사 놓고서 까먹으면 되거든요. 스팩도 스프레드에서 사고 관리하는 법 좀 배우면 금방 할 수 있어요. 부동산도 꼭 강남 아니어도 싼 데 많아요. 지방도 괜찮은 데 많고. 장사도 그래요. 제가 지금 자영업을 하겠다면 코인세탁소나 코인노래방 할 것 같아요. 결국 트렌드는 ‘무인시스템’이거든요. 재테크나 자영업 모두 트렌드를 봐야지 생각 없이 했다가는 필전필패예요. 그러니 이런 걸 말씀드리는 게 제 적성에는 더 좋을 것 같아요.
[2019 주식투자] ‘분산행’: 안 망하는 분산 투자 전술
2019년 분산투자를 위해 알아야 할 모든 것을 단 하루 만에 ‘핵심만’ 알려드립니다.
- 자산 배분의 이론과 개념에 관심이 많은 투자자
- 재테크에 관심이 많고 시간을 투자할 수 있는 개인 투자자
- 노력한 만큼의 수익을 원하는 투자자
※ 세부 시간과 쉬는 시간은 변동이 있을 수 있습니다.
1교시. 김동주(단테) 님의 올 웨더 전략 (12:30~14:00)
- 세계 1위 헤지펀드의 정통 자산 배분 ‘올 웨더 전략’
- 레이 달리오의 브릿지워터에서 사용하는 가장 정석의 자산 배분법
2교시. 헤이비트 김현준 님의 분산 투자 전략 (14:15~15:45)
- 공모주, 스펙, 암호화폐 등 기관 투자자가 주목하지 않는 틈새의 가치 파악
3교시. 시스트레이더79 님의 장기 투자와 단기 트레이딩 전략(16:00~17:30)
- 너도 나도 추천하는 장기 투자뿐 아니라, 단기 트레이딩에도 길이 있다! 단기 트레이딩의 노하우 전수
- 날짜: 2019년 4월 20일(토) 하루!
- 시간: 12:30~17:30
- 장소: 삼탄빌딩(서울특별시 강남구 영동대로 421) B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