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기영(ㅍㅍㅅㅅ 본부장, 이하 최): 축하드립니다. 소프트뱅크의 Arm에 인수되셨네요.
고영혁: 네, 감사합니다.
최: 인수합병에는 여러 목적이 있잖아요? 인재를 인수하기 위한 것도 있고, 잠재적 경쟁자의 싹을 밟아버리기 위한 경우도 있는데 어떤 케이스에 해당되시는지?
고영혁: 말하자면 소프트뱅크의 큰 그림의 일환이에요. 2030년까지 1조 개의 디바이스가 연결되면서 그들 사이를 돌아다니는 데이터의 가치가 대폭 상승하는 시대가 올 겁니다. 소프트뱅크가 이 시대를 이끌기 위해 ARM을 2016년에 인수했어요. 그리고 그 연장선상에서 데이터의 관리,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마지막 조각으로 Arm이 저희를 또 인수한 거죠.
최: Arm은 어떤 회사죠?
고영혁: 마이크로프로세서로 유명한 곳이에요. 여러분들 쓰시는 웬만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는 다 Arm 칩셋이 들어가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Arm이 직접 제조하지는 않고 그 칩셋의 디자인, 설계를 하고 있죠. 그러다 보니 순이익률이 엄청 높습니다.
최: Arm은 트레저데이터 인수로 구체적으로 무엇을 하려고 하는 건가요?
고영혁: 수많은 디바이스가 네트워크에 연결되는 상황이잖아요? 기업 입장에서는 고객이 사용하는 디바이스나 설비의 제조나 운영 상황 등을 모니터링하는 데 쓰는 디바이스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통해 인사이트를 얻어내고 싶어 해요. 그 결과를 통해 최적의 자동화를 할 수도 있고 고객에게 딱 맞는 서비스의 구현 적용할 수도 있죠. 그런데 그러려면 디바이스는 디바이스대로 운영, 업데이트, 보안 관점 등등에서 관리되어야 하고, 이것들이 연결되는 다양한 망들, 예를 들어 LTE나 5G, 블루투스, LoRa, 이더넷 등의 네트워크 환경은 그것대로 따로 관리해야 해요. 과거에는 각각에 대응하는 시스템과 환경을 일일이 개발하고 직접 운영해야 했어요.
그런데 ARM은, 기업들 입장에서 자기들 핵심 비즈니스의 프로세스 관리나 데이터 활용만 해도 바쁜데, 그걸 잘하기 위해 필요한 인프라 관리까지 왜 일일이 기업이 직접 해야 하느냐는 거죠. 그럴 필요 없이 ARM이 제공하는 플랫폼에서 어떤 기기가 어느 망에 붙건, 어떤 OS를 쓰건 신경 쓰지 않게 만들어준 거예요. 그런데 문제는 그런 환경을 통해 만들어진 데이터를 모으고, 분석하고,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실제 가치를 창출하는 자동화된 시스템을 만들려면, 그 또한 많은 개발 인원과 시간과 돈이 필요하다는 거예요. 그런데 저희 트레저데이터 플랫폼은 그런 걸 하나하나 개발할 필요 없이 클라우드 상에서 이미 다 만들어진 걸 가지고 바로 쓰는 게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거예요. 즉 디바이스와 커넥티비티, 그리고 데이터 3가지를 같이 고려하고 준비해야 전체 그림을 완성할 수 있는데, 이 3가지에 대한 문제를 한 방에 해결해 주는 원스톱(One-Stop) 서비스로 제공한 것이죠.
IoT의 미래: 기술을 어떻게 돈으로 만들 것인가?
최: 꽤 오래전부터 IoT가 주목을 받았다고 생각했는데, 사실 개인적으로 느끼기에는 그 주목도에 비해서 생각만큼 많이 쫓아가지는 못했다는 인상입니다.
고영혁: 정확한 지적이십니다.
최: 한편으로 산업용 쪽에서는, 예를 들어서 굉장히 자동화가 잘 된 공장에서는 많은 것들이 연결되고 분석되고 있어요. 그게 지금 말하는 IoT와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고영혁: 굉장히 좋은 질문이에요. 저희 트레저데이터도 창업 초반에는 IoT 쪽에 집중했어요. 데이터가 많이 나올 수밖에 없는 영역이니까요. 데이터의 수집, 저장, 분석, 그다음에는 전체 프로세스 자동화를 도와주는 시스템을 만들어서 IoT를 활용하고 싶어 하는 곳에 팔자는 생각이었죠. 그런데 계속하다 보니까 지적하신 것처럼 이걸로는 영 먹고 살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최: 왜죠?
고영혁: 활용 사례가 전 산업으로 퍼져서 우리 사업 규모가 확장되기가 만만치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에요. 아까 공장 같은 걸 말씀 주셔서 공장을 예시로 들자면, 스마트 팜이나 스마트 팩토리 같은 것도 온도를 따뜻하게 조절하거나 공장의 불량률을 측정해 공정 최적화를 더해서 불필요한 비용을 맞추는 쪽이 활성화되어 있죠. FEMS(Factory Energy Management System) 같은 경우도 뭔가 측정 대상에 센서로 데이터를 측정해서 최적화를 시키는, 즉 비용이 새는 걸 막는 쪽으로 몰려 있어요.
이런 걸 쭉 보면서 경영진 입장에서는 이런 생각이 드는 거죠. “IoT가 있어 보이는 건 맞아, 그런데 이게 혁신적인 다음 단계의 비즈니스로 어떻게 확장될 수 있는 거지? 단순히 코스트를 줄이는 게 아니라, 어떻게 해야 이걸 통해서 새로운 돈을 벌 수 있지?” 그런데 지금의 IoT의 센서에서 나오는 데이터는 주로 모니터링과 최적화에만 국한되어 있는 거죠. 그나마도 주로 제조 산업 쪽이고요. 그리고 사실은 측정해서 어디가 문제가 있구나 정도를 파악하는 경우가 더 많지 그다음 단계로 넘어가서 데이터로 제대로 최적화를 하는 경우는 소수입니다. 측정된 데이터와 다른 여러 데이터를 잘 조합해서 통계적인 기법을 쓰든 머신러닝을 쓰든 최적화도 제대로 할 수 있는데 말이죠. 현장을 보면, 문제를 찾은 다음에 해결하는 데는 데이터보다는 전문가의 감, 흔히 통찰이라고 말하는 것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 흐음…
고영혁: 어떤 산업이든, 어떤 비즈니스든 통하는 불변의 진리가 있습니다. 고객과 잠재 고객이 뭔가를 바라는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실시간으로 계속 파악해서 고객이 바라는 걸 제때 주는 게 사업의 핵심이에요. 그래서 트레저데이터가 조인한 이후 Arm의 IoT는 단순한 모니터링 IoT가 아니라 실제 가치를 창출하는 데이터의 중요한 소스로서의 IoT 활용에 집중합니다. 고객이 어떻게 결제하느냐, 고객센터에서 어떤 식으로 불만을 표현했느냐, 우리의 웹이나 앱 서비스를 실시간으로 어떻게 쓰고 있느냐, 상담원이나 세일즈맨과 만났을 때 어떻게 반응했느냐, 매장에서 어떤 것들을 살펴봤느냐 등을 고객 관점으로 통합해서 데이터 세트를 만드는 거죠.
이 중 IoT를 통하지 않고는 확보할 수 없는 오프라인 데이터가 꽤 많습니다. 이렇게 데이터로 고객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활동이 효과적인 것은 시장에서 이미 검증됐어요. 고객을 덩어리로 퉁쳐서, 좀 세련되게 말하면 통계적인 요약치로서 이해하는 게 아니라 한 명 한 명 개별 고객을 데이터로 이해하고 맞는 고객에 대해서 제때 정확한 메시지를, 적절한 매체를 통해 최적화해서 전달해야 해요. 이처럼 돈이 된다고 인정받은 데이터의 활용 사례에 IoT를 결합시키는 것이 앞으로 IoT와 미래 산업의 향방을 결정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지금의 IoT는 활용 사례들을 살펴봤을 때 그 가치가 그다지 크게, 와닿게 느껴지지 않아요. 서비스를 잘 설계하면 그나마 IoT 서비스를 쓰는 사람은 뭔가 괜찮다는 것을 조금 느낄 수 있을지도 모르죠. 하지만 비즈니스를 하는 경영자 입장에서는 “그래서 어떻게 돈을 번다는 거지?”라는 생각을 계속할 수밖에 없어요. 데이터로 돈을 버는 것은 크게 나누어보면, 돈을 주고라도 살법한 데이터를 만들어내서 파는 비즈니스를 하거나, 제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해서 돈을 버는 비즈니스에서 데이터를 통해 그 제품과 서비스를 훨씬 더 돈이 되게끔 혁신적으로 강화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따라서 IoT도 이 두 가지 관점에 도움이 되는 데이터를 공급하는 채널이자 수단으로써 볼 필요가 있습니다.
최: 사실 데이터를 모으는 게 중요하다는 건 누구나 다 아는 것 같아요. 그런데 첫 번째로 뭘 모아야 할지 모르고, 어떻게 분석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어찌저찌 분석한 결과를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도 모르겠거든요. 그렇다면 이 어려움을 해결할 만한 실마리는 어떤 게 있을까요?
고영혁: 말씀 주신 그 세 가지를 관통하는 하나의 큰 줄기가 있습니다. 저는 컨설팅할 때 세 가지 레이어 이야기를 자주 말씀드려요. 첫 번째는 비즈니스 모델, 두 번째는 서비스 디자인, 세 번째는 데이터 모델링이에요. 이게 무슨 말이냐, 아까 질문 주셨던 것들 중 ‘어떤 데이터를 모으느냐에 대한 디자인’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거죠. 여기부터 감을 못 잡는 경우가 되게 많아요. “일단 가능한 거 다 모아 봐” 또는 “나중에 필요할 것 같은 거 모아 봐” 이렇게 접근하죠. 그런데 그렇게 모은 데이터를 현장에서 까보면, 어디 써먹기 어려운 쓰레기 데이터가 정말 많아요.
일단, 데이터 이야기부터 먼저 좀 하죠. 데이터를 설계해야 하는 작업을 하는 분들의 상당수는 여전히 서버개발자나 데이터베이스 엔지니어들입니다. 한국의 경우 보통 서비스 기획자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파워포인트 슬라이드로 서비스 화면들이나 ‘주로 서비스 관점’의 요구 사항들을 만들어서 오면 그걸 보고 “이런 서비스면 이런저런 걸 데이터로 남기면 되지 않을까?”라고 접근해서 결과물, 즉 데이터가 쌓입니다. 이 과정에서 큰 갭이 발생하고 쓸데없거나 잘못 설계된 데이터가 나오거나, 아니면 정말 도움이 되는데 생산되지 않는 데이터들이 발생합니다. 어느 한쪽의 잘못이 아니라 이걸 처음부터 같이 제대로 고민하고 결정해야 하는 당위성과 방법을 확실하게 경험해보지 못해서 그런 경우가 많아요. 결국 데이터를 가지고 무엇을 만들 것인지, 어떻게 써먹어서 돈을 벌 것인지 처음부터 어느 정도는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해요. 그래야 놓치는 데이터가 없고, 기껏 쌓은 데이터가 쓰레기가 안 돼요.
최: 흐음…
고영혁: 그럼 그런 걸 어떻게 염두에 두느냐가 핵심이 되겠죠. 몇 가지 방법이 있는데, 가장 기본은 앞서 말씀드린 비즈니스 모델과 서비스 디자인과의 체계적이고 디테일한 연동입니다.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서는 수많은 책이 많은 이야기를 했습니다만 제가 생각하는 비즈니스 모델은 이래요. 기업은 잠재고객에게 이렇게 말하죠. “고객님, 이런 게 아쉽고 이런 게 되면 좋겠다 하셨으니 저희가 그걸 해결해 주는 이런 가치를 드릴게요. 공짜는 아니고 가격은 이렇습니다. 고객님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이 가격에 동의하시면 돈을 주세요.” 잘못 설계된 BM 때문에 사업이 실패하는 경우가 많은데, 고객의 문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면 거기서부터 꽝인 거고, 파악은 했는데 해결해 주는 가치를 잘못 제안하면 관심이 안 가니 역시 실패해버려요. 여기까지 잘 통과했다고 하더라도 가격을 잘못 설정하면 또 실패하는 거고.
BM을 제대로 잡았다고 해도 그다음에 문제가 되는 건 서비스 디자인 쪽이에요. 기업이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주겠다고 설정하는 걸 CVP(Customer Value Proposition)이라고 말하죠. 이 가치가 고객에게 와 닿게 전달되는 인터페이스가 서비스인 거고요. 그래서 서비스를 잘 디자인해야 해요. 아무리 BM을 잘 만들어도 이 서비스 디자인을 잘못 설계하면 고객은 “쟤가 약속한 게 하나도 안 와 닿는다, 난 약속한 돈까지 냈는데 이게 무슨 밸류냐?” 이런 식으로 반응하거든요. 이런 고객의 불만을 없애려면 결국 제대로 서비스 디자인을 해서 비즈니스 모델에서 약속한 밸류가 체감이 되게끔 전달될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해요. 그러다 보면 결국 굉장히 구체적인 서비스의 스펙과 디자인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디자인이라고 해서 눈이 보이는 외관으로 이해하시면 안 되고 UX(User Experience) 관점으로 크게 봐야 하는 건 기본이고요.
이런 식으로 BM을 잡고 서비스 디자인을 하다 보면 굉장히 구체적이면서도 수학적으로 딱딱 떨어지는 데이터 모델링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하나하나가 다 맞물리게 설계되기 때문에도 그렇고, 서비스의 요구사항 자체가 엄청나게 디테일해지면서 그 서비스를 어떻게 사람들이 사용하는지 상세한 고려를 하기 때문에 그 사용 과정에서 발생할 수밖에 없는 행동 데이터들에 대한 모델링도 딱딱 나오거든요. 결국 서비스와 비즈니스, 그리고 이 비즈니스의 상위 구조 비즈니스에서 요긴하게 써먹을 수 있는 데이터가 나오기 쉬워집니다. 물론 더 확장성 있는 설계를 노린다면 애초 BM에서부터 이런 부분에 대한 여지를 두고 설계하는 등 고차원적인 고려가 필요하긴 하지만요. 결국 BM과 서비스와 데이터의 관계를 처음부터 고려하고 설계하지 않으면 나중에 이 데이터를 의미 있게 써먹는다는 말 자체가 난센스가 되어버리죠.
최: 데이터를 의미 있게 쓴다는 것에 공감은 해요. 하지만 ‘어떻게?’라는 생각이 이어져요.
고영혁: 흔히 데이터라고 하면 경향을 파악하는 인사이트가 나와야 하는 것처럼 얘기해요. 그런데 저는 가급적이면 그런 걸 지양하자고 말씀을 드리고 있어요.
최: 엥, 어째서죠?
고영혁: 결국 퍼포먼스가 핵심인 거잖아요. 문제는 돈이고 매출이에요. 어떤 제품이든 서비스든, 돈을 만들어 내는 프로세스가 있을 거잖아요? 예를 들어 온라인에서 물건을 살 때는 고객이 광고든 친구 추천이든 검색하다가 봤든, 뭔가의 이유로 쇼핑몰에 들어와서 이것저것 상품들을 보고 고민하다가 골라서 위시리스트에도 넣었다가 장바구니에도 넣었다가, 결국에는 결제 페이지에서 결제수단 정하고 결제를 해야 구매가 완성이 되고 매출이 발생하죠. 물론 결제 이후에 반품이나 환불 같은 행동이 발생하지 않아야 하고요. 이렇게 고객을 대상으로 어떤 비즈니스가 만들어지는 고객 관점의 전체 과정을 흔히 고객 여정(Customer Journey)이라고 해요.
그런데 점점 구매확정이라는 최종적인 상태로 다가가는 고객 여정을 계속 방해하는, 즉 사업을 제공하는 기업관점에서 고객이 따라가게끔 의도한 경로를 이탈하게 만드는 속된 말로 ‘겐세이’가 들어오게 됩니다. 예를 들어, 제품 보다가 장바구니 넣으려는 찰나에 옆에 있는 광고 영역에 주의를 흐뜨러뜨리는 광고가 팝업돼요. 그러면 장바구니에 넣으려다가 다른 사이트로 넘어가서 어찌어찌하다 보니 장바구니 넣는 걸 까먹는 등의 흐름이 발생해서, 결제까지 이어지는 여정에 심각한 비효율성을 만들어버립니다. 즉 의도하는 최종 목적지까지 어떻게 대상을 효율적으로 도달시켜서 효율적으로 목표를 달성하고 성장을 시키느냐, 그게 제가 정의하는 그로스 해킹의 목표에요. 결국에는 정량화할 수 있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가장 효율적인 최적의 경로와 방법을 찾아내서 실행하는 게 그로스 해킹인 거죠.
여기서 데이터의 역할은 말하자면 고객 여정의 매 단계별로 제대로 따라오고 있는지 진단할 수 있는 도구예요. 내가 의도한 장치대로 움직이는가? 이게 제대로 작동 안 해서 다른 데로 줄줄 새지는 않는가? 이걸 모두 데이터로 추적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한 명 한 명에 대해서요. 그런데 이런 식으로 데이터 쓰는 걸 잘 모르고, 전체 데이터로 경향성만 찾는다면 아무리 데이터를 써도 매출 증대 같은 퍼포먼스로는 이어지지 않는 거죠. 왜냐면 경향만을 봐서는 경향을 변화시킬 수 있는 단서를 찾기가 너무나 어렵거든요.
최: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고영혁: 최종 결과까지 이어지는 단계의 흐름에서 데이터를 통해 파악한 문제점에 집중해서 더 깊게 파고 들어가야 해요. 문제의 원인을 찾아서 해결을 하려면 결국 그 사람이 우리 제품 혹은 서비스와 어떤 상호작용을 했는지에 대한 행동 분석을 해야만 합니다. 즉, 제가 말하는 그로스 해킹의 방법론을 가지고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면, 한 명 한 명 단위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전체 트래킹을 할 수밖에 없어요. 예를 들어 전체 고객들이 평균적으로 어디에서 발목이 잡혀서 다음 단계로 못 넘어가고 있다, 이런 게 아니라 ‘홍길동’이라는 고객의 구체적인 상을 그려서 그가 언제 사이트에 들어와서 어떤 상품을 봤고, 그중 어떤 상품을 언제 장바구니에 집어넣고, 언제 무슨 수단으로 결제했어, 이렇게 하나하나 일련의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그걸 한 줄 한 줄 기록한 데이터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런 형태의 데이터를 마음대로 분석하려면 기존의 통계적인 테이블로 정리된 데이터와는 다소 다른 기법이 필요하기도 하고요. 게다가 이런 식이라면 데이터도 무지막지하게 쌓일 거잖아요? 대용량의 로그성 데이터를 훨씬 고속으로, 효율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툴도 기존의 그것과는 방향이 다를 수밖에 없고요. 산 넘어 산인 거죠.
최: 뭐가 많네요…
고영혁: 어떤 데이터가 필요한가? 행동 로그 데이터는 뭔가? BM이나 서비스 디자인에 결부된 데이터라는 건 어떤 것인가? 이런 것들을 모르는 분들이 너무 많아요. 그다음에는 이렇게 확보된 데이터를 어떻게 분석할 것인가, 하는 문제도 있죠. 로그성 데이터라면 어떻게 고속으로 분석할 것인가? 어떤 패턴으로 분류할 것인가? 이것도 어떻게 하는지 모르시고요.
구글 애널리틱스를 열어보는 것부터 시작이다
최: 사실 스타트업도 최근에는 그로스 해킹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추세죠. 하지만 정작 해보라 그러면 어렵잖아요. 비용도 들고, 이렇다 할 인프라도 없고. 그럼에도 스타트업이 그로스 해킹을 어떻게 적용해볼 수 있을까요?
고영혁: 쉬운 것부터 얘기하고 싶어요. 구글 애널리틱스(Google Analytics, GA)를 모르는 스타트업은 없는 것 같아요. 가장 큰 이유는 무료로 어느 정도는 쓸 수 있다는 무려 구글이 만들고 제공하는 강력한 도구라는 점이고요. 그런데 그중에서 첫 화면에 나오는 대시보드, 그래프 정도나 일간, 주간, 순 방문자 수 몇 명, 그 사람들이 페이지 몇 개 봤는지, 재방문 유저는 몇 명인지 등등 딱 요 정도만 보는 게 GA를 이용하는 유저 중 70~80%인 것 같아요. 그렇다면 나머지 20~30%는 뭘 하고 있을까요? 다음 단계를 보겠죠. 예를 들어 우리의 서비스에 들어오게 하기 위한 나름의 장치를 설치했을 거 아니에요? 광고나 유입 링크가 되겠죠. 그러면 그렇게 들어온 트래픽을 하나하나 발라내서 보면서 어디를 통해 들어온 애들이 어떤 면에서 낫네, 를 보는 사람들이 있어요. 이것을 ‘캠페인 트래킹’이라 부르죠. 그리고 아주 소수의 사람들이, 100으로 치면 10% 안 되는 사람들이 소위 말하는 ‘골 트래킹’을 해요. 목표 설정까지 세팅하는 거죠. 이렇게 들어온 애들이 우리 서비스의 성장 관점에서 봤을 때 반드시 통과해야만 하는 목표 설정을 하는 거예요.
저는 맨날 들어가서 첫 화면만 보는 것만으로도 일종의 ‘탈피’로서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하는 입장이에요. 그다음은 캠페인 트래킹을 제대로 해서, 우리 서비스에 들어온 이들이 어디에서 왔는지, 들어와서 어디로 가는지 보는 것만으로도 기본적이지만 꽤 도움이 되죠. 그런데 이조차도 제대로 안 하는 곳이 너무 많다는 거예요.
결국 ‘우리가 봐야 하는 의미 있는 지표는 무엇인가?’ 이게 가장 원천적인 질문이에요. 예를 들어 페이지만 보면 장땡이야, 라는 사람이 있겠고 ‘우리는 주간 UV가 얼만데, 한 주 기준으로 유니크한 애들도 몇 명이나 들어와서 얼마를 써” 이런 걸 보겠죠. 많이 방문하는 게 중요한 건 아니잖아요? 우리 돈에 도움이 안 되는 쓸데없는 짓만 할 수도 있어요. 그러면 결국 중요한 지표는 우리 비즈니스가 잘 되기 위한 최종적인 목표치를 숫자로 잡고, 그 앞의 선결 조건들, 예를 들어 장바구니에 넣고 이런 단계에 대한 중간 목표를 명확하게 설정해야 해요. 그런데 그 설정도 많이들 어려워하시죠.
최: 비즈니스의 목표를 명확히 세우되 정량적으로 세우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과정 또한 목표로 잡아서 달성 가능한지 측정하라는 말씀이시군요.
고영혁: 그렇죠. 지금은 전체 UV만 보는 데도 많은데, 사실 그것도 비즈니스에 도움 안 되는 숫자인 경우가 훨씬 많거든요. 그런 걸 보통 Void Metric이라고 하죠. 소위 말하는 ‘있어 보이게’ 하는 거, 자기를 부풀리는 숫자인 건데… 그런 질문들을 되게 많이 하세요. “UV가 얼마 정도 나와야 시장에서 잘하고 있다고 할 수 있나요?” 근데 그 질문에 제가 똑같이 드리는 대답이 뭐냐면, 그거 하나도 안 중요하다는 거예요. 같은 업종이라 하더라도 디테일로 들어가면 조금씩 다 달라요. 그러면 그 숫자의 기준과 범위도 달라지고, 그래서 UV가 중요한 게 아니라 최종적인 목표로 전환되기 위한 중간중간의 핵심 체크포인트에서의 숫자가 중요한 거라고 말씀드리죠.
최: GA만 가지고도 어느 정도 파워풀하게 쓸 수 있다?
고영혁: 그쵸. GA만 제대로 써도, 서비스의 이용자 수나 트래픽 볼륨이 커지기 전까지는 어지간히 잘 활용할 수 있습니다. 물론 볼륨이 커지면 그때부터는 비싼 유료 버전을 구매해서 쓰지 않는 한 전체 모수 데이터가 아니라 샘플링된, 표본 추출된 데이터만 쓰기 때문에 슬슬 한계가 오죠. 하지만 그 전 단계에서는 마음만 먹으면 충분히 잘 쓰실 수 있어요.
최: GA를 쓰다 보면 부딪칠 수 있는 한계는 무엇인가요?
고영혁: 앞에서 그로스 해킹을 말씀드리면서 이용자 행동 데이터에 대한 말씀을 드렸었는데, 결국 이렇게 궁극적인 지향점으로 가게 되면 이용자가 어떻게 서비스를 쓰고 있는지에 대한 RAW 데이터가 필요한 시점이 와요. 그런데 GA 무료 버전은 RAW 데이터를 제공하지 않거든요. 되게 비싼 GA360 버전에서만 제공해요. 그렇게 비싼 걸 고려하는 단계라면 그보다 괜찮고 합리적인 다른 조합들도 있어요. GA 외에 제가 하나 더 추천드린다면, 앰플리튜드(Amplitude)라는 솔루션도 괜찮습니다. 이것도 자신의 서비스를 이용자들이 어떻게 쓰는지 분석할 수 있는 도구예요. 그런데 GA보다 커스텀 사항을 세밀하게 조정할 수 있고, 이용자 한 명 한 명의 RAW 데이터 접근을 무료 버전에서도 어느 정도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GA가 훨씬 더 유명하긴 해도 저에게 조언을 구하는 스타트업에게는 앰플리튜드를 고려해 보라고 추천드려요. 펜도(Pendo)라는 서비스도 체크해볼 만하고요.
옴니채널,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결합으로 매출을 증대시켜라
최: 그로스 해킹의 궁합이 잘 맞는 비즈니스 영역과 안 맞는 영역이 있을 것 같네요. 여기는 확실히 그로스 해킹을 써야 한다, 하는 영역이 있나요?
고영혁: 게임 쪽은 명확하게 일치해요. 왜냐, 다 디지털로 되어 있고 네트워크도 맞물려 있다 보니까 서비스와 비즈니스가 이루어지는 모든 흐름에 대해서 원하는 정보는 전부 데이터로 획득하기 쉬운 거죠. 마찬가지로 데이터 획득 코스트가 낮은 서비스나 데이터로 표현하기가 쉬운 비즈니스는 모두 하기 쉽습니다. 같은 이유로 온라인 커머스가 오프라인 커머스보다 훨씬 쉽고요. 근데 이제는 옴니채널, 혹은 O2O라고 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 커머스를 연결해서 전체를 데이터를 활용해서 최적화하는 사례가 점점 늘고 있어요. 저희 고객사 중에서도 무인양품이나 시세이도 같은 곳이 성공적으로 잘하고 있죠.
최: 흠…
고영혁: 그다음에 광고 시장, Ad-tech라고 표현하는 게 있어요. 이 산업은 결국 어떻게 하면 광고주나 광고를 트는 영역을 보유한 퍼블리셔들이 원하는 목적, 즉 ‘광고를 통해 매출이 늘어난다’와 ‘돈이 되는 광고 의뢰가 많이 들어온다’를 잘 달성시켜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산업입니다. 광고의 기본 원칙 중 하나는 광고를 보고 싶어 할만한 사람에게 제때 적절한 매체를 통해서 광고를 보여줘야 광고주나 퍼블리셔 모두 만족하는 결과가 나온다는 거예요. 그리고 광고가 진행되는 과정은 이제는 모두 실시간으로 벼라별 데이터가 왔다 갔다 하면서 처리가 됩니다. 따라서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BM과 서비스 디자인 관점에서 필요한 정보를 데이터로 뽑아내기 쉽기 때문에 그로스 해킹을 적용하기 쉬운 분야라고 보시면 됩니다. 상대적으로 어려운 부분은 굴뚝산업 중에서도 전체 프로세스의 흐름을 데이터로 측정하기 만만치 않은 곳들이죠. 하지만 그쪽도 시대의 흐름에 맞춰서 어떻게든 데이터를 측정하려고 해요. 그 관점에서 IoT가 앞으로 큰 기여를 하게 될 것이고요.
최: 하지만 콘텐츠 중에서도 적용하기 어려운 부분은 있어 보입니다. 예를 들어 웹툰이나 저희 같은 미디어 기사 말이지요.
고영혁: 아뇨, 콘텐츠 미디어 쪽은 오히려 하기 되게 편합니다.
최: 그래요-_-?
고영혁: 온라인상의 매체들을 통해서 볼 수 있는 콘텐츠는 기본적으로 다 가능하죠. 요즘은 TV도 IPTV가 많다 보니 그럴 수 있는 여지가 높고요. 실제 저희 글로벌 고객사 중에서도 메이저 방송사나 출판사나 뉴스 미디어, 유명 콘텐츠 제작 업체들이 많아요. 일본, 미국 등의 대형 매체사가 저희 솔루션을 이용하면서 자기들의 어떤 콘텐츠들이 어떤 사람들에게 어떻게 소비되고 있는지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에 맞게 데이터로 조종하면서 매출 최적화를 진행하고 있죠.
최: 저는 그 부분이 제일 어렵더라고요. 예를 들어 빵 터진 콘텐츠가 있어요. 그런데 그 콘텐츠를 어떻게 카테고리화 해야 할지 감이 안 잡히더라고요. 이게 슬퍼? 웃겼어? 비판적이야? 비꼬는 거야? 이런 부분에 대한 파악은 어쩔 수 없이 주관적으로 진행할 수밖에 없어요. 게다가 콘텐츠를 소비하는 사람들도 올해 다르고 작년 다르고 재작년 또 달랐고요.
고영혁: 일단 동일 콘텐츠를 다른 시기에 페이스북에 릴리즈했는데 왜 반응이 다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쉬워요. 변수가 달라졌으니까 당연히 반응도 달라지죠. 그런 고민에 앞서 생각해야 하는 것은 ‘우리의 목표는 왜 그때와 다른가’, 왜 다른지 이해되었다면, ‘어떻게 발행을 시키면 원하는 목표를 더 달성할 수 있는가’예요. 이때 중요한 건 참고할 지표예요. 뷰 수, 공유 수 이렇게 단편적인 지표만으로 판정하다 보니까 고민할 수 있는 여지가 줄어드는 거예요.
최: 더 참고할 깊이 있는 지표가 있을까요?
고영혁: 어떤 분석을 하든 의미 있는, 액셔너블한 인사이트를 뽑아내려면, 그 분석 프레임 안에서 최대한 다양한 관점으로 현상이 잘게 잘게 쪼개져야 해요. 제가 관련 프로젝트 할 때 어디까지 말씀을 드리냐면, 콘텐츠의 스토리텔링을 생각해 봅시다. 기승전결 같은 흐름이 있겠죠. 그러면 기승전결의 구간을 미리 다 박아놓습니다. 자, 구독자들이 이 콘텐츠를 읽을 때 ‘승’까지는 무리 없이 가요. 그런데 그 이후로는 갑자기 읽다 말아요. 반면에 저 콘텐츠를 읽을 때는 ‘결’까지 쫙 가요. 그러면 생각해볼 수 있겠죠. 이 콘텐츠를 왜 끝까지 읽었나, 이런 주제와 이런 소재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이는 미리 ‘기승전결’의 구간을 정해놨기에 가능한 분석이겠죠.
최: 오…
고영혁: 또 하나의 중요한 축이 있어요. 바로 ‘누가 봤냐’하는 점이죠. 근데 아시다시피 페북은 이걸 본 사람에 대한 정보를 그렇게 많이 주지는 않아요. 그게 자기 비즈니스의 원천 핵심 데이터이기 때문에 그런 걸 그대로 제공해주지는 않는 거죠. 그런데 제가 아까 말씀드렸던 일본의 유명 방송국이나 라디오 방송국 등의 분석 및 개인화를 진행하다 보면 소비자에 대한 데이터를 많이 모을 수 있어요. ‘누가’ ‘언제’ ‘뭘’ 봤느냐에서 ‘누가’에 대한 것을 자꾸 볼 수 있는 거죠. 얘가 남자고 여자고 나이가 몇 살이고 그런 것도 중요한 정보지만, 더 중요하게 보는 지표는 ‘예전에 얘는 어떤 걸 보았던 사람인가’하는 부분이에요.
그 부분을 분석하다 보면 우리가 지난번에 퍼블리싱했을 때와 지금 퍼블리싱했을 때를 비교해볼 수 있겠죠. 자세히 봤더니 소비한 애들 자체의 성향은 별다름이 없어, 그러면 이 성향을 지닌 애들이 이 이슈에는 별로 흥미를 가지지 않는구나, 이런 가설이 가능한 거죠. 혹은 이런 상황도 가능해요. 저번과 비슷한 애들이 왔어, 그런데 이번에는 양상이 완전히 달라. 그러면 시간이 흐르면서 컬처 코드가 바뀌었기 때문에 비슷한 콘텐츠를 봐도 반응이 다르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겠죠. 이런 식의 다양한 각도로 탐색해야 진짜 인사이트가 나오는 거지, 단편적으로 ‘같은 콘텐츠인데 왜 1년 전이랑 다를까?’ 해봐야 답이 안 나오는 거예요.
최: 트레저데이터 고객사 중에서 그로스 해킹으로 확 좋아진 사례는 어떤 게 있을까요?
고영혁: 모 게임회사가 저희 서비스를 쓰면서 내부의 리소스는 왕창 줄이고 게임의 퍼블리싱 사업 퍼포먼스는 확 좋아진 경우가 있어요. 그리고 모 대기업도 저희 솔루션을 쓰는데 ‘기존의 use case로는 절대 못 보던 부분을 꿰뚫어보게 되었다, 그래서 다음 단계를 준비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우선 현재는 이 정도로만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네요.
해외 같은 경우에는 무인양품을 들 수 있겠네요. 무인양품은 웹이 있고 앱이 있고, 매장이 있죠. 이것들을 모아 옴니채널 최적화 및 개인화를 진행하는 데 저희 플랫폼을 통해 빠르게 구축하는 데 성공했어요. 결과적으로 매출이 46% 오른 사례가 있지요.
최: 와우…
고영혁: 어떻게 그게 가능했을까요? 그 사람이 무인양품 매장에 들어갔을 때 과거의 행동 패턴, 매장의 재고 등 오만 가지 데이터를 통합해서 보았기 때문이에요. 그걸 토대로 매장도 손해를 안 보면서 잠재고객도 만족할 수 있는 개인화된 쿠폰을 준 실시간(near-realtime)으로 발급해요. 마트 가면 주는 전단지 쿠폰 있잖아요? 그 쿠폰은 고정된 거예요. 하지만 앱으로 개인화된 쿠폰을 고객 한 명 한 명에게 매장에 왔을 때 전달함으로써 매출은 46% 오르고, 기존 고정 쿠폰 대비 쿠폰사용률도 2배로 오르고, 매장의 체류 시간이나 매장에서의 동선량이 17~18% 성장했습니다. 이런 것들을 앱 개발 기간까지 포함하면 5.5개월, 그거 빼면 2.5개월 만에 CTO 한 명이 저희 솔루션을 사용해서 이루어냈습니다.
우리나라 화장품 회사들의 온라인 사이트들을 보면 무조건 둘 중 하나예요. 멋진 모델이나 화장품을 내세운 마이크로사이트 등의 홍보성 사이트거나 아니면 e-커머스거나. 대형부터 중형 화장품 회사까지 죄다 그렇습니다. 그런데 저희 고객사인 시세이도는 주력이 되는 웹사이트를 ‘웹서비스’로 만들었어요. 이름은 ‘와따시플러스’로, 나(와타시)를 플러스한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이 사이트의 아이덴티티도 아예 웹 서비스 첫 페이지에 박아 놨어요. “저희 와따시플러스는 고객님이 뷰티나 화장품 등 피부케어에 대한 모든 궁금증이나 고민을 해결해 주는 곳입니다”라고요. 그리고 검색 인터페이스를 서비스에서 부각하면서 검색 결과를 비롯 서비스 곳곳에 약속한 문제 해결을 위한 서비스 요소를 많이 만들어 놨어요. 그걸 어떻게 이용하는지에 따라서 ‘예전에는 건성이었다가 갑자기 지성으로 바뀌었다’거나 ‘지금 여드름 때문에 고생을 많이 한다’거나, 이런 궁금증에 자연스럽게 해답을 제공하지요. 또한 그에 대한 최적의 오퍼도 제공해요. 상품 할인 쿠폰이 됐든 테스트 체험이 됐든 여러 요소를 자동으로 계산해서 보내주죠.
자연스럽게 오프라인 매장의 방문을 유도하는 적절한 매장 방문 예약 프로세스도 제공합니다. 이렇게 해당 고객이 매장이 가면 시세이도 앱을 통해서 체크인이 되고 포인트를 더 받을 수 있고 예약자에게만 제공하는 특제 마스크팩 같은 사은품도 받을 수 있어요. 그 모든 절차에서 모든 데이터가 남게 되고 이걸 활용해서 고객 개개인별로 어떤 고객 여정(customer journey)를 걸어왔는지 보게 합니다. 즉, 매장의 점주나 점원이 쓰는 서비스에서는 지금 체크인해서 들어온 고객이 어떤 고객인지 좌악 보이는 거고, “어디까지 알아보셨어요? (용산에 전자제품 사러 갈 때 듣는 톤)” 라는 말을 할 필요가 없이 어떤 고객님인지 파악할 수 있어요. 그러면 거기에 맞는 이야기를 꺼내면서 적절한 상품을 추천할 수 있게 되고, 그런 응대를 받았을 때 고객의 머리와 가슴에 떠오르는 생각과 느낌은… 뭐 예상하실 수 있을 거예요. 저희 서비스를 2016년 4월에 계약하고 10월에 이런 게 가능한, 데이터로 제대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한 새로운 서비스 프로세스를 시작했는데, 2017년 초가 되니 오프라인 매장에서의 매출이 20%가 올랐죠.
당신이 기획자, 개발자, 마케터라면 꼭 이 강의를 들어라
최: 강연에서는 어떤 내용을 주로 말씀해주실 생각인가요?
고영혁: 가장 먼저 이야기해야 할 건 데이터 프로덕트의 정의예요. 데이터 프로덕트가 어떤 건지 잘 모르시는 분들이 아직도 많으세요. 그러니 예시를 들어 자세히 설명드릴 거고요, 왜 지금 데이터 프로덕트에 집중해야 하는지도 이야기할 겁니다. 앞으로 어떤 비즈니스를 하든 간에 온라인을 빼놓을 수는 없어요. 모든 제품이나 서비스 모두 온라인에 접점을 갖고 있고, 그러면 데이터로 연결될 수밖에 없거든요. 그렇게 기본적인 상황 설명과 왜 필요한지, 어떻게 강력하게 기능할 수 있는지 말씀을 드릴 거예요. 그다음에는 BM, 서비스, 데이터모델링 등의 관념과 체크사항, 조심해야 할 부분들도 설명드릴 거예요.
그러면 데이터 프로덕트에 대한 전반적인 사항을 이해할 수 있겠죠? 그런데 그걸로 운영해서 성과도 내야 하잖아요? 그러니 그로스 해킹을 할 때는 뭐가 중요하고 조심해야 하는지 하나하나 말씀드릴 거예요. 마지막으로 데이터 프로덕트가 아닌 녀석들에 대해서는 그로스 해킹이 더 복잡해지는데, 그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런 부분도 말씀드릴 것 같습니다.
최: 데이터 프로덕트라면, 아까 말씀 주신 비즈니스가 정량적으로 잘 정리되고, 그것을 구현하기 위한 여러 방법론이 구석구석 스며든 것이라 보면 되나요?
고영혁: 데이터 프로덕트는 고객에게 제공해야 하는 밸류를 만들어내는 데 있어서 필수요소가 데이터인 제품이면서, 이 제품이 고객과 상호작용을 하면서 밸류 자체를 더욱 강화시키고 진화시킬 수 있는 데이터가 자동으로 생성되고, 그게 다시 적용되는 선순환 체계를 가진 제품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건 일단 제품이에요. 프로덕트 상의 밸류를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하죠. 이렇게만 말씀드리면 되게 데이터 프로덕트라고 지칭할 수 있는 경우가 꽤 한정적일 것 같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는 걸 나중에 말씀드릴게요.
최: 어떤 분들이 들으시면 좋을까요?
고영혁: 실제로 제가 컨설팅을 하거나 코칭할 때도 TF를 구성해요. 그 TF 안에는 소위 말하는 기획자, 프론트엔드/백엔드 엔지니어, 마케터 이렇게 크게 4개 영역이 포함되어 있죠. 바꿔 말하면 이 중 어느 쪽이시더라도 도움 되실 거로 생각합니다.
[고영혁] 그로스 해킹과 데이터 프로덕트 (10/29)
누가 이 강연을 들으면 좋을까요?
- 비즈니스 기획을 담당하는 기획TF팀 구성원
- 프론트엔드, 백엔드 엔지니어 같은 IT 개발자
- 비즈니스 마케팅을 담당하는 마케터 직군
이 강연을 들으면 무엇을 알 수 있나요?
- 왜 데이터 프로덕트에 집중해야 하는지, 데이터 프로덕트란 어떤 것인지 배워봅니다.
- 제품과 서비스를 데이터 프로덕트의 관점으로 바라보는 방법을 알아봅니다.
- 데이터 프로덕트를 그로스 해킹에 적용하는 방법을 배워봅니다.
강연 안내
- 일시: 2018년 10월 29일 (월) 오후 7:30~9:30
- 장소: 드림플러스 강남 (서울특별시 서초구 강남대로 311 드림플러스 강남)
- 연사: Arm 트레저데이터 고영혁 한국 총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