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야 유튜브가 있다지만
케이블 채널도 별로 없던 시절, 볼 수 있었던 애니메이션은 지상파 방송국에서 틀어주는 것이 전부였다. 방영하는 애니메이션이 몇 없다보니 그만큼 인기도 몰릴 수밖에. 학교에 가면 전날 봤던 애니메이션이 대화의 전부이기도 했다.
그 때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90년대 방영 애니메이션을 모아보았다.
1. 세일러문
KBS 2TV에서 1997년 4월 1일부터 <달의 요정 세일러문>이라는 이름으로 방영을 시작했으며, 일본과는 달리 시리즈가 넘어가도 뒤에 부제를 붙이지 않고 계속 이 제목만 사용하였다.
미안해 솔직하지 못한 내가~
이렇게 시작하는 오프닝은 이 시절에 세일러 문을 안 본 사람 사이에서도 유명하다. 특히 악당을 처치할 때 “사랑과 정의의 이름으로 널 용서하지 않겠어!”라고 외치는 대사를 따라해 본 적 없는 초등학생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2. 천사소녀 네티
원제는 <괴도 세인트 테일>이지만, 한국에서는 ‘천사소녀 네티’로 훨씬 유명하다. 1996년 12월 20일부터 KBS 2TV를 통해 방영이 시작됐다. 특이하게도 일본보다 한국에서 더 인기를 끌었던 작품인데, 시청률 20%를 기록하는 선풍적인 사랑을 받은 작품이다.
특히 ‘정의로운 도둑’이라는 모순적인 캐릭터 설정으로 많은 학생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당시 네티를 꿈꾸는 여자 초등학생들이 한두명이 아니었다는 후문이…
3. 웨딩피치
투니버스, MBC, SBS 총 세 곳의 방송사에서 방영됐다. 피치, 릴리, 데이지라는 3명의 캐릭터가 있었는데 친구들과 함께 놀 때면 서로 메인 캐릭터인 피치를 하겠다고 싸우곤 했다(…) 변신 아이템이 파우더 팩트, 립스틱, 시계여서 이를 모티브로 한 장난감이 불티나게 팔리기도 했다. 변신 의상이 화려하고 예쁜 웨딩드레스라 많은 여자 초등학생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기도 했다.
4. 포켓몬스터
포켓몬스터는 SBS에서 1999년 7월 14일부터 방영했다. 당초 예상보다 시청률이 훨씬 높아 필름을 미처 수입하지 못하는 바람에 2000년 1월부터 4월까지 종전에 방송하던 분량을 다 시 처음부터 재방영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높은 인기탓에 포켓몬스터 스티커를 모으는 열풍이 불기도 했다. 당시 학교 앞 매점들은 포켓몬스터 빵을 사려는 학생들로 북적거리곤 했다.
5. 디지몬 어드벤쳐
KBS 2TV에서 2000년 11월 7일에 첫 방영했다. 선택받은 아이들이 여름 캠프를 떠나 이상한 조류에 휘말려 날아가는데, ‘디지털 월드’라는 신세계에 도착하게 되고 디지몬파트너들과 함께 세상을 구하기 위한 모험이야기이다. 평균 시청률 15%대를 기록하며 높은 인기를 자랑했다.
특히 포켓몬스터와 라이벌 구도를 구축하며 괴물(?)애니메이션의 양대산맥으로 불렸다. 학교에서 친구들과 오프닝 곡을 떼창했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다…
우리의 초딩 시절을 아름답게 빛내준 90년대 애니메이션. 당신의 최애 애니메이션은 무엇이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