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기 제시된 답변은 당연히 절대적인 것이 아니며, 저의 개인적인 의견과 에브리마인드 심리상담센터 전문가 선생님들의 자문을 종합해 작성했습니다.
심리상담을 받다 보면 다양한 질문이 마음속에 피어오릅니다. 저도 그랬어요! 심리상담에서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마음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심리상담에서 일어나면 이상하다고 느껴지는 일을 정리한 포스팅을 먼저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래서 다룰 이야기들은 이런 이상하고 나쁜 심리상담이 아니라는 걸 전제하고 이야기하겠습니다.
상담에 가서 할 말이 없는 거 같아요
심리상담을 매주 가다 보면 어떤 회기에는 별다른 할 말이 없는 것처럼 느껴지는 날도 있습니다. 상담에 가면 왠지 중요하고 무거운 이야기만 해야 할 거 같고, 쓸데없는 이야기를 하면 안 될 거 같은 느낌에 더더욱 어떤 말을 해야 좋을지 모르겠는 느낌이 들기도 하죠.
하지만 상담은 혼자 하는 게 아니랍니다. 혼자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하나 고민하지 말고 상담 선생님과 그런 고민도 함께 나눠보세요. “오늘은 별로 할 얘기가 없다”고 말하며 상담을 시작할 수도 있어요. 본인 기준에서 사소하게 느껴지는 일상 이야기부터 해봐도 좋아요. 의외로 사소한 이야기에서 시작했는데 중요한 주제로 연결될 때도 있거든요.
중요한 이야기라면 어디서 출발해도 연결돼요. 너무 혼자 고민하지 마시고, 맞은 편에 앉은 상담사를 믿고 사소한 이야기부터 아무말대잔치까지 편하게 이야기를 시작해보세요.
상담의 불만을 말해도 괜찮을까?
댓글로 “상담 선생님이 ~라고 한 게 마음에 걸렸어요/ 마음에 안 들었어요/ 상처받았어요”라는 이야기를 정말x100 많이 들었습니다. 불만이 있을 때는 주저하지 마세요. 상담을 받으며 불만이 생기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상담이 기대와 달랐을 수도 있고, 상담 방향과 속도가 나와 맞지 않을 수도 있고, 선생님과 내가 잘 안 맞는 성격일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런 불만이 있을 때 상담사에게 불만을 직접 표현하는 것입니다. 물론 불편한 말을 꺼내는 게 쉬운 일은 아니죠. 어려워요. 하지만 상담은 나를 위해! 비싼 돈을 지불하는 시간입니다! 이 시간이 충분히 나를 위해 쓰이지 않는다고 느껴지면 그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내담자로서의 권리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상담에서 불만을 이야기해보는 경험 그 자체만으로도 배우거나 느끼는 게 생길 거라 생각합니다.
상담사를 바꿔도 괜찮을까?
네! 괜찮아요! 한 번에 자기랑 딱 맞는 상담사를 만나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용실에서도 아무리 경력 있고 훌륭한 디자이너를 만나도 내 마음에 안 들 수 있는 것처럼 상담도 마찬가지랍니다. 물론 지금 상담사와의 상담을 종결하기 전에 안 맞다고 느끼는 부분에 대해 상담에서 이야기하고 넘어가는 건 스스로에게 도움이 될 수 있어요!
새로운 상담을 시작했을 때 지난 상담에서 어떤 점들이 마음에 들지 않아 상담을 그만두게 되었는지 이야기하고 시작하는 것도 상담에 도움이 될 수 있답니다. 다만 너무 상담사를 자주 바꾸는 경우, 이 부분을 상담에서 이야기해보는 게 좋을 수도 있어요.
상담에서 왜 이런 걸 물어보죠?
상담에서 개인적인 정보를 물어보는 것에 불쾌함을 느끼시는 분들도 있어요. 상담사는 내담자의 상황을 더 구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민감할 수 있는 정보를 물어보기도 한답니다.
하지만 같은 문제라도 어떤 맥락이냐에 따라 달라지니까요. 예를 들어 “제가 핸드폰을 바꾸고 싶은데 돈이 없어서 바꾸지 못하겠어요”라고 했을 때 연봉이 1억인 사람이 이렇게 얘기하는 것과 연봉이 1,000만 원인 사람이 얘기하는 건 아주 다른 의미를 가질 수 있겠죠.
상담사가 단순한 호기심이나 신상을 캐내기 위해 질문하는 건 아니에요. 하지만 만약 상담사가 물어보는 걸 이야기하기 불편하다면 얼마든지 이야기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상담사가 물어보는 톤이 불편했다면 그 점에 대해 이야기해도 괜찮습니다.
상담을 받고 더 힘들어져요
상담을 받다 보면 일시적으로 더 힘들다고 느껴질 수 있어요. 저도 심리상담을 받으며 한편으로는 마음이 후련해지는 거 같으면서도 동시에 내 삶은 더 혼란스럽게 느껴질 때가 있더라고요.
심리상담은 온갖 옷들과 잡동사니로 꽉 차 있던 옷장을 열어서 정리하는 것과 비슷할지도 몰라요. 처음 문을 열어 옷들을 펼쳐놓다 보면 당연히 열기 전보다 더 혼란스럽고 힘든 느낌이 들 수 있어요. 심리상담의 자연스러운 과정이에요.
이 힘든 마음이 자연스럽다고 해서 꼭 참거나 이겨내야 하는 건 아니에요! 상담사와 이야기해서 속도를 조율해가거나 아니면 다른 방법을 시도해볼 수도 있답니다. 그러니 상담이 너무 힘들게 느껴질 때는 꼭 선생님과 함께 이야기해봤으면 좋겠어요!
상담을 받아도 계속 제자리에요
심리상담을 몇 개월씩 받다 보면 어느 순간 더 이상 나아지지 않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순간이 찾아올 수도 있어요. 심지어 예전보다 더 나빠졌다고 느껴질 때도 있죠. 굉장히 좌절스럽고, 심리상담에 대한 회의가 몰려와 상담을 그만두기도 하죠. 만약 변화가 직선으로 쭉 이어지는 거라 믿었던 분들이라면 아마 더 좌절스러울 수 있어요.
하지만 변화는 직선으로 찾아오지 않는답니다. 심리적인 변화는 나선형을 그리며 발생합니다. 나아지는 거 같았다가 다시 후퇴하기도 하죠. 분명 차근차근 나아가고 있는데도, 주변을 둘러보면 계속 똑같은 자리에서 맴돌고 있는 것처럼 느껴질지도 몰라요.
계속 제자리인 거 같아 좌절스러울 때, 상담을 종결하기 전에 상담 선생님과 내가 상담에서 성취한 변화들에 대해 이야기를 꼭 나눠봤으면 좋겠어요.
상담 선생님이 나를 싫어하면 어떡하죠?
‘상담 선생님이 나를 싫어하면 어쩌나’라는 고민도 많이 하시는 거 같아요. 사실 잘 모르던 낯선 사람을 몇 번 만났다고 신뢰하고 자신의 취약한 마음을 터놓는 게 쉬운 일은 아니죠. 이런 불안감이 드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에요.
만약 상담 선생님이 나를 싫어하는 게 아닐까, 혹 내 이야기를 듣고 나를 이상하게 생각하는 건 아닐까 걱정이 된다면 상담 선생님께 직접 물어보는 걸 추천해요.
저는 상담 첫 회기 받을 때 상담 선생님이 내가 ‘서늘한여름밤’이라는 걸 알고 나에 대해 편견이 있거나 내가 하는 일들을 싫어할까 걱정이 된다고 먼저 말씀을 드렸어요. 선생님의 반응을 보고 ‘저 선생님이 나를 싫어하지 않겠구나’ 안심할 수 있었어요.
상담사가 이런 실수를 해도 되나요?
상담사도 인간이기에 실수를 합니다. 아래에 나열된 행동들은 제 기준에서 ‘유감스럽지만 상담사들이 상담 중 할 수 있는 실수들’의 목록입니다.
- 상담 시간에 조는 것
- 상담 일정을 착각하거나 지각하는 것
- 이름을 잘못 부르는 것
물론 이런 행동이 반복된다면 단순한 실수로 보기는 힘들겠죠. 하지만 만약 제 친구가 “내 상담사가 상담 중에 (위에 나온 행동 중 하나)를 했어. 이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라고 묻는다면 “선생님이 그 행동을 반복하시니? 그게 너한테 어떻게 느껴져? 그 이야기를 한 번 선생님과 나눠봐”라고 대답해줄 거 같아요.
상담사가 실수해서 기분이 나빴나요? 그럼 참지 말고 상담에서 이야기해보세요. 시간이 지난 후에 이야기해도 괜찮아요!
상담 중에 차별/혐오 발언을 들었을 때
유감스럽게도 여전히 상담 중에 차별/혐오 발언을 하는 상담사들이 있습니다. 더 유감스러운 건 때로 이 상담사들이 꽤 괜찮은 사람들일 때도 있다는 거죠. 상담 중 차별/혐오 발언을 들었다면,
- 일단 불편감을 말해보세요. 어떤 부분이 어떻게 불편했는지, 왜 그런 말을 하면 안 되는 건지 얘기해보세요.
- 그리고 선생님의 반응을 봅니다. 괜찮은 상담사라면 자신의 편견과 무지를 사과하고 그 발언이 내담자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물어볼 겁니다. 이 과정에서 존중받는 느낌이 들 거예요.
- 만약 상담사가 혐오와 차별을 굽힐 생각이 없거나, 변명에 급급하거나, 오히려 내담자의 문제라고 몰아가거나, 문제 제기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 당신은 최선을 다했습니다. 저라면 다른 상담사를 알아볼 거 같습니다.
상담을 받다 보니 저도 심리상담을 공부하고 싶어요
심리상담 받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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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상담 배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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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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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 내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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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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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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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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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만 원 내외(&기회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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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해결 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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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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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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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정은 여러분의 몫. 하지만 기대했던 것과는 다를 수 있다는 점, 잘 생각해보셨으면 좋겠어요.
원문: 서늘한여름밤의 볼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