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을 쫓을수록 쳇바퀴를 돌리는 기분이다
아무리 트렌드를 쫓아도 그것은 다시 구식이 되더니 결국 제자리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다. 출근길에 뉴스를 읽고, 팟캐스트를 듣고, 이런저런 뉴스레터를 구독하고, 논문이나 보고서, 물론 책도 읽는다!
하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보통 조금 돈을 들이면 이런 귀찮은 일들은 대부분 해결된다. 그런 것 중 하나가 바로 각종 강연이고, 그중 제일은 ‘콘퍼런스’다.
콘퍼런스는 각 분야 전문가들의 발표와 토론을 압축적으로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적 트렌드를 파악하는 매력적인 창구 중 하나다. 다만 주의할 점이 있다. 세상에는 정말 많은 종류의 콘퍼런스가 열리고, 그만큼 당신의 시간을 낭비하게 만드는 ‘불량 콘퍼런스’도 참으로 많다는 것이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시라. 다음의 규칙만 잘 지킨다면 불필요한 지식 행사에 참여하는 안타까운 일을 확실하게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1. 어떤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나요?: 와셋(WASET)
얼마 전 뉴스타파와 MBC의 공동취재로 ‘와셋(WASET)’이라는 가짜 학문 콘퍼런스의 실상이 만천하에 드러난 적이 있다. 보도에 따르면 우리나라 교수들이 본인에게 할당된 연구성과를 채우기 위해서 돈으로 논문을 산 것이다. 자본주의 시대에 돈으로 안 되는 것은 없다지만, 정도가 있다. 이런 교수님에게 학문 꿈나무들이 대체 무엇을 배울 수 있을지 모르겠다.
와셋의 교훈은 학계에 그치지 않는다. 요즘의 지식 행사에도 ‘타짜’가 너무 많다. 그럴싸한 프로필에 속지 마라. ‘○○연구소장’과 같은 직함은 종로 지하상가 명함집에서 5분이면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언제나 명심하자.
2. 오가는 말이 상식적인가요? 세계환단학회
그럴듯한 행사장에서 진행한다고 제대로 된 콘퍼런스는 아니다. 그 내용을 들여다봐야 한다. 황당한 내용이라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세계환단학회 콘퍼런스’와 같은 것들이다. 콜럼버스 이전에 미국에 도착한 최초의 후손이 한국인이라는 식의 당황스러운 내용은 화려한 행사들이 열리기로 유명한 모 대학교에서 열렸다.
음식에 자신이 없는 식당일수록 인테리어나 인스타 홍보와 같은 부차적인 것에 신경을 쓰기 마련이다. 열리는 곳과 상관없이, 오가는 말의 수준이 중요하다. 인도의 허름한 시장 바닥에서 역사에 남을 가르침을 전파한 석가모니처럼 말이다.
3. 특정한 목적이 있지는 않나요?: 보물섬 인양 투자자 모집 콘퍼런스
신일그룹이란 곳에서 113년 전 침몰한 러시아 군함 돈스코이호를 찾아냈다고 발표한 적이 있다. 그들의 주장에 따르면, 이 군함에 무려 150조 가치의 금괴가 함께 잠들어 있다는 것이다. 이때부터 신일그룹이 최대주주인 제일제강 주가가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아주 난리가 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돈스코이호는 신일그룹이 새로 찾아낸 것이 아니며, 이미 15년 전 국책연구기관인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이 발견했다. 당연히 금괴 그런 것도 없었다(…) 하지만 신일그룹은 여전히 최초 발견을 주장하며 투자자 모집을 위한 콘퍼런스까지 개최하겠다고 말했다. 긴말 하지 않겠다. 새로운 자극을 받으러 간 콘퍼런스에서 혹시 설득을 당하고 있는가? 빠르게 도망가는 것이 좋겠다.
4. 다음 행사를 기약할 수 있나요?: 2017 어벤저스쿨 부동산 콘퍼런스
내용이 알차고 모든 것이 완벽했으나 다음을 기약하기 힘든 콘퍼런스도 있다. 온·오프라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진짜 부동산 전문가를 모아 압축적이고 실전적인 지식을 전달하기 위해 열린 ‘2017 어벤져스쿨 부동산 콘퍼런스’는 취지는 좋았으나 적자를 기록하면서 좋은 추억으로 마무리된 전설의 콘퍼런스다.
‘졌지만 잘 싸웠다’가 국어사전에 관용어구로 등록되는 날이 온다면 바로 ‘어벤저스쿨’이 첫 번째 용례로 등록될 것이라 믿는다. 마침 대표님이 뒤에서 지켜보고 있기 때문에 긴말은 적지 않겠…
좋은 콘퍼런스가 뭔지 묻는다면 ‘앙트십 코리아 컨퍼런스’를 보게 하라!
위의 주의사항을 완벽하게 비껴간, 아주 모범적인 콘퍼런스가 있다. 오는 8월 22일 열리는 ‘제5회 앙트십 코리아 컨퍼런스’는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 스타트업얼라이언스 공동 주최에 무려 네이버 후원으로 진행된다.
이 콘퍼런스는 기업가정신 교육 관련 연구와 기업가 정신을 발휘한 사례를 스타트업 생태계 내에서 공유하며 더욱 발전적으로 고양해보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자리이며, 올해로 5회라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고 있다.
연사들도 탄탄하다. 지난번에는 송금 애플리케이션 ‘토스(Toss)’로 유명한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창업자의 발표가 있었다. 치과의사라는 길을 접고 불확실한 핀테크 산업에 뛰어들게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리고 올해는 무려 ‘배달의 민족’ 서비스를 만든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의 발표가 예정되어 있다!
특정 인사의 네임밸류에 기댄 행사라고 오해하면 곤란하다. 배달의 민족 김봉진 대표와 같은 세션에서 발표하는 ‘이큐브랩’은 쓰레기통 스스로 내용물을 압축하는 스마트 쓰레기통을 파는 회사인데, 대학생 시절의 창업 아이디어를 공모전 상금으로 끌고 오면서 결국 미국 볼티모어시와 160억 원 규모의 계약을 따낸 대표님의 저력 있는 스토리도 준비되어 있다.
트렌드도 놓치지 않는다. 최근 떠오르는 ‘지역’이라는 키워드에 대하여 다룬다. 모종린 연세대 교수, 홍주석 어반플레이 대표, 추영민 네이버 리더가 한자리에 모여 “기업가정신이 지역을 어떻게 살릴 수 있는지”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기업가정신에 대한 연구와 다양한 연사를 만날 수 있는 앙트십 코리아 컨퍼런스의 입장표는 단돈 1만 원이다. 빠른 신청을 통해 불볕더위를 피할 수 있는 만 원의 행복을 느껴보도록 하자.
※ 해당 기사는 앙트십 코리아 컨퍼런스의 후원으로 제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