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동향에 따르면, 전체 실업률은 4.1%에 그친 반면 20~29세 청년층 실업률이 10.7%에 이른다고 한다. 참고로 이전 11.6%에 비해 크게 개선된 게 이 수준이다. 물론 한국뿐 아니라 주요 선진국 중 상당수가 청년 실업에 허덕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청년실업 문제를 방치해서는 안 될 것이다.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원인’을 파헤쳐야 한다. 왜 청년 실업 문제가 심각해졌을까?
1. 지금 당장 이 불황을 끝내라
이에 대해서 경제학자들은 크게 두 가지 의견을 지닌 듯하다. 첫째 진영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원인을 찾는다. 즉, 경기침체 때문에 기업들이 위축되어 적극적인 고용 의사가 부족하다는 주장이다. 이 주장의 대표자는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폴 크루그먼으로, 그는 『지금 당장 이 불황을 끝내라』(2013)에서 청년층의 실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인 경기부양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 자리에서 그의 주장을 모두 옮길 수는 없지만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최근 미국의 물가가 중앙은행의 목표 수준을 지속적으로 하회하는 것은 2008년 겪은 불황의 충격이 아직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며, 이 영향으로 기업들은 경력자만 우선적으로 채용할 뿐 신규 고용을 기피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이와 같은 청년 실업 문제는 한 세대의 생애 소득을 낮출 위험을 지닌다고 지적한다.
이와 같은 크루그먼 교수의 지적은 한국의 현실에 꽤 잘 들어맞는다. 2014~2016년의 수출 감소, 그리고 2016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내수경기가 위축될 때 청년 실업률이 치솟았기 때문이다. 2013년 청년 실업률은 7.8%에 그쳤지만, 2016년 9.8% 그리고 2018년 4월에는 10.7%까지 상승했다. 따라서 이 주장에 따르면, 한국 청년 실업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저금리 및 재정확대 정책을 펼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한 일이 될 것이다.
2. 당신이 경제학자라면
그러나 이런 주장에 대해 반대의견을 가진 사람들도 적지 않다. 가장 대표적인 주장을 펼치는 사람이 바로 『당신이 경제학자라면』(2014)의 저자, 팀 하포드다. 그는 경기 불황 같은 요인에 못지않게 ‘구조적 문제’도 실업률을 높였다고 주장한다. 일부 대기업들이 직원들의 근로 의욕을 자극해 생산성 향상을 촉진할 목적으로 지급하는 고임금 지급 전략, 즉 ‘효율임금 정책’이 구조적 실업을 유발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최신식 설비를 갖춘 새로운 공장을 건설한 A기업의 경우를 가정해보자. 이 설비를 조작하고 또 관리하는 데 상당한 지적 수준 및 경험이 필요하다면 어떤 인사정책을 사용하는 게 바람직할까? A기업 입장에서 보면 이미 값비싼 기계장비를 도입한 만큼 어떻게든 이를 잘 활용하는 게 급선무다. 따라서 A기업은 최신 설비의 원활한 활용을 위해 다른 기업에 비해 더 높은 임금을 주더라도 능력 있는 직원을 고용하는 게 이득이 될 것이다.
또한 경쟁 기업에 비해 높은 임금을 지급하기 때문에, 새롭게 채용된 직원들이 무단결근하는 등의 위험도 낮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A기업이 다른 경쟁사에 비해 높은 임금을 주는 것은 물론 고용 안정성까지 높으니 입사 경쟁률은 수십, 아니 수백 대 일에 이를 것이다. 문제는 이다음에 있다. A기업에 취직한 사람들은 높은 행복감을 누리겠지만, 문제는 취직에 실패한 사람들이다.
이들의 눈높이는 A기업에 맞춰졌고, 또 시험에 아슬아슬하게 떨어졌다고 생각한다면 다른 기업에 입사하느니 1년 정도 준비해 다음 기회를 노리려 들 것이다. 물론 A기업 같은 회사가 소수에 불과하다면 사회 전체에 문제는 되지 않는다. 그러나, A기업과 비슷한 전략을 사용하는 기업들이 무시할 수 없는 숫자에 이른다면 사회 경제 전체적으로 구조적 실업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3. 왜 우리는 불평등해졌는가
이 문제를 더욱 악화시킨 것은 세계화 경향이다. 전 세계은행 이코노미스트 브랑코 밀라노비치는 그의 책 『왜 우리는 불평등해졌는가』(2017)에서 국가 간 장벽이 무너지며 소득 수준이 낮은 나라에서 높은 나라로 인력 이동이 시작된 것에 주목한다. 즉 저소득 국가에서 선진국으로 근로자들이 이동하면서, 선진국 내 저임금 근로자들은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치열한 경쟁에 내몰린다는 주장이다.
밀라노비치의 주장은 한국에도 적용되는데, 외국인력 유입이 본격화된 2000년대 중반 이후 임금 격차가 벌어진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예컨대 근로자 30~99명인 중소기업의 연간 임금은 2009년 2,824만 원에서 2016년 3,392만 원으로 20.0% 상승한 반면, 500명 이상을 고용하는 대기업의 연봉은 4,383만 원에서 6,116만 원으로 40.7% 인상되었다.
특히 한국처럼 대학진학률이 높은 나라에서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임금 격차 확대는 더 큰 문제가 된다. 왜냐하면 대학 졸업을 위해 큰 노력을 기울였기에, 대졸자들은 어떻게든 대기업에 들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이 결과 구직활동 기간이 길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물론 3권의 책이 한국 청년실업 문제를 다 설명하는 것은 아니지만, 문제의 근원을 파헤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데 길잡이 역할은 담당하리라 판단한다. 한국에서도 청년 실업 문제를 다룬, 대중경제서적이 쏟아지기를 기대해 본다.
원문: 세상을 보는 눈
[홍춘욱] 환율과 금리로 보는 2018 한국의 경제전망(9/20)
한국경제는 해외 부문의 충격에 노출되었습니다. 2016년 말의 이른바 ‘사드’ 보복 이후 내수경기가 급격히 침체한 것, 그리고 2014년을 전후한 국제유가 급락 사태 이후 조선업경기가 급격히 악화한 것 등이 좋은 예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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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시: 2018년 9월 20일 목요일 오후 7:30~9:30
- 장소: 강남역 비타임
- 강사: 홍춘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