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이 블록체인을 코인 거래 이외에도 많은 분야에 접목할 수 있는 ‘블록체인 2.0 시대’를 시작한 이후 블록체인 플랫폼과 스마트 컨트랙트를 활용한 더 다양한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속속 등장했다.
이런 흐름과 더불어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원활히 진행하게끔 이를 지원하고 투자하는 블록체인 전문 액셀러레이터, 마케팅 자문 업체, 암호 화폐 공개(Initial Coin Offering, ICO) 플랫폼 등이 생겨난다. 나아가 일반 사용자가 거래소에 상장된 코인을 더 쉽게 활용하도록 여러 유틸리티 서비스도 개발된다.
본문에서는 블록체인 생태계에 새롭게 등장한 다양한 플레이어들의 역할을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살펴볼 예정이다. 덧붙여 이 글이 ‘대한민국 블록체인 생태계 지형도’를 기반으로 각 플레이어의 역할 및 상관관계를 정리한 것인 만큼 먼저 해당 지형도를 통해 국내 블록체인 시장의 플레이어들을 살펴보기를 권장한다.
- Contents Contributor: 최유리 PD, 김서진 PD
블록체인 생태계 플레이어 간의 역할지도
위 지도는 블록체인 생태계에서 새롭게 등장한 플레이어들이 각자 어떤 역할을 하는지, 그리고 서로 어떻게 상호작용 하는지 한눈에 보기 쉽게 표현한 것이다. 이해를 돕고자 블록체인 프로젝트 단계별로 ‘개발팀’과 각 플레이어가 어떻게 상호작용 하는지 시나리오 형식으로 서술했다. 더 나아가 시나리오 하단에 각 플레이어의 역할을 상세히 설명했다.
단 프로젝트 초기 단계→ICO 단계→서비스 상용화 단계 등 글에서 활용한 시나리오는 하나의 예시에 불과하며 실제로 각각의 프로젝트가 거쳐 가는 개발 단계 및 상호 작용하는 플레이어는 다양하다. 예를 들면 ICO를 마무리한 후에 토큰 이코노미 구조를 일부 수정하는 경우도 있다. 상황이 이러니 본문에서 소개한 플레이어들의 역할과 종류도 블록체인 생태계가 발전해감에 따라 점점 더 변화하고 다양해질 것임을 인지하기 바란다.
또한 본 아티클에서 소개한 로고의 기업들은 예시일 뿐이며 해당 분야의 대표 플레이어로 보기 어려우며, 예시에 나온 기업이 하는 일이 해당 플레이어 항목에서 설명하는 내용과 다를 수 있음을 미리 고지한다. 더 정확한 정보를 아시는 독자는 언제든지 의견을 남겨주시기 바란다.
프로젝트 초기 단계에서 영향을 주고받는 플레이어
프로젝트 초기 단계에서 개발팀은 어떤 종류의 합의 알고리즘으로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구성할 것인지를 결정하는데, 이때 오픈소스로 공개된 코드 및 블록체인 학회에서 공개한 기초 기술을 참조할 수 있다.
이후 블록체인 플랫폼 혹은 Dapp을 보완하고자 더 전문적인 솔루션을 필요로 하는 경우에는 블록체인 전문 소프트웨어 개발사에서 솔루션을 구매하기도 한다. 더 나아가 토큰 이코노미 설계, 프로젝트 마케팅, 법률 자문 등이 필요한 경우에는 액셀러레이터 및 전문 컨설팅 업체로부터 자문을 구한다.
1. 블록체인 프로젝트: 코인&토큰
오픈 블록체인 프로젝트란 자격 제한 없이 누구나 블록을 생성할 수 있는 비허가형 블록체인 상에서 무결성을 유지하기 위해 이에 기여한 노드(사용자)에게 보상으로 결제수단(코인 혹은 토큰)을 제공하는 프로젝트를 의미한다. 코인 및 토큰의 결제수단으로서의 기능은 거래소를 통한 타 법정/암호화폐와의 교환 및 해당 플랫폼/Dapp에서 제공하는 서비스, 데이터 구매 등을 통해 구현된다.
코인과 토큰을 구분하자면 코인은 블록체인 플랫폼에서 발행 및 사용되는 것으로 대표적인 예로는 비트코인, 이더리움의 Ether, 아이콘의 ICX 등이 있다. 토큰은 이더리움과 같은 블록체인 플랫폼상에 얹힌 DApp에서 발행 및 사용하는 것으로 예로는 메디블록의 메디토큰, 에어블락의 ABL 등이 있다.
2. 액셀러레이터&컨설팅
액셀러레이터는 블록체인 프로젝트 발굴 및 투자, 블록체인 비즈니스모델 개발 및 마케팅 등을 지원하는 그룹이다. 블록체인 전문 액셀러레이터는 기존 액셀러레이터와 달리 액셀러레이팅 기업이 직접 멤버십 토큰을 발행해 ICO를 통해 액셀러레이팅 자금을 조달하고, 탈중앙화된 벤처캐피털(VC)을 지향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모델로 변한다.
블록체인 전문 액셀러레이터로는 독일의 아이코닉랩(Iconiqlab)과 국내의 디블락(Deblock) 등이 있다. 컨설팅은 액셀러레이터와 달리 입주 공간 및 투자를 제공하지 않는 대신, ICO 컨설팅 및 마케팅, 법률 서비스 등 주로 전문 지식 분야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3. 블록체인 교육 플랫폼 및 학회
블록체인 교육 플랫폼(Learning Platform)은 블록체인과 관련된 다양한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교육 플랫폼이다. 블록체인 학회(Academy)는 블록체인과 관련한 학술 활동을 하는 학회나 단체를 의미한다. 학술 단체는 민간기업과 달리 상업적 기술보다는 기초기술 연구를 추구함으로써, 향후에 블록체인 업계 민간기업이 응용하도록 블록체인 기반 기초기술 및 정보를 제공해주는 역할을 한다.
4. 개발사
개발사는 블록체인 자체 솔루션 등 블록체인과 관련된 개발중심의 업체그룹을 의미한다. 개발사는 블록체인 프로젝트 개발팀과 달리 자체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보다는 기존 블록체인이 가진 트랜잭션 처리의 한계성, 거래 지연 등의 문제해결 하는 데 초점을 맞춘 솔루션 및 자체 블록체인을 개발해 이를 필요로 하는 기업이나 기관에게 기술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블록체인 개발사인 ‘더루프’는 자체 개발한 LFT 알고리즘에 기반한 루프체인 엔진 기술을 개발해 한국금융투자협회(KOFIA)가 주도하는 컨소시엄 등에 제공하며, 이를 금융권뿐 아니라 SCM, 게임 분야 등에 적용하는 방안에 집중해왔다. ‘헥슬란트’는 ICO 투자 플랫폼 토큰뱅크를 운영 중이며, 추가적으로 스마트컨트렉트, KYC, NPER 개발 자문 등 블록체인 개발을 진행해왔으며 DEX Wallet도 개발 중이다.
가상 화폐 공개 단계에서 영향을 주고받는 플레이어
프로젝트 개발팀은 블록체인 전문 미디어 또는 커뮤니티에 ICO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본인들의 ICO 소식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효과적으로 홍보할 수 있다. 이때 제삼자 없이 자체 웹사이트를 통해 ICO를 진행해도 무방하며 ICO 플랫폼을 이용할 수도 있다. 투자자들은 화이트 리스트에 사전 등록해두었다가 ICO에 참여하거나, 혹은 ICO 플랫폼에 등록되어 투자를 받는 토큰에 코인을 펀딩할 수도 있다.
1. 미디어&커뮤니티
블록체인에 대한 정보를 중점적으로 전달하는 블록체인 전문 미디어와 암호화폐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 모인 커뮤니티는 블록체인에 관한 정보를 다수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아직 블록체인은 일반 대중이 접하기에 낯선 주제이다. 다만 근래 블록체인에 대한 최신 근황 또는 트렌드를 체계적으로 전달하거나, 자발적으로 전달/재확산하는 커뮤니티&미디어가 늘어나 블록체인 생태계에 대한 소식을 접하기 쉬워지는 추세이다.
블록체인 전문 미디어 중에서는 인터넷 기사/아티클 형식으로 최신 소식을 전하는 코인타임(Cointime), 데일리토큰(Dailytoken), 그리고 블록체인에 대한 설명과 인사이트를 동영상으로 전달하는 유튜브 채널 ‘불새(블록체인 세상)’ 등이 있다. 일반 회원들이 자유롭게 질문과 답변을 게시하고, 본인의 의견을 업로드하는 커뮤니티로는 호재박스(hozaebox), 코인판(Coinpan) 등이 있다.
2. ICO 플랫폼
ICO 플랫폼이란 블록체인 프로젝트 개발팀과 초기 투자자들을 연결하는 통로 역할을 한다. 쉽게 비유하자면 새로운 제품의 콘셉트를 소개하고 이를 제작하는 데 필요한 최소 금액을 불특정 다수에게 펀딩받는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과 흡사하다. 투자자들은 개발팀이 새로 발행한 자체 암호화폐를 확보하고자 기존의 암호화폐(이더, 퀀텀 등)를 지불하는데, 이때 ICO 플랫폼은 투자자들에게 각 암호화폐 간의 교환 비율, ICO 진행 기간, 투자 목표 금액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보통 블록체인 개발팀은 본사의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ICO 일정을 홍보하는 자체 사이트를 보유하지만 ICO 플랫폼에서는 이 정보를 한눈에 모아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와 같은 플랫폼으로는 넥스트아이씨오(Next ICO), 토큰뱅크(Token Bank) 등이 있다.
3. 투자자(사)
투자자란 블록체인 프로젝트 개발팀의 의사결정에 관여하지 않고 단순히 투자 수익을 목적으로 프로젝트에 자금을 지원하는 주체를 의미한다. 주로 ICO를 통해 코인을 구매하고 향후에 코인의 가치가 높아지면 이를 다른 주체에게 판매해 매매차익을 얻는다. 프로젝트팀은 ICO에서 자금을 조달하고 이에 대한 보상의 의미로 투자자들에게 코인을 지급한다.
단기매매로 차익을 보는 투기적 성향의 개인 투자자보다는 전문 투자업체 혹은 액셀러레이터가 코인을 상대적으로 장기간 보유하며 더 나아가 해당 프로젝트가 성황리에 진행되도록 다양한 인프라를 지원하는 경향이 있다. 블록체인 분야 투자사의 예시로는 국내의 블록체인 투자펀드이자 액셀러레이터인 해시드(Hashed)가 있다.
프로젝트 런칭 단계에서 영향을 주고받는 플레이어
블록체인 프로젝트 개발팀은 성공적인 ICO 이후 자신들의 로드맵에 따라 프로젝트를 고도화해 예정된 날짜에 프로젝트를 런칭한다. 프로젝트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솔루션의 가치에 동의하는 개인 사용자들은 해당 블록체인 플랫폼에 참가해 네트워크 유지, 토큰 생태계 활성화, 가치 생산 및 소비 등의 다양한 활동에 기여하고 코인/토큰을 통해 보상을 받기도 한다.
1. 사용자
사용자란 본인이 기대하는 사용 가치를 얻고자 블록체인 프로젝트에서 개발된 다양한 서비스나 솔루션을 이용하는 주체를 의미한다. 사용자는 거래소에서 직접 코인을 구매하거나 채굴 행위를 통해 보상으로 코인을 얻는다. 이렇게 얻은 코인은 다른 사용자의 지갑으로 자신의 코인을 이체하거나 혹은 블록체인 서비스를 이용할 때 수수료를 지불하는 용도로 활용한다.
단 코인은 ‘지불 수단’이자 특정 개인이 해당 프로젝트에 가진 ‘지분’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즉 특정 Dapp의 토큰(지분)을 구매해서 보유하다가 토큰의 가치가 상승하면 이를 판매해서 수익을 낼 수도 있으며, 동시에 그 토큰을 Dapp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지불 수단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다만 본문에서는 설명의 편의를 위해 ‘사용자’와 ‘투자자’를 구분해두었다.
그 외의 플레이어들
블록체인 프로젝트의 발전단계와 상관없이, 개인 사용자가 블록체인 프로젝트에서 발행된 암호화폐를 현실에서도 활용 및 관리하게끔 지원하는 다양한 거래소 및 유틸리티/서비스 역시 블록체인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
1. 암호화폐 거래소
거래소란 암호화폐와 명목화폐를 환전하는 교환소이다. 거래소는 가상세계와 현실 세계를 이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현재 운영 중인 거래소들에는 보완해야 할 요소가 많다. 예를 들면 소수 운영자에 의해 중앙집중적으로 운영되는 거래소가 고객들에게 거래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다는 점(신뢰성 문제), 보안이 취약해서 해킹을 당할 수 있다는 점(보안성 문제), 암호화폐 상장 시 -주식 시장에 주식을 상장하는 비용의 몇 배에 달하는- 과도한 수수료를 청구한다는 점 등이 있다.
대표적인 거래소는, 가장 오래된 암호화폐 거래소이며 과거에 거래 총액 세계 1위였던 ‘빗썸(Bithumb)’, 카카오스탁의 두나무가 운영하는 후발주자 ‘업비트(UPbit)’, 타 거래소와 달리 신규 계좌 개설을 하지 않아도 암호 화폐 거래가 가능한 ‘고팍스(Gopax)’ 등이 있다.
2. 유틸리티&서비스
유틸리티 및 서비스란 사용자의 코인/토큰의 이용에 도움이 되는 각종 소프트웨어/하드웨어 및 서비스를 말한다. 블록체인 플랫폼 혹은 Dapp사용자(노드)들이 시스템의 무결성을 유지하는 것에 대한 보상으로 얻은 결제수단(코인/토큰)은 사용자들에게 가치 있는 그대로 여겨져야 한다. 유틸리티 및 서비스는 사용자들이 해당 토큰의 거래량, 가격 등의 정보를 제공해주고, 코인을 통해 쉽게 송금 및 물품구매까지 이뤄지는 서비스를 지원함으로써 코인/토큰의 활용도를 높여 이들의 가치 유지에 도움을 준다.
대표적인 블록체인 관련 서비스는 코인매니저(Coinmanager)로 코인 가격, 거래량, 매수/매도벽 등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해준다. 또한 브릴리언츠(Brilliants)는 글로벌 암호화폐 결제 카드를 개발해 가상세계뿐 아니라 일상에서도 암호화폐를 통한 소비를 가능케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