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고용지표가 부진하면서, ‘최저임금’이 고용 부진의 직접적 원인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 해석에 판단유보 입장입니다. 왜 그런가 설명해보겠습니다.
1. 중국 관광객 흐름이 내수 경기를 좌지우지하고 있다
위 그림은 한국 서비스 생산과 중국인 관광객 추이를 비교한 것입니다. 한 눈에도 2012년을 전후해 큰 변화가 나타났음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중국 관광객이 월 20만 명을 넘어서면서부터, 중국 관광객 유입이 증가하면 서비스 생산이 늘어나고 반대로 중국 관광객 유입이 줄어들면 서비스 생산이 감소하죠. 왜 이렇게 중국 관광객 유입/유출 여부가 내수 경기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었을까요?
2. 쪽수뿐 아니라, 씀씀이도 비교가 안 된다
중국 관광객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 전후까지 증가했던 것도 큰 영향을 미쳤겠습니다만 사실은 아래 그림에 나타난 것처럼 중국 관광객의 씀씀이가 다른 국가 관광객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는 것이 더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대충 계산해서 2016년 820만 명이 유입되었고 이들이 각각 2,100달러 정도를 썼다고 가정하면 약 172억 달러 정도를 한국에 뿌린 것으로 추산됩니다. 2017년 중국 관광객 유입이 400만 명에도 미치지 못했을 때 어떤 파급효과를 일으켰을지 훤히 짐작됩니다.
3. 중국 사람들은 ‘쇼핑’에 집중한다
중국 관광객의 영향력을 더욱 높인 것은 그 지출의 구성 때문입니다. 아래의 그림에 잘 나타나듯 중국 관광객들은 전체 지출의 63%인 1,368달러를 쇼핑에 투입합니다. 그것도 일본 관광객하고 달리 한국산 화장품이나 먹거리에 집중하는 쇼핑을 하죠.
다시 말해 중국 사람들은 객단가도 높을 뿐만 아니라 돈을 거의 온전히 한국에만 뿌린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이러니 중국 관광객 유출입이 한국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습니다.
4. ‘사드’ 보복은 한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직접적인 충격은 간단하게 계산됩니다. 820만 명이 400만 명으로 줄었고, 1인당 객단가에는 큰 변화가 없었으니 바로 나옵니다. 아래의 표는 중국 관광객 감소의 충격이 각 산업에 미친 영향을 집약해 보여주는데, 156억 달러 정도로 추산됩니다.
앞에서 2016년 820만 명이 방문했을 때 172억 달러를 지출했던 것을 감안하면 과하다 싶은데, 현대경제연구원은 사드 보복이 없었을 때 2017년에도 한국에 중국인 관광객이 25% 이상 증가했을 것이라고 가정해서 계산했습니다. 물론 이 숫자는 ‘참고’ 사항입니다. 정확한 계산은 누구도 불가능할 테니까요.
아무튼 중국 관광객 감소의 충격은 소매업과 음식점업, 그리고 숙박업에 집중되는데 이들 산업은 다 ‘고용유발 효과’가 높은 산업입니다. 따라서 현대경제연구원의 분석 자료 「사드 배치에 따른 주요 이슈와 전망(2017)」에 따르면, 약 40만 명의 취업 감소 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됩니다. 역시 단순 계산이기에 정확하게 이만큼 감소했다고 단언할 수 없습니다. 참고사항 정도로 보세요.
5. 결론: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감소에 미친 영향은 얼마나 될까?
이상의 분석 내용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사드 보복으로 중국 관광객이 급감했다
- 중국 관광객은 1인당 소비액도 커서, 중국 관광객 급감에 따른 충격은 GDP의 1~2%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 특히 중국 관광객의 유입 감소 충격은 소매/음식료/숙박 등 고용유발 효과가 큰 산업에 집중되었다
- 단순 계산으로 대략 40만 명 전후가 이 충격으로 직장을 잃었을 것으로 추산된다
상황이 이러한데 최근의 고용 부진이 전적으로 ‘최저임금 인상’ 때문이라고 보는 것은 과한 것 같습니다. 누차 지적했듯 최저임금의 인상은 분명 고용에, 특히 자영사업자의 고용에 악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그러나 “최저임금 인상이 최근 고용 부진을 유발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너무 과하다고 봅니다.
최근 중국 관광객이 다시 한국에 유입되는데 이로 인해 하반기 내수경기 개선되고 고용이 늘어나면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 증가를 유발했다’고 해석할 수는 없는 것처럼 최근의 고용 부진 원인을 최저임금 인상에서만 찾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하기 어렵네요. 즐거운 독서, 행복한 인생 되세요.
원문: 시장을 보는 눈
참고
- 「2017 외래 관광객 실태조사」, 한국관광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