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의 데이터를 분석해 급격한 성장을 이루는 마케팅 전략이 스타트업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데 들어보셨나요? 바로 인스타그램, 드롭박스, 트위터, 페이스북 등이 이례적인 성장을 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마케팅, ‘그로스 해킹 (Growth Hacking)’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책 『그로스 해킹, 스타트업을 위한 실용주의 마케팅』 (2015, 라이언 홀리데이 저)을 읽어보았습니다!
그로스 해킹의 개념 정의부터 국내 사례까지, 지금부터 함께 볼까요?
데이터로 말하는 새로운 마케팅, 그로스 해킹
전통적인 마케팅 교본 대신 검증 가능하고, 추적 가능하며, 확장 가능한 방법만으로 대체하는 사업 전략
그로스 해킹은 사용자의 행동 패턴을 데이터로 추출하고,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한 후 창의적인 마케팅 전략을 세워 회사를 급성장시키는 것을 말합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비용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내리고 위험요소를 최소화해 성장을 이루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스타트업이 시도하고 있는 마케팅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스타트업은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으나, 현실적으로 실패의 위험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투자 대비 높은 성과를 창출하려면 사소한 마케팅 전략이라도 데이터에 근거한 측정과 검증을 바탕으로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존의 마케터들이 ‘브랜딩’과 ‘마인드 공유’같은 모호한 개념들을 추구한 반면, 그로스 해커들은 지표와 ROI(투자 대비 수익 효율 Return On Investment)를 기반으로 서비스 이용자와 함께 성장합니다. 즉, 데이터 지표로 말하는 신개념 마케팅 활동이 바로 그로스 해킹이며, 데이터를 활용한 가치가 더욱 빛나게 될 미래에 더 잘 맞는 새로운 접근 방법이라고 말하는 이유입니다.
그로스 해킹은 도구라기보다는 사고방식이다 – 아론 긴
그렇다면 ‘숫자(데이터 지표)에 기반한 의사결정’을 도와주는 새로운 개념의 마케팅, 그로스 해킹의 사고방식을 실현시키기 위한 방법은 무엇일까요?
그로스 해킹을 하기 위한 4가지 단계
책에서 저자 라이언 홀리데이는 그로스 해킹의 사고방식을 실현하기 위한 방법으로 4가지 단계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지금부터 각 단계에 대해 간략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STEP 1: 제품 시장 궁합(Product Market Fit) 조건 갖추기
그로스 해커는 ‘제품 시장 궁합(Product Market Fit, 이하 PMF)’을 달성하기 위해 오랜 시간을 들입니다. PMF란 제품과 소비자 사이에서 완벽한 조화 상태를 만드는 작업으로 제품 출시 이후에도 최적의 상태가 될 때까지 계속적으로 사용자의 피드백을 받고 개선점을 찾아 변화하는 과정을 말합니다.
- STEP 2: 잠재고객 중 딱 맞는 사람 확보하기
그로스 해킹을 아는 사람이라면, 신제품 출시 시점에서의 대대적인 홍보보다는 전략적 출시 또는 핵심 이용자의 관심을 끌 만한 연출을 기획하는 데 집중합니다. 잠재고객 중에서 제품의 가치를 전달했을 때 매출을 발생시킬 뿐만 아니라 입소문 효과의 일환이 될 만한 사용자를 공략하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어떻게 돈을 써야 가장 효과적인 한 방을 딱 맞는 사람에게 날릴 수 있느냐’가 중요합니다.
- STEP 3: 구전 효과 만들기
구전성(virality)은 사람들에게 퍼뜨리고 싶은 욕구를 자극하는 것입니다. 그로스 해킹의 ‘구전 효과 만들기’는 제품의 탄생부터 사람들이 공유할만한 가치를 지녀야 하고 무엇보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도구와 캠페인을 제품에 포함해야 합니다. 이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린 후 구전 효과를 기대하는 것과는 다른 접근 방법입니다.
- STEP 4: 유지와 최적화 확장하기
그로스 해킹의 마지막 단계는 제품을 사용하는 고객을 잃지 않고 유지시키는 것입니다. 고객을 유지시키기 위해서는 제품을 개선하고 최적화하는 데에 투자해야 합니다. 궁극적으로 고객이 제품을 계속 사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드는 것입니다. 이런 방식은 매출을 높이기 위한 기존 마케팅 전략과는 다릅니다.
베인 앤 컴퍼니에 따르면 고객 유지율을 5% 증가했을 때 회사의 수익성이 30% 증가했다고 합니다. 따라서 성장이 정체되어 있는 상황에서 그로스 해커는 기존 고객을 유지시키고 제품을 고객에 최적화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로스 해킹의 핵심 2가지
책의 저자가 설명한 각 단계와 여타의 그로스 해킹 사례를 접하면서, 그로스 해킹을 각 단계로 나눠서 생각하는 것보다 핵심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왜냐하면, 그로스 해킹은 각 단계가 상호 작용하기도 하고, 어떤 경우에는 자연스럽게 동반되어 나타나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지금부터는 제가 생각했을 때의 그로스 해킹의 핵심을 2가지로 설명하고자 합니다.
첫 번째는 STEP 1과 STEP 4의 과정에서 공통적으로 필요한 과정으로 ‘끊임없는 개발, 피드백, 수정 작업’에 대한 내용, 두 번째는 STEP 2과 STEP 3의 최종 목표인 ‘핵심 고객의 전환율 높이기’에 대한 내용입니다.
첫 번째, 끊임없는 개발, 피드백, 수정 작업
PMF를 실현하는 첫 번째 단계에서부터 사용자 유지와 제품 최적화의 단계까지 그로스 해커는 끊임없는 개발과 피드백 데이터 수집, 그리고 수정 과정을 반복합니다. 왜냐하면 이 과정이 회사가 성장하기 전과 성장이 정체되는 상황을 포함한 모든 순간에 기본이 되는 업무 프로세스이기 때문입니다. 그로스 해커가 하는 일은 회사의 존속을 위해 해야 하는 핵심 업무 프로세스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용자의 피드백을 수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제품을 끊임없이 개선하는 작업을 잘하는 대표적인 사례로는 아마존이 있습니다.
소비자로부터 출발하여 거꾸로 일하기 (working backwards from the customer)
아마존 직원들은 제품을 완벽히 준비해서 출시하지 않고 계획 단계에서부터 시장에 공표해 소비자의 반응을 살펴봅니다. 초기 계획을 수정하고 또 수정하는 작업을 거쳐서 소비자의 반응이 제품의 역량을 말해주는 형태를 만듭니다. 그리고 제품이 어느 정도 소비된 후에도 사용자가 원하는 제품으로 끊임없는 발전을 위해 시도합니다.
아마존의 CTO인 워너 보겔스(Warner Vogels)는 회사의 직원에게 개발하고 있는 제품의 FAQ와 사용설명서를 작성하는 것을 제안합니다. 그 이유는 가상 시나리오를 생각하는 방식을 통해 소비자가 지각하는 관점에서 아이디어를 도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마존 사례를 통해 유추해 볼 수 있듯이 그로스 해커는 PMF 없이는 어떤 마케팅 활동도 시간낭비라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개발하는 것에서 만족하지 않고 적절한 투입과 규칙, 기준, 피드백을 통해 개선하는 데 힘을 더합니다. 사용자의 유지율을 높이는 것이 회사를 장기적으로 존속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에 제품이 어느 정도 사용자에게 최적화된 이후에도 이 과정은 계속됩니다.
두 번째, 핵심 고객의 전환율 높이기
잠재고객 중 딱 알맞은 사람에게 제품의 가치를 전달하게 된다면, 구전효과는 동시에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잠재고객을 핵심 고객으로 전환하고 이 핵심 고객이 입소문 효과를 내는 고객이 되는 과정, 즉 전환율을 어떻게 데이터로 측정해 공략할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그로스 해커들은 대표적으로 AARRR 기법 혹은 깔때기 분석이라고 불리는 분석 방법을 동해 핵심 고객의 전환율을 측정합니다.
AARRR 분석이란? 사용자 행동을 5가지 단계로 분석하는 방법으로 제품이 추구하는 가치에 따라 각 단계의 의미와 순서 변경 가능하다.
- Acquisition(획득) : 어떻게 우리 서비스를 접하고 있는가
- Activation(활성화): 사용자가 처음 서비스를 이용할 때, 긍정적인 경험을 제공하는가
- Retention(재사용): 이후의 서비스 재사용률은 어떻게 되는가
- Revenue(매출 발생): 최종 목적(매출)으로 연결되고 있는가
- Referral(추천): 사용자가 자발적 바이럴, 공유를 일으키고 있는가
※ 출처: Wisetracker
그로스 해킹의 가장 큰 목표는 AARRR 분석의 마지막 단계까지 얼마나 많은 사용자를 남아 있도록 할 것인가에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 각 단계별로 사용자가 얼마나 남아 있는지를 수치로 보여주는 지표, 전환율이 중요합니다. 또한 어느 단계의 전환율이 낮은지를 파악 한 뒤 그에 상응하는 마케팅 전략을 세우는 것도 중요합니다.
AARRR 분석의 마지막 단계인 추천 단계까지 얼마나 많은 사용자가 남아 있느냐는 핵심 고객의 비율을 의미합니다. 추천 단계까지 남은 사용자가 핵심 고객이고, 이들에 의해 자연스럽게 입소문 효과가 나는 과정임을 고려할 때, 그로스 해킹에 있어서 전환율이라는 데이터 지표의 중요성을 한 번 더 생각해 보게 됩니다.
데이터 지표의 중요성, 나만의 행동적 지표를 만들기
앞서 그로스 해킹의 핵심을 이야기하며 데이터 지표의 중요성에 대해서 언급하였습니다. 책에서는 나아가 국내 사례로 ‘헬로마켓’를 언급하며 많은 데이터 중에서도 나만의 행동적 지표를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여기서 행동적 지표란 제품이 개선되고 있는지, 개선할 점은 무엇인지, 어떤 방향으로 개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인사이트를 주는 데이터를 말합니다.
Build your own statistics!
헬로마켓의 한상협 공동창업자는 “Build your own statistics!”을 외치면서 자신만의 숫자와 분석 방법론을 구축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헬로마켓이 선정한 행동적 지표는 일반적으로 구글링해서 검색 결과로 나오는 중요하다고 하는 지표를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의 데이터를 분석해 나만의 의미 있는 지표를 찾는 것입니다. 헬로 마켓이 선정한 행동적 지표에는 ‘일일 아이템 등록 수’, ‘고객 유지(아이템 재등록 기준)’, 그리고 ‘판매 완료 건수’가 있습니다.
그 외에도 책에서 소개된 여러 사례를 보면 회사와 고객의 상황에 따라 그로스 해커들이 중점을 두는 지표와 툴이 달랐는데, 그로스 해커의 사고방식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이용자와 데이터로 소통할 뿐만 아니라 유의미한 나만의 지표를 선정하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무리하며
지금까지 살펴본 바를 통해 그로스 해킹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성장을 목표로 하는 사고방식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로스 해커는 데이터를 분석, 이를 바탕으로 한 의사결정을 할 줄 알아야 하고, 방대한 양의 데이터 가운데에서 의미 있는 데이터를 읽어내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이번 북리뷰를 통해 마케팅뿐만 아니라 우리가 하고 있는 의사결정을 생각해보고, 그로스 해킹의 사고방식을 적용해 볼 수 있는지 생각해보는 계기를 가져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원문: 매직테이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