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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바우영감이 보여주는 한국 사회의 아픔

2014년 1월 20일 by indizio

낮에 심심해서 또 인터넷만 하염없이 들여다보다가 알지롱 사이트에서 이런 걸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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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자 신문에 나왔을 것만 같은 이 4컷 만화는 53년 전인 1960년 4월 18일자 동아일보에 실렸다. 흥미가 생겨서 이 무렵의 고바우영감들을 살펴봤다. 네이버의 옛날 신문 읽기 기능을 사용하면 쉽게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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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나 지금이나 세상 돌아가는 일에 무신경한 사람들은 많다. 사회의 다수는 언제나 ‘내 일만 잘 하면 되는거지’라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를 희생해가며 남의 일, 공동체의 일에 참견하고자 하는 용감한 소수의 오지랖이 세상을 좀 더 나은 곳으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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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유적인 표현은 만화가의 재능이기도 하지만 검열 때문이기도 하다. 이 해 3월 이승만 대통령과 여당이 재선을 위해 투표함을 조작하고 유권자를 협박하는 등 부정선거를 저질렀다. 전국에서 항의 시위가 일어나자 경찰을 투입해 진압하고 학생들을 잡아들였다. 그는 또 시위를 ‘공산주의자들의 책동’이라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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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라고 써있는 차를 타고 온 사람이 어느 큰 집 앞에서 정부의 입장을 변명한다. 아마도 워싱턴에 보낸 주미대사가 미국 측에 설명하고 있는 것 같다. 미국이 전 세계 민주주의의 보루였던 시절이다. 아무리 독재자라도 미국의 눈치는 봐야 했다. 게다가 아이젠하워 대통령의 한국 방문이 예정되어있던 지라 이승만 정권 입장에선 더욱 미국에 잘 보여야 할 필요가 있었다.

마지막 컷에서 고바우 영감이 ‘잠간’하고 나와서 대사의 뱃속을 들여다보는데, 대사가 싹 지워져있다. 검열에서 삭제됐다. 원래 대사는 뭐였을 지 궁금하지만 내 빈약한 상상력으로는 알 수가 없다. 기회가 되면 김성환 화백에게 묻고 싶다. 여러분은 어떻게 상상하시는지?

그래도 이 정도면 양반이다. 아래처럼 처참하게 지우개질되어 나간 날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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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해 4월의 동아일보는 만화 뿐 아니라 여기저기 기사와 사진들이 이렇게 떡칠이 된 채로 찍혀 나갔다. 잔인한 검열이지만 그래도 검열이 있었다는 것은 알려주니 불행 중 다행이랄까. 독자들은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지 감은 잡을 수 있었으리라.

그 다음엔 어떻게 됐을까? 맨 앞에 보여준 ‘빨갱이’ 만화가 실린 바로 다음 날, 즉 1960년 4월 19일에 대학생과 중고등학생들이 거리로 나와 경무대(청와대)로 몰려가다가 경찰이 쏜 총에 맞고 백 명 넘게 죽었다. 이게 바로 4.19 혁명이다. 이후 일주일 동안 전국에서 학생과 시민들이 거리로 나왔다.

121221지(군중에 무차별 일제 사격이 벌어진 장소는 ‘효자동 전차종점’이라고 사진 아래에 써 있다. 효자동 전차종점은 경복궁 담장 옆, 지금은 청와대 앞 분수대와 청와대 사랑방이 있는 곳이다. 우리 동네다. 많은 학생들이 죽었던 역사의 장소이건만, 그곳엔 지금 아무런 표지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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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간 시위가 이어지고 드디어 4월 26일 이승만 대통령이 물러났다. 신문은 이를 ‘역사적 시민혁명’ ‘고귀한 피의 승리’라 불렀다. 왼쪽 아래엔 ‘경향신문복간’이라고 다른 신문의 부활을 축하해주는 제목도 눈에 띈다. 지금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고바우도 살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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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인간 마냥 지우개질 당했던 고바우 캐릭터를 담담하게 살려낸 김성환 화백. 당시 28세였다.


오른쪽에는 며칠 전 시위에서 친구를 잃은 고려대 행정학과 학생이 쓴 시가 실렸다. 그 아래는 소설가 정비석 씨가 ‘화근부터 근절’하자는 기고문을 썼다. 그는 이렇게 제안한다.

“여당인사만을 기용하던 재래의 방침을 지양하고, 국민의 신임을 받고 있는 재야인사들을 대폭 등용하여 연립내각을 조직한다. 그간에 이번 사태를 빚어내게 된 부정선거 감행자의 책임을 물어야할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이 역시 지금도 그대로 유효한 조언이다. 50년 전의 신문을 그대로 베껴다가 날짜만 살짝 바꿔 내일자 신문에 써도 될 것 같다.

덧. 김성환 화백의 인터뷰는 참 재밌다. 이승만 때는 그래도 언론 자유가 좀 있었고, 전두환 때가 최악이었다 회상한다.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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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ed Under: 만화, 시사,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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