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뭐 하시는 분입니까?
뷰티 액세서리 SPA 브랜드 ‘윙블링’의 공동대표 최재영입니다. 마케팅, 해외 전략 등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Q. 어쩌다 액세서리를 팔게 되셨어요?
특이한가요?ㅎㅎ 원래 취미가 뭔가 만드는 것이었어요. 어쩌다 어머니께 생일선물로 팔찌를 직접 만들어 드렸는데, 정말 좋아하시더라고요. 취미 삼아 이것저것 만들다 보니 쇼핑몰까지 만들게 되고, 전공이 조선해양공학과인데 전공 쪽으로는 망한 것 같기도 하고…
Q. 조선 분야라면… 지금이야 휘청대지만 예전에는 잘 나가지 않았나요?
워낙 터프하기도 하고, 술자리도 굉장히 많이 필요한 분야라서요. 제가 그런 것에 워낙 안 맞아요.
Q. 반면에 액세서리 쪽 시장은 큰가요?
한국만 해도 6조 5,000억 정도 되는데 막상 온라인 시장은 그렇게 크지 않았어요. 겨우 5% 정도였다가 최근에는 15%까지 성장했죠. 특히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고가 주얼리 시장이 확 줄어들었고, 대신 저가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했습니다. 저희도 긍정적인 상황이라 보고 있고요.
Q. 액세서리, 패션 등 소호 형태의 쇼핑몰 사이트는 이미 굉장히 많지 않나요?
액세서리 쇼핑몰이 많기는 하죠. 다들 대동소이해 보이기도 하고… 하지만 찬찬히 살펴보면 모바일 미디어, 소셜 미디어를 기반 두고 성장하는 쇼핑몰은 거의 없어요. 대부분 네이버나 G마켓 등 기존 플랫폼을 바탕으로 성장했을 뿐이에요. 그러다 보니 성장에 한계가 있어요. 차별점도 없고요. 그래서 저희는 처음부터 페이스북 등의 소셜 미디어에 집중했고, 그 덕에 업계 1위까지 성장한 케이스라 보시면 됩니다. 밀레니엄 세대들에게 맞는 콘텐츠를 생산해서 페이스북에서 좋은 반응을 끌어냈죠.
Q. 좋은 반응을 끌어내는 콘텐츠의 예시로는 어떤 게 있을까요?
그건 강연에서 알려드릴게요^^
Q. SNS 마케팅은 MCN이나 인플루언서들이 더 잘하는 것 같은데요?
맞아요. MCN이 커머스 쪽으로 넘어오는 중이죠. 하지만 저희는 소셜 미디어에 특화된 브랜드를 갖고 있는 것이 우위 요인이라고 봅니다. MCN이나 인플루언서 같은 경우에는 상품 하나 히트시킬 수는 있지만 그것이 지속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아요. 브랜디드 콘텐츠를 계속 만들어 내더라도, 그건 개인이 개인 채널에 유통시키는 것일 뿐이죠. 예를 들어 특정 아이템을 월 매출 억 단위로 만들어도, 그다음에는 완전히 다른 아이템을 새롭게 터뜨려야 하는 거예요. 그래서 인플루언서를 통한 마케팅은 브랜드나 해당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유지시키는 게 아니라 이른바 ‘원 히트 원더’가 돼요. 아이디어의 고갈, 후속 상품과의 연결성 부재, 카피캣이 등장하게 되는 거죠.
Q. 호오…
반면에 저희는 ‘윙블링’이라는 브랜드 아래 4년 동안 쌓아온 1,000가지 정도의 상품들이 모두 다 스토리와 콘텐츠를 갖고 있어요. 그래서 양적으로 하나의 진입장벽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Q. 특정 상품군만 다루는 분들, 예를 들어 뷰티 인플루언서들은 상품을 연속으로 히트시킬 수 있지 않나요?
상대적으로 유리하긴 하죠. 하지만 대체적으로 지지부진한 경우가 많아요. 특히 액세서리 같은 경우는 시장이 크지만 강자는 없는 상황이에요. 온라인 브랜드는 특히 더 그렇고요. ‘제이에스티나’ 같은 경우에도 면세점 등의 오프라인 상권을 넓혀가며 성장해 왔고, ‘로이드’나 ‘OST’ 같은 경우도 모두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성장했습니다. 하지만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액세서리 브랜드는 그렇게 성장을 많이 한 경우가 거의 없어요.
Q. 그래서 ‘윙블링’은 해볼 만했다?
‘SNS 기반의 브랜드라면 괜찮지 않을까?’ 싶었던 거죠. 예를 들면 A 귀걸이와 B 귀걸이를 귀걸이 카테고리 안에서 계속 광고를 돌리며 자연스럽게 브랜드를 노출시켜요. 그래서 소비자들이 처음에는 귀걸이를 보지만 마지막에는 ‘윙블링’을 기억하게 돼요. 그래서 4년 동안 운영하면서 페이스북을 이용하는 10-20대의 여성은 대부분 윙블링을 본 적이 있을 정도로 도달이 높게끔 만들었어요. 아이템이 아닌 브랜드가 주가 되는 광고였기에 브랜딩에서는 더 유리했다고 생각합니다.
당신이 액세서리 브랜드를 운영한다면 마주할 문제
Q. 중저가는 엄청 많이 팔아야 하잖아요. 그러면 배송비와 재고 관리 같은 운영비도 만만치 않을 텐데요?
맞아요, 단가가 저렴해서 하루 배송물량이 2,000개, 1,500개 이렇게 되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정말 힘들었어요. 특히 저희 같은 경우에는 제조 기반이라 각각의 부품을 별도의 주문으로 발주해야 하거든요. 목걸이 주문이 하나 들어오면 목걸이의 펜던트 부분, 줄 부분을 따로 관리해야 하는 거죠. 매입처만 하더라도 100개가 넘어요.
Q. 으음… 하나의 OEM 업체에 넣으면 쉽지 않나요?
기존의 미디어 커머스는 그렇게 하기도 해요. 근데 그러면 문제가, 다른 경쟁사도 그 업체에게 OEM을 준다는 거예요. 그러면 상품이 겹치는 경우도 생기고, OEM 업체가 경쟁자로 변신하는 경우도 생겨요. 하지만 저희는 다양한 형태로 제조하거든요. 100개가 넘는 매입처를 직접 관리하여 빠른 속도로 발주를 처리하고, 그에 비해서 하루에 꽤 많은 물량을 소화하고 있습니다.
Q. 어떻게 그게 가능한가요?
ERP(Engerprise Resource Planning)시스템을 구축했거든요. 이게 없었을 때는 정말 힘들었어요. 하지만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굉장히 많은 비용을 아낄 수 있었죠.
Q. 윙블링은 상품을 디자인해서 각 원자재를 발주하고 조립하는 건가요?
그런 경우도 있고. 아닌 경우도 있어요. 남대문 시장의 고급 인프라(?)를 이용하기도 해요. 액세서리 분야에서 아시아에서 제일 유명한 게 남대문시장이거든요. 세공 실력이 워낙 뛰어나니까요. 남대문 시장의 사장님들이 저희를 위해서 뛰어난 디자인을 뽑아주시는 경우도 있고, 반대로 저희가 디자인을 그려서 드리기도 해요. 디자인, 생산 등의 인력을 저희 내부에서만 처리하면 정말 성장 속도가 더딜 거예요. 하지만 이런 협력 체제를 통해 제작 공장을 가지는 것보다 더 좋은 인프라를 가지고 있습니다.
Q. 오호…
물론 직접 제조하는 제품도 있고요. 해외에서 히트했던 상품 중 ‘달’ 제품이 있습니다. 페이스북 좋아요가 45만 개 넘게 나온 제품이에요. 이 제품은 꾸준히 내보내야 하는데, 이런 경우에는 저희가 내부에서 생산하고 있죠.
당신이 글로벌 시장을 노리는 순간 마주할 문제
Q. 왜 글로벌을 노려야겠다고 생각하셨나요? 그리고 왜 동남아를 골랐나요?
동남아는 모바일 미디어 커머스가 핫해요. 반면에 네트워크는 취약해서 동영상 콘텐츠가 잘 안 되죠. 요즘 페이스북에서 터졌다 하면 영상 광고가 대부분인데, 저희 같은 경우에는 이미지 기반이죠. 하지만 이미지 기반이라는 점이 네트워크가 취약한 동남아에서는 강점이 돼요.
Q. 호오…
페이스북 반응이 좋으려면 제품에 스토리가 담겨 있어야 해요. 예를 들어 북극곰이 지구온난화 때문에 빙하를 못 건너는 장면이 있어요. 이걸 모티브로 삼아서 빙하가 눈물을 흘리고 있는 모습, 북극곰이 위태롭게 서 있는 모습을 스토리텔링으로 만들 수 있어요. 하다못해 WWF(World Wildlife Fund)에 후원할 수도 있겠죠.
프라이싱만 잘 잡으면 충분히 승산이 있습니다. 현지 제품은 조악하기 때문에 금액만 맞으면 충분히 삽니다. 결제만 원활하면 1만 원대는 충분해요. 그래서 스토리를 동영상이 아닌 이미지로 잘 풀어내면 동남아의 가능성은 충분해요.
Q. 해외배송은 어떻게 처리하시나요?
액세서리가 글로벌 진출에 유리한 점이, 부피가 작고 공산품이라는 점이에요. 부피는 보통 100g 정도밖에 안 해요. 화장품이나 식품은 국가별로 인증을 받아야 하는데, 액세서리는 그것도 필요 없어요. 덕분에 배송비가 매우 저렴합니다. 동남아까지 거의 4~6달러면 되고, 7일에서 14일 정도가 소요돼요. 부피가 있는 의류보다 훨씬 원활하죠.
Q. 그렇다면 배송에는 애로사항이 별로 없었나요?
그렇지만은 않았던 게… 파트너사를 통해 진행되거든요. 통관 브로커가 없으면 물건을 다 뺏기는데, 처음에는 엄청 많이 뜯겼어요. 4,000만 원이 넘었죠.
Q. 어이구;;; 초창기에 그랬던 건가요?
네, 그때는 통관에 대한 이해가 없어서 해외에서 주문받고 무작정 보냈거든요. 알고 보니 동남아시아 많은 국가의 공무원이 부패해 있더라고요. 돈 되는 거라고 하면 지들이 다 가져가고, 배송 기사가 훔쳐가기도 해요.
Q. 으음… 어떻게 해결했나요?
현지 업체들이 있어요. 통관 업무를 유연하게 처리하는 브로커를 보유한 업체죠. 그런 곳과 협업했을 때 그나마 매출이 나오더라고요. 그런데 통관을 넘어서자 더 힘든 결제 시스템을 만났고… 카드 문제가 어마어마했죠.
Q. 왜요? 동남아 여행 갈 때 신용카드 문제없이 쓰잖아요?
그건 여행지에서나 가능한 얘기예요. 개개인은 신용카드 보급률이 거의 0이라고 보면 돼요.
Q. 그러면 어떻게 결제하죠?
캐시 온 딜리버리(Cash on Delivery)라고 배송기사가 돈을 받는 시스템을 썼죠.
Q. -_-;;; 떼어먹기 되게 편하겠네요…
실제로도 많이 겪었어요. 더 큰 단점은 고객이 거절할 수도 있다는 거예요. 돈을 안 줘버리면 다시 가져와야 해요. 그러면 막대한 해외 왕복 배송비를 물어야 하는 거죠. 그런데 고객이 거절하는 확률이 50%가 넘었어요… 덕분에 인도네시아의 경우 현지 파트너사가 결제를 대행해 주는 방식을 취하고 있고요, 말레이시아도 괜찮은 편이에요. 홍콩이나 싱가포르는 인프라가 워낙 잘 되어 있고요.
Q. 국가별로 인프라가 괜찮은 곳과 아닌 곳을 말씀해 주실 수 있나요?
필리핀, 인도네시아는 완전 헬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고요… 태국 같은 경우에도 신용카드를 잘 안 써요. 해외 결제가 아니라 나라 안에서도 10~15%밖에 사용하지 않아요. 캐시 온 딜리버리가 대부분이죠.
Q. 그러면 국가별로 미는 콘텐츠가 다른가요?
국가별로 히트하는 상품이 다른 건 확실합니다. 필리핀은 아기자기한 걸 좋아하고 미국은 굵은 느낌을 좋아한다든지, 어떤 국가는 실버를 좋아하고 어떤 국가는 골드를 좋아한다든지… 하나하나 맞추다 보면 너무 다양해서 어려워져요. 특정 국가를 타깃팅한 제품을 만든다기보다는 제품을 폭넓게 노출하고 반응을 보며 타깃팅할 수 있도록 고민하고 있습니다.
Q. 언어문제는 없나요?
영어가 다들 꽤 통하는 편이더라고요. 필리핀이 영어를 잘 하고, 말레이시아도 잘 합니다. 인도네시아도 잘 하고요. 하지만 태국은 안 통해요. 재미있는 게 태국에서 저희 제품이 자주 바이럴되는 편인데, 결제는 안 되니까 사람들이 여행을 왔을 때 저희 사무실로 찾아와요. 통역사나 가이드를 데리고요.
Q. 통역사요?-_-;;
네. 태국도 빈부격차가 매우 심한 편인데, 여행 올 정도면 돈이 많은 사람이잖아요. 사실 태국에는 저희가 광고할 생각이 없었어요. 하지만 이미지 위주의 브랜드이다 보니 언어의 장벽이 덜해서 그것만 보고도 사고자 하는 이들이 있어요. 현지에서 리셀링 하겠다고 연락 오는 사람들도 있고요. 하지만 아무래도 현지화는 제일 어려울 것 같은 나라로 보고 있고, 그래서 동남아 국가 중 제일 마지막에 공략하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경험으로 엮은 이야기, 강의로 풀어내다
Q. 짝퉁은?
짝퉁 정말 많이 나옵니다.
Q. 어느 정도로요?
아예 중국에서 짝퉁이 만들어져서 넘어와요. 알리바바에 버젓이 올라오는 실정이에요. 저희가 경고메일을 날려도 무시해요. 그런데 다행인 건, 퀄리티 차이가 꽤 나요. 짝퉁이 딱 보기에도 훨씬 조잡해보이죠. 그래서 브랜드가 역으로 알려지는 효과도 있어요. 짝퉁에 ‘윙블링st’ ‘윙블링inspired’ 이런 식으로 기재되어 있으니까요.
Q. 동남아만의 특징이라고 할 만한 게 있을까요?
나라별로 특징이 있는데요, 필리핀 소비자는 질문이 많습니다. 한 번 바이럴이 되고 나면 페이스북 메시지가 하루에 몇천 개씩 어마어마하게 날아와요. 그래서 CS를 절대로 내부에서 처리하지 않아요. 필리핀 외주업체를 쓰죠. 반면에 인도네시아는 문의가 많지 않아요. 싱가포르, 홍콩은 광고비가 매우 비쌉니다. 태국은 바이럴이 잘 되지만 구매 환경이 별로라서 리셀러가 제일 많죠. 반면에 한류로 인한 호감도는 필리핀과 태국이 제일 높아요. 그래서 B2B가 제일 좋은 시장으로는 태국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쪽을 노리고 아이유, 레드벨벳, 트와이스 분들에게 협찬도 하고 있어요.
Q. 강연에서는 주로 어떤 말씀을 해주실 건가요?
동남아시아 시장 상대로 했던 여러 시도, 그에 따른 문제와 해결 방법, 앞으로 집중해야 할 부분, 그리고 그 시도들의 결과를 총합해서 말씀드릴 생각입니다. 더 자세하게는 해외 배송이나 API 연동, 해외의 솔루션과 애프터쉽 등등 실무적으로 겪었던 어려움과 그에 대한 해결 방법을 스텝 바이 스텝으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ㅍㅍㅅㅅ아카데미 [동남아 진출/윙블링]
동남아, 제대로 알고 진출하자
- 당신이 알고 있는 동남아시아의 정보는 틀렸다
- 동남아시아에서 진짜로 성공한 한국의 제품과 브랜드 리뷰
- 동남아시아에서 성공할 수 있는 요소 3가지
이 강연을 누가 들어야 할까요?
- 동남아에서 사업을 준비하거나 현재 운영 중이신 분
- 동남아 타깃으로 브랜딩과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마케팅에 실무적 고민을 하고 계신 분
- 동남아의 결제환경/물류/제조 관련 실무적 고민을 하고 계신 분
- 동남아 소비자의 문화와 시장 환경을 이해하고 싶으신 분
강연 일시: 2018년 6월 2일(토), 13시 30분
장소: 선릉역 북앤빈(booknbean.net)
※ 강연의 세부 프로그램과 주제는 변동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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