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어쩌다 주식의 세계에 입문하게 되셨나요?
1999년 군대 제대하자마자 주식이 뭔지도 모르고 시작했어요. 그때 IT 버블기였잖아요? 경제신문 봤는데 그래프가 거의 수직으로 오르는 거예요. 도서관 가서 주식 공부하고 아이스크림 먹다가 빙그레 주식 샀어요. 다행히 장이 좋으니 수익률이 나쁘지 않았죠.
Q. 좀 벌었나 보군요?
처음에 30만 원으로 시작했는데 금방 백만 원 단위 갔죠. 그때만 해도 지금처럼 주식하는 사람이 많지 않아서, 누가 주식하면 부탁한다는 분위기였어요. 그러다 99년 여름에 거래량 많으면 좋은 종목이라기에 대우를 잔뜩 샀는데 얼떨결에 몇 배 수익 내고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 후 투자할 곳을 뒤적뒤적하다 보니 그 시기 닷컴 열풍이 있었어요. 새롬기술이 대표적이었고, 부대장급에 대양E&C라고 엠씨스퀘어 만든 회사가 있었어요. 지금으로 치자면 VR 만드는 급이었는데, 여기 주식을 샀죠. 주가 엄청 올랐어요. 연말까지 등록금 몇 학기 분을 벌었죠.
Q. 자만에 빠진 주식 왕…
어린 나이에 건방이 하늘을 찔렀죠. 아버지께서도 콩깍지가 끼었는지 아버지 돈을 투자하라 하셨지요. 그리고 얼마 뒤 바로 2000년 IT버블이 터졌죠…
Q. 어떻게 됐죠…
서울 집값 하나 날렸어요. 반 토막도 아니고, 1/10 토막이 났죠.
Q. 괜찮으셨나요…
뭐, 그럴 리가요… 그때가 벤처 회사 있을 때였는데, 완전 멘탈 나갔죠. 그래도 너무 고마웠던 게, 아버지께서 그래도 믿어주시더라고요. 시간은 걸렸지만 결과적으로는 회복하고 그 이상 채워드렸어요.
Q. 정말 좋은 아버님을 두셨군요.
네. 그런데 정작 아버지는 그걸로 사기를 당해서(…)
Q. ……
……
격동의 10년, 그리고 스타일 투자에 정착하기까지
Q. 멘붕한 뒤 회사 생활은 어땠나요?
첫 직장은 모바일 증권 포털을 사업모토로 하는 벤처회사였어요. 너무 앞서나간 개념이었지요. 요즘 보면 증시 과열권, 침체권 등 여러 가지 분석 기법을 활용하여 인공지능 증권정보 서비스들이 나오지 않습니까? 저는 그런 콘텐츠를 그 시기에 기획했어요. 근데 너무 앞서나가는 게 될 리가 있나요. 30명 직원인데 월 매출 100만 원이었나…
Q. 아니 그건 좀 너무한데요(…)
당시 벤처들이 다 그랬어요. 증시에서 버블이 꺼졌어도 시중에 돈은 돌았으니까… 얼마 안 되는 남은 돈으로 주식을 하는데 버블 한 번 터지고 재미 보기 힘들었죠. 그렇게 호되게 당하고 여름부터 가치투자를 시작했어요. 1. 배당금 많고 2. 안정적으로 수익 올리고 3. 저평가인 종목. 지금도 기억나는데 현대미포조선, 코리아나, 웅진코웨이 주식을 샀죠. 이들 주식 중에는 장기적으로 100배 이상 상승한 종목도 있었습니다.
Q. 헐… 100배 이상???
물론 월급이 얼마 안 됐기도 했고, 아쉽게 중간에 팔기도 했죠. 그래도 3년 만에 종잣돈이 커지며 시스템 트레이딩으로 들어갔어요. 두 번째로 옮긴 회사가 시스템 트레이딩 차트 만드는 회사였다 보니 직접 로직을 만들어보고 백테스트하니 결과가 괜찮더라고요. 그래서 선물 거래를 시스템트레이딩으로 했습니다. 역시 성과가 좋았죠. 회사 프로젝트 때문에 외부에 갔다가 집에 와서 결산해보면 수익 나 있고… 돈이 들어오는 화수분 같았어요. 그래서 또 건방지게 됐죠.
Q. 건방지게 됐으니 또 망할 때가 됐군요…
아니에요. 많이 벌었죠. 1년 넘게 거의 회사에서 먹고 자고 부모님 집에서 신세 지다가 겨우 독립할 수 있었죠.
Q. 아버님 주식투자 손실은?
그건 조금 더 걸렸어요. 단숨에 할 수준이 아니었으니… 요즘 집값 비싸다고 난리인데, 그때도 비쌌어요(…)
Q. 중압감 엄청났겠군요. 그리고 투자는 계속 시스템트레이딩으로 가셨나요?
네. 뭐, 그래서 돈을 별로 쓰지는 않았어요. 그리고 마치 작년에 이현열 씨와 같은 똑똑한 분들의 퀀트 관련 책과 붐이 일었던 것처럼, 2004년에 시스템 트레이딩 붐이 일었어요. 그러니까 갑자기 수익이 안 나더라고요. 비슷한 로직을 많은 사람이 쓰면 수익이 안 나거든요. 특히 선물은 제로섬이라 꺾이는 게 확연히 보였어요. 그래서 2005년 완전 가치투자로 전향했어요.
Q. 포기가 빠른 남자로군요(…)
그때 제약주를 좀 많이 담았어요. 당시 PER이 2~3 수준에, 배당수익률 7% 대도 허다했거든요. 대학 동기들이 제약회사 있어서 귀동냥도 많이 들었고, 황우석 붐도 불고… 그때 운이 확 펴면서, 가치투자가 확실한 길이라는 신념을 가졌어요. 그때 대학원에서 투자론을 체계적으로 공부하며 각종 리포트를 봤는데, 그때 인상 깊게 본 전략이 ‘스타일 투자 전략’이었어요.
Q. 스타일 투자전략이 뭐죠?
요즘 이야기로 하면 가치투자 퀀트로 기준 놓고 주기적으로 포트폴리오를 교체하라는 거에요. 지금은 에프앤가이드에서 쉽게 다운받을 수 있지만, 전 손으로 과거 데이터를 일일이 수집했어요. 백테스트 해보니까, 가치투자 쪽이 선물 시스템 트레이딩보다 마음 편하게 수익률 높일 수 있겠더라고요.
Q. 실제로 수익률 많이 높았나요?
실제 스타일 투자로 100% 전환하는 데에는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였습니다. 그러던 중 2008년 금융위기가 왔죠. 투자자산 중 일정 비율은 스타일 투자전략을 취하며 포트폴리오를 이래저래 조절했는데, 금융위기 때에는 ‘한국가구’라는 한 종목의 투자 비중이 높았습니다. 강서구 마곡지구에 땅이 있었는데, 그 보상금만으로도 엄청나게 벌 거라 생각했죠. 그런데 2008년 금융위기로 상승세가 없더군요. 때마침 그때 동양증권 HTS 프로젝트 들어가서 금융위기를 무덤덤하게 보냈습니다.
Q. 막 40% 떨어지고 그랬나요(…)
아뇨. 오히려 20% 정도 빠졌으니까 선방했죠. 그런데 그때 느꼈어요. 사람이 어쨌든 급락하면 완전 마음이 무너지는구나… 다시 스타일 전략으로 가자… 그래서 금융위기 이후에는 완전히 가치 스타일 투자 쪽으로 옮겨갔어요.
Q. 요즘 퀀트 보면 가치투자도 꽤 여러 계열이 있는 것 같습니다.
크게 보면 퀀트도 가치투자 계열이고, 신진오 회장님의 집중투자도 가치투자에 들어와요. 정말 넓게 보면 셀트리온 투자하는 사람도 미래 성장성 대비 저평가라 생각하면 가치투자일 수 있죠. 다만 이 경우는 높은 기대수익률만큼 손실을 각오해야겠지요. 가치 스타일 투자는 기대수익률은 좀 낮지만 안정성이 있는 방식이고요.
Q. 차트는 좀 보십니까?
아예 안 봐요. 글 쓸 때 참고용으로 보는 정도지, 투자 판단에는 사용하지 않아요. 개인투자자분들은 기술적 분석의 ‘기술’로서의 의미인 technic이 아니라 상황을 기술하는(변명하는) descript로 쓰여요. 어찌 보면 그냥 핑계랄까… 처음에 5일 이평선이 시그널이라 이야기하다가, 안 맞으면 또 다른 지표 갖다 붙이는 경우가 많아요. 제대로 하는 분들이 없는 건 아닌데, 너무 끼워 맞추는 분들이 많죠.
Q. 기술적 투자 자체는 인정하는 건가요?
저도 가치투자와 기술적 투자 둘 다 공부했는데, 추세추종은 퀀트 전략으로 풀 수 있어요. 거래량도 의미 없는 건 아닌데, 기본적으로 추세와 역추세죠. 그런데 대부분 그 구분을 애매하게 해요. 이 둘이 충돌하는 경우도 있고요. 추세추종을 해야 하는데, 저쪽에 낙폭과대 주식이 있으면 주워 담으려 하고…
Q. 기술적 투자는 왜 관뒀죠?
가치투자가 기술적 매매보다 수익률이 안정적이고 더 높아요. 더 중요한 건, 가치투자는 이미 연구된 케이스가 많아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해요. 그런데 기술적 매매 같은 경우, 투자자마다 조금씩 다르고 해서 애초에 샘플이 부족해요. 정말 고수라면 모를까, 쉽게 따라 하기 힘들죠.
Q. 한국식 가치투자의 특징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기본적으로 해외시장은 한국에 비해 밸루에이션 레벨이 높아요. 기대수익률이 한국보다 낮을 수밖에 없죠. 반면 미국 시장은 효율성이 더 높아요. 이현열이나 이상민도 이야기하겠지만, 미국은 세력에 좌지우지되지 않고 시장이 합리적으로 가요. 그러면 가치투자 수익률 낮아져요. 밸류 프리미엄이라고 하는데, 해외는 고평가-저평가 주식 간 수익의 갭이 낮아요.
Q. 실력만 좋으면 한국에서 주식 잘 골라 먹기 좋군요.
한국은 그 폭이 좀 큰 편이긴 한데, 최근 몇 년간 줄어 들어가고 있어요. 가장 큰 이유는 제가 선물 시스템 트레이딩에서 손 뗀 거랑 비슷해요. 점점 투자자들이 현명해지고 있는 거죠. 그래도 아직은 비효율성이 좀 있어서 상대적으로 기대수익률은 크죠.
Q. 그러면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있다?
코스피는 저평가 맞지만, 코스닥은 잘 모르겠어요. 밸류에이션 밴드 계속 뽑는데, 코스닥은 벤처버블 때는 물론이고, 지금도 그 선을 훨씬 넘어갔어요. 바이오 다 빼면 적정일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이미 버블이라고 봐요. 하지만 모두가 합리적으로 투자한다면 가치투자가 안 먹힐 테니 저에겐 나쁘지 않죠.
종목을 결정하기 전 살펴봐야 할 것들
Q. 좋은 주식을 찾는 방법을 설명해주십시오.
먼저 내 기준에 맞게 종목을 줄 세워요. PER, PBR, 성장성… 이렇게 포트폴리오를 기계적으로 뽑으면, 좋은 종목도 찾을 수 있는데 온갖 지저분한 종목도 같이 들어와요. 그걸 하나하나 발라내야죠. 은근히 질적으로 나쁜 종목들이 많이 섞여 있습니다.
Q. 주로 어떤 지저분한 애들이 따라옵니까?
여러 케이스가 있는데, 대표적인 예로 차이나뭐시기… 이런 곳 있었잖아요. 한국에 상장한 중국 회사는 저평가로 보이지만 분식회계확률이 높아요. 회사 주소지 보고 케이만 군도 같은 조세회피 국가에 등록된 곳도 피해야죠. 밸류만 보고 가면 위험해요.
Q. 오, 다른 봐야 할 요인은 뭐가 있을까요?
최근에 대표가 바뀌었다거나, 이런 것도 잘 봐야 해요. 대표이사가 수명이 다해서 자식이 대표가 되는 경우는 많은 경우 주가가 올라요. 우리나라는 자식에게 회사를 넘겨주고 싶어 하는 경향이 크잖아요. 그래서 승계 과정 중에는 회사 주가를 높이려 하지 않아요. 주가가 올라가면 자식이 나중에 주식을 사기도 힘들고 증여세도 높아지죠. 그래서 승계 전 좋은 소식은 조용히 있고 나쁜 소식은 부풀려요. 하지만 일단 승계가 완료됐다면 오히려 주가를 올려서 상속세 내려고 하겠죠. 한편으로는 지분방어 측면에서 주가 오르는 게 좋아지고요. 그러면 작전세력이 주식 사서 경영권 공격할 확률도 낮아지죠.
Q. 다른 경우는 어떨까요?
오너는 따로 있는데 사장이 바뀌는 경우가 더 많죠. 이 경우는 새로 온 사장이 이전 사장과 친하다고 해도, 자신의 공을 키울 필요가 있어요. 그래서 이전 사장이 했던 것 중 나쁜 걸 취임한 첫해에 다 털어버려요. 빅 배스(Big bath)라고 하는데, 그 과정에서 적자 전환하고 그래요. 시간이 좀 지나면 턴어라운드할 수도 있겠지만…
Q. 그 밖의 요인에는 어떤 게 있나요?
스크리닝 후에는 재무제표, DART, 뉴스… 볼 수 있는 건 다 봐요. 굉장히 지난한 작업이에요. 섬세하게 봐야 해서 시간이 많이 들거든요. 양적인 지표만큼이나 질적인 부분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특히 저는 증권 정보업(유사투자자문)을 하잖아요. 추려낸 50개 포트폴리오 중 하나라도 상폐되면 회원의 심리적 충격은 말할 수 없겠죠. 포트폴리오에 대한 신뢰가 무너질 수 있고요.
Q. 뉴스 본다면, 북핵이나 사드 같은 것은…?
그런 건 고려하지 않아요. 어떻게 될지 모르잖아요. 기본적으로 기업들이 내는 명확한 숫자를 보고, 이슈에 휘둘리다 보면 기준이 없어져요. 어차피 전쟁 나면 다 끝인데…
‘망하지 않는 회사’만 골라도 본전은 간다
Q. 재무제표는 무엇부터 보십니까?
제일 먼저 부채비율부터 걸러야 해요. 한국은 기업의 회계가 100% 깔끔하지 않아요. 그러다 보니 매우 보수적으로 부채비율을 100% 선을 기준으로 삼고 있습니다. 업종 특성에 따라 200% 넘을 수 있지만, 부채비율 200%가 넘는 경우 기업 상황에 따라서는 휘청휘청하다 자빠지는 경우가 많아요. 되도록 100% 안으로 맞추고, 절대 200%는 안 된다고 못 박아야 해요. 특히 코스닥 기업은 한 방에 훅 가니까 주의해야 하고요. 망하지 않는 회사만 골라도 본전은 가요.
Q. 다음으로 봐야 할 건 무엇입니까?
다음으로 유동비율을 봐요. 부채비율은 100%에 미치지 못해도 유동비율이 너무 낮아 100%도 안 되면 위험권이거든요. 이 정도면 괜찮겠지 하는 순간에 상장 폐지되기도 해요. 벤처버블 때 이런 일이 많았는데, 시중에 돈이 안 도니까 얼마 안 되는 빚에 그대로 무너지는 거죠.
Q. 오오…
그다음부터는 그냥 일반적인 밸류에이션 지표를 봐요. PER, PBR, PCR, 배당수익률… 그냥 죽지 않을 종목이라 생각하면 돼요. 그런 관점에서 굳이 하나를 뽑으면 PBR이에요. PER, PCR, 배당수익률은 기업 실적에 따라 흔들리거든요. 실적 예상치가 현실화될 확률은 반반 정도이니, 부수적인 걸로 보죠. 밸류에이션 수치가 높은 애들은 아무리 생존 가능성 높아도 가까이하기 힘들어요. IT 중에는 몇 년 전 저평가로 설명될 수 있는 수준의 회사도 많았죠. 최근 2년간 IT 대기업들이 제대로 한풀이했죠.
Q. 환율이나 유가 등 매크로한 애들도 보나요?
참고는 합니다만 포트폴리오 결정에는 환율, 유가 등의 요소들은 사용하지 않아요. 대신 이보다는 시장 전체 밸류에이션을 보죠. 시장이 많이 오른 과열기인지, 장이 죽은 침체기인지 보죠. 과거 중요한 저점과 고점의 밴드를 찍고, 현 밸류에이션이 어느 수준인지 가늠해요. 이를 통해 현금 비중을 조절할 수 있어요. 시장 밸류가 낮으면 주식 비중을 높이는 거죠.
Q. 비중은 어느 정도로…
어차피 시장이 무너질 때는 저평가된 것도 같이 무너져요. 그러니 시장 고점 부분에 오면 현금 비중을 늘리죠. 지금까지는 최대 35%까지 현금 비율을 잡았어요. 금융위기 막 지났을 때는 10% 이하까지 줄였고요.
Q. 주식 외에 채권이나 부동산도 좀 건드리시나요?
모든 투자자산은 모두 투자 대상으로 고려하고 연구하고 있습니다.
다만, 개인의 경우 현실적인 문제가 대부분 부동산을 샀다면, 현금성 자산이 거의 말라요. 부동산이 총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워낙 높으니… 전세를 들어가든 집을 사든 거주목적으로 하는 자금은 딱 정해져 있잖아요. 그러하기에 투자를 위해서는 별도로 영구투자자금이라는 계좌를 둘 필요가 있어요. 내가 여기에 돈 넣으면 가치투자로 하든 단타를 치든 절대 안 빼고 투자로만 쓰겠다고 작정하는 거죠. 이걸 몇 년 하면 꾸준히 투자수익이 늘어나요.
Q. 더 나아가서 해외 투자나 환거래는?
그게 이론현금비중이에요. 제 회원들에는 현재 단기 국공채 관련 펀드나 ETF에 넣으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금리 상승기에는 중장기채는 가격 리스크가 있거든요. 달러 자산의 경우는 차후 정말 시장이 상투 국면에 갔을 때에는 사용하려 생각하고 있습니다. 금융위기가 오면 달러값 상승 상당하지요.
가치투자, 장기적인 수익률을 기대하라
Q. 복리의 효과를 자주 강조하시던데?
작은 돈이지만 매달 30만 원씩 연 360만 원을 투자해서 연 6% 수익을 올린다고 해요. 30년 뒤에는 2억 8천만 원이 돼요. 공격적으로 투자해서 12% 올린다면 8억 6천이에요. 복리의 힘이 이 정도에요. 그렇게 따지면, 이보다 더 많이 열심히 투자로 모으고 불려서 집 사실 분은 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겠죠.
Q. 너무 높게 막 잡는 거 아닙니까. 12%라니(…)
제 경우도 솔직히 2000년대 초반부터 가치투자 성과가 연 20% 이상 났어요. 2016년부터 장이 좋아서 좀 아쉽긴 하지만… 원래 가치투자가 남들 다 오를 때는 좀 심심해요.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가치투자는 10% 이상 수익률을 내어주리라 기대합니다.
Q. 회원들한테는 어떤 정보를 주나요?
한 달에 한 번씩 종목 포트폴리오를 제시해요. 또 한 달에 한 번씩 세미나도 하고요. 못 오시는 분들을 위해 실시간으로 생방송 하기도 하고, 녹화 떠서 못 본 분들께도 보내줘요. 그 외에도 종목 특이사항이나 그런 게 있으면 메일과 문자도 보내주고요.
Q. 증권 정보 제공업이라 하면 유사투자자문 아닌가요? 조금 나쁜 이미지가 있던데.
아무래도 언론에서는 나쁜 사례를 이야기하니까요. 실제로 그런 사람이 없는 것도 아니고… 그러다 보니 유사투자자문이라는 행위 전체가 좀 느낌이 안 좋죠. 그런데 사실 로보어드바이저, 퀀트 등 서비스하는 업체들도, 그 범주는 유사투자자문이에요. 이 업이 사실 되게 제한과 책임이 커요. 그걸 지키지 않는 일부 때문에 덩달아 매도 받곤 하지요.
Q. 대장주 같은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시류는 알고 있어야 하니까 매일 증시 칼럼을 위해서 보긴 봐야 해요. 하지만 구체적으로는 안 봐요. 그리고 미래에 누가 대장이 될지는 알 수가 없어요. 대장이 누가 될지도 모르겠는데, 부대장이 누가 될지는 또 어떻게 알아요? 다 지나고 나서 보면 대장주, 부대장주 하지만… 현시점에서 과거를 보면 답이 나오는데, 현시점에서 미래를 예상하는 건 쉽지 않아요.
Q. 소형주 선호는?
종목을 걸러내면 소형주가 많이 발굴됩니다. 소형주는 시장 관심을 덜 받고 리포트도 거의 나오지 않거든요. 그만큼 시장 매수세가 별로고, 자기 값을 적절히 못 받는 경우가 많아요. 어떤 이유에서든 주가가 슬금슬금 올라서 일정 영역 이르게 되면 기관 포트폴리오에 들어가요. 거기서 좀 더 올라가면 인덱스 바스켓에 들어가죠.
Q. 그런데 그 소형주가 요즘 좀 주춤하죠.
작년 같은 경우 소형주 안 좋았다고 하지만, 잠재력 있는 소형주가 수익이 날 때는 상상 이상이에요. 물론 대형주 소형주 순환은 자주 있어왔지요. 2011년 여름까지 차화정 안 사면 바보 소리 들었어요. 그러다 이후부터 2016년까지 5년간 소형 가치주 성과가 엄청났죠. 2003~2004년 지루하다가 2005년 재미 보고… 기다리면 결국 기회는 온다고 봐요.
Q. 주목하는 소형가치주가 있다면?
퀀트 하는 사람 사이에는 “특정 종목에 정 주지 마라”는 말이 있어요. 사실 저도 제가 어떤 종목 가지고 있는지 잘 몰라요. 가끔 친한 증권사 직원들이 갑자기 상한가 축하한다고 연락하면 저도 벙찔 때 많아요. 그 정도로 특별하게 종목에 정 두지 않아요.
Q. 하한가 맞아도 연락 옵니까?
누가 연락해요. 그러다 칼 맞으려고(…)
Q. 몇 종목 정도 보유하고 계십니까?
개인적으로는 50개 가지고 있어요. 전략에 따라 3개월에 한 번 종목을 바꾸거나 1년에 한 번꼴로 바꾸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어요. 보통 종목이 왜 이렇게 많냐고 하는데, 살다 보면 아무리 조심해도 정말 알 수 없는 일로 상장 폐지되는 회사도 있어요. 이때 날아가도 2%니까 손실이 치명적이지 않거든요. 이렇게 해도 시장 평균 이상 계속 나오니까 정말 안정적으로 버는 길이죠.
Q. 그래도 보통 그 정도까지 소유하는 경우는 드물지 않나요?
스타일 따라 색깔이 나와요. 통계학에서는 포트폴리오가 20개는 돼야 한다고 이야기해요. 10개 꾸리는 수준이면 복불복이 심하다고… 저는 정말 보수적으로 잡는 케이스죠. 하필 처음 주식 시작한 직후에 IT 버블이 터졌다 보니 트라우마가 있는 것 같아요. 저도 추세를 보긴 하지만, 대박 꿈꾸고 과열된 종목 잡고 불안해하고 싶진 않아요.
ㅍㅍㅅㅅ 아카데미 [가치투자/이성수]
이 강의를 들으면 무엇을 얻을 수 있나요?
- 전반적인 가치투자의 이해
- 투자 그 이후 자산관리 전략
- 가치투자의 매력과 비법
누가 들으면 좋은가요?
- 가치 투자의 기초를 알고싶은 사람
- 투자할 때 심리적으로 잘 흔들리는 사람
- 가치가 오르는 종목만 콕콕찝어내고 싶은 사람
강의를 들으면 무엇이 남나요?
- 정성적, 정량적으로 좋은 주식을 걸러내는 법
- 손실 봉쇄 방어법칙과 투자 이후 자산관리 전략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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