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사회는 항상 ‘성실’과 ‘인내’를 강조한다. 참고 참고 참아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는 다음과 같다.
아직까지 한국 사회는 토끼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튀지 않고 성실하게 하는 사람만을 좋아한다. 하지만 거북이 중심으로 돌아가기에 세상은 너무나 빠르게 변하고 있다. 경영서 『성격 급한 부자들』는 성공한 사람들이 어떻게 재빠르게 변화에 대응하는지 다룬 책이다. 성격 급한 사람을 위해(…) 책의 내용을 가볍게 요약해 보았다.
1. 당장 한다
한국인이 영어에 퍼붓는 돈은 전 세계 1위다. 그런데 정작 외국인이 길을 물어보면 얼굴색이 볼빨간사춘기가 되며 자리를 피하려 한다. 사실 토익 700만 돼도 영어의 대략적인 구조는 갖춰져 있는데도 왜 그럴까? 완벽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완전한 문장이 머릿속에 떠오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아예 입밖에도 내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바로 그것 때문에 더 말을 못 하게 된다.
현명한 부자들은 일단 한다. 100% 완벽할 필요 없다. 책에서 읽은 건 어디까지나 이론, 일단 행동해야 실전이 어떤지 알 수 있다.
2. 구체적이고 작은 목표를 세운다
그런데 헬스장만 해도 정말 끊어놓고 안 가게 된다. 어떻게 하면 될까? 일단 ‘구체적인 작은 목표’를 세우고 실천하면 된다. 헬스장이 아니라 10분 걷기라도 좋다. 이게 습관이 되면 또 15분으로 늘려나간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휘황찬란한 매출 목표를 잡을 필요도 없다. 배달의민족은 처음에 전단을 주워서 입력해 여기까지 컸음을 기억하자. 그들이 엄청난 자동화에 매달렸다면, 지금의 배민은 없었을 것이다.
3. 움츠려 있다가 한 번의 기회에 모든 것을 건다
요즘 코인 때문에 사람들의 수익률 개념이 좀 이상해졌는데(…) ‘복리의 마법’은 무시무시하다. 연 1,000만 원씩 투자해서 9% 수익률을 올리면 12년 뒤 2억, 18년 뒤 4억이 된다. 그런데 실제 부자들을 보면 이렇게 꾸준히 돈을 번 케이스는 드물다. 딱 한 번의 기회에 모든 걸 건다. 그게 좋을 때든(버블), 나쁠 때든(금융위기) 한 방에 뭔가를 건다.
영화 〈빅 쇼트〉에서도 이를 읽을 수 있다. 그들을 부동산 부실 대출이 많다는 사실 하나에 모든 것을 걸었다. 실패했다면 큰돈을 날렸겠지만 성공을 통해 수십, 수백 배를 벌 수 있었다.
4. 작은 리스크로 자기 스타일을 찾는다
그렇다고 ‘코인 몰빵’(…)을 하란 이야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마음이 흔들리지 않을 정도의 리스크’가 있는 작은 일에서 시작한다. 투자든 사업이든, 사람에게는 누구나 자기 스타일이 있다. 그것을 찾는데 굳이 큰 위험을 짊어질 필요는 없다.
주식이라면 적은 돈을 여러 개 넣고 마음의 변화를 지켜본다. 사업이라면 어떤 멤버와 함께 할지 조금씩 합을 맞춰본다. 대신 한 번 선택하면 진득하게 간다.
5. 하기 싫은 일은 다 외주로 처리한다
성격 급한 인간들은 잘하는 것과 아닌 것이 매우 명확하다. 그럴 때 미련하게 못 하는 일까지 잘하려 하지 않는다. 잘하는 일만 하기에도 시간은 부족하다. 혼자 기획, 영업, 개발, 디자인까지 다 하는 건 만능이 아니라 시간 낭비다.
6. 형식적인 인간관계에 집착하지 않는다
직장에서 정말 많은 스트레스를 주는 건 일보다 사람이다. 성격 급한 사람들은 애초에 딱 ‘내 사람’을 정한다. 자신과 잘 맞는 사람과 함께하기에도 시간은 짧다. 회식 자리에서도 마찬가지다. 애초에 재미가 없을 것 같은 자리면 무리해서 남지 않는다. 대신 눈치 없는 놈으로 찍히지 않도록, 미리 일이 있다고 알려준다.
7. 공부는 벼락치기로 한다
피터 드러커는 3년마다 관심사를 바꿔 꾸준히 공부한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가 워렌 버핏의 투자를 따라 하기 힘들 듯 피터 드러커의 공부 방식을 따라 하기도 힘들다. 세상은 굉장히 빠르게 변하고 필요하면 그걸 벼락치기로 공부하는 게 최선이다.
공부도 무리해서 하지 않는다. 책을 읽다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바로 던지자. 자신에게 더 맞는 책을 찾아 나가는 게 성격 급한 사람들에게 좋은 방법이다.
우리는 왜 자기계발서를 읽기만 하고 적용하지 못하는가
아마 이 글을 읽는 여러분 책장에는 스티븐 코비의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이 꽂혀 있을 테다. 이 책은 자기계발서의 성서처럼 여겨지지만, 7가지 중 1가지라도 지키는 사람은 많지 않다. 주도적이 돼라, 상호이익을 모색하라… 다 좋은데 대체 어떻게 하라고?
이에 반해 『성격 급한 부자들』은 상당히 구체적인 팁을 제시하고 있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이 탑-다운 방식이라면 『성격 급한 부자들』은 일을 밀리지 않고 처리하는 GTD 기법을 생활에 쉽게 적용한다. 아마 몇 가지 자신에게 맞는 팁을 발견하는 것만으로도 책값은 뽑고도 남을 것이다.
참고로 이 책의 원제는 ‘왜 현명한 부자 중 성격 급한 사람이 많을까?’에 가깝다. 여기서 핵심은 ‘현명한 부자’다. 그냥 부자 중 성격 급한 사람이 많다는 게 아니라, ‘현명한 부자’ 중 성격 급한 사람이 많다는 거다. 그러니까 ‘나는 성격 급하니까 부자가 될 수 있을 거야’라는 헛된 꿈은 버리자.
… 라고 하니 너무 암울한데, 적어도 이 책은 성격 급한 사람들이 배워야 할 여러 팁이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