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이름도 유명한 WD-40. 최고라는 의미의 ‘와따40’ ‘더블유디’ ‘따블디’ 등 여러 이름으로 부른다. 기계에 문제가 생기면 가장 먼저 떠올릴 만큼 인지도가 높은 제품이라 ‘기계계의 빨간약’이라고도 불리는 WD-40은 포스트잇처럼 얼떨결에 위대해진 발명품으로 꼽힌다.
NASA 산하의 로켓-케미컬 사는 1953년 우주선 기체와 부품을 보호하기 위한 방청제를 개발하고 있었다. 39번째 실험까지는 번번이 실패했으나 40번째 시도에서 마침내 탁월한 성능의 제품이 나왔다. 그래서 붙은 이름이 WD-40(Water Displacement, 40th formula)이다.
개발 당시만 해도 일반 소비자들에 판매할 계획은 없었다. 그런데 성능이 워낙 좋다 보니 직원들이 몰래 집에 가져가서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 정도로 유용하다면 일반 소비자에게 팔아도 되겠다는 판단을 내린 회사는 1958년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결과는 대성공.
이 제품은 현재 전 세계 120개국에서 연간 3억 개 이상 판매된다. WD-40이 불티나게 팔리자 회사 이름도 아예 WD-40으로 바꿨다. WD-40에서는 이 제품의 용도 2,000가지를 리스트로 정리해뒀는데, 이 글에서는 대표적인 8가지를 추려서 소개한다.
1. 오래된 문 소음 제거
문을 여닫을 때마다 ‘끼익’ 소리가 난다면 경첩에 녹이 슬었을 수 있다. 이럴 때 WD-40을 소량 뿌려주면 소음이 사라진다.
2. 껌, 스티커, 접착제 떼기
WD-40은 끈적끈적한 접착제를 표면에서 분리하는 최고의 청소 용품이다. 껌, 라벨이나 마스킹 테이프, 접착제 잔여물 등을 제거할 수 있다. 액체를 분사하고, 마른 천이나 브러시, 안 쓰는 칫솔로 문지르면 된다.
3. 딱딱한 가죽 안전화를 부드럽게
WD-40으로 가죽을 부드럽게 만들 수도 있다. 새 신발이나 오랜만에 신는 가죽 신발은 뻣뻣해서 발을 불편하게 만든다. 이런 경우 WD-40을 가죽 위에 뿌린 다음 마른 천으로 문질러주면 된다. 신발에 긁힌 자국을 닦는 데도 유용하며 가죽 가방, 야구글러브 등 다른 가죽 제품에도 사용할 수 있다.
4. WD-40은 자전거에 적합한가?
자전거를 취미로 타는 동호인들은 정비도 직접 하는 경우가 많은데, WD-40을 방청제와 윤활유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자전거가 뻑뻑할 때 이걸 뿌리면 부드럽게 잘 나간다는 것이다. WD-40을 자전거에 사용하는 것이 적합하느냐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찬성론자는 “지금까지 수년간 이 제품을 써왔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제품명에도 ‘윤활제’라는 말이 들어가 있지 않느냐”는 입장이고, 반대론자는 “처음 뿌리면 잠시 부드럽다는 느낌을 받을 수는 있겠지만 WD-40이 기름을 제거하는 디그레서(degreaser)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윤활유는 별도로 사용해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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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청 윤활유 WD-40은 그리스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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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논쟁은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진행 중이다. 그러니 이 글에서 감히 결론을 내릴 수는 없으며, WD-40 중 자전거용 제품도 있다는 사실만 짚고 넘어가자.
5. 야외용 공구 녹슮 방지
WD-40은 이미 생긴 녹을 제거하는 동시에 녹슮을 예방하는 데도 쓴다. 삽, 갈퀴, 괭이, 톱 등 야외에 보관하는 농기구는 습기에 노출되기 쉬워 녹이 잘 슨다. 자주 사용하지 않는 공구도 마찬가지다. 이런 경우 WD-40를 뿌려두면 녹슮을 예방할 수 있다. 금속 표면을 얇게 코팅한다는 느낌으로 뿌려주면 된다.
6. 옷에 묻은 기름때 제거
WD-40은 접촉한 물체에서 기름을 빼낸다. 의류에 사용하면 기름때를 제거할 수 있다. 액체를 분사한 다음 옷을 박박 문질러 얼룩을 빼내면 된다.
7. 녹슨 가위 부드럽게 만들기
WD-40은 녹을 없애는데 탁월하다. 가위를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으면 녹이 슬어서 잘 움직이지 않는다. 이런 경우 WD-40을 두 가윗날 사이의 접합부에 뿌린다. 그런 다음 가위를 쥐고 조금씩 움직여주면 액체가 흡수돼 부드러워진다. 여전히 뻑뻑하다면 가윗날이 만나는 부분의 나사를 풀어 WD-40을 뿌려준다.
8. 스틸, 세라믹 찌든 때 제거
WD-40은 냉장고, 가스레인지, 세탁기, 식기세척기 등 주방에 있는 스틸 제품의 먼지와 오물을 제거하는 데도 쓸 수 있다. 액체를 뿌린 다음 기름이 녹아내리면 행주로 닦아내면 된다.
욕실 세면대, 욕조, 변기에 있는 얼룩을 제거하는데 사용할 수도 있다. WD-40을 뿌린 다음 화장실용 솔이나 스펀지로 닦아내면 된다. 단 살균제는 들어 있지 않으므로 살균이 필요하다면 전용 세제를 사용해야 한다.
원문: 산업정보포털 i-DB / 필자: 이혜원([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