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모도어는 재산을 가족들에게 나누게 되면 결국 다 날려버릴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따라서 재산 대부분(9,500만 달러)를 아들 윌리엄 H. 밴더빌트(William H. Vanderbilt)에게 남겼습니다. 유증 당시 9,500만 달러는 미국 재무부 보유한 것보다 많은 돈이었습니다.
자기 제국을 분할하지 않기로 한 코모도어의 결정은 옳았음이 입증되었습니다. 코모도어 사후 9년 동안, 윌리엄은 철도 사업의 잘 운영해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을 약 2억 달러로 두 배 늘렸습니다. 물가 상승률을 감안했을 때, 당시의 2억 달러는 2017년 가치로 약 50억 달러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윌리엄 역시 1885년 말 세상을 떠났고, 이는 밴더빌트 가문의 몰락을 가져올 씨앗이 되었습니다. 그로부터 20년 후, 밴더빌트 가문의 누구도 미국 내 최고 부자 순위에 오르지 못했습니다. 1973년 처음으로 밴더빌트 가문의 후손 120명이 밴더빌트 대학교에 모였을 당시, 아무도 백만장자 축에 들지 못했죠.
여기까지가 『Fortune ‘s Children: The Fall of House Vanderbilt』에 나온 이야기입니다. 밴더빌트 가문 이야기를 마치기 전에 워런 버핏의 오랜 친구 찰리 멍거의 말이 떠오릅니다.
“뒤집어서, 항상 뒤집어서 생각하라!”
이 말은 원래 독일 수학자 칼 자코비가 한 것으로, 문제를 정식으로 보다 반대로 풀어보라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재산을 지키는데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라고 묻는 것보다 “재산을 잃는데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라고 자문해 보아야 합니다. 밴더빌트 가문의 이야기에서 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하에서는 재산을 잃는데 가장 좋은 방법을 차근차근 알아보겠습니다.
평범하게는 돈을 쓰지 않는다
이런 일을 해본 적이 있으신지요?
- 말을 탄 채로 만찬을 갖는다.
- 뉴욕 5번가에 9채의 대저택을 산다(뉴욕에서 가장 비싼 부동산 중 일부)
- 500만 달러를 들여 파티를 연다.
- 요트를 수장시키고, 마누라에게 혼나지 않으려고 즉시 더 큰 요트를 산다.
해봤을 리가 있나이는 미국 역사에서 악명 높았던 대호황 시대 동안 밴더빌트 가문의 소비 행각의 몇 가지일 뿐입니다.
이 시기에는 사치가 엄청난 유행이었고, 사치 행각의 대부분은 엄청난 부를 축적한 소수 부유층이 벌인 것이었습니다. 미국 남북 전쟁(1860년대) 이전 미국 내 백만장자는 12명도 채 안 되었지만, 1892년이 되지 4천 명 이상으로 증가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뉴욕은 이들 부유층의 중심지였고, 밴더빌트 가문은 그중에서도 중심에 있었습니다.
밴더빌트 가문의 이야기를 읽으면, 그냥 돈을 쓰는 것만으로는 엄청난 재산을 날리는데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 것입니다. 평범하게 돈을 써서는 안 됩니다. 있는 힘껏 펑펑 써야 합니다. 코모도어의 손자와 증손자도 여기서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가능한 한 최악의 시점에 자산을 매각한다
“밴더빌트 같은 가문이 어떻게 가난해질 수 있습니까? 사두었던 대저택을 팔면 되잖아요?”
맞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타이밍이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대저택과 많은 다른 자산을 팔았지만, 하필이면 최악의 시점에 팔았습니다.
가장 중요한 예 중 하나가 밴더빌트 가문이 휴가를 즐겼던 대저택인 로드 아일랜드 뉴 포트의 ‘마블 하우스’였습니다. 마블 하우스는 1892년 1,100만 달러를 들여 지은 곳이었습니다. 2017년 가치로는 약 3억 달러에 해당합니다.
그러나 대공황이 한창이던 1932년 이 마블 하우스는 건축 가격의 1%도 안 되는 10만 달러에 매각되었습니다. 윌리엄이 1945년에 팔았던 183점의 그림도 비슷한 운명을 맞았습니다. 구입 당시 2백만 달러가 넘었던 ‘돈으로 살 수 있는 가장 좋은 외국 그림들’이 1945년 4월 18일과 19일 저녁 총 323,195달러에 팔렸습니다.
사실 매수해 줄 사람이 별로 없는 시장에서 자산을 매각하려면 상당한 가격 후려치기를 감수해야 합니다. 명품이나 및 기타 소수만 즐기는 자산(예를 들어, 예술품, 와인 등) 시장에서는 특히 더 그렇습니다.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시장 침체기와 하락장 동안 어쩔 수 없이 자산을 매각해야 하지 않도록 충분한 여유 자금을 준비해 놓아야 합니다. 돈을 쓸데가 있는데 그럴 돈이 수중에 없는 것이 바로 ‘위험’입니다. 필요한 현금을 얻기 위해 자산의 말도 안 되는 가격에 팔아야 하는 것만큼 투자자에게 나쁜 일도 없기 때문입니다. 밴더빌트 가문에 일어난 일이 우리에게라고 일어나지 말라는 법은 없습니다.
정기적으로 이자나 배당을 지급하는 자산에는 절대 투자하지 않는다
밴더빌트 가문이 저지른 모든 재정적 잘못 중 최악이 아마 이것일 것입니다. 만일 밴더빌트 가문이 국채나 배당주에 투자해 두었다면, 추락을 겪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재산을 꾸준히 불려가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가장 큰 차이가 바로 이것입니다. 부자들은 국채나 배당주에 투자해 꾸준한 소득원으로 삼습니다.
밴더빌트 가문이 철도 제국 전부를 지배했던 것은 맞지만, 보유 자산을 다변화하거나 확장하지 않았고, 그로 인해 재산은 서서히 사라져갔습니다. 마지막으로 절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그것입니다. 재산을 유지하면서 계속 불려가고 싶다면, 자산을 계속해서 매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원문: 피우스의 책도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