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지니어, MBA, 창업자, 그리고 커리어 컨설팅까지
리승환(이승환 ㅍㅍㅅㅅ 대표): 안녕하세요, 어떤 일을 하시나요?
전준하(커리어리더 대표): 4년 전부터 직장인 대상으로 커리어 컨설팅을 했습니다. 대학생은 교육이나 컨설팅을 받을 곳이 많은데, 직장인은 별로 없거든요.
리: 어쩌다 그런 일을 하게 된 건가요?
전준하: 원래는 삼성전자 엔지니어로 사회생활을 시작했어요. 이후 MBA를 통해 경영 컨설팅펌으로 전환했고요. 그 후엔 인터넷 서비스 창업을 했어요. 그 창업한 회사가 잘 안 돼서 나온 뒤 한 달 반 동안 저도 커리어 고민을 많이 했죠. 엔지니어를 그만둘 때, MBA를 졸업할 때, 회사가 잘 안 돼서 나왔을 때…
리: MBA 하실 땐 회사를 관두고 가신 거예요? 엔지니어 생활에 어떤 불만이 있어서요?
전준하: 불만은 별로 없었어요. 일요일에 다음날 출근하고 싶을 정도로 하루하루 업무를 배우고 실제 기여를 한다는 게 재미있었고요. 제가 퇴사는 많이 했지만, 불만이 있어서라기보다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가고 싶어서였죠. 컨설턴트 생활도 재밌었어요. 다양한 산업, 다양한 직무를 볼 수 있는 자리였죠.
리: 그런데 왜 창업을 한 거죠?
전준하: 그때 창업 아이템이 크라우드 펀딩이었거든요. 이미 미국은 킥스타터, 인디고고가 잘 활성화돼 있었어요. 한국에도 반드시 있어야 할 시스템이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동업자인 대표의 다른 사업에 안 좋은 일이 생겼거든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해체가 됐어요.
리: 갑자기 실업자가 되고 보니 어떻던가요?
전준하: 그래서 이 서비스를 만든 거죠. 커리어가 엉망이 되었다고도 생각했지만, 이렇게 많이 아는 사람이 없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단점을 장점으로 바꿔서 일을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블로그를 통해 저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고민을 많이 한다는 걸 알 수 있었어요. 사람들이 특정 키워드로 많이 들어오더라고요. 제가 블로그에 삼성전자 퇴사 이야기를 많이 썼는데, 삼성전자 퇴사, 삼성 퇴사가 블로그 유입 키워드 1, 2등이었어요. 그 당시 제가 찾아보니 직장인 대상으로 커리어 컨설팅을 해 주는 회사가 헤드헌팅 회사 정도밖에 없더라고요. 그런데 헤드헌팅 회사는 그러면 자연히 이직을 권유하게 되잖아요. 그런 걸 보면서, 내가 한번 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리: 중소기업 등 일반 직장과는 거리가 있는 생활을 했다고 보이는데요.
전준하: 최근에는 중소기업 규모의 중견 스타트업에서도 2년 동안 일을 했어요. 신사업기획과 영업을 담당했죠. 퇴근 후나 주말에 했기 때문에 컨설팅 업무에 지장은 없었지요. 말씀하신 것처럼 제가 좀 더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다니면서는 10년 다닐 수 있겠다, 평생 사장님과 함께 회사를 키워가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3주 전에 지금 일을 더 키워보고 싶다는 욕심이 커서 그만뒀어요.
리: 앞으로 지옥 길을 걸어야 할 것 같은데요(…) 영업은 어떻게 하고 계신가요?
전준하: 지금은 블로그를 통해서요. 지금까지는 1대 1로만 제가 가진 콘텐츠를 제공했는데, 이번엔 강의를 하게 되었어요. 기존에도 내부에서, 소규모로 강의를 해오긴 했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공개적으로 강의를 하는 건 처음이에요.
리: 어떤 내용의 강의인가요?
전준하: 4년 동안 1대 1 컨설팅을 하다 보니, 반복적으로 이야기하는 것,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것이 있어요. 이걸 묶은 강의라고 보시면 됩니다. 물론 한 사람 한 사람마다 맞춤형으로 해야 할 이야기도 있어요. 사실 저도 이게 모든 사람에게 맞는 이야기라고 말씀드릴 순 없어요. 1대 1로는 잘 통했지만, 강의에서는 어찌 될지 모르겠네요.
“이직을 통해 무엇을 기대하는지 묻고, 그 기대가 현실과 얼마나 부합하는지 얘기해주죠.”
리: 컨설팅에는 보통 어떤 분들이 많이 오시나요?
전준하: 보통 3-5년 차가 많이 신청하세요.
리: 그때가 보통 직장을 옮기기 가장 수월한 시기 아닌가요?
전준하: 저는 옮기는 걸 도와주는 사람이 아니라, 커리어에 대한 고민을 해결해주는 사람이니까요. 꼭 10년씩 장기적인 계획이 아니더라도, 현재 처한 상황에 불만이 있어 벗어나고는 싶은데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를 모르는 분들이 가장 많아요. 본인이 어느 정도 대안이 있더라도, 어떤 대안이 본인에게 가장 맞는지 물어보시는 분들도 많죠.
리: 방향성과 대안을 갖지 못하는 경우는, 본인의 전문성이 부족한 경우도 많을 것 같은데요.
전준하: 직장인 가운데 본인이 전문성을 가졌다고 생각하는 경우는 굉장히 적어요. 개발자나 디자이너, 영상 PD 같은 특정 직군을 제외하면요. SK, 삼성 같은 대기업에서 마케팅을 10년씩 한 분들도 본인이 전문성이 없다고 생각하세요. 전문성에 대한 기준이 다른 거죠.
리: 특정 직장에서 전문성을 쌓아도, 다른 곳에서는 그 전문성을 활용하기 힘든 경우도 많은데요. 이런 경우는 어떻게 컨설팅이 가능할까요?
전준하: 산업 전환도라고 표현을 해요. 나의 직무 전문성을 다른 산업, 다른 기업에서도 동일하게 발휘할 수 있는가 하는 건데요. 사실, 특히 외국계 기업의 특정 직무 같은 경우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아요. 그 경우엔 그게 현실이라고 얘기해야죠. 당신의 일은 딱 그 기업에 특화된 일이었다는 걸 깨닫게 해야 해요.
리: 그런 경우 빨리 나르는(…) 게 좋을까요? 시간이 찰수록 이직이 더 불리해지잖아요?
전준하: 그건 아니고요. 불만이 있다면 어디든 전환을 하는 게 맞는데, 큰 불만이 없다면 거기 열심히 다니는 게 오히려 답일 수도 있죠. 퇴사하는 것도 리스크 테이킹이니까요. 회사에 다니면서 다른 커리어를 계발하는 쪽을 추천하기도 해요. 요즘엔 대기업에도 칼퇴 문화가 생기는 추세인 만큼, 회사 외적인 커리어 계발이 점차 늘어날 거라고 생각해요.
리: 이런 직장, 이런 이직은 꼭 피해라 하는 게 있나요?
전준하: 저는 그런 식으로는 잘 이야기하지 않아요. 이직을 통해 무엇을 기대하는지를 먼저 묻고, 그 기대가 현실과 얼마나 부합하는지를 얘기해주죠.
리: 보통 어떤 걸 기대하고 오나요?
전준하: 여기서 이런 일을 하는 게 싫은데, 저기서는 이런 일을 할 수 있다고 한다, 내가 생각하는 것과 실제 할 수 있는 일이 동일한가 – 같은 거죠. 제일 중요한 건 일의 일치도라고 봐요. 70%라도 일치하면 가는 게 좋죠. 40%도 안 된다면 안 가는 게 좋고요. 하지만 100%를 기대한다면, 처음부터 안 가는 게 낫죠.
리: 회사에 대해 얼마나 기여할 수 있을지, 이 회사에서 내가 정말 성장할 수 있을지를 알기 어렵지는 않나요?
전준하: 사업 계발이나 신사업 계획, 새롭게 이끌어가는 직무는 기여를 평가하기가 수월해요. 하지만 대다수 직무는 오퍼레이션 중심이라, 기여라기보다는 그 직무를 문제없이 수행하는 게 중요하잖아요. 어려운 과업이에요.
의사결정, 자기 자신도 몰랐던 요소까지 고려할 수 있어야 한다
리: 어떤 직무, 어떤 직군 사람들이 많이 오셨나요?
전준하: 아주 다양하죠. 굳이 말씀드리자면 마케팅 쪽도 많았고, 영업, 특히 영업 기획, 영업 지원 쪽이 많았고요. 아니면 해외 영업 쪽도 많았고요.
리: 사람들은 왜 컨설팅을 찾을까요? 다른 세계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일까요, 정보는 있지만 설계가 부족하기 때문일까요?
전준하: 다양한 세상을 못 본 경우도 있죠. 대학만 나와서 3-4년 같은 회사만 다니면 그럴 기회가 없잖아요. 또 정보가 충분함에도 결정을 못 하는 경우도 있죠. 사실 여러 대안 사이에 점수 차이가 그렇게 크지 않거든요. 55대 45 같은 식이니, 본인도 이렇게 하는 편이 낫다고 어렴풋하게 알면서도 결정을 내리지 못해요.
리: 또 총합은 55대 45 이런 식이지만, 쪼개 보면 이 부분은 60대 40으로 이쪽이 나은데, 또 저 부분은 40대 60으로 저쪽이 낫고, 그러잖아요. 더욱 어려워질 것 같은데요.
전준하: 맞아요. 그래서 의사결정에 세 가지 요소를 고려한다고 하면, 오히려 제가 두 가지를 추가해줘요. 이런 요소까지 고려하시라는 거예요. 또 보통은 이들 의사결정 요소 사이에 가중치를 두지 않아요. 모두 1로 똑같이 생각하죠. 저는 거기에 가중치를 부여해 줘요.
리: 사실 내가 정말 중시하는 게 무엇인지 자기 자신도 미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이걸 알아내기 위해 어떤 기법이 필요할까요?
전준하: 제가 계속 연구하는 게 그런 기법이에요. 그런 기법도 강의에서 말씀드리고자 해요. 그러니 여기선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해 볼게요. 얼마 전 어떤 분을 상담하는데, 제가 가진 기법을 모두 동원해서 분석했는데도 결정을 못 내리시더라고요. 그래서 심리학적으로 접근법을 바꾸어 보았어요. 트라우마라든가, 이 사람을 지배하는 게 무엇일까.
리: 거의 정신과 상담이네요.
전준하: 이분은 일을 그만두는 게 맞는데, 계속 일을 관둘 수 없는 이유를 찾고 계셨어요. 그래서 제가 여쭤봤죠. 부모님 뭐 하시냐, 형제가 어떻게 되냐. 어느 정도 라포가 형성되었기 때문에 가능한 질문이었죠. 이분이 여자분인데, 평생을 부모님 두 분 모두 일하는 모습을 보고 큰 거예요. 동생도 두 명이 있어요. 그러다 보니 일을 해야만 한다, 그래야만 산다는 약한 강박이 있었던 거예요. 이 말씀을 드렸더니 굉장히 고마워하시더라고요. 자기도 왜 그런지를 몰랐는데, 거기에 영향을 많이 받으며 컸구나 하는 걸 깨달으셨다고요.
리: 퇴사 컨설팅을 하셨네요(…)
전준하: 그분은 퇴사하시는 게 나은 경우였어요. 사실 퇴사 의사결정 컨설팅을 하면 70%는 퇴사하지 않는 쪽으로 결정이 나요. 퇴사하지 않는 게 올바른 의사결정이었던 거죠.
지원하는 회사의 직무기술서 분석이 가장 중요하다
리: 본인은 엔지니어 마인드와 컨설팅 마인드 중 어느 쪽이 더 강하다고 생각해요?
전준하: 그 둘이 적절히 조화가 된 게 아닌가 해요. 엔지니어로서 눈에 보이지도 않는 전자가 왔다 갔다 하는 걸 공부하다 보니 잘게 쪼개고 구분하는 게 익숙해요. 한편 프레임화하고, 패턴에서 법칙을 발견하는 건 MBA와 컨설팅에서 일한 게 도움이 많이 됐죠. 심리학을 공부했던 건 때로 감정에 공감하는 데 도움이 되었어요. 세 가지 엔진이 있는 셈이죠.
리: 때로는 사람들이 이직을 넘어, 직군 자체를 바꾸고 싶어 하는 경우도 있잖아요. 어떤 경우에 직군을 바꾸는 걸 추천하나요?
전준하: 얼마 전 사례가 있어요. IT 컨설팅을 5년을 한 분인데, 다른 분야 컨설팅을 하고 싶어 하셨어요. 그런데 이력서에서 다 떨어진 거예요. 이분이 회계나 법률 사무소 쪽을 원했는데, IT 컨설팅을 하다 보니 이력서도 다 IT 내용인 거죠. 이력서를 받는 입장에선 이건 우리와 안 맞다고 생각해 버리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이분의 컨설팅 역량을 내세우고, IT 내용은 다 뺐어요. 그 회사에서 요구하는 역량을 내세우는 식으로 수정한 거죠. 바로 두 군데 서류 합격하고, 한 군데 최종 합격하더라고요.
리: 직군을 옮기면 커리어가 리셋되는 경우가 많아요. 어떤 경우 옮기는 게 좋고, 어떤 경우 안 좋을까요?
전준하: 본인이 얘기를 해요. 연봉이 깎여도 좋다고. 반대로 그렇게 연봉이 깎인다면 곤란하겠다고 말씀하시는 분도 있고요.
리: 그럼 이력서나 면접까지 다 봐 주시는 건가요? 보통 이력서에서 보이는 문제점은 어떤 게 있나요?
전준하: 자기가 지원하는 회사가 요구하는 바를 잘 모른다는 거예요. 이것도 강의 내용에 있는 건데요, 그 회사에서 요구하는 잡 디스크립션을 잘 분석을 못 한 거죠. 잡 디스크립션에 키워드가 있어요. 표면적으로 적혀있는 것뿐 아니라 숨어있는 것까지 활용해서 이력서를 써야 하는데, 사람들이 이 작업을 잘 못 하죠. 그냥 자기가 했던 일들을 자기중심으로 써요.
리: 잡 디스크립션 자체가 제대로 안 쓰인 경우도 많은 것 같은데요.
전준하: 중간중간 회사에 전화해서 물어보는 것도 괜찮아요. 또 이런 경우도 있어요. 회사가 A라는 포지션으로 잡 디스크립션을 썼는데, 이게 뭔지 잘 모르겠다면 검색을 해 보는 것도 좋아요. 예전 공고 등을 통해 같은 포지션을 다르게 표현한 것을 찾아볼 수 있거든요. 최근에도 한 JD에 담당업무가 학술지원이라고 되어 있더라고요. 검색을 해 봤더니, 요구 자격은 같은데 타이틀이 다르게 올라가 있는 게 있어요. 알고 보니 영업이더라고요. 영업이라고 하니까 사람들이 잘 안 들어오네, 바꿔보자 해서 바꿨던 거예요. 그렇게 파악해 보는 것도 한 방법이죠.
리: 면접에서는 어떤 대비를 하나요?
전준하: 면접만 갖고 컨설팅을 하는 경우가 있을 정도로, 면접도 중요해요. 면접에서 보는 건 크게 두 가지에요. 이 사람에게 기대하는 것, 그리고 우려되는 것. 면접에서 중요한 건 특히 두 번째에요. 이건 서류에선 잘 확인되지 않잖아요. 채용 담당자라면 나에 대해 무엇을 우려할지 분석하고 철저히 대비해야 해요. 보통 다들 알고는 있어요. 그런데 제발 물어보지 마라, 물어보지 마라 하는 심경으로 갔다가 어버버하고 탈락하게 되죠.
리: 요즘은 인생이 언제 어떻게 꼬일지 모르는 불확실성이 정말 커졌잖아요. 그럼에도 10년, 20년 단위의 지향점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전준하: 10년, 20년까지는 그렇고요. 물론 20년짜리 비전, 미션을 갖는 것 자체는 좋죠. 하지만 보통은 단기적으로 3년 정도로, 이 회사에 다니며 어떤 기여를 하고 어떤 성장을 할지 계획을 세우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다만, 직무마다 이직의 빈도가 다르니까 그 점도 고려해야죠.
리: 잡 디스크립션을 보는 것도 중요한데, 저는 회사생활에서 중요한 게 위에 팀장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이 회사가 어떤 회사인지, 이 자리가 어떤 자리인지는 직무기술만 보고 결정할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은데요.
전준하: 그게 중요하긴 한데… 팀장이 얼마나 이상한 사람인지를 고려하는 건 너무 어려워요. 이 사람은 이상하다고 하고, 이 사람은 괜찮다고 하고, 이 사람은 너무 이상하다고 하고… 정말 객관적이고 제로 베이스에서 사고하는 사람이 아닌 이상 그 증언을 믿고 결정할 수가 없거든요.
대기업-중소기업 간 전환 가능할까? 직무를 전환할 수 있을까?
리: 중소기업 다니는 사람들이 대기업 가려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점프’를 위해선 어떤 게 필요할까요?
전준하: 어떤 직무인지가 가장 중요해요. 스펙이나 학력도 중요하지만요. 개발자, 서비스 기획 등 IT 중심의 직무는 점프를 할 수 있는 직무에요. 그런데 회계, 마케팅 같은 분야는 점프하기가 굉장히 어렵죠. 마케팅 같은 경우 월 얼마의 예산을 어떻게 써봤는지가 중요한데, 중소기업에선 월 2억씩 쓰던 걸 대기업에선 월 20억 단위로 써야 하니까요. 캐파에 맞는 사람을 원하죠.
리: 그럼 한 단계 한 단계 점프하는 게 중요할까요?
전준하: 그것도 한계가 있죠. 직무에 따라 달라요. 저는 정해진 구조 이야기도 많이 해요. 고민하면 나아질 수 있는 포인트도 있지만, 이미 정해진 부분은 오히려 고민을 빨리 끝내는 게 생각을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거예요.
리: 스스로 변화시킬 수 있는 요소는 어떤 게 있을까요? 자기의 전문적인 능력이라는 게 잘 안 보인다면요.
전준하: 쉽게는 학사에서 석사로 올라가는 것도 있고, 자격증을 따는 방법도 있죠. 평소에 포트폴리오 관리를 잘해야 하고, 주기적으로 쓰기도 해야 해요. 어떤 규모의 프로젝트를 어떤 수준에서 해왔다든지 하는 거요. 대기업 다니는 분들은 처음 입사할 때 채용 사이트에 입력한 게 처음이자 마지막인 경우가 많거든요.
리: 반대로 대기업을 떠나고 싶어하는 분들도 있어요. 일종의 사회적인 로망이 된 것 같은데, 문제는 대기업 떠나는 순간 연봉이 너무 떨어진다는 거죠. 그래도 뭔가 새로운 일을 해 보고 싶다는 분들께는 어떤 이야기를 해 주시나요?
전준하: 당신이 처한 상황을 정확하게 얘기해야죠. 전환 가능성이 정말 낮다는 것을. 물론 대기업을 다니더라도 전환할 수 있는 직종도 있어요. 개발자 같은 경우 스타트업으로 옮기는 게 가능하죠.
리: 개발이 최고인 것 같네요… 개발 외에는 어떤 분야가 전환이 가능할까요?
전준하: 산업이 워낙 다양해서 말씀드리기가 어렵네요. 예를 들어, 삼성전자 반도체 엔지니어 10년 차, 이러면 동종업계 외에는 이직이 너무 어려워요. 다만 같은 회사 안에서는 직무를 바꿀 여지가 있죠. 제 지인들도 엔지니어로 들어와서 인사, 혁신 등 다른 분야로 흩어진 사람들이 많아요.
리: 외국계 기업에 대해서도 여러 시선이 있어요. 한국에 진출한 외국계 기업은 한국 기업에 가까운가요, 외국 문화가 많이 들어와 있나요?
전준하: 그것도 산업에 따라 달라요. 다양한 산업, 다양한 규모의 외국계 기업을 만나다 보니 일반화할 수 없다는 걸 알겠더라고요. 그래도 예를 들자면, 제약산업은 외국계 기업의 문화를 가진 경우가 많죠. 라이프 스타일도 좋고, 조직 문화도 자유롭고, 안정적이고. 그 안에서 직무 전환이 일어나기도 하고요.
리: 대졸자도 만나실 텐데요, 다들 취업이 안 된다고 울부짖는 시대인데 실제로 만나보면 어떤 걸 가다듬으면 좋겠단 생각이 드시나요?
전준하: 가장 어려운 질문이네요. 두 가지 부류로 굳이 나눈다면, 어떤 부류는 4년 동안 한 게 텅 비어 있어요. 두 번째 부류는 꽉 차 있죠. 전자 같은 성격은 사실 2학년 때쯤부터 계획과 설계를 해 놓아야 하고요. 후자 같은 경우엔 산업과 직무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야 해요. 이를 통해 내가 무엇을 어필할 수 있는지 파악해야 하니까요.
링크드인은 일단 쓰고, 페북과 트위터는 자신을 숨겨라
리: 소셜 미디어에 대해 몇 가지만 여쭤볼게요. 링크드인 활용하는 게 중요하다고 보세요?
전준하: 사실 링크드인은 스펙이 괜찮은 사람들밖에 안 하죠(…) 그래도 다 써놓을 필요는 있다고 생각해요. 그걸 채용시장에 있는 사람들이 점점 더 많이 검색하거든요.
리: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소셜 미디어도 관리하는 게 맞다고 보세요?
전준하: 우리 같은 자유로운 영혼들은 막 써도 되지만(…)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선 자신을 숨겨야죠. 아무래도 보는 눈이 있으니까.
리: 마지막으로 강의에 대해 홍보 부탁드릴게요.
전준하: 커리어에 대해 조금이라도 고민이 있는 분들은 도움이 많이 되실 거예요. 자기의 상황을 다른 관점에서 볼 수 있고, 이미 생각해왔던 대안이 있는 분들도 그 대안을 새로운 의사결정 요소를 동원해 다시 검토해볼 수 있을 거고요. 1대 1 컨설팅도 계속하니까 급하다거나 개인화된 컨설팅이 필요한 분들은 제 이메일 주소로 알려주시면 바로 상담에 들어가도록 할게요.
리: 그렇게 되면 수수료 좀 주시고요… 고생하셨습니다.
커리어를 좌우하는 직무 의사결정 컨설팅
누가 이 강연을 들어야 하나요?
- 이직하고 싶은데 어딜 가야 할지 모르겠는 직장인
- 오랜만에 입사지원서를 쓰려니 막막한 직장인
- 커리어의 방향을 어디로 해야 할까? 걱정으로 밤에 잠 못 드는 직장인
이 강연을 들으면 뭐가 좋아지나요?
- 앞으로의 커리어 방향에 맞게 경력 기술서, 이력서,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수 있다.
-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지, 내가 잘하는 일이 무엇인지, 나는 왜 행복하지 않은지 등에 대한 질문에 답을 나름대로 내릴 수 있다.
- 이직의 두려움과 실패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
일시 및 장소
- 2018년 8월 21일, 28일
- 강남역 마이워크스페이스 3호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