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e note_color=”#ffffff” radius=”10″]편집자의 리승환의 말 : 이웃이라는 이유로 광고비도 없는 광고글을 투척하고서는 뻔뻔스럽게 실어달라는 주문이 들어왔다. 굉장히 부적절한 글이지만 학연, 혈연만큼이나 지연이 중요한 나라인지라, 용산구민의 온정으로 한 번 싣도록 한다.
참고로 돈만 주시면 광고글, 홍보글 다 실어 드립니다. 이 말이 하고 싶었다[/note]
포머스팜과 3D프린터에 대해서 질문이 있으시면 썰타임에서 물어보세요.
3D 프린터 사업을 시작하게 되신 계기가 무엇인가요?
저랑 공동대표인 강지훈 대표는 대학교 테니스 동아리에서 만난 사이입니다. 21살 때 처음 만나서 이제 10년 지기죠. 4년 전부터 강대표가 3D 프린터 사업 얘기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강 대표는 건축학과를 졸업해서 오랜 기간 3D 프린터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를 한 사람입니다. 전 작년 까지만 해도 전혀 모르는 상태였고요. 졸업하고 국군방송에서 PD일을 하다가 그만두고 호주에서 이런 저런 일을 하던 와중에 강대표가 같이 일을 하자고 제안을 했습니다. 작년 4월의 일입니다.
그 당시에는 3D프린터를 제작하는 업체가 아니라, 3D 프린터 대행업체를 만들려고 했어요. 네덜란드에 Shapeways라는 회사가 있습니다. 온라인으로 3D출력 대행을 해주는 회사로서2D로 따지면 Kinko’s 같은 회사입니다. 강 대표는 이 회사와 제휴를 해서 한국에 사업을 가져오려고 네덜란드로 떠났습니다. 그리고 여름 내내 네덜란드에서 혼자 발로 뛰면서 대표도 만나고 임원도 만났지만 협상에는 실패했습니다. 그 당시에 우리는 아무것도 없었으니까요.
그렇게 낙심을 한 후 각자의 길을 가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강대표는 여전히 3D프린터에 대한 열정을 버리지 않았고, 결국 많은 고민 끝에3D 출력대행 업체에서 3D 프린터 개발, 제작 업체로 방향을 바꾸고 겨울부터 준비를 하여 5월에 창업을 하게 됐습니다.
지난 반년간 어떤 성과가 있으셨나요?
설명을 좀 드리자면, 3D 프린터 사업을 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바탕은 오픈 소스입니다. 일단 소프트웨어가 대부분 이미 오픈 소스로 공개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우선은 소프트웨어, 구동프로그램 보다 하드웨어에 역량을 집중했습니다.
사실 현존하는 대부분의 3D 프린터들은 완성품을 판매하기보다 조립식 키트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강 대표는 4년 동안 다양한 3D 프린터를 사용하고, 조립하고, 고쳐본 경험이 있었고요.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컨셉을 잡아가는 와중에 별로 기대하지 않고 냈던 청년창업사관학교 원서가 합격을 해서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지원을 받게 되었습니다.
정부 지원 덕을 특히 개발비용에서 많이 받았습니다. 사실 개발 비용과 프로토타입을 만드는 것이 만만치가 않은 것이, 부품을 한번에 하나를 주문할 수 없을뿐더러 주문을 해서 받아봐야 테스트 결과 곧장 쓸모가 없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많은 국내 업체들이 자본력 부족으로 자체 기술을 개발하기 보다는 기성품 조립을 하고 있습니다. 저희 또한 그런 고민을 많이 했고요.
그런 면에서 정부 지원을 받았던 것은 정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 덕에 많은 부품, 노즐, 케이스를 자체 개발할 수 있었으니까요. 현재는 하드웨어 적인 어려움은 많이 해결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닙니다. 6월에 첫 제품이 나와서 베타테스트를 실시했습니다. 11대의 테스트기가 나갔는데 기대했던 반응이 안 왔습니다. 저희는 나름 획기적인 설계로 소음도 줄이고, 진동도 줄이고, 좋은 디자인으로 만들었다고 생각했는데… 베타 유저들은 너무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설계를 기존의 제품과 다르게 하다 보니까 조립 자체가 너무 어렵고, 사용하다 보면 문제가 생겼습니다. 기존의 설계로 돌아갈까, 우리의 방식을 고집할까 고민하다가, 결국 안정성을 위해서 기존의 방식으로 업그레이드를 하자는 결정을 했습니다. 8월 초에 다시 만들기로 결정을 하고 지금은 계획대로 완성하여 2차 베타테스트가 진행 중에 있습니다.
골프존 벤처창업보육센터와는 어떻게 관계를 맺으셨나요?
청년창업센터를 부산 캠퍼스로 지원을 했습니다. 그 당시 생각은 부산도 충분히 시장이 크다는 계산이었는데요, 사업을 하다 보니까 역시 서울에 사무실이 없으면 안되겠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서울에 사무실을 알아보고 있는 과정에서 정말 운이 좋게도 골프존에서 지원을 받고 있었고, 면접을 봐서 입주하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아주 저렴하게, 좋은 위치에서 운영을 할 수 있게 된 거죠. 골프존도 벤처에서 시작한 회사라 후배양성이란 관점에서 다방면에서 많은 조언 받고 있습니다.
골프존 식당은 어떤가요?
맛있습니다. 처음에는 보안문제 때문에 골프존 직원들만 먹을 수 있도록 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주변에 식당들이 워낙 비싸서 고민이 많았습니다. 최근에 골프존 측에서 배려해주셔서 구내 식당도 이용할 수 있게 되어서 좋습니다.
저로서는 그 점이 제일 부럽습니다. 지금은 어떤 방향으로 사업을 진행 중이신가요?
지금 계획 중인 부분은 소프트웨어적인 부분을 연구 중에 있습니다. 3D 모델을 “슬라이스” 하는 프로그램이 있는데요. 3차원 모델을 층층이 나눠주는 프로그램입니다. 이런 프로그램 역시 아까 말씀 드린 대로 모두 오픈 소스로 열려 있는 상태인데요. 우리가 생각하는 장점을 더욱 살리는 슬라이스 프로그램을 개발 중입니다.
또 한가지로는 3D모델링 툴에 관한 내용입니다. 이런 툴들이 워낙 비싸서 최소 수백 만원에서 수천 만원까지 호가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가격만이 접근하기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최근에 오픈 소스로 공개되는 3D 툴들이 있지만, 오픈 소스를 사용한다고 할 경우에도 초보자가 사용하기에는 너무 어렵습니다. 그래서 포머스팜에서는 오픈 소스 툴 사용법 수업을 진행하고 있고요, 또한 초보자도 사용할 수 있을 툴을 개발 중에 있습니다.
포머스 팜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으로 생각하시나요?
저희가 생각하고 있는 소비자층이 네 부류가 있습니다. 얼리 어답터, 디자이너, 벤처 사업가 그리고 건축업계 분들이에요. 얼리 어답터들은 재미있고 새로운 것을 구매합니다. 저희 제품 가격이 130만원으로 접근하기 불가능한 수준이 아니기도 하고요. 이 분들을 10% 정도로 보고 있습니다.
디자이너들에게는 디자인의 완성본을 간편하게 확인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피규어, 프라모델 등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디자이너들에게 유용할 것입니다. 벤처 사업가들은 3D 프린터로 프로토타입을 쉽게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저희 같은 경우 프린터에 필요한 간단한 부품들은 프린트를 하고 있습니다. 부품 하나 때문에 새로 발주를 할 필요가 없어지는 거죠. 3D 프린터로 3D 프린터를 만드는 것이—일부 부품만 제외하면—어렵지 않다는 것이죠. 건축업자들은 3D프린터를 이용해서 모델 제작이나, 설계를 쉽게 하실 수 있게 되고요.
3D 스캐너가 더 좋아지고, 저렴해지면 3D프린터 시장 또한 훨씬 성장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아직 3D스캐너 대부분은 상당히 비싼 상황이지만요.
위협적인 요인으로는 무엇이 있을까요?
2014년 2월에 SLS 프린팅에 관한 주요 특허 몇 가지가 풀리게 됩니다. 설명을 드리자면 포머스팜의 제품 파인트리는 FDM 방식의 3D 프린터입니다. ABS 나 PLA 등의 플라스틱 수지를 녹이고 노즐로 분사해서 선 단위로 모델을 쌓아 만드는 방법입니다. SLS 는 “파우더 공법” 이라고 이해하실 수 있는데요. 파우더를 레이저로 녹이거나 접착제로 붙여 면 단위로 모델을 쌓아 만드는 방법입니다.
일단 SLS의 장점부터 말씀 드릴게요. 선 단위가 아니라 면 단위니까 모델이 더욱 정교합니다. 또한 레이저로 녹이는 경우에는 다양한 재질의 모델을 만들 수 있고 (티타늄 재질 등), 더욱 튼튼합니다. 이 기술의 특허가 풀리면 시장에 더 많은 경쟁자들이 진입할 테고, 결국 경쟁이 심해지겠죠. 하지만 SLS 방식은 레이저를 사용하는 이상 기계가 크고 비쌀 수밖에 없습니다. 접착제를 사용하는 방식은 튼튼하지 못하고요. 재료 가격 차이도 많이 납니다. 그래서 대기업이나 기관이 아닌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파인트리 같은 FDM 방식 3D 프린터들에게도 충분히 시장이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재료 가격 차이를 한번 예를 들어주시겠어요?
물론 회사마다 상품마다 다양합니다만, 파인트리에서 사용하는 ABS 같은 경우 재료 1kg에 2만원 정도 합니다. SLS 방식에서 사용하는 파우더는 1kg에 50만원 정도고요.
차이가 많이 나네요. 그럼 FDM으로 물건을 만들 때 속도는 어떻게 되나요? 예를 들어 컵을 만든다고 하면 시간이 얼마나 걸리나요?
프린터도 고화질로 뽑는 거랑 저화질로 뽑는 속도가 완전히 다르잖습니까? 3D 프린터도 마찬가지에요. 컵을 하나 만든다고 할 때도, 얼마나 꽉 채워서 만들지, 얼마나 “고화질”로 정교하게 만들 것인지에 따라 시간차이가 많이 납니다. 정말 최소한으로 컵의 모양만 만들려고 하면 1시간 반 정도가 걸립니다. 하지만 품질도 좋고 무게감이 있는 컵을 만들려면 12시간 넘게 걸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 ABS는 합성 수지라서 컵을 만들기에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뜨거운 물을 부으면 환경 호르몬이 나올 수 있으니까요. 열에는 강하지만 마시기에는 적합하지 않을 거예요.
이제 마지막 질문 드릴게요. 3D 프린터 업계에서 종사하고 싶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워낙 신생사업이다 보니까 아직 3D프린터 전문 학과 같은 것은 없습니다. 저희가 고용하는 분들은 주로 로봇공학이나 전자공학 쪽에서 공부하신 분들을 찾고 있고요. 하지만 무엇보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자신감과 열정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추가로 하나만 더 여쭤볼게요. 초콜릿으로 컵을 만들어서 먹고 치즈로 접시를 만들어서 먹는 꿈은 가능한가요?
네. 지금도 이미 치즈 프린터, 설탕 프린터, 초콜릿 프린터 등이 상용화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재료가 특화 되어 있기 때문에 따로 구매하셔야 합니다.
포머스팜과 3D프린터에 대해서 질문이 있으시면 썰타임에서 물어보세요. 가볍고 조용한 3D프린터, 파인트리 구매는 포머스팜에서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