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부터 대형쇼핑몰에 청소차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끌고 다니며 청소를 하는 보행식도 있고, 범퍼카처럼 운행하는 탑승식도 있다. 실내에서 자그마한 차량을 운행하는 게 사뭇 즐거워 보이기도 하고, 청소가 잘 될까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청소차 제조사 ㈜스페이스의 임진섭 대표에게 실내 청소차에 대해 궁금한 10가지를 허심탄회하게 물어봤다.
1. 대형쇼핑몰에서 청소차를 종종 보곤 했는데, 주로 어디서 사용되나요?
“실내 청소차는 대형마트, 공항, 물류창고, 조선소, 아파트 지하주차창, 야구장 등 어디서나 쓸 수 있습니다.”
2. 운전면허나 원동기 면허 없이도 청소차를 몰 수 있나요?
“그렇습니다. 최대시속이 10km 미만일 경우 면허 없이도 운전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걸 타고 밖으로 나가면 안 되죠. 사실 이건 차라기보다 청소 ‘장비’로 봐야 합니다. 걸어 다니며 청소하기 불편한 사람들을 위해 만든 거예요.”
3. 청소차의 최대 속도는 얼마나 되는지 궁금해요.
“저희 제품을 기준으로 보면 보행식 청소차는 시속 4km, 탑승식은 최고 6.5km까지 나옵니다. 보행식은 말 그대로 사람이 걸어가면서 청소하는 장비라 걷는 것과 비슷한 수준이에요. 탑승식은 이보다 조금 빠르고요.”
4. 별도의 안전장치가 있나요? 주행 중 넘어지면 위험할 것 같은데요.
“이전에는 그런 사고들이 발생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평지에선 괜찮지만 지하주차장 경사로(램프)에서 타다 청소차가 전복되거나 승용차와 부딪히는 사고가 나는 겁니다. 원칙적으로는 경사로에서 청소차를 운행하지 못하게 돼 있지만, 지하주차장 층간을 오가려 경사로를 이용하다 사고가 나는 거죠.”
“경사로를 오를 수 없도록 모터의 용량을 줄여볼까도 했지만 그러면 장비에 힘이 떨어집니다. 그래서 판매할 때 경사로에서는 이동하지 말라고 각별히 안내하는 한편, 좌석에 스위치를 장착해 사고를 예방하고 있습니다. 탑승자가 의자에 앉아있을 때만 이동하며, 일어서면 자동으로 멈추게 하는 겁니다.”
5. 청소차는 최대 몇 시간까지 사용할 수 있나요? 충전 방법은요?
“최대 3시간까지 연속 사용할 수 있습니다. 배터리가 떨어지면 충전기를 콘센트에 연결해 충전하면 됩니다.”
6. 청소차와 사람의 청소 속도를 비교하면 어떤가요?
“탑승식 청소차인 S5 모델의 경우 1시간에 3,080㎡를 청소할 수 있습니다. 사람이 하는 것과 비교하면 5배 이상의 효과를 발휘하죠. 최근 출시한 S7 제품의 경우 최대 5,525㎡까지도 가능합니다.”
7. 어떤 과정으로 청소가 되는 건지 궁금합니다.
- 세수탱크에 물과 세제를 공급합니다.
- 청소차 바닥에 있는 브러시가 회전하며 바닥을 청소합니다.
- 이물질과 오물이 후미 스퀴지 쪽으로 이동합니다.
- 스퀴지 시스템과 흡입 시스템이 오물을 폐수탱크로 전달합니다.
8. 어쩌다 청소차 사업을 시작하시게 됐나요?
“전 세계적으로 청소차 시장은 확대되고 있습니다. 국내 시장은 약 1000억 원 정도로 추산되는데요, 인건비 상승으로 국내 시장도 계속 커지고 있습니다. 현재 국내 시장의 70%는 고가의 미국과 유럽 장비가 차지하고, 나머지는 중국산입니다. 국내 업체는 보기 드문 실정입니다.”
“경쟁력을 갖춘 국내 제품이 없다 보니 그동안 국내 소비자들은 과도한 비용을 지불해왔습니다. 총판, 딜러 등 중간 유통상인이 많아 가격이 비싼 것은 물론이고 A/S도 무척 오래 걸립니다. 이건 저가형인 중국산도 마찬가지입니다. 경쟁력 있는 국산이 없는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이 청소차 시장에서도 그대로 재현되고 있는 거죠.”
9. 스페이스 제품은 동종장비보다 30%가량 쌉니다. 성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닌가요?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저희 제품은 연속 사용시간, 배터리 용량, 브러시 모터, 흡입 모터, 소음 등 대부분의 항목이 유럽 제품과 비슷하거나 뛰어납니다. 부품도 흡입모터는 미국 Ametek사, 컨트롤러는 미국 Curtis사, 구동모터 및 브러시모터는 이탈리아 Amer사와 동일한 제품을 씁니다. 중국산 수준의 가격에 품질은 선진국 수준을 추구하죠.”
“그럼 어떻게 싸게 팔 수 있는지 궁금하실 텐데요, 중간 유통마진이 빠져서 그렇습니다. 수입 장비의 경우 국가별 지사나 총판→딜러 및 판매점을 거쳐 소비자에 도달하니 가격이 올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저희는 그런 과정 없이 바로 소비자에 팔 수 있죠. 전국 9개 지역에 서비스센터가 있어 사후관리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요. 일단 국내시장에서 기초체력을 다진 후 중국, 동남아, 호주 시장까지 진출할 생각입니다.”
10. 청소차 기술 발전이 청소부들의 일자리를 빼앗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습니다.
“저는 좀 다르게 생각하고 싶습니다. 청소차는 그분들의 일자리를 뺏는 장비가 아니라 도와주는 장비입니다. 편리하게 청소할 수 있는 장비도 사주지 않고 대걸레로 지하주차장을 전체를 닦게 만드는 것이 오히려 인권침해가 아닐까요?”
원문: 산업정보포털 i-DB / 필자: 이혜원([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