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S HuffPost에 Drew Guarini가 기고한 「9 ways video games can actually be good for you」를 번역한 글입니다.
엄마가 틀렸다. 게임은 당신에게 나쁘지 않다. 게임은 당신의 삶을 더 낫게 만들어준다. 게임과 폭력 간의 무시무시한 관계가 두렵긴 하지만(힌트: 사실 그런 건 없다) 많은 학술 연구는 게임을 플레이함으로써 많은 심리적·물리적 이익까지 얻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종합해보면, 게임은 당신을 더 나은 존재로 만들어 줄 수 있다.
1. 슈퍼 마리오는 당신의 두뇌에 스테로이드와 같다
게임이 두뇌에 끼치는 영향력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 독일의 연구자들이 행한 연구가 공개되었다. 연구자들은 나이 중간값이 25세인 성인 23명에게 ‘슈퍼 마리오 64’를 하루에 30분씩 두 달간 플레이하게 했다. 이와 다른 통제그룹은 게임을 전혀 플레이하지 않았다.
MRI를 이용해 두 그룹의 두뇌를 관찰한 결과, 게임을 플레이 한 그룹의 우측 해마, 우측 전액골 피질, 그리고 소뇌에서 회백질의 증가가 발견되었다. 두뇌의 이 영역들은 공간 탐색, 기억 형성, 전략적 계획 및 손의 소근육 운동을 담당한다. 연구의 리더인 시몬 쿤(Simone Kuhn)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전의 연구들이 게이머들의 두뇌 구조상의 차이점을 보여주었다면, 이 연구는 게임과 두뇌 용적 증가 사이의 가볍지만, 직접적인 연결을 보여줍니다. (…) 이는 게임을 통해서 두뇌의 특정 영역을 단련할 수 있음을 입증합니다.
쿤과 동료들은 게임이 두뇌의 특정 영역을 축소시키거나 변화시키는 정신 장애 환자를 위한 치료 요법으로 이용될 잠재력을 가졌다고 결론 내린다. 이러한 질병에는 정신 분열증,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알츠하이머 등이 포함된다.
2. ‘스타크래프트’는 당신을 더 똑똑하게 만들 수 있다
영국의 연구자들은 비디오 게임 중에서도 특히 ‘스타크래프트’와 같은 전략 게임이 플레이어의 두뇌 유연성을 증가시켜줄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두뇌 유연성이란 과학자들이 ‘인간 지성의 주춧돌’이라 묘사하는 것이다.
퀸메리대학교(Queen Mary University of London)와 런던대학교(University College London)가 행한 이 연구는 72명의 자원자를 대상으로 ‘스타크래프트’ 또는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 ‘심즈’를 6-8주간 40시간 플레이하고 그 전후에 행한 심리학 테스트에 기반을 둔다. 참가자 중 ‘스타크래프트’를 플레이한 쪽은 심리학 테스트에서 더 나은 점수를 얻었으며, 인지적 유연성 과제를 훨씬 더 빠른 속도와 정확성으로 완수했다. 연구자 브라이언 글래스(Brian Glass)는 말했다.
우리는 이제 이 게임들의 정확히 어떤 측면이 이런 변화를 불러왔는지 이해해야 합니다. 이 변화가 영구적인 것이든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줄어들든 말이죠. (…) 일단 그 부분을 이해하고 나면, 예를 들어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 장애나 외상성 뇌 손상과 연관된 증상들을 위한 임상적 개입을 개발하는 것이 가능해질 수도 있습니다.
3. 게임이 노화 과정을 늦춰줄 수도 있다
아이오와대학교(University of Iowa)의 연구에 따르면 두뇌를 테스트하는 게임을 단지 주당 2시간씩 플레이하는 것만으로도 자연 노화 과정에 연관된 정신적 쇠퇴를 막을 수 있다. 50세 이상의 건강한 사람 681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특별히 고안된 게임을 10시간씩 플레이하면 다양한 인지 능력들의 자연적 감퇴를 경우에 따라 최대 7년까지 지연시킬 수 있음이 드러났다.
5-8주간 한 그룹의 노인들은 컴퓨터가 제시하는 십자말풀이를 하고 다른 세 그룹은 ‘로드 투어(Road Tour)’라는 게임을 플레이했다. 로드 투어는 탈 것의 그림을 맞추면서 특정한 교통 표지판의 위치를 기억해야 하는데 플레이를 하면 할수록 점점 더 정답이 아닌 선택지가 많이 나타나는 게임이다.
이는 나이 든 운전자가 교차로에서 다양한 정보를 받아 동시에 처리해야 하는 상황을 반영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다. 롤리(Raileigh)에 있는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학교의 심리학과 부교수인 제이슨 알레어(Jason Allaire)는 앞선 연구와는 관계없지만 다음과 같은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그런 목적을 위해 만들어진 게임이든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같은 아무 게임이든 간에 게임은 인지적으로 복잡하며 이를 플레이하기 위해서는 정신적 에너지와 능력을 필요로 합니다. (…) 여러분이 뭔가 정신적 에너지가 필요한 일을 하면 그 능력을 단련하는 거죠. 근육을 단련하면 강해지는 것과 똑같습니다.
4. 게임은 난독증 아이들의 읽기 능력에 도움 줄 수 있다
파두아대학교(University of Padua)의 연구는 게임이 아이들의 두뇌에 나쁠 것이라는 생각에 찬물을 끼얹는다. 이탈리아의 연구자들은 올해 2월에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게임들이 난독증을 가진 아이들의 독서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증거를 보여주었다.
연구팀은 7세에서 13세의 아이들을 두 개의 그룹으로 나누어 한쪽은 ‘레이맨 엽기토끼(Rayman Raving Rabbids)’라는 액션 게임을 플레이시키고 다른 그룹에는 느린 템포의 게임을 시켰다. 이후 아이들의 독서 능력을 테스트했을 때 액션 게임을 플레이했던 아이들이 더 빠르고 정확하게 읽어냈다. 이 연구의 저자들은 ‘액션 게임이 독서능력에 결정적 요소인 주의 지속 시간을 증가시킬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5. 10대 게이머가 의과 레지던트보다 가상 외과수술에서 앞섰다
하루에 2시간씩 게임을 플레이하는 고등학교 2학년생은 하루에 4시간 게임을 플레이하는 대학생 게이머와 산발적인 게임 경험만 있는 의대 레지던트를 압도적으로 꺾었다. 진짜 외과 의사가 되려고 노력하는 것은 방해만 될 뿐이었다.
이 실험의 설계를 도운 텍사스대학교의 교수 새미 킬릭(Sami Kilic)은 그럼에도 의학계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은 가상 수술보다는 학술적인 내용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다른 연구에 따르면 일주일에 최소 3시간씩 게임을 하는 외과의는 복강경 수술에서 37% 적은 실수를 저지른다.
6. 비디오 게임은 진통제가 될 수 있다
2010년, 연구자들은 미국 통증 협회(American Pain SOciety)의 연례 학술회의에서 비디오 게임 중에서도 특히 가상 현실을 강조하는 게임이 만성 질병이나 의학적 처치에 기인하는 불안과 고통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라는 증거를 보였다.
이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화학 요법 또는 다른 무거운 치료를 받는 동안 가상 게임 월드에 몰입했을 때 스트레스와 공포를 현저히 덜 느낀다고 보고했다. 이에 더해 화상을 치료받는 환자들의 경우 고통의 정도가 30-50% 가량 줄었다고 말했다.
통증 완화 센터의 찰스 프리드먼(Charles Friedman)은 엑스박스(X-box)의 키넥트나 위(Wii) 등 모션 센서 기술을 언급하며 게임이 다른 감각을 바쁘게 만듦으로써 두뇌가 고통에 집중하지 못하게 한다고 말했다. 또한 가벼운 통증을 넘길 수 있게 만들어주며 두뇌에 행복과 유관한 화학 물질인 엔도르핀을 분비하게 한다.
7. 콜 오브 듀티가 시력을 향상시키다
로체스터대학교(University of Rochester)의 2009년 연구에 따르면 게임에서 나쁜 놈들에게 총을 쏘는 것은 기대치 않게도 시력을 향상시켜준다. 액션 게임 전문가에게 ‘언리얼 토너먼트 2004’나 ‘콜 오브 듀티’와 같은 FPS 게임을 시키고, 액션 게임에 그다지 경험이 없는 게이머에게 ‘심즈2’를 시켰다.
FPS 게임을 플레이한 이들은 이미지의 밝기 측면에서 감지하기 어려운 사소한 변화를 잘 감지하게 하는 능력인 ‘명암 감지 기능’의 향상이 관찰되었다. 시간에 따른 약화라는 시각적 능력의 특성 중 하나를 고려할 때 밝은 부분을 골라내는 능력은 야간 운전과 같은 일에 필수적이다.
이 연구의 저자는 적의 위치를 확인하고 조준하는 과정이 게이머의 눈을 단련시킨다고 믿는다. 악당들은 예측이 어렵게 튀어나오기 때문에 FPS 게임은 플레이어들이 광학적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방법을 배우는 데도 도움을 준다. 연구자들은 게임, 특히 액션 게임이 방금 말한 방법으로 우리의 낮은 시력을 향상시켜주는 데 잠재력을 보여준다고 본다.
8. 비디오 게임은 일대일 카운셀링만큼 효과적일 수 있다
비디오 게임은 종종 정신 질환의 원인으로 비난받지만 한 연구에 따르면 오히려 치료제가 될 수도 있다. 2012년 뉴질랜드의 연구자들이 우울증에 걸린 10대를 치료하기 위한 신선한 방법을 개발했다. ‘스팍스(SPARX)’라고 불리는 이 비디오 게임은 전통적인 카운셀링보다 더 역동적이고 재미있는 방법을 통해 아이들을 치료하려 디자인되었다.
게임의 이름은 ‘똑똑한(Smart)’ ‘긍정적인(Positive)’ ‘능동적인(Active)’ ‘현실적인(Realistic)’ ‘미지의 생각을 가진(X-factor thoughts)’의 약자로 우울증과 싸우는데 보편적으로 쓰이는 전략을 의미한다. 이 연구는 이전에 도움을 청했거나 지금 우울증과 싸우고 있는 168명의 10대를 대상으로 했으며 평균 연령은 15세이다.
이들 중 절반을 무작위로 뽑아 5개의 세션에 걸쳐 일대일 카운셀링을 하는 ‘기존의 치료’를 받게 했다. 다른 절반은 실험 대상자가 만들어 낸 아바타를 통해 ‘우울하고 부정적인 무의식적 생각’을 찌그러뜨리고 가상 세계의 질서를 되찾는 판타지 배경의 게임 스팍스를 플레이하게 했다. 각각의 스테이지에서 플레이어는 우울증의 기본적 요소 및 극심한 부정적 생각을 다루는 전략과 휴식 요령을 배우게 된다.
스팍스를 플레이한 그룹이 보여준 결과는 무척 고무적이었다. 일대일 카운셀링을 받은 통제 집단의 26%가 우울증에서 벗어난 데 비해 스팍스 플레이어의 44%가 우울증으로부터 완벽하게 회복했다.
9. 뇌졸중 환자의 완전한 재활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뇌졸중 환자들에게 재활은 길고 때로 불가능한 과정일 수도 있다. 텔아비브대학교(Tel Aviv University)의 데비 랜드(Debbie Rand)는 비디오 게임이 뇌졸중 이후에 오는 말하기와 이동 재활을 좀 더 받아들이기 쉽고 효과적으로 만들어주는 접근법임을 밝혀냈다.
연구는 각기 7년에서 1년 전에 뇌졸중을 앓았던 환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눴다. 첫 번째 그룹은 전통적인 재활훈련을 했고 두 번째 그룹은 엑스박스 360, PS3, 닌텐도 위를 플레이했다. 직업 치료사인 랜드 같은 이들에게 비디오 게임을 이용한 재활 훈련의 장점은 여러 측면에서 분명해 보였다.
두 그룹 모두 물건 집어 들기에서 진전을 보였지만 비디오 게임 그룹만이 치료가 끝난 이후에도 손힘이 향상되었다. 비디오 게임을 플레이한 이들은 세션별로 단순히 수치적인 퍼포먼스가 두 배였을 뿐 아니라 그저 반복적인 운동이 아니라 ‘목표에 기반 둔’ 움직임을 보였다. 랜드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환자들이 움직이려고 계획하고 움직일 때, 특정한 목표를 완수하기 위해 이를 시도하는 것이 뇌의 적응성에 좀 더 긍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게임이 재미있고 즐겁기 때문에 참여자들이 재활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