퀀트란?
투자에 어떤 방식이든 계량적인(Quantitative) 방법만 이용하면 퀀트라고 불렀다. 그러나 퀀트 또한 계속 발전해나가면서 다양한 목표와 방법으로 인해 필요한 기술과 지식에 변화가 생겼고 그에 따라 업무 방식에 차이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퀀트의 종류 또한 많아져서 데스크 퀀트, 모델 검증 퀀트, 리스크 매니지먼트 퀀트, 퀀트 애널리스트, 알고 트레이더, 퀀트 트레이더, 퀀트 개발자 등 지금도 계속해서 다양해지고 있다.
퀀트를 크게 두 가지로 나눈다면 적정 가격을 계산하고 상품 합성을 하는 셀사이드 퀀트와 직접적인 투자로 수익을 내는 바이사이드 퀀트가 있다. 쉬운 예를 들어보자. 시장에서 고객이 보라색 페인트를 원한다. 하지만 보라색 페인트가 시중에 없다.
셀사이드 퀀트는 고민하다 기발한 생각을 해낸다. 시장에 있는 빨간 페인트와 파란 페인트를 이용하여 보라색을 만들자. 빨간색 페인트가 1통에 4,600원, 파란색 페인트가 1통에 6,200원이네. 자, 두 개를 섞으면 보라색 2통을 얻을 수 있다. 가격을 보자. 4,600원 + 6,200원은 10,800원이다. 한 통에 5,400원에 팔면 된다.
아니지. 페인트 원료비, 페인트 섞는 솥단지가 있는 공장까지 운임비, 내 옷에 다 튀어서 옷이 엉망이 됐을 때의 세탁비까지 따져서 한 통에 7,000원에 팔자. 하나 팔면 1,600원씩 이익이다. 두 통을 파니 3,200원의 수익을 냈다. 신난다. 이것이 셀사이드 퀀트다.
바이사이드 퀀트는 어떤가? 수많은 셀사이드가 보라색 페인트를 팔기 시작했다. 시장엔 보라색 페인트가 대유행이다. 보라색 페인트 가격은 쉽게 구할 수 있다. 인터넷을 조회해 보니 보라색 페인트 시세는 한 통에 7,000원이다.
바이사이드 퀀트는 고민한다. 이 보라색 페인트가 나중에 가격이 오를까? 지금 사둘까? 역사적 연구를 통해 발견한 것은 가을이 되면 보라색 수요가 크다는 것이다. 단언컨대 보라색 페인트 가격은 오를 것이다. 며칠 후 보라색 페인트 가격은 10,200원이 되었다. 바로 되파니 3,200원의 수익을 냈다.
셀사이드, 바이사이드 똑같은 3,200원의 수익을 냈다. 하지만 비즈니스 구조가 다르다. 퀀트에게 요구하는 능력도 당연히 다르다. 위의 예처럼 시장에서 필요하거나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적절한 재료를 이용해서 합성하고 이를 팔면 셀사이드 퀀트이고, 미래 가격이나 가치를 예측해서 거래를 하면 바이사이드 퀀트라고 한다.
퀀트에 대한 오해와 진실
퀀트에 대한 대표적인 착각 중 하나를 보자. 퀀트는 인공지능 기술과 빅데이터를 이용하니 인간보다 항상 현명한 판단을 하고 심지어 인간은 모르는 진리를 볼 수 있다며 맹신하는 사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퀀트나 알고리즘은 인간이 투자나 거래를 할 때의 의사과정을 논리화시키고 수치화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을 통해 거래하는 것뿐이다.
스포츠에서 어느 팀이 더 강한지 정확히 분석하더라도 실제 경기에서는 수많은 변수로 인해 결과가 천차만별이다. 이처럼 애널리스트의 데이터 분석이 아무리 정확하고 타당할지라도 실전에서의 다양한 변수 때문에 분석이 틀리거나 실패할 가능성이 언제나 존재한다. 이미 우위에 있다고 믿는 게임에서도 철저한 베팅 전략 없이 절대적인 승리란 없다.
하물며 항상 변화하는 시장의 생태를 분석해서 승률이 조금 더 높은 패턴을 찾았다 하더라도 이것이 무조건적인 미래를 예측한다든가 진리라고 믿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발상이다. 퀀트 분석은 기본적으로 데이터를 좀 더 계량화하고 과학적인 방법으로 분석하는 것이다. 그 이상의 의미는 없다.
이런 분석 결과를 패턴화해서 알고리즘으로 만드는 작업은 전적으로 퀀트의 역량에 달려 있다. 이 때문에 같은 알고리즘과 기술을 이용하더라도 수익률과 결과가 제각각인 것이다. 퀀트의 역량이 부족하면 데이터에 지나치게 모델을 맞추는 오버 피팅 오류나 관계가 없는 데이터를 나열해서 상관 계수가 있는 것처럼 착각하는 오류 등을 범하기 쉽다.
이는 인공지능 기술로 들어갈수록 심화된다. 머신러닝으로 학습된 알고리즘 자체가 내부적으로 통계적 오류를 가지거나 편향된 데이터로 학습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퀀트라고 해서 미래를 100% 예측한다거나 무조건적인 고수익률을 보장한다고 맹신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