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당 글 아래에는 지적한 기사를 쓴 기자의 반박문과 ㅍㅍㅅㅅ의 입장이 있습니다.
《서울경제》에서 「가상화폐 양성화 나선 미·러···동남아는 고강도 억제 지속」이라는 자극적 제목의 기사를 냈습니다. 기사의 핵심은 아랫부분입니다.
‘가상화폐 종주국’인 미국도 다른 국가와의 협력을 통해 촘촘한 규제가 마련된다면 거래에 제한을 두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이날 미국 재계인사들의 모임인 ‘워싱턴 경제클럽’에서 “가상화폐가 ‘현대판 스위스 은행 계좌’가 되도록 허용하면 안 된다”며 이를 위해 주요 20개국(G20)을 포함해 다른 국가들과 공조하겠다고 밝혔다. “가상화폐가 불법행위를 감추는 도구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는 발언으로 규제 수위를 시사하면서 양성화된 거래는 허용할 것임을 표명한 셈이다. 아울러 미국은 현행법상 은행이 가상화폐 지갑 소유자의 정보를 갖고 있어야 하며 이를 통해 거래 활동의 추적이 가능한 만큼 다른 나라들도 이처럼 조치하도록 규제를 통한 양성화에 협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더 핵심적인 부분을 나열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거래에 제한을 두지 않을 것임을 시사’
‘양성화된 거래는 허용할 것임을 표명’
이 문구만 보면 독자들은 미국이 암호화폐를 양성화하고 제도권 화폐로서 인정할 것이라고 오해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위 문장은 저 《서울경제》이 참조했을 외신의 원문에는 전혀 나오지 않는 것들입니다. 즉 기자가 임의로 추가한 사견에 불과합니다.
- 「Mnuchin says financial regulators will probe impact of cryptocurrencies」, TheHill
- 「Mnuchin wants to make sure bad guys can’t use cryptocurrencies」, CNBC
- 「Treasury Secretary Steve Mnuchin Talks Cryptocurrency」, ETHNews
므누신 장관이 워싱턴 경제클럽에서 한 말의 핵심은 두 가지입니다. 원문 그대로 옮기겠습니다.
“We want to make sure that bad people cannot use these currencies to do bad things”
“우리는 나쁜 사람들이 이런 암호화폐를 나쁜 일에 사용할 수 없도록 보장하고 싶습니다.”
“There’s a lot of speculation in this. I want to make sure that consumers who are trading this understand the risks, because I am concerned that consumers can get hurt.”
“여기에는 많은 투기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걸 거래하고 있는 소비자들이 그 위험이 어떤 것인지 확실히 이해하도록 하고 싶습니다. 소비자들이 다칠까 염려되기 때문입니다.”
어디에도 가상화폐를 정식 화폐로 인정하고 양성화한다는 말은 없습니다. 오히려 ‘여기에 지나친 투기가 일어나고 있는데 일반인들이 잘 모르고 투자했다가 큰 손실을 볼까 걱정’이라는 것이 주된 내용입니다. 기자가 암호화폐에 거금을 투자했는지는 안 했는지는 모르겠으나 《서울경제》의 기사는 언어의 미묘함을 이용하여 대중을 오도하기에 딱 좋은 내용일 뿐입니다.
혹시 ‘미국에서 비트코인으로 거래를 하는 것이 불법이 아니지 않느냐’라고 물으신다면 그건 맞습니다. 비트코인이 불법으로 규정되지 않는 한 거래는 자유롭습니다. 그러나 그건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심지어 (잘은 모르겠으나) 중국에서도 그건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중국에서 규제하는 것은 마이닝 팜에 규제를 가하거나 ICO를 못 하게 하는 것이지, 개인이 비트코인 같은 것을 사고파는 것은 불법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중국도 암호화폐 양성화에 나섰다’라고 기사를 쓰는 것은 잘못된 것이잖습니까? 오히려 외신 원문에서는 므누신 장관이 암호화폐에 강력한 규제가 필요함을 역설하고 있습니다.
Under US law, Mnuchin explained, bitcoin wallet providers have the same KYC obligations as banks. The same is not true of the rest of the world. Many countries lack anti-money laundering and customer identification safeguards. But, Mnuchin added, “One of the things we’ll be working very closely with the G20 on is making sure that this doesn’t become the Swiss numbered bank accounts.”
므누신 장관의 설명에 따르면 미국 법률에서는 비트코인 지갑 서비스 제공업체는 은행과 동일한 KYC(Know your Customer, 일종의 금융 실명제) 준수 의무를 가지고 있다. 그런 규제가 없는 다른 나라도 많다. 많은 나라에 돈세탁 방지법과 고객 신원확인 규제장치가 없다. 하지만 므누신은 덧붙였다. “향후 G20 국가들과 계속 밀접하게 협업할 많은 일 중 하나가 암호화폐가 스위스 비밀은행처럼 되어버리는 것을 막는 일입니다.”
아마 ‘러시아가 암호화폐를 국가 차원에서 양성화한다는 것은 사실 아니냐’라고 물으실 분들이 있을 겁니다. 저는 그 내용은 모르겠습니다. 다만 위 기사에 관련 내용이 나옵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때문에 국제적 경제 제재를 받고 있습니다. 미국은 러시아가 저 암호화폐를 통해 그런 경제 제재를 피해 암거래를 할 것을 걱정하는데 므누신 장관은 ‘그럴 걱정은 없다고 본다’고 답변했습니다.
With respect to international issues, Rubenstein asked if Mnuchin is troubled by reports that Russia wants to use cryptocurrency for sanction-busting. “Not at all,” the Treasury Secretary replied. “I don’t think that’s a concern.”
국제 문제에 대해, 루벤스타인은 러시아가 제재 회피를 위해 암호화폐를 이용하기를 원한다는 보고에 대해 염려를 느끼냐고 물었다. “전혀요.” 재무성 장관이 대답했다. “그게 걱정거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한발 더 나아가 므누신은 미국이 국가적 암호화폐를 만들 생각이 전혀 없다고 밝혔습니다.
He added that the Federal Reserve has looked into digital dollars, but “the Fed and we don’t think there’s any need for that at this point.”
그는 연방준비은행이 디지털 달러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고 덧붙이고, 하지만 “연방준비은행과 우리는 이 시점에서 그런 것이 전혀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결론적으로, 이 외신을 국내 기사로 번역할 때의 올바른 제목은 「가상화폐 양성화 나선 미·러」가 아니라 다음과 같은 것이어야 합니다.
“미국 재무성 장관도 암호화폐 투기에 따른 소비자들의 손실 우려, 규제 필요를 천명”
점점 국내 언론 기사, 특히 경제신문 기사는 믿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만 듭니다.
원문: Nasica의 뜻은 ?
서울경제 연유진 기자의 반박문
안녕하세요, 해당 기사를 쓴 <서울경제>의 연유진 기자입니다.
Nasica님의 신랄한 비판은 잘 읽었습니다. 저의 기사가 오해를 불러일으켰다는 점을 잘 이해했으나 필명을 달고 쓴 기사도 아니고 제 이름을 달고 쓴 기사이니만큼 정당하지 못한 비판에 대해서는 해명하는 게 맞다 생각해 굳이 반론을 청했습니다. 아울러 개인에 대한 인신공격적인 표현이 기사에 표현된 데 대해 매우 유감이 크다는 말씀도 전하고 싶습니다.
우선 저는 ‘양성화’와 ‘음성화’는 합법영역으로 규제를 하는가 불법으로 보고 아예 막는가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아예 이러한 정의가 내릴 생각도 하지 않은 지난해 한국과 같은 회색지대도 존재하겠지요.)
잘 아시겠지만 미국은 올들어 CME와 CBOE 등 주요 거래소에서 비트코인을 기초자산으로 한 선물 거래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이미 여기에 대한 첫 청산까지 완료된 상황이지요. 아울러 애리조나 등 일부 주에서는 비트코인으로 세금을 낼 수 있는 법안도 심의 중입니다. 이것은 지적해주신것과 달리 미국은 ‘양성화를 했다’라고 표현한 충분한 근거가 된다고 봅니다.국내 언론은 믿기 어려우실테니 원문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https://www.cnbc.com/2018/01/17/as-the-first-bitcoin-futures-expire-price-and-volume-concerns-arise.html
https://www.coindesk.com/bitcoin-tax-payments-bill-advances-arizona
다만 이날 므누신 장관의 발행은 이러한 최근의 기조 속에서 가상화폐를 불법의 온상이 되도록 마구 풀어주지는 않는다는 아주 강력한 메시지를 던진 것입니다. 말씀하신대로 투기에 대한 우려도 던졌지요. 하지만 다른 국가와의 협력을 통해 촘촘한 규제가 마련된다면 거래를 막지 않는다는 저의 ‘(사견이라고 표현하신) 해석’은 미국의 상황 속에서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이날 므누신도 거래를 막겠다고 한 적은 없습니다. “if you have a wallet to own bitcoins, that company has the same obligation as a bank to know”라고 했지요.
https://www.bloomberg.com/news/articles/2018-01-12/mnuchin-warns-against-bitcoin-becoming-next-swiss-bank-account“이
“문구만 보면 독자들은 미국이 암호화폐를 양성화하고 제도권 화폐로서 인정할 것이라고 오해할 수밖에 없습니다.”
Nasica님은 이러한 언급도 해주셨습니다. 저는 이건 ‘가상화폐’라는 명사를 ‘화폐’라고 잘못 받아들여서 이해하신 거라고 봅니다. 우리나라 일부 정부기관에서 ‘가상징표’라는 용어를 대신해 사용하는 이유겠지요. 제 기사에 가상화폐를 제도권 ‘화폐’로 인정한다고 표현한 적이 없습니다.
심지어 제 기사에 인용한 ‘미국은 현행법상 은행이 가상화폐 지갑 소유자의 정보를 갖고 있어야 하며 이를 통해 거래 활동의 추적이 가능한 만큼 다른 나라들도 이처럼 조치하도록 규제를 통한 양성화에 협력하겠다고 덧붙였다’는 므누신 장관의 말이 이를 나타냅니다. 화폐는 기본적으로 추적이 불가능하며 거래가 일어난 뒤 과세를 하지 않지요. 기사에서 이미 제도권 화폐와는 성격이 다르다는 것을 밝힌 셈입니다.
미국이 가상화폐에 대해 사용하고 있는 스탠스는 ‘거래가 가능한 자산’입니다. 화폐와 자산은 분명히 기능과 성격이 다르고 여기에 대해 잘 아시리라고 생각합니다. 제 생각에 대해 확실히 하고자 믿지 못할 기사지만 며칠 뒤에 나온 저의 후속 기사 붙여드립니다.
http://m.news.naver.com/read.nhn?oid=011&aid=0003198947&sid1=101&mode=LSD
제가 인용하지 않은 연준이 디지털달러(혹은 크립토 달러)에 대한 므누신 장관이 ‘가치가 없다’고 말한 의견도 기사에 인용해 주셨습니다. 이 부분은 므누신의 스탠스에 대해 알려주시기 위해 인용하신 부분이라고 봅니다만 확실하게는 해야할 것 같습니다. 한국은행이 기재부 소속이 아닌 독립성을 지닌 기관인 것처럼 연준은 한 차원 더 나아가 민간기관의 성격까지 지니고 있습니다. Federal Reserve Board라는 명칭에서 이러한 특성이 잘 드러나 있습니다. 한마디로 재무부 소속인 므누신이 연준에 대해 이런 말을 하는 건 그야말로 ‘의견’이며 일종의 월권이라고 봅니다.
그런데 므누신 장관의 말과는 달리 연준에서는 부의장, 연은 총재 등 권한을 가진 인사들이 여러 차례 암호화달러를 발행하는 구상에 대해 언급해왔습니다. (영향력 있는 인사의 말이라고 모두가 ‘팩트’가 아니지요.) 다만 모든 중앙은행이 그렇듯 신중함을 유지하며 ‘당장’ 발행하겠다는 식의 발언을 하지 않을 뿐입니다.
지금은 연준 의장이 제롬 파월의 2017년 3월 당시 연설 내용입니다.
“Today, I will lay out those objectives as we see them at the Federal Reserve, and focus in particular on their application in three specific areas where technological innovation is driving change: creating a real-time retail payments system, using distributed ledger technology to develop new clearing and settlement services, and the issuance of digital currencies by central banks.”
해당 내용이 들어있는 연준 홈페이지 연설문을 직접 따왔습니다.
https://www.federalreserve.gov/newsevents/speech/powell20170303a.htm
더들리 연은 총재의 언급은 링크로 전합니다.
https://www.cnbc.com/2017/11/29/federal-reserve-starting-to-think-about-its-own-digital-currency-dudley-says.html
https://www.reuters.com/article/us-usa-fed-dudley/amid-bitcoin-surge-dudley-sa
‘잘 모르신다’고 하신 중국이나 동남아를 미국과 비교해 고강도 억제(또는 금지)를 한다고 표현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말씀하신대로 중국은 채굴장에 대해 규제를 하고 있습니다. 또 ICO는 ‘불법’입니다. 블룸버그의 기사입니다.
https://www.bloomberg.com/news/articles/2018-01-03/china-is-said-to-curb-electricity-supply-for-some-bitcoin-miners
중국은 한발 더 나아가 거래를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차단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현지 거래소를 폐쇄했고 외국 거래소 접속도 차단했습니다. P2P 거래중계사이트도 폐쇄했습니다. 물물거래 형태로 개인간 거래를 하는 건은 찾아낼 수 없으니 막을 수 없지만 ‘시장’형태로 이뤄지는 건 다 금지해버린 겁니다. 그래서 외신에 ‘curb’를 넘어 ‘ban’이라는 동사까지 등장하지요.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로이터통신과 중국 인민은행 기관지를 인용한 SCMP의 기사입니다.
https://www.reuters.com/article/us-china-bitcoin/pboc-official-says-chinas-centralized-virtual-currency-trade-needs-to-end-source-idUSKBN1F50FZ?utm_campaign=trueAnthem:+Trending+Content&utm_content=5a5d999204d3010368f4789b&utm_medium=trueAnthem&utm_source=twitter
http://www.scmp.com/business/banking-finance/article/2132009/china-stamp-out-cryptocurrency-trading-completely-ban
한마디로 적어주신
‘혹시 ‘미국에서 비트코인으로 거래를 하는 것이 불법이 아니지 않느냐’라고 물으신다면 그건 맞습니다. 비트코인이 불법으로 규정되지 않는 한 거래는 자유롭습니다. 그러나 그건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심지어 (잘은 모르겠으나) 중국에서도 그건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라는 문단은 명백한 오류입니다.
(부연하자면 이렇습니다. 예를 들어 성매매를 두고 독일은 ‘양성화(합법화)’ 우리나라는 ‘음성화(불법화)’라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도, 독일에서도 성매매를 할 수 있으니 두 나라의 상황은 같다. 독일과 한국 정부의 정책은 같은 것이다’라고 한다면 이건 옳은 주장이 아니지요.)
Nasica님 역시도 자신의 필명을 걸고 글을 적는 분이고 뉴미디어를 통해 기사를 노출하십니다. 그래서 주류 언론에 있는 기자만큼이나 철저한 사실 확인을 하셔서 기사를 작성하시겠지요.
그런데 명백히 기사의 형태로 표출된 글에서 러시아나 중국의 규제상황은 그냥 ‘모른다’라고 하시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준비 내용 등에 대해서는 팩트 파악이 안 된 상태에서 므누신 장관의 멘트만 가지고 기사를 비판하시니 기사를 쓴 사람으로서는 좀 당황스럽습니다.
저의 문장이 오해를 불러일으켰다면 그건 저의 문장력의 문제일 수는 있고, 신문 지면에 담을 수 있는 글자수의 제약으로 이러한 배경들을 다 담지 못해 생기는 오해일 수도 있습니다. 어쨌든 므누신 장관의 발언이 어떠한 맥락에서 나왔는지 설명해 드린다면 왜 이런 표현이 나왔는지 이해하실 것이라고 생각해 반론을 청했습니다.
덧붙여 국제부 기자는 번역가가 아닙니다. 세계에서 벌어지는 여러가지 일을 종합하고 판단해 나름의 ‘해설’을 하는 것입니다. 트럼프가 말했다고 모두 ‘팩트’가 아닌데 이걸 줄줄 실어주는 것 역시 바람직한 언론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원문에 나오지 않는 문장을 적었다고 사견이며 가짜뉴스라고 하신다면 받아들이기 힘든 비판입니다. 제가 일일이 제가 참고로 했던 기사나 연설문들을 링크로 달아드린 이유입니다. 이러한 해설이 사실을 이해하는 데 방해가 되는 사족이라고 느껴지신다면 어쩔 수 없습니다만…
그럼 앞으로도 정당한 비판은 달게 받고 토론도 환영합니다. 언론이 이런 불신의 대상이 된 데 대한 반성도 함께 전합니다. 다만 언론계의 구조적 문제에 통감하는 입장으로서 ‘대안미디어 역시 기존 언론의 행태를 답습해 자극적인 주제와 제목으로 낚시를 한게 아닌가’하는 아쉬움을 지울 수 없네요. 저의 기사에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ㅍㅍㅅㅅ의 입장
반박문에 대해 나시카님의 글을 실은 입장을 간략히 밝힙니다.
처음 나시카님이 언급한 서울경제 기사의 제목은 “가상화폐 양성화 나선 미·러···동남아는 고강도 억제 지속”입니다. 이는 동남아와 대비시켜 마치 선진국은 양성화하는 것이 대세라는 느낌을 줍니다.
그런데 미국의 상황을 “양성화”로 보기는 힘듭니다. “양성화”는 규제를 애초에 강하게 적용하려는 나라에 걸맞은 표현이지, 애초에 특별한 규제가 없음은 양성화된 상태입니다. 미국 언론에서도 “양성화” 표현은 러시아, 인도, 일본 등 규제가 존재하는 나라 관련 기사에 주로 사용됩니다. 김동연 부총리가 거래소 폐쇄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그렇게 됐을 경우 음성적 거래나 외화 유출 문제 등을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답한 것 역시, 이런 상황을 보여줍니다.
즉, 나시카님이 지적한 기사는 ‘불법화하지 않고 규제하니 양성화하는 것’이란 시각을 담고 있으며, 이에 대비하여 한국은 동남아처럼 양성화 없이 규제를 가한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물론 ‘양성화’에 ‘합법화’라는 뜻이 들어 있지만, 이가 ‘규제를 가해야만 합법’임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