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이 되면 사람들이 꼭 한 번씩은 하는 일. 이것을 잘 한다고 소문난 곳은 신년 첫날부터 사람들로 북적이기도 한다. 유명한 곳은 몇 달 전에 예약을 해야 하는 이것은? 바로, 사주다.
방송가에서는 유명 연예인과 정치인의 사주를 말해주기도 하며, 잡지 신년 첫 호의 단골 콘텐츠이기도 한 사주. 과학적이거나 합리적이지도 않을 터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은 왜 이것에 큰 비용을 지불하는 것일까? 이유는 단순하다. 사주를 통해서 당신을 ‘넛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넛지’의 사전적인 의미는 팔꿈치로 쿡 찌르는 행동이 되겠다. 즉, 누군가가 강요해서 하는 행동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무언가를 선택하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사주는 가장 효과적인 넛지 방법이다. 신년 사주로 구직 운이 좋다는 말이 나왔다고 가정해보자. 아니 내가 올해 직업 운이 좋다니! 아무것도 아닌 0의 상태보다는 더욱 더 관심을 가지고 취업준비를 할 것이고, 면접에도 남들보다 자신감 있는 태도로 임할 것이다. 너는 취업준비를 열심히 해야 한다는 강요보다 훨씬 더 효과적으로 한 사람을 ‘넛지’할 수 있는 것이다.
남자라면, 화장실 소변기 속에 붙어 있는 벌레 모양의 스티커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여기에도 재미있는 넛지 효과가 숨어 있다. 암스테르담 공항 남자 화장실은 늘 지저분했다. “당신이 흘리지 말아야 할 것은 눈물만이 아닙니다.” 혹은 “한 발짝만 더 다가오세요.” 같은 문구를 변기 앞에 아무리 써 붙여도 소용이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소변기에 조그마한 파리 스티커가 붙여진다. 이 조그만 파리가 한 일은 대단했다. 사람들은 파리를 향해 자신의 소변을 조준하기 시작했고, 덕분에 소변기 밖으로 새던 소변의 양은 80%나 줄었고, 스티커는 술집, 학교, 식당과 공항을 넘어 세계 각국에 퍼지기 시작했다. 제대로 조준하지 못하고 소변을 밖으로 튀기던 짖궂은 사람들의 옆구리를 그야말로 쿡, 찌른 것이다.
텍사스주에서도 효과적인 넛지 사례가 있다. 주를 가로지르는 고속도로에는 언제나 버려지는 쓰레가 가득했다. ‘시민의 의무’와 같은 진부한 말을 써봐도 큰 소용 없었다. 고민하던 텍사스주는 획기적인 방법을 생각했다. 인기 풋볼팀인 <댈러스 카우보이>의 선수들이 쓰레기를 줍는 사진을 배치한 것이다.
텍사스 최고의 유명인들이 나서 외친 이 표어는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들의 손짓을 멈칫하게 만들었고, 1년 후에는 쓰레기가 29%, 6년 후에는 무려 72%의 쓰레기가 감소했다. 쓰레기 투기에 벌금을 매기거나 설교하는 것보다 더 큰 효과를 거둬들인 ‘넛지’의 생생한 힘이었다.
과학적이지 않으면 어떠한가. 여러분이 볼 신년 사주에는 연애, 재물, 직업, 건강에 걸쳐 ‘팔꿈치를 은근히 찌르는’ 말이 가득할 것이다. 그 넛지를 잘 따라가기만 한다면, 아마 2018년의 끝은 아무것도 없이 0에서 시작하는 것보다는 더 좋은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주로는 부족한 사람에게 이 책을 권한다. 행동 경제학자이자 시카고 부스 경영대학원 교수 리처드 탈러와 로버트 웜슬리 대학 교수 케스 R. 선스타인이 공동집필한 『넛지』에는 똑똑한 선택을 이끄는 힘인 ‘넛지’에 대해, 현명한 선택을 어떻게 만들어 낼 수 있을지에 대해 오랫동안 연구한 결과물이 담겨있다.
위에 언급된 사례뿐만 아니라, ‘높은 금연율 뉴스가 금연을 유발하는 이유’ 라거나 ‘작은 그릇에 먹으면 보다 효과적으로 살을 뺄 수 있는 근거’ 등 다양한 넛지 효과에 대해 흥미로운 예시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새해 당신이 꿈꾸는 보다 멋진 모습을 위해 『넛지』라는 책 한 권이 보다 더 현명한 방법을 알려줄 수도 있을 거라고 믿는다.
혹시 플라시보 효과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위해 첨언하자면, ‘넛지 이론’은 2017년 노벨경제학상도 받았다. 세상에서 제일 잘난 사람들만 받는 상도 받았으니, 우리는 그저 종교처럼 믿고 실천하면 되겠다.
노벨경제학상 수상과 함께 베스트셀러 차트를 다시 한번 신명나게 역주행 하고 있는 책 『넛지』 는 연쇄할인범 리디북스에서 2018년 1월 5일까지 무료로 계속될 예정이다.
이 글이 발행되는 날짜 기준으로 40시간이 넘게 남았다. 바쁘다는 핑계로 미루고 미뤄도 참여하기에 넘치도록 충분한 시간이니 새해의 의지가 사라지기 전에 꼭 참여하기 바란다.
<넛지> 말고도 다양한 책들을 지금 바로 챙기러 가기 (클릭)